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허란 님의 서재입니다.

사업중독자의 회귀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허란
작품등록일 :
2016.11.01 19:26
최근연재일 :
2017.04.07 20:52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199,334
추천수 :
3,138
글자수 :
243,041

작성
16.12.08 09:53
조회
2,374
추천
42
글자
9쪽

프랜차이즈로~ (2)

DUMMY

두 번째 매장이 열린 곳은 신촌이었다. 이번에는 입지 조사를 따로 할 필요가 없었다. 수연 선배가 스타벅스 컨설팅을 하면서 갖고 있었던 자료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이래서 사업하려는 사람은 쓰면 안된다니까.."


...

...


그런 말을 할 타이밍은 아닌 것 같은데.. 신종 셀프디스 방법인가요?


어쨌든 신촌은 대학가가 밀집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엄청났다. 2010년을 넘어가면 서울시 3대 상권으로 홍대, 명동, 강남을 꼽는다지만, 2002년에는 신촌이 홍대보다 훨씬 큰 상권이었다.


신촌 역에서 연세대학교까지 잇는 대로변에 신축 건물을 입지로 선정했다. 1층과 2층을 모두 써서, 50평 규모였다. 권리금이 없었지만 보증금이 1억이었고, 월세는 1500만원이나 지급해야 했다.


"무슨 50평에 1500만원씩이나. 날강도 아냐!"

"오빠. 우리도 나중에 건물주가 되자."


형규 선배와 주연선배가 투덜거렸다.


"괜찮은 투자야. 이거 나중에 팔 때 되면, 권리금만 4~5억은 나갈껄?


수연 선배의 이야기가 맞다. 대로변에 있는 가장 좋은 상권. 하루에 500잔 이상의 커피를 팔 수 있는 곳이다.


"좋아! 내가 나가기 전까지 2호점은 책임져 줄게!"


불도저 같은 형규 선배가 불이 붙었지만, 수연선배가 합류하자 형규 선배는 크게 할 일이 없었다. 더 중요한 사람은 주연선배였다. 우리 4명은 종종 같이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면서 어울렸다. 그리고 몇 일 전 주연선배에게 스카웃 제의를 했는데, 선배는 내 스카웃 제의를 받았다.


"오빠. 난 여기서 좀 더 해볼 일이 있을 것 같아."

"그럼~ 어때. 넌 아직 졸업도 남았잖아."

"응. 여기서 한 2년 정도 일 하고, 경력 쌓아서 졸업하게."


수연 선배가 고개를 끄덕인다.


"프렌차이즈 경력이라기 보다는 홍보/마케팅 경력이라서 나중에 대기업 입사 할 때 큰 도움 될 거야."

"헤헤~ 언니한테 일 배우고 싶은 생각도 있구."

"그럼~ 넌 내 직속인데 뭘."


형규 선배는 원하는 진로로 향하기로 결정했지만, 주연선배는 '타임스페이스'에 남아 홍보팀장 역할로 계속 하기로 결정되었다.


"사장님. 여기 배영섭 팀장님이에요. BBC 치킨에서 10년 간 영업팀으로 일하신 분이죠."

"네. 반갑습니다. 유다정입니다."


수연 선배의 네트워크를 통해 성실하기로 유명한 배영섭 영업팀장을 소개 받았다. 영업팀은 한 건에 200~500만원 등의 돈 놓고 돈 먹기 식의 운영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약간 양아치 같은 기질이 많은 곳이다. 체계적인 경영을 위해서는 조금 더 젠틀한 영업팀 운영이 필요했다. 배영섭 팀장은 이에 딱 적합한 사람이었다.


"까페를 살펴봤고, 김수연 매니저님께 실적 자료도 받아 봤습니다. 이 브랜드. 팔 수 있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고, 작은 회사 부터 한 번 키워보고 싶습니다."


BBC는 치킨 브랜드 중에 가장 큰 회사였는데, 근래 투자 실패로 교천 치킨에게 인수를 당하면서 정리해고 리스트에 배영섭 팀장이 들어갔다고 한다. 배영섭 팀장이 원한 조건은 단 하나였다.


"영업을 하시면서 회사가 자리를 잡으면, 본부장을 맡아주십시오."


내 말에 배영섭 팀장은 활짝 웃었다.


"처음에 김수연 매니저님 제안을 받았을 때는 이제 막 시작하는 신생업체라서 거절을 하려 했는데, 매장을 가보고 생각이 바꼈습니다. 또 김수연 매니저님 워낙 실력 있으시니까요. 한 번 같이 해보고 싶기도 했구요."

"아. 이제 이사님이십니다."

"그런가요? 제가 실수를 했네요. 하하~"


배영섭 팀장은 아직 BBC에서 남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정리를 하면 2개월 정도 후에 합류가 가능하다. 그 사이에 우리는 2호점을 안착시키면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게 되어 있었다.


