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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님의 서재입니다.

사업중독자의 회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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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작품등록일 :
2016.11.01 19:26
최근연재일 :
2017.04.07 20:52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199,327
추천수 :
3,138
글자수 :
243,041

작성
16.12.01 09:46
조회
2,712
추천
44
글자
8쪽

탐식 - 스킬을 먹다.

DUMMY

"꺄앙~"


고은이가 잔을 놓치면서 맥주가 테이블에 흘러 잠시 소란이 일어났지만, 수연누나는 살짝 미소를 띄우며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농담이 짓궂으세요. 사람들이 놀려요."

"어머. 얘 진짜 능청이 우리 부장님 이상이라니까!"


수연누나의 대답에 주연누나가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언니이잇! 놀랐잖아요."

"놀라긴 뭘 놀랐어요. 우리 귀여운 후배님"

"언니도 진짜~"

"아. 진짜, 누나 오늘 등장부터 롤러코스터 테우실래요?"

"야. 사회 나와봐. 하는 일들이 다 롤러코스터 타는 것 같으니까."

"저흰 아직 파릇한 대학생입니다만!!"


형규 선배의 말에 옆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웃었다.


"야야! 사람들이 웃잖아. 누가 너를 그렇게 생각한데.."

"진짜 한마디를 못이기겠다니까!"


형규 선배의 말에 주연누나도 동의한다며, 마셔 마셔를 반복하고 있었다. 수연누나는 싱긋 웃으며, 그 이후로는 두 사람을 난처하게 하는 말을 하지 않고 분위기에 맞춰서 잘 놀다가 헤어졌다.


술을 제법 마셨지만, 나는 각성자기 때문에 취할 걱정은 없었다. 운전을 하려고 차에 올라타는데, 고은이가 내게 다가왔다.


"와, 다정이 너 차도 몰아?"

"아.. 응. 이게 없으면 장사하는 데 많이 불편해서."

"야.. 너 너무 달라졌다. 정말 이제 딴 사람 같구나.. 근데. 너 음주운전 아냐?"


나는 뜨끔했다. 사회 속에 있으면, 이렇게 눈치를 볼 일이 많다.


"대리운전 부를려고."

"그러니까 너 정말 사장님 같다."


고은이가 머리를 긁적거리며, 내게 묻는다.


"근데 너 혹시 성숙해 보이는 사람 좋아해?'

"응?"

"그.. 그러니까 막 커리어 우먼 같은 사람.. 그런 여자 좋아하냐구."


고은이가 이 말을 기억한다면, 내일 아침 분명 이불 킥을 할 것이다.


"아니.. 난 지금 솔직히 아무도 만날 생각이 없어. 너도 알잖아."

'으음.. 그.. 그렇긴 한데.."


고은이의 표정이 안심한다는 듯한 표정과 실망이라는 표정이 복잡하게 얽혔다.


"나 이제 갈게."

"내가 안 바래다 줘도 되?"

"헤헤. 우리집 이 근천데 뭐. 저기 주연 언니랑 같이 가면 되."


고은이가 내게 인사를 하곤 주연 선배에게 뛰어갔다.


나는 차를 타고 30분 정도 운전을 해 집으로 도착했다. 공사는 몇 일 전에 끝났고, 짐까지 모두 옮겨 뒀기 때문에 이제 정말 내 집이 되어버렸다.


'진짜 긴 하루였다.'


각성자로써 힘을 쓸 때와는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오는 피로감이 어깨를 무겁게 누르는 날이었다. 그래도 꽤 성공적으로 오프닝을 마쳤으니, 내일 부터는 열심히 달리는 일 만 남았다.


나는 수련실에 앉아, 명상을 하며 온 몸의 마나를 차분하게 가라앉혔다. 그렇게 30분 정도 쉬고 나니, 몸이 평온해져서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


레기온 레이드를 마친 후, 내게 골치거리가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내 팔에 휘감겨 있는 탐식이었다. 등급은 알려져 있진 않지만, 살아있는 괴수로 각성자와 공생해서 살아가는 이 녀석은 시전자의 마나를 먹으며 살아간다. 그렇다고 엄청나게 많은 마나를 먹어치우는 건 아니다. D급 강화신체로 한 시간 정도 전력질주 하는 수준의 마나를 하루 동안 먹는데, 그 정도는 내게 손실이라고 보기도 어려웠다.


이 녀석이 골치 아픈 이유는 초아의 정신지배 스킬을 먹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녀석이 먹은 스킬은 내게 곧 공조가 되었는데, 덕분에 나는 길을 지나갈 때 마다 사람들의 의식. 무의식에 담긴 소리를 환청 처럼 들어야만 했다. 그게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일이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이녀석을 컨트롤 하는 게 미친 듯이 힘들다는 것이었다.


탐식에게 내가 내릴 수 있는 명령은 3가지였다. 먹기, 뱉기, 쓰기. 타존재의 스킬을 먹고, 그것을 뱉으며, 그것을 사용하는 것. 초아의 스킬이 중구난방으로 사용된 이유는 내가 컨트롤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녀석이 초아의 스킬을 뱉게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 했다. 그런데 잘 되지 않았다. 컨트롤이 미친 듯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3일 내내, 초아의 스킬을 뱉어 내게 하기 위해 애썼다. 결국 녀석은 자신의 덩치 2배 만한 붉은 구슬을 토해냈는데, 이게 바로 초아의 정신지배 스킬이었다.


'윤형이는 이걸 능수능란하게 사용했었지.'


