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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님의 서재입니다.

사업중독자의 회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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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작품등록일 :
2016.11.01 19:26
최근연재일 :
2017.04.07 20:52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199,310
추천수 :
3,138
글자수 :
243,041

작성
16.12.07 10:43
조회
2,110
추천
38
글자
9쪽

프랜차이즈로~ (1)

DUMMY

연쇄살인 사건이 끝난 이후, 거리에 사람들이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떨어진 매출이 상승하는데 걸린 시간은 보름 정도 걸렸다. 울상이었던 주연 선배의 얼굴에 다시 화색이 돋기 시작했다. 형규 선배도 다행이라며 너털 웃음을 짓는다.


"오빠! 그렇게 웃지 말랬지! 아저씨 같아!"


주연선배의 핀잔에도 형규 선배는 계속 히죽 웃기만 했다.


김진도와 윤치승의 아티팩터를 정리하고 3억을 남겼다. 방어력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반지가 하나 있었는데, 이건 정리하지 못했다.


'하아.. 이제 어쩔 수 없겠구나.'


나는 고은이에게 연락을 했다. 고은이가 냉랭한 목소리로 받았다.


"왠일이야?"

"우리 볼 수 있을까?"

"나 바쁜데?"

"네가 있는 곳으로 갈게.."

..

..

"오늘 밤에 신촌에서 봐."


우리는 신촌의 골목을 걸었다. 고은이는 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인적이 드문 골목길 사이의 놀이터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밥은 먹었어?"

"아니.."

"뭐 먹으러 갈까?"

"그래.."


우리는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냥 평소처럼 밥을 먹으러 왔다. 나는 그녀가 좋아하는 초밥집을 찾았다.


"여기 괜찮아?"

"응. 다 괜찮아."


나는 그녀에게 학교는 어떠냐. 애들은 어떤지, 수업은 또 어떤지. 이것 저것을 물어보았다. 처음에는 대충 이야기 하던 고은이가 점점 이것 저것 자세히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경영법 수업 말야. 교수님은 진짜 짜증나. 과제가 미친 것 같이 많아."


투덜거리는 그녀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 같아 마음이 안심되었다. 그렇게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밥을 먹었고, 그녀의 집까지 그녀를 바래다 주었다.


"잘가.."


인사를 하고 돌아가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나 역시 집으로 되돌아왔다.


그렇게 몇일이 지나고, 고은이는 다시 까페로 놀러 나오기 시작했다. 아무일도 없는 것 같이 밝게 웃었지만, 그녀의 표정에는 예전과 다른 어둠이 있었다. 그 어둠은 그녀의 모습을 더욱 성숙하게 느끼게 했다.


"고은이 뭔가 더 예뻐진 것 같지 않아?"

"그래요? 잘 모르겠는데?"

"에~ 아닌데~ 다정이 좋겠네.."


주연 선배가 나를 놀린다. 이후 자연스럽게 고은이와 만나고 헤어지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내가 팔지 않고 남겨둔 반지를 그녀의 손가락에 끼워줬을 때, 그녀는 내 품에 안겨 그 동안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그날 고은이는 평소 잘 못마시는 술을 마시자고 말했다. 나는 그녀의 뜻을 따랐다. 그녀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한 척 했고, 그날 밤을 우리는 함께 보내게 되었다.


"너 왜 이렇게 능숙해?"


침대에서 고은이가 새초롬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다 애정해서 그런거야."

"푸하~ 애정해서가 뭐냐!"


고은이가 내게 다시 입을 맞췄다. 나는 부드럽게 그녀의 머릿결을 쓰다듬어 주었다.


"내 몸에 이상이 생기고 정말 무서웠어. 엄마가 나 때문에 다쳤을 때는 죽고 싶었다니까?"


이제야 그녀가 진심을 말한다. 남녀는 잠자리를 같이 한 후에 많은 이야기를 털어놓기 마련이니까.


"진짜 김진도 그 미친 놈 한테 잡혀 갔을 때는 이대로 죽나 싶었는데, 니가 너무 너무 보고 싶은거야."

"요 몇 일 동안 왜 그렇게 냉랭하게 한거야?"

