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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님의 서재입니다.

사업중독자의 회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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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작품등록일 :
2016.11.01 19:26
최근연재일 :
2017.04.07 20:52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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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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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43,041

작성
16.12.0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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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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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글자
10쪽

카사노바.avi

DUMMY

"선배. 이러지 마세요."

"너도 관심 있다고 했잖아. 말을 바꾸면 어떻게해,"

"가볍게 한 말이었어요. 이렇게 진지하게 말씀하실 줄은 몰랐죠."

"하.. 어이가 없네."


내가 그의 까페에 들어갔을 때 고은이는 난처한 표정을 하고 있었고, 김진도는 화를 내고 있었다. 내가 까페 안에 들어가자, 김진도가 화들짝 놀라며 고은이의 팔목을 놨다.


실질적인 폭력 같은 것이 일어난 게 아니었으니, 내가 화를 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나는 화를 꾸욱 누르고, 김진도에게 인사를 했다.


"오랫만에 고은이가 보여서 와봤어요."


김진도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고은이도 약간 놀란 듯 했으나. 곧 진정하고 김진도에게 침착하게 말했다.


"선배. 오해 하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그런데 저는 여기서 일하기 힘들 것 같아요.'


김진도는 나와 고은이를 번갈아가면서 바라봤다.


"하아~"


하이톤으로 찟기듯 나온 탄식. 뭔가 가짢다는 듯한 표정은 덤이었다.


"알았어. 나가 봐."


나와 고은이는 목례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나는 고은이를 내 까페에 데려왔다. 묻진 않았지만, 고은이는 내게 자초지정을 설명해주었다.


김진도가 요즘 그에게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나가는 말로 까페 알바 이야기를 했는데, 오늘 확정적인 것 처럼 말해서 놀랐고 약간 언쟁이 있었다고. 그러면서 고은이는 내 눈치를 봤다.


"넌 김진도 선배가 어떤 것 같아?"


슬며시 떠보는 말. 고은이는 김진도를 나쁘게 말하진 않았다. 이번에만 좀 놀랐지, 평소에는 위트있고 젠틀하다며 김진도를 변호했다. 그러니까 그녀는 지금 내게 질투심을 일으키려는 것이다. 그렇게 장난을 치기에, 김진도라는 인간은 지나치게 악질이고, 고은이가 감당하기에 위험하다.


사실 지나치게 바쁘게 지내다보니, 그 동안 김진도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지난 생에도 그랬듯, 그는 나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을 해집고 들어온다. 단단히 악연으로 엮여 있는 것 같다.


'이번 생에는 그냥 못넘어가지.'


내게 마음을 굳히게 한 계기가 된 것 같다.


---


고은이를 대충 달래서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김진도를 어떻게 요리 할까 고민에 빠졌다. 물리적인 폭력을 가하는 건 너무 쉽다. 하지만 단순히 그 정도로 끝내기엔, 내 분노가 너무 크다. 내가 원하는 건 사회적 매장이다. 자살을 하고 싶을 정도로, 그를 사회에서 매장 시켜버릴 생각이다.


나는 초아의 정진지배 스킬이 담겨 있는 붉은 스킬볼을 만지작 거렸다. 정신지배라는 건 정말 강력한 기술이다. 사람을 노예처럼 부릴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기술을 사용하는 건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부자를 정신지배 해서, 재산을 빼앗을 수도 있겠지만 정부의 각성자 관리국이 그런 일을 가만 내버려 둘리가 없다. 내가 정신지배를 시도하려는 사람이 각성자일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고, 사회 고위층일 수록 각성자에 대한 대책 같은 것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컨트롤이 진짜 어렵다는 게 문제지..'


탐식에 정신지배 스킬을 넣어두고 있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의 의식과 무의식이 내 머리에 흘러들어온다. 콘트롤이 잘 안된다는 뜻이다. 아직 탐식도 제대로 컨트롤 하지 못하는데, 정신지배 스킬까지 사용하는 건 굉장히 피로한 일이다.


'피곤하긴 하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지.'


만약 김진도가 각성자였다면, 내가 이 스킬을 사용 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일반인이다. 마나에 대한 저항력이 없기 때문에, 기술도 그 만큼 쉽게 먹힌다.


