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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님의 서재입니다.

사업중독자의 회귀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허란
작품등록일 :
2016.11.01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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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7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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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041

작성
16.12.01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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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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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다시 일상으로

DUMMY

박아연의 코멘트는 정확한 것이었다. 강화신체란 어디까지나 신체의 능력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물론 창에 마나를 실을 수 있다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신체가 확장된 것으로 봐야 한다. 확장된 범위가 적을 수로그 위력은 더욱 강하다. 그러니까, 창 보다는 너클을 활용한 투기술이 훨씬 위력적일 수 밖에 없다.


나는 그녀가 내게 준 격투술 훈련서를 살펴보았다. 각성자의 신체와 마나 운용법, 그리고 이를 활용한 격투술이 체계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었다.


'투기술에 익숙해지면 이제 B급 중반은 될 수 있겠군..'


박아연의 말대로 내가 강해지는 속도는 굉장히 빨랐다. 현실에서는 아직 C급 각성자 수준도 못되었기에, 강해지는 속도가 체감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면세계를 기준으로 놓고 본다면, 회귀 전에도 나와 같은 속도로 강해지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면세계에서는 여전히 위험하다.'


버틀러는 S급 각성자가 되기 전까지, 감당 할 수 있는 만큼의 위험을 준다고 했다. 속도가 빠르면 빠른데로, 늦으면 늦는대로. 윤형이의 사례로 보듯이, A급 각성자라도 뜬금없이 죽어 나갈 수도 있는 것이다.


'변수를 다양하게 만드는 게 생존률을 높인다.'


이강수의 전략은 내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하지만 당장 내게는 수십 억에 이르는 고급 아이템을 구입 할 돈이 없었다.


'역시 돈이 중요하구나..'


하지만 지금은 돈이 없으니, 일단 닥치는 대로 버는 수 밖에 없다. 박아연에게 준 마정석이 아쉬웠으나, 그녀가 내게 준 보상으로 충분했기 때문에 잊기로 했다.


------------


수련 방식을 바꾸려면, 일단은 조금 더 넓은 집이 필요했다. 마나를 활용한 격투기를 수련하는데, 외부에서 공개된 장소를 사용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집에서 조용히 수련에 매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는데, 나는 그 곳으로 경기도 화성에 있는 작은 주택을 구입하기로 했다.


레기온 워리어 마정석 2개가 1.7억에 거래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층 포함해서 40평 규모의 단독 주택이었는데, 1층은 방 3개짜리 주택이었고 2층은 15평 정도 되는 전세를 목적으로 한 집이었다.


나는 이 집을 1.5억에 구입하였다. 집을 살 때는 당연히 융자를 받아서 샀기에, 실제 들어간 돈은 1억 내외였다. 그리고 현금 5천만원을 더 투자해, 1층은 전체를 모두 수련장으로 만들어버렸고, 2층은 혼자 쓰는 자취방으로 만들어버렸다.


집을 옮기고 나니, 서울에 오갈 때 차가 한 대 필요해졌다. 집이 약간 외진 곳에 있었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서울까지 가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중고차 시장에 가서, SUV 차량을 한 대 구입했다.


매입 계약을 하고, 공사 계약까지 마치고 나니 1주일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공사는 지금부터 2주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때까지는 일단 기존에 하던 체력 훈련 스케줄을 유지 할 생각이다.


'그래도 바쁘니까 좋구나, 옛날 생각도 나고.'


사업을 한다는 건 어찌보면 핑계일지도 모른다.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많을텐데, 더 강해질 수 있는 방법도 많을텐데. 나는 다시 사업을 선택했다. 이건 내게 가장 익숙한 방식, 아니. 그리웠던 생활을 되돌리고 싶은 욕망이 아닐까 싶었다.


워낙에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까페 창업 준비팀과 만나기로 한 약속을 한 번 건너 뛰었다. 내게도 휴식이 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1주일만에 다시 만난 내게, 형규 형과 주연 누나는 걱정 부터 했다.


"어이! 다정! 목소리 디게 안좋아 보이던데. 괜찮아?"

"네. 많이 좋아졌어요."

"다정아, 이런 일 하는 것도 좋지만 난 어린 나이에 무리하다가 몸 상한 사람들 너무 많이 봤거든. 무슨 일이든 무리하면 안되."

"저 이제 진짜 괜찮아요. 누나."


진심어린 걱정과 충고가 뒤섞인 두 사람의 반응이 왠지 따뜻했다. 피비린내 나는 이면세계에 있다가, 두 사람을 다시 만나니 고향에 돌아온 것 같은 안정감이 들었다.


형규 선배는 지난 3일 동안 상권 입지 분석을 완전하게 끝마쳐 둔 상황이었다. 물론 중간에 나와 전화와 이메일로 충분히 커뮤니케이션을 하긴 했지만, 대학생 수준으로 이런 조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였다. 볼 수록 탐나는 사람이었다.


"네가 말한 대로 홍대 지역 상권을 조사했는데, 홍대 지역이 워낙 광범위해서 이 중에 입지 후보를 5곳으로 줄여봤어."


내가 가진 예산으로 메인 상권에 들어가는 건 불가능했지만,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는 주변 상권은 노릴 만 했다.


형규 선배는 각 상권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토대로, 입지 후보 5곳의 리스트를 정리해 나와 주연 누나에게 공유를 했다. 나는 그 중에서 형이 3순위로 잡아 둔 입지에 계속 시선이 머물렀다.