1호점과 2호점을 동시에 운영하는 건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처음에 주연선배가 실무라인을 제대로 잡지 못해 약간 혼선이 있었지만, 곧 자신의 역할 중 많은 것을 신임매니저에게 위임하고 2호점 인테리어에 집중 하기 시작했다. 나와 형규선배는 주연 선배를 보조하는 역할을 맡았다.


"흠.. 지난 번에 했던 업체가 별로네.."


인테리어 시안을 받았는데, 랜더링 이미지(가상완성이미지)가 생각보다 퀄리티가 좋지 않았다. 나와 주연선배가 오랫동안 회의 한 끝에, 손해를 보더라도 인테리어 업체를 바꾸는게 옳다고 판단했다.


"내가 소개 해줄게. 잠깐만~"


인테리어 업체를 바꾸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자, 수연 선배는 호텔 레스토랑 인테리어를 전문으로 하는 최철희라는 건축가를 소개해주었다.


"이거 재미있겠는데요? 호텔 레스토랑은 클래식 하기 때문에 최신 유행을 따라 잡기 힘들거든요."


최철희의 포트폴리오는 탁월했다. 특히 일본에서 인테리어 한 실적들은 정말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하고 있었다.


"오피스와 커피를 합친 코피스(coffice)라는 컨셉이 재미있습니다. 재미있는 디자인이 나올 것 같아요."


최철희는 평당 250만원의 공사비를, 그리고 2000만원의 디자인 비용을 요구했다. 예상가격보다 5000만원이 더 비싼 금액이었다. 이를 놓고 우리 4명은 꽤 긴 회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최철희에게 투자 할 만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공사는 한 달이 걸린다고 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잠시 볼일을 보러 홍대에 있는 까페에 돌아오니 고은이가 와 있었다.


"응? 웬일이야?"


고은이는 씩씩 거리면서, 내 팔뚝을 꼬집었다. 남들이 보이지 않는 전기가 파직 튀었다.


"아야! 왜 그래. 갑자기."

"너 오늘 나랑 같이 각관(각성자 관리국) 가기로 한 거 잊었지?"

"아.. 맞다!"

"아 맞다! 그거 좀 하지마!"


고은이가 또 내 팔뚝을 꼬집었다.


"얘가 아파하지 않으니까, 혼 내줄 방법이 없네!"

"윽~ 미안 미안. 오늘 어떻게 되었어?"

"혼자 갔다왔어."

"어.. 어쩌지?"

"어떻 할 거에요? 네? 사장님아!"


고은이가 내 팔뚝을 계속 꼬집어댔다. 그걸보고 까페의 직원들이 야유를 퍼붓는다.


"사장님! 여기 싱글인 사람들 배 아파 죽겠어요."

"그.. 그런 거 아니네요."

"너무 불꽃 튀시는 거 아니에요?"


나는 일단 고은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고은아. 밥 안먹었지? 고기. 고기 먹으러 가자."

"내가 애니? 음식으로 달래게?"


잔뜩 화가 난 고은이를 데리고 일단 소금구이 집으로 들어갔다. 자갈에 지글지글 익은 돼지고기를 양 볼 가득히 넣고 우물거리며 고은이는 나를 째려봤다. 그런 모습이 햄스터처럼 귀엽고 예뻤다.


"너! 다음부터 진짜 또 나랑 약속 까먹으면 가만 안둘거야."

"알았어. 여기 된장찌개도 먹어."

"치이~ 음식은 왜 또 이렇게 맛있는거야."


고은이는 또 햄스터 표정으로 투덜거리며 음식을 우물거렸다. 식사를 마친 고은이는 계속 투덜 거리며 내게 껌딱지처럼 붙었다.


"나 이제 집에 가야 하는데.."

"흥! 전에 극장에서처럼 또 나만 보내고 가겠다고?"

"아.. 그게 아니고.."

"그럼 나도 너네집에 갈거야."

"그.. 그래도 괜찮아?"

"왜? 청소 안했어?"

"아니.. 그런 건 아니고.."

"그럼 빨리 가자!"


내 손을 끌고가는 고은이의 볼이 살짝 빨개지는 걸 봤다는 건 비밀이다.


"잠깐만.. 그럼 우리 마트에 좀 들렸다 가자."

"뭐 살게 있어?"

"응."


나는 차를 몰고 집으로 가는 길에 마트에 들려서 몇 가지 생활 용품과 와인을 샀다. 고은이는 모른 척 하며, 나를 졸졸 따라왔다. 내가 바라보면 삐졌다는 듯 고개를 휙 하고 돌린다. 사랑스러운 소녀다.


"하아!! 갑자기 쳐들어와도 약점이 없네.. 너 진짜 나랑 동갑내기 남자애 맞아?"


나는 와인과 함께 사온 담백한 치즈와 과일을 준비했다. 우리는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오늘 왜 이렇게 화가 난거야?"