굉장히 피곤하긴 하지만 그에게 정신지배 스킬을 사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


타워팰리스. 호화스러운 빌딩에 있는 김진도의 방이다.


김진도는 톡탁톡탁 거리며, 컴퓨터를 쓰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런 김진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다 됐습니다."


멍한 표정의 김진도가 내게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한다.


"비켜."

"네."


나는 김진도가 암호를 풀어놓은 그의 컴퓨터에 앉았다. 그가 암호를 걸어놓은 폴더에는 날짜와 사람의 이름이 적힌 폴더가 빼곡하게 차 있었다. 폴더를 클릭하자, 여자들의 나체 사진이 들어가 있었다.


'역겨운 새끼..'


말하기 민망한 자세로 옷을 벗고 있는 여자들과, 손가락으로 승리의 빅토리를 그리고 있는 김진도의 사진이었다. 폴더별로 수십장이 찍혀 있었다. 이렇게 사진을 찍는데, 이 새끼가 하는 의식 같은 것이었다. 그렇게 찍힌 사람이 수십명이 넘었다. 과외선생님, 학교선생님, 동기, 선배, 후배, 모델, 헌팅, 알바생 등등. 녀석의 문란한 생활을 증명하는 수 천장의 사진들. 그리고 공략중이라고 표시된 폴더에 7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그 안에 고은이가 있었다.


나는 이 사진을 모두 USB에 담고 컴퓨터를 껐다.


김진도는 나를 멍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지난 생에 헤어진 내 약혼녀도 수 년 뒤, 이 폴더 안에 보관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갑자기 참았던 화가 솟아올랐다.


나는 손바닥에 마나를 실어, 녀석의 뺨을 때렸다. 우직~ 하는 소리를 내더니 녀석의 목이 돌아갔다. 벽에 피가 튀었고, 이빨이 대여섯개는 부서져서 사방에 튀었다.


아차 싶었다. 아직 죽일 때는 아니다. 그러면 나중에 골치아픈 일이 생길 것이다. 피를 토하는 녀석의 얼굴과 목뼈를 제대로 맞춰 놓은 후, 나는 재생 스킬을 걸었다. 그러자 다친 녀석의 몸이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왔다. 녀석의 몸을 원상복귀 시키면서도, 속이 니글거리는 분노가 일었다.


치료를 마친 후 녀석에게 걸려 있는 정신지배를 풀었다. 정신지배를 걸어놓으면, 분명 정신병원에 가게 될 것이고. 그러면 내가 녀석에게 한 짓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각성자들은 어쨌든 정부의 관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퉤!"


난 누워있는 녀석의 얼굴에 침을 뱉곤, 녀석의 방을 빠져나왔다. 어쨌든 내가 원한 자료는 모두 확보 했다. 어떤 꼴이 날지 한 번 보자.


----------------


난 김진도가 두 손가락을 V를 하고 있는 사진을 모아 성기 부분과 여성들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그리곤 인쇄를 해 액자에 담았다. 액자는 이 사진의 실제 주인공들에게 들어갈 것이다.


여성들의 주소는 김진도에게 정신지배를 할 때 받아뒀다. 절반정도의 여성들 주소를 갖고 있었다. 고급승용차로 집에 발래다 주려고 주소를 기록해 둔 것이었다. 작업을 할 때 쓰는 전형적인 방법이었다.


그 다음으로 한 것은 김진도의 사진을 동영상으로 편집해서, P2P 사이트에 올리는 것이었다. 김진도의 이름과 녀석이 한 짓을 자세히 텍스트로 표시해두었고, 관련 여성들의 얼굴은 모두 모자이크 처리했다. 그리고 김진도의 신상정보를 모두 표기해 두었다.


'어떻게 되는지 보자. 시발놈아.'


인터넷에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한국의 카사노바'라는 이름으로 남자들이 껄렁거리는 동호회나 사이트들 중심으로 동영상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나중에는 남자들 만이 아니라, 여초 사이트에서도 김진도라는 이름이 알려져버렸다.


결정적인 것은 대학교 홈페이지에 김진도를 비판하는 익명 게시글이 올라온 것이었다. 1주일 만에 김진도는 학교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와.. 소름 돋는 새끼. 여성 편력이 심한 건 알고 있었는데.. 저럴 줄은 진짜 몰랐네."