대단한 능력이 아닐 수 없었다. 나는 탐식이 뱉어낸 붉은 구슬을 스킬볼이라 이름붙였다. 탐식이 이걸 다시 먹으면, 초아의 스킬을 쓸 수 있는 것이고 뱉어내면 쓸 수 없다.


'스킬볼이 많을 수록 유리하다.'


회귀를 하면서 내 목표는 돈을 많이 벌어 두었다가, 게이트가 열려 각성자의 시대가 도래 할 때. 탐식을 이용해 가능한 많은 모아두는 것이었다. 게이트 시대 이후에도 돈으로 스킬을 살 수 있는 시대가 잠시 열린다. 하지만 나는 그 계산은 잠시 미뤄 둬야 했다. 지금이라면, 게이트가 열리기 전에도 고위 스킬을 얼마든지 모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자금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 보다 급한 것은 탐식을 컨트롤 하는 것이다.


한 번 탐식에게서 스킬볼을 빼 낸 후에는 약간 요령이 생긴 것 같았다. 그래서 탐식에게 다시 스킬볼을 먹게 만들었다.


'왜... 왜 안빠져!!'


다시 탐식이 먹은 스킬볼을 빼내는데, 2일이 걸렸다. 만만하게 봤다가 큰코 다칠 번 했다. 그리고 시간은 2일에서 잘 줄어들지 않았다.


'실전에서 쓰려면 아직 멀었구나..'


하지만 탐식을 다루기 시작하면서, 마나를 콘트롤 하는 능력은 빠르게 상승하는 것 같았다.


박아연과는 1주일에 한 번 정도 만났는데, 그녀에게 탐식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쓸데 없는 경계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소문이 새어나가는 것도 원치 않았다. 그녀와 만나면 우리는 수련과 각성자와 괴수 들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박아연은 마음을 터 놓자, 굉장히 성실하고 친절한 여성으로 돌변했다. 처음에 봤던 까칠함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녀가 내게 준 투기술은 내가 유용하게 썼지만, 마나를 콘트롤 하는 방법은 박아연이 나 보다 미숙했다. 아니, 박아연이 미숙했다기 보다는 40년 후 세계의 미나 콘트롤이 지금보다 훨씬 진화해서 그런 것일 게다.


"와.. 이게 빠른 성장의 비밀이었나요?"


나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보다 체계적으로 마나를 다룰 수 있게 되긴 하지만, 상위 각성자들에 비하면 명함도 내밀지 못할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저 박아연의 기초가 부족한 것일 뿐이었고, 내 훈련 방법이 그녀의 성장을 도울 수는 있을 것이다.


"저는 아직 멀었어요.'

"그렇게 빨리 성장하면서도, 그런 말을 하시네요."


가금씩 만나는 박아연과의 만남은 서로의 수련에도, 각성자로써 생활에도 서로 유리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가게를 오픈 한 이후 일이 체계가 잡혀가면서 내가 실무를 할 일이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그리고 그 만큼 수련에 쏟을 시간이 많아졌는데, 어느날 탐식을 다루다가 문특 머리에서 청명하고 맑은 기운이 맴돌면서 가슴이 터질 것 처럼 흥분된 날이 있었다.


기분을 참지 못하고 나도 모르게 마나를 완전하게 분출을 했는데, 그날 나는 현실 세계에서 C급 각성자가 되었다.


그리고 다음날, 검은 세단에서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집으로 찾아왔다. 정부의 각성자 관리 기관이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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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TS 컴퍼니 (1) +2 16.12.26 1,415 2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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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알비노 (albino) (2) +2 16.12.21 1,409 24 7쪽
56 알비노 (albino) (1) +1 16.12.21 1,603 26 8쪽
55 프랜차이즈로~ (5) +1 16.12.20 1,741 29 11쪽
54 프랜차이즈로~ (4) +5 16.12.20 1,675 27 8쪽
53 프랜차이즈로~ (3) +3 16.12.20 1,684 26 9쪽
52 프랜차이즈로~ (2) +6 16.12.08 2,374 42 9쪽
51 프랜차이즈로~ (1) +2 16.12.07 2,111 38 9쪽
50 윗잔다리 살인사건(5) +1 16.12.07 2,162 46 7쪽
49 윗잔다리 살인사건(4) +2 16.12.06 2,194 40 8쪽
48 윗잔다리 살인사건(3) +1 16.12.06 2,073 38 7쪽
47 윗잔다리 살인사건(2) +1 16.12.06 2,062 38 9쪽
46 윗잔다리 살인사건(1) +7 16.12.05 2,288 41 7쪽
45 각성자도 주말 알바 합니다. +3 16.12.05 2,477 39 9쪽
44 균열에서 +3 16.12.05 2,668 49 11쪽
43 무너지다. +5 16.12.04 2,684 50 7쪽
42 웨더링 하이츠 (Wuthering Heights) +1 16.12.04 3,065 43 10쪽
41 카사노바.avi +5 16.12.03 2,866 43 10쪽
40 그의 도발 +3 16.12.02 2,806 41 9쪽
39 각성자는 공무원이다. +2 16.12.02 2,647 44 8쪽
» 탐식 - 스킬을 먹다. +1 16.12.01 2,712 44 8쪽
37 너 나랑 사귈래? +4 16.12.01 2,910 46 15쪽
36 까페를 개업하다. +1 16.12.01 2,702 42 11쪽
35 다시 일상으로 +1 16.12.01 2,765 39 10쪽
34 그의 장례식 +2 16.11.30 2,815 46 10쪽
33 레기온 둥지 레이드 (8) +4 16.11.30 2,801 4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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