"기다린거지. 바보야. 너 나한테 연락 하루만 늦었어도 죽었어."


여자의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녀가 내 품으로 파고들어왔다.


"다른 건 정말 다 싫은데.. 그래도 너랑 이렇게 가까워 질 수 있는 게 너무 좋아."

"이제 어디 안 보낼게. 안심해."

"헤헤~ 반지 예쁘다. 유다정! 너 혹시 선수 아냐?"

"그걸 이제 알았어?"

"너어~"


그녀가 내 입에 손가락을 하나 넣었다. 그리고 전기가 파지직 터졌다. 따끔하고, 또 달콤했다.


"아파?"

"아니.."

"역시.. 넌 강하구나.."

"별거 아냐."

"쳇. 언제부터 유다정이 이렇게 건방져 졌는지.. 아 속터져! 분해!"


나는 다시 한 번 그녀를 품에 안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우리는 그렇게 부드럽고 달콤한 시간을 함께 보냈다.


----


회귀를 한 지 반년이 넘었다. 내 정신은 60이 넘은 노인이지만, 몸은 21살의 혈기왕성한 청년이다. 두 가지가 어우러지니, 사람들은 나를 30대 정도로 보는 것 같다. 가까이에서 앳된 얼굴을 확인하면, 분위기에 비해 너무 어리다고 놀랄 정도니 말이다.


'신체가 바뀌니 정신도 바뀌는 것 같구나.'


몸 뿐 아니라, 마음까지 젊어졌다는 생각을 할 때면 나 스스로가 깜짝 놀란다.


"야. 너 정말 21살 맞아?"

"그렇다니까요."

"네가 대체 어딜봐서?"


수연선배가 자주 하는 말이다. 미스코리아처럼 생긴 그녀는 분홍색 츄리닝 바지에 몸매가 드러나는 흔색 티셔츠를 입고 우리 까페에 와 있다. 프렌차이즈 구상을 위해 휴가를 내고 몇 일 째 나랑 사업계획서를 놓고 씨름 중이다.


"정말 너무 편하게 오신 거 아니에요?"

"왜? 보기 싫어서 그래?"

"아뇨. 그냥 너무 편한 것 같아서요."

"흐음~ 나한테 반하지마. 상처 받으니까."


저런 뻔뻔한 말을 잘도 하시는.. 웃어넘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수연선배는 A4용지 위해 현란한 도식들을 그리고 있었다.


"지금은 3개 매장을 만드는 것 보다, 2호점만 만들고 남은 돈으로 조직 구상을 하는 게 나아."


동의 하는 바다.


"2호점을 만들기 시작하면, 우리가 프렌차이즈를 한다는 걸 천명하는 거니까."

"그래도 아직 전반적으로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신뢰도에 문제가 있을거에요."

"그러니까 사람이 필요하다는 거지."


수연선배가 표를 슥슥 그린다.


"일단 영업은 네가 하면 안되. 형규가 액면가가 30대라 딱인데.."

"형규 선배는 3개월 후에 정리하실 거에요."

"흠. 그때까지 어떻게 굴리지?"


아.. 잔인한 사람 진짜..


"형규는 2호점까지 어레인지 하고 가면 되겠네."

"2호점 안정되면, 사업 설명회를 해야 해요."

"어리다는 네 약점을 보완하는 장치가 하나 필요 할 것 같은데.."

"기사 하나 더 쓰면 어때요?"

"기사 보다는 TV에 나가자. 'VJ특공대' 이런 곳이 아직 먹히거든."

"그것도 괜찮네요. 그런데 제가 중심이 되서 나가면 안되요."

"그러면?"

"팀 역량 중심으로 소개 되는 게 좋아요."

"흠.. 좋은데? 그러니까 실력있는 명문대생이 만드는 까페 프렌차이즈. 이런거지?"

"네. 그런 컨셉이면 나이 어린게 보완 될 것 같은데요?"

"흠.. 그냥 만나보면 누구도 네가 21살이라 믿진 않을거지만. ㅎㅎ"


나는 수연 누나의 말을 무시하고, 노트에 날짜를 기록했다.