함께 점심을 먹고 있는 형규 선배가 고개를 절레 절레 저었다.


"아! 오빠. 그 역겨운 새끼 말 좀 하지마요. 밥맛 떨어지잖아요."


주연선배가 오만상을 다 짓는다.


"뭘 그리 과민 반응을 하고 그래. 그녀석 학교 그만둔다던데?"

"있는 집 자식이니까, 유학이라도 가겠죠. 하하. 진짜 재수없다."

"까페는 계속 하려나?"

"요즘 공사도 마무리 안하는 것 같던데?"

"한 2억 넘게 깨진 걸로 아는데.. 진짜 접으려나.."

"무슨 상관이에요. 우리야 안하면 신경 안쓰여서 좋죠."


주연선배는 먹고 있던 우동을 후르륵 먹었다. 볼은 우동면발을 오물오물 거리고 있었는데, 기분에는 불편하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를 알던 대다수 여성들이 비슷한 반응이었다.


김진도는 그렇게 학교에서 최대의 스캔들을 남기며, 조용히 사라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공사가 중지 된 걸로 알았던 김진도의 까페에 불이 켜져 있었고 인부들이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었다.


뭐지? 까페를 계속 할 생각인가?


나는 2층에서 김진도의 까페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디자이너스의 박수범이 사람 좋은 미소를 하며, 까페 안에서 나왔고 그 뒤를 김진도가 따라나왔다.


'허어.. 저 새끼. 멘탈 좋은 거 보소.'


이쯤하면 심리적으로 무너질 줄 알았는데, 아직 정신이 쌩쌩해보인다. 무슨 속셈인 줄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맷집이 있다 싶었다.


그리고 그때, 녀석의 가게로 한 여성이 걸어왔고, 김진도는 다소 당황한 듯 보였다. 그에게 저벅 저벅 다가간 여성은 핸드백에서 무엇인가를 꺼냈다.


'저.. 칼인 것 같은데?'


여성이 꺼낸 칼은 김진도의 배를 찔렀고, 함께 있던 박수범은 줄행랑을 쳐버렸다. 김진도는 피투성이가 되어 땅에 쓰러졌고, 그의 주위에 구경하듯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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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알비노 (albino) (1) +1 16.12.21 1,603 2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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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프랜차이즈로~ (4) +5 16.12.20 1,675 27 8쪽
53 프랜차이즈로~ (3) +3 16.12.20 1,684 26 9쪽
52 프랜차이즈로~ (2) +6 16.12.08 2,374 42 9쪽
51 프랜차이즈로~ (1) +2 16.12.07 2,111 38 9쪽
50 윗잔다리 살인사건(5) +1 16.12.07 2,162 46 7쪽
49 윗잔다리 살인사건(4) +2 16.12.06 2,194 40 8쪽
48 윗잔다리 살인사건(3) +1 16.12.06 2,073 38 7쪽
47 윗잔다리 살인사건(2) +1 16.12.06 2,061 38 9쪽
46 윗잔다리 살인사건(1) +7 16.12.05 2,288 41 7쪽
45 각성자도 주말 알바 합니다. +3 16.12.05 2,477 39 9쪽
44 균열에서 +3 16.12.05 2,668 49 11쪽
43 무너지다. +5 16.12.04 2,684 50 7쪽
42 웨더링 하이츠 (Wuthering Heights) +1 16.12.04 3,065 43 10쪽
» 카사노바.avi +5 16.12.03 2,866 43 10쪽
40 그의 도발 +3 16.12.02 2,806 41 9쪽
39 각성자는 공무원이다. +2 16.12.02 2,647 44 8쪽
38 탐식 - 스킬을 먹다. +1 16.12.01 2,712 44 8쪽
37 너 나랑 사귈래? +4 16.12.01 2,910 46 15쪽
36 까페를 개업하다. +1 16.12.01 2,702 42 11쪽
35 다시 일상으로 +1 16.12.01 2,765 39 10쪽
34 그의 장례식 +2 16.11.30 2,815 46 10쪽
33 레기온 둥지 레이드 (8) +4 16.11.30 2,801 4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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