이미 볼이 발그랗게 변한 고은이는 헤죽 웃으면서 말했다.


"그냥.. 네가 당황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어쭈~"


나는 고은이의 두 볼을 주욱 잡아 당겼다.


"히지마아~"


발음이 세는 고은이의 입에 가볍게 입을 맞추자, 그녀가 내게 안겨왔다.


"너무 바쁘게 지내는 거 싫어."

"알았어. 앞으로 조심할게."

"기념일 같은 거 잊어버리고 그러면 내가 차버릴거야."


그런 그녀가 너무 귀여워 꼬옥 안아주자. 그녀 역시 나를 꼭 껴안았다. 그렇게 둘 만의 밤이 깊어갔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 작성자
    Lv.85 구글소스
    작성일
    16.12.10 01:12
    No. 1

    다정이랑 고은이 진짜 잘 어울리네요 ㅎㅎ 그런데 주인공 이면 세계 각성이 1년 반 됐다 했으면서 21살이면 19살때 각성함? 초반에 대학 1학년 이라 한거 제가 잘 못본건 가요?
    그리고 고은이 마나핵 아니였나요? 제가 이해를 잘 못한건지?
    여튼 쭈욱 즐감하고 정주행하고 가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8 허란
    작성일
    16.12.14 07:19
    No. 2

    감사합니다. ^^

    회귀한 지는 반 년 정도 지났습니다. 2001년 10월 정도에 회귀했고, 이제는 2002년 4월 정도 되었습니다. 혹시 제가 잘못 적은 부분이 있다면 지적해주심 감사하겠습니다. ^^;;

    고은이는 마나핵이었는데, 마나핵 보유자 중 일부는 하위 각성자로 진화하기도 합니다. 고은이는 마나핵의 기운에 정신이 미치지 않고, 하위각성자로 잘 진화한 케이스에요. 이 설정 부분을 조금 더 명확하게 서술 할 걸 그랬네요.

    즐겁게 읽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co*****
    작성일
    16.12.10 03:04
    No. 3

    정말 재밌어여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8 허란
    작성일
    16.12.14 07:21
    No. 4

    감사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national..
    작성일
    16.12.14 21:16
    No. 5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17.02.05 21:15
    No. 6

    잘 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사업중독자의 회귀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2 고은이의 수련 (1) 17.04.07 609 8 8쪽
61 TS 컴퍼니 (2) +3 16.12.26 1,313 33 7쪽
60 TS 컴퍼니 (1) +2 16.12.26 1,415 22 8쪽
59 알비노 (albino) (4) +3 16.12.23 1,477 30 10쪽
58 알비노 (albino) (3) +4 16.12.21 1,503 30 8쪽
57 알비노 (albino) (2) +2 16.12.21 1,409 24 7쪽
56 알비노 (albino) (1) +1 16.12.21 1,603 26 8쪽
55 프랜차이즈로~ (5) +1 16.12.20 1,741 29 11쪽
54 프랜차이즈로~ (4) +5 16.12.20 1,675 27 8쪽
53 프랜차이즈로~ (3) +3 16.12.20 1,684 26 9쪽
» 프랜차이즈로~ (2) +6 16.12.08 2,375 42 9쪽
51 프랜차이즈로~ (1) +2 16.12.07 2,111 38 9쪽
50 윗잔다리 살인사건(5) +1 16.12.07 2,163 46 7쪽
49 윗잔다리 살인사건(4) +2 16.12.06 2,194 40 8쪽
48 윗잔다리 살인사건(3) +1 16.12.06 2,073 38 7쪽
47 윗잔다리 살인사건(2) +1 16.12.06 2,062 38 9쪽
46 윗잔다리 살인사건(1) +7 16.12.05 2,288 41 7쪽
45 각성자도 주말 알바 합니다. +3 16.12.05 2,477 39 9쪽
44 균열에서 +3 16.12.05 2,668 49 11쪽
43 무너지다. +5 16.12.04 2,684 50 7쪽
42 웨더링 하이츠 (Wuthering Heights) +1 16.12.04 3,065 43 10쪽
41 카사노바.avi +5 16.12.03 2,866 43 10쪽
40 그의 도발 +3 16.12.02 2,806 41 9쪽
39 각성자는 공무원이다. +2 16.12.02 2,647 44 8쪽
38 탐식 - 스킬을 먹다. +1 16.12.01 2,713 44 8쪽
37 너 나랑 사귈래? +4 16.12.01 2,911 46 15쪽
36 까페를 개업하다. +1 16.12.01 2,702 42 11쪽
35 다시 일상으로 +1 16.12.01 2,766 39 10쪽
34 그의 장례식 +2 16.11.30 2,815 46 10쪽
33 레기온 둥지 레이드 (8) +4 16.11.30 2,801 40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