"일단 2호점은 앞으로 1개월 이내에 만들거에요."

"나는 다음 달 초에 회사 그만 두니까, 그때 올인할게. 그 전에는 진행되는 일 팔로업만 할 거고."


수연 선배가 결합하고 나서 일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때 즈음 형규 선배와 주연 선배에게 수연선배와 함께 2호점을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뭐! 수연 언니가 왜?"

"너네 사장님이 비싼 값에 스카웃 했잖아."

"누나 미쳤어? 왜 좋은 회사 때려치우고 이런.."


퍽~


가만 보면 형규 선배도 매를 버는 타입니다. 나중에 술자리에 가서야, 수연 선배가 MBA를 진학한다는 소식을 듣고 형규 선배가 납득을 했다.


"그러니까 Action Research(실행과 연구의 병행)를 하겠다는 말이구나."

"올~ 역시 우리 형규. 똑똑하다니까."

"아. 왜 누나가 저렇게 말하니까, 날 놀리는 것 같지?"

"오빠. 나 다정이한테 지금까지 불만 가진 적 없는데, 오늘 처음 불만 생겼잖아."


이... 사람들.. 위험한 수위를 왜 이렇게 넘나드는거지.


"빠직!"


수연선배의 젓가락 부러지는 소리!


"주연아~ 우리 다음 주 부터 같이 잘 해보는거야~"


경쾌한 젓가락 부러지는 소리와 부드러운 수연선배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니 묘하게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가 흘렀다.


"아.. 아니..나 나야 좋지. 싸부! 내가 싸부 좋아하는 거 알잖아.."

"호호~ 그럼 우리 주연이가 날 싫어 할 리 없지. 그렇지 형규야?"

"음.. 그 그럼~ 우리가 누나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렇게 수연 선배는 화기애매(??)하게 두 사람을 제압했다.


내일부터 무척 바빠질 예정이란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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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TS 컴퍼니 (1) +2 16.12.26 1,414 22 8쪽
59 알비노 (albino) (4) +3 16.12.23 1,476 3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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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알비노 (albino) (2) +2 16.12.21 1,408 24 7쪽
56 알비노 (albino) (1) +1 16.12.21 1,603 26 8쪽
55 프랜차이즈로~ (5) +1 16.12.20 1,741 29 11쪽
54 프랜차이즈로~ (4) +5 16.12.20 1,675 27 8쪽
53 프랜차이즈로~ (3) +3 16.12.20 1,683 26 9쪽
52 프랜차이즈로~ (2) +6 16.12.08 2,374 42 9쪽
» 프랜차이즈로~ (1) +2 16.12.07 2,111 38 9쪽
50 윗잔다리 살인사건(5) +1 16.12.07 2,162 46 7쪽
49 윗잔다리 살인사건(4) +2 16.12.06 2,193 40 8쪽
48 윗잔다리 살인사건(3) +1 16.12.06 2,072 38 7쪽
47 윗잔다리 살인사건(2) +1 16.12.06 2,061 38 9쪽
46 윗잔다리 살인사건(1) +7 16.12.05 2,287 41 7쪽
45 각성자도 주말 알바 합니다. +3 16.12.05 2,477 39 9쪽
44 균열에서 +3 16.12.05 2,667 49 11쪽
43 무너지다. +5 16.12.04 2,683 50 7쪽
42 웨더링 하이츠 (Wuthering Heights) +1 16.12.04 3,064 43 10쪽
41 카사노바.avi +5 16.12.03 2,865 43 10쪽
40 그의 도발 +3 16.12.02 2,805 41 9쪽
39 각성자는 공무원이다. +2 16.12.02 2,647 44 8쪽
38 탐식 - 스킬을 먹다. +1 16.12.01 2,712 44 8쪽
37 너 나랑 사귈래? +4 16.12.01 2,910 46 15쪽
36 까페를 개업하다. +1 16.12.01 2,701 42 11쪽
35 다시 일상으로 +1 16.12.01 2,765 39 10쪽
34 그의 장례식 +2 16.11.30 2,814 46 10쪽
33 레기온 둥지 레이드 (8) +4 16.11.30 2,800 4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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