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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님의 서재입니다.

사업중독자의 회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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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작품등록일 :
2016.11.01 19:26
최근연재일 :
2017.04.07 20:52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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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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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8
글자수 :
243,041

작성
16.12.2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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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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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글자
8쪽

알비노 (albino) (3)

DUMMY

'탐식!'


꾸역꾸역 밀려드는 괴수들 사이에서 문득 탐식의 존재가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정신지배가 있었다.'


나는 품에 늘 넣고 다니는 마나볼 함을 꺼내 정신지배 마나볼을 탐식에게 먹였다. 그러자 탐식은 곧 정신지배를 발동시켰고, 내게 사방을 에워싼 하급 괴수들의 불쾌한 의식이 흘러들어왔다.


'역겹다.'


정신지배 스킬을 계속 훈련을 해두긴 했기에, 이제는 스킬의 원 주인인 초아가 사용하는 것 이상으로 능숙하게 사용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용 할 때마다 느끼는 이 불쾌한 감정 때문에 평상시에 마나볼을 탐식에게 장착해두는 것이 아니라, 늘 분리 시켜 놓고 다녔다.


"해볼까?"


나는 마나를 운용해 정신지배 스킬을 사용했다. 그러자 탐식에게서 마나가 수 백 가닥의 실처럼 뻗어나가며, 하급괴수들의 의식에 잠입했다. 그러자 순간 구역질이 일어날 뻔 한 것을 간신히 참았다.


'역겹지만, 그래도 된다.'


한 번에 200여 마리를 지배 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고도 남는다. 내 명령을 받은 괴수들은 인간이 아니라, 균열에서 튀어나오는 자신들의 동족을 향해 달렸다. 200여 마리의 괴수들은 50여 마리의 괴수를 잡고 죽었다. 한 번에 섬멸 할 수 있는 적의 숫자가 비약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조금만 더 하면..'


당분간 음식을 먹지 못할 정도로 역겨웠지만, 그래도 더 이상 괴수들에 의한 피해를 확산시키지 않고 잡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괴수들의 피와 시체가 산처럼 쌓여갔다. 악취가 코를 찔렀다. 드디어 괴수들의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어, 내가 지배하는 괴수의 수가 그렇지 않은 놈들보다 많아졌다. 200여 마리의 괴수가 남은 괴수를 포위하여 섬멸해갔고, 남은 놈들은 서로 싸움을 붙였다.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한 마리가 시체 더미 위에서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나는 녀석이 고통을 느낄 새 없이 목숨을 거둬들였다.


"후우..."


혹시나 남은 놈들이 없는지 몰라 주위를 살폈다. 숨이 끊어지지 않고 살아있는 괴수들 몇을 제외하곤 모두를 처리 한 게 분명했다. 갖고 있던 모든 괴수를 뱉어낸 균열들이 닫히기 시작했다.


나는 고은이에게로 걸어갔다. 그녀는 담담한 눈빛으로 내 전투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그녀에게 걸어가자, 먼저 내게로 달려왔다.


"어디 다친 데는 없어?"


그녀가 입고 있던 얇은 가디건을 벗어, 내 이마와 몸 여기저기에 튄 괴수의 체액을 닦아주었다. 힘든 전투를 마친 나를 반겨주는 그녀의 존재가 적지 않게 위로가 되었다.


"괜찮아? 괜찮은 거지?"

"응. 괜찮아."

"매일 이렇게 싸우는 거야?"

"평소에는 조금 더 위험하지."


고은이가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각관이 각성자들의 안전에 신경을 많이 써주거든. 그러니까 괜찮아."

"괜찮긴 뭐가 괜찮다는 거야. 대체.."


그녀가 또 울먹이려 한다. 나는 웃으며 그녀를 안아줬다. 그때 추성수에게 전화가 왔다.


"다정아. 어떻게 되었냐."

"그냥 제가 처리했어요,"

"뭐? 아.. 너 정말 왜 그래.."

"미안해요. 그래도 어쩔 수 없었어요."

"...."

",,,,:

"너 인마. 서울에서 보자. 곧 각관에서 사람이 나간다니, 만나서 상황보고만 하면 될 거야."

"네. 알았어요. 챙겨주셔서 감사해요."

"시끄럿!"


이러니저러니 해도, 추성수 역시 정이 많은 사람이다. 그가 나를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다.


"다정아. 뭐 좀 마실래?"

"응. 차가운 커피 한 잔 마시고 싶다."

"일단 저기 편의점에 가자."


고은이는 나를 끌고, 가까운 편의점으로 갔다. 아까 내가 연출한 지진 때문에 그런지, 사람들이 모두 대피하고 없었다.


"와. 좀비들이 습격한 도시 같아. 아무도 없잖아!"


편의점에서 커피를 든 고은이가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흠.. 지금 당장 마시고 싶은데, 어떻게 사지?"

"그냥 돈 올려놓고 나가자."

"아! 그러면 되겠네."


고은이는 품에서 지갑을 꺼내 계산대에 돈을 올려두었다.


"거스름돈은 안 받아도 되요. 잘 마실게요~"


그녀는 내 팔을 잡고 편의점 밖으로 나간다. 우리는 밤바다가 보이는 곳에 앉아 음료수를 마쳤다.


"끼이잉~"


그런데 다소 멀리 떨어진 곳에서 강아지 울음소리 같은 것이 들렸다.


"어머! 너 아직 안 갔어?"


고은이가 소리가 난 곳을 바라본다. 그 곳에는 주먹만 한 크기의 작은 짐승이 있었다.


"저건 뭐야?"