'왜 여기가 끌리는 거지?'


여러 데이터를 보면, 이 장소는 딱히 매력적일 것은 없었다. 하지만 내 눈에 계속 머무른다. 사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직관과 감각이지만, 그 직관과 감각은 반드시 데이터의 승인을 거쳐야 주먹구구가 아닌 안정적인 사업을 할 수 있다. 나는 한 참 동안 고민에 빠졌다가, 3번째 후보지가 눈에 머무르는지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다음 달에 방영하는 <겨울동화>라는 드라마의 세트장이 여기구나.'


<겨울동화>는 까페에서 일어나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로맨틱 하게 잡은 드라마인데, 이 드라마는 일본에 대대적인 한류 열풍을 일으킨다. 날짜는 분명 2002년 월드컵 직전이다. 월드컵을 계기로 급속하게 퍼져나갔기 때문에, 확신 할 수 있었다.


"형. 여기 3곳을 모두 확인해보면 좋겠어요. 이번 주는 시간 계속 비워주세요."

"그래. 좀 바쁘겠네. 이번 주 안으로 장소 확정하자. 내일부터 보러 가겠어?"

"네. 그리고 내일 모레는 디자이너 미팅이 있으니까 안되요."


나는 주연누나에게 고개를 돌려 디자이너 미팅 일정을 확인했다.


"디자이너는 내일 모레 3시에 보기로 했나요?"

"응. 일단 3명 잡아뒀고, 내일 1시 부터 1시간 반 텀으로 한 명씩 테이블 가질거야."

"장소는 학교에서 뵙는 걸로 했죠?"

"근데 까페가 더 낫지 않겠어?"

"사무실도 없다고, 무시 할 수 있어요. 대학생 창업이면 저 사람들도 태도가 좀 달라요."

"아아~"

"창업준비생들이 쓸 수 있는 회의실이 있죠? 디자이너들에게 포트폴리오는 인쇄물 말고 PT로 보여달라고 하세요."

"그래. 알았어. 포트폴리오는 미리 보내뒀는데, 한 번 확인해 볼래?"

"네. 좋죠. 형규 형도 지금 보실 수 있으세요?"

"그럼. 같이 한 번 보자."


주연누나는 창업동아리에 지급되는 빔프로젝트를 노트북에 연결해, 동아리 방 벽에 붙은 스크린에 쐈다. 잘 정리된 폴더 안에 들어 있는 회사 3곳의 포트폴리오가 PDF 파일로 잘 정리되어 있었다.


"네가 말 한대로, 모던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을 잘 하는 회사로 골랐어."


주연누나가 PT를 딸깍 넘기며 말한다.


"여긴 PT가 너무 안좋네요."

"그래도 디자인 대회 수상 경력도 있고, 포트폴리오 자체는 굉장히 좋아."


주연누나가 PT 파일 밖으로 빠져나가, 이미지 파일로 따로 저장된 실적 자료를 보여줬다. 확실히 디자인은 심플하고 멋지게 나왔다.


"혹시 저 이미지 자료, 회사가 따로 보낸 건가요?"

"아니. 내가 인터넷으로 찾은거야. 저 자료 때문에 컨택 한 거고."

"실력은 좋은 건 알겠는데, 저런 회사들은 실무 들어가서 문제 만들 가능성이 커요. 모레 미팅 때 안봐도 될 것 같은데요?"

"흠. 그래? 일단 알았어."


주연누나는 약간 주품 거리며, 다음 PT를 열었다. 두 번째, 세 번째 회사는 단정하고 안정감 있는 PT로 포트폴리오를 정리해서 보내왔다. 두 회사 모두 마음에 들었다.


"좋아요. 내일 모래 미팅은 두 회사만 잡아도 될 것 같아요."

"오케이! 알겠습니다! 사장님!"


주연선배는 이제 내게 심심치 않게 사장님이라 부르곤 했다. 그 말에 형규 선배가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말한다.


"다정아. 너무 빡세게 하지마. 주연이 겁먹었잖아."

"오.. 오빠! 그런 거 아니거든!"

"큭큭~ 알았어. 그런데 이제 나는 주연이랑 운영계획 잡으면 되나?"

"네. 그런데 까페 알바 해보신 적 없다고 하셨죠?"

"응. 그래도 뭐 20평 까페 운영에 어려울 게 뭐 있다고."

"좋아요. 일단 컨셉은 잘 잡았으니까, 이제 두 분이 운영계획 잡으시면 될 듯 해요."

"오빠. 일단 디자이너랑 공사 계약 하기 전에 운영계획 잡아야 해요. 운영계획도 디자인에 영향을 많이 주거든."

"오케이. 순조로와! 좋아 좋아!"


형규 선배는 두 손으로 쎄게 박수를 치며, 화이팅을 외쳤다.


만족스러운 회의였다. 확실히 능력있는 두 사람의 보조를 받으니, 까페 준비가 굉장히 원활했다.


그리고 다음 날, 나와 형규 형은 오전 일찍 까페 입지를 파악하기 위해 홍대 입구에서 만났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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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무너지다. +5 16.12.04 2,684 5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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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카사노바.avi +5 16.12.03 2,866 4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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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그의 장례식 +2 16.11.30 2,815 4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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