"햄스터 같은데. 신기하게 생겼더라고. 아까 네가 싸울 때, 자꾸 나한테 와서 앵기더니 확 도망갔는데.."


고은이는 햄스터를 향해 손짓을 했다.


"일루 와! 어서!"


하지만 햄스터는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멀리 떨어져서 끼이잉~ 소리만 냈다.


"어휴. 손이 많이 가는 녀석이네?"


고은이는 햄스터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햄스터는 기분 좋다는 듯,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난리였다.


"얘봐. 신기한 아이야."


고은이는 햄스터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녀석을 손바닥 위에 올려 내게 걸어왔다.


"끼이잉~"


고은이가 내게 다가오려 하자, 손바닥 위에서 햄스터가 무섭다는 듯 도망을 친다.


"애, 대체 뭐지?"


그리곤 다시 멀리 떨어져서 애타게 고은이를 부르는 녀석.


"혹시 다정이 널 무서워하는 거 아냐? 다정아! 이리 한 번 와봐."


고은이의 말을 듣고 나는 녀석에게 걸어갔다. 그러자 녀석은 황급히 뒤로 물러나며 나와 거리를 둔다.


"정말 네가 무서운가봐!"


신기했다.


'혹시 내 마나에 반응하는 건가?'


괴수들 중에는 인간과 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교감을 하면서 신비한 능력으로 인간을 도와주는 놈들이 일부 있다. 이들은 '신수'라고 부른다. 나는 아티팩터로 알았던 탐식도 사실은 신수였다.


'마나에 민감하다면 신수일지 모른다.'


고은이가 신수를 소유 할 수 있게 된다면, 앞으로 그녀에게 말 할 수 없이 큰 힘이 될 것이다.


"에이~ 언니 남자친구에게 자꾸 도망치면 어떻게 해!"


고은이가 투덜거리면서 햄스터를 내려줬다.


"네 갈길 가라!"

"고은아. 그 녀석 잡는 게 좋을 거 같아."

"응? 왜?"

"이유는 나중에 설명해 줄게. 빨리."

"응.. 아.. 알았어.."


고은이는 혼자 새초롬하게 떨어져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햄스터를 손에 쥐었다.


"꼭 잡고 있어봐."


나는 햄스터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녀석이 고은이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다.


"얘 도망치려 그래."

"그러니까 꼬옥 잡고 있어."


햄스터는 나와 어느 정도 거리가 가까워지자, 포기를 한 듯 몸을 잔뜩 웅크리고 눈을 꼭 감았다. 나는 손을 올려 녀석의 마나를 느꼈다. 약하긴 했지만, 굉장히 포근하고 안정감 있는 마나가 느껴졌다.


'어떤 녀석인지 모르겠지만, 신수가 확실하구나.'


회귀 전에도 신수에 대한 정보는 약간 비밀스럽게 다뤄졌다. 신수는 각성자와 1:1 귀속 관계를 맺는다. 이 녀석은 분명 고은이를 선택한 것 같다.


"고은아. 이 녀석 신수일 가능성이 높아."

"신수?"

"응. 신기한 능력을 갖고 인간의 친구가 되는 괴수야."

"와. 이 쪼그만 한 놈이 어떤 능력을 갖고 있을까?"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여하튼 네게 행운인 것 같은데?"

"헤헤. 그건 좋다."


햄스터는 고은이의 손에서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고, 그녀는 그런 녀석을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그런데 너를 너무 무서워해서 불쌍해."


녀석은 새하얀 털에, 붉은 눈을 갖고 있었다. 여자들이 좋아 할 귀여운 애완동물 같은 모습이었지만, 실제 어떤 무시무시한 능력을 갖고 있을지 모른다. 그게 좀 불안했다.


'그래도 고은이에게 해를 끼치진 않겠지.'


고은이가 신수를 만나는 사이, 하늘에서 헬기가 떴고 경찰과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각관이 움직인 것이다.


참 신속하기도 하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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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알비노 (albino) (1) +1 16.12.21 1,603 2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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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프랜차이즈로~ (4) +5 16.12.20 1,675 27 8쪽
53 프랜차이즈로~ (3) +3 16.12.20 1,684 26 9쪽
52 프랜차이즈로~ (2) +6 16.12.08 2,374 42 9쪽
51 프랜차이즈로~ (1) +2 16.12.07 2,111 38 9쪽
50 윗잔다리 살인사건(5) +1 16.12.07 2,162 4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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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윗잔다리 살인사건(2) +1 16.12.06 2,062 38 9쪽
46 윗잔다리 살인사건(1) +7 16.12.05 2,288 41 7쪽
45 각성자도 주말 알바 합니다. +3 16.12.05 2,477 39 9쪽
44 균열에서 +3 16.12.05 2,668 49 11쪽
43 무너지다. +5 16.12.04 2,684 50 7쪽
42 웨더링 하이츠 (Wuthering Heights) +1 16.12.04 3,065 43 10쪽
41 카사노바.avi +5 16.12.03 2,866 43 10쪽
40 그의 도발 +3 16.12.02 2,806 41 9쪽
39 각성자는 공무원이다. +2 16.12.02 2,647 44 8쪽
38 탐식 - 스킬을 먹다. +1 16.12.01 2,712 44 8쪽
37 너 나랑 사귈래? +4 16.12.01 2,910 46 15쪽
36 까페를 개업하다. +1 16.12.01 2,702 42 11쪽
35 다시 일상으로 +1 16.12.01 2,765 39 10쪽
34 그의 장례식 +2 16.11.30 2,815 46 10쪽
33 레기온 둥지 레이드 (8) +4 16.11.30 2,801 4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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