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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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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28 06:00
연재수 :
10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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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55,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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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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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3. 황금만 부자

DUMMY

전낭에 돈이 없는 것이다.

‘승상이의 검을 사느라 금자를 다 썼는데 그걸 확인하지 못했어!’

객잔 주인 앞에서 준하가 당황해하자 황금만이 다가왔다.


“여비가 떨어진 것이오?”

“예!”

“그럼 내가 빌려주겠소.”

“감사합니다!”


황금만이 내민 은자를 받은 준하는 객잔의 주인에게 은자를 주고 거스름돈을 받았다.


“이거 순 거지들 아냐?”


준하의 곁으로 다가온 황왕상이 비아냥거렸다.


“왕상아! 그게 무슨 말버릇이냐?”


황금만이 황왕상을 나무랐다.


“아버님! 현 상황이 그렇잖습니까? 우리에게 신세를 지려고 일부러 같이 가자고 한 것이 아닙니까?”

“거지 아녜요. 사부님이 내 검을 사느라 돈을 다 써서 없는 것이에요.”


양승상이 자신의 청강검을 내보이며 말했다.


“그래서 거지라는 것이다. 자고로 돈이란 자신의 처지에 맞게 계획성 있게 써야 거지라는 소리를 안 듣는 것이다.”

“이-익!”


양승상은 분노에 몸을 떨었다.


-“주군! 속하의 금자를 드리겠습니다.”


천마철혈대원이 전음을 보내왔다.


-“나는 이들 부자의 생각을 알고 싶어서 지켜보는 중이니 나서지 말아라.”

-“충!”


준하는 황금만을 향해 포권을 해 보였다.


“천산에 도착하면 갚아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시고 내 아들이 한 말은 맘에 두지 마시오.”


황금만이 마차에 오르자 마차가 출발했다.


“흑-흑!”


준하의 곁에 앉은 양승상이 분을 참지 못하고 울기 시작했다.


“승상아!”

“예, 사부님!”

“방금 그 뚱땡이 아니, 아들 말이 맞았다. 돈이란 원래 전본분토(錢本糞土:썩은 인분처럼 천함)에 불과하지만, 돈이 없으면 내가 곧 분토(糞土)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그만 울음을 그쳐라.”

“예, 사부님!”


준하의 마차가 출발했다.


“전본분토! 돈이 없으면 내가 곧 분토(糞土)!”


양승상은 준하가 했던 말을 중얼거렸다.

‘녀석! 넌 꼭 성공할 것이다. 무공과 상단 모두 말이야!’

중얼거리던 양승상이 준하의 허리에 몸을 기대왔다.

잠이 든 것이다.

한 손으로 말 고삐를 잡은 준하는 한 손으로 양승상을 안아주었다.

황금만의 마차가 멈춰 서고 마차를 감싼 채 달리던 제일전장의 무인 중 한 명이 준하를 향해 손을 들어 보였다.

준하는 말의 고삐를 당겼다.

따각-따각!

제일전장의 무인이 준하에게 다가왔다.


“우리 전장주님이 여기서 잠깐 쉬자고 하시오.”

“알았소.”


준하는 마차 안에서 점심을 꺼냈다.


“저기 천산이 보여 잠시 쉬자고 한 것이오. 자, 저쪽으로 가서 같이 술이라도 한잔합시다.”

“알겠습니다.”


준하는 양승상의 손을 잡고 황금만을 따라갔다.

황금만이 자리에 앉자 제일전장의 무인들은 삼 장(약 10m) 정도 물러나 둥글게 원을 그리며 섰다.

주위를 경계하기 위함이었다.


“진짜 사제지간인지 몰라도 뻔뻔하기가 극으로 치닫는구먼, 아예 우리 아버지 등골에 빨대를 꽂았어!”


황금만이 제일전장의 무인에게 지시하는 순간 준하에게 얼굴을 들이민 황왕상이 역겨운 입 냄새보다 더 지저분한 말을 뱉었다.

휙-휙 퍼-버-버-벅!


“헉!”

“커-헉!”


어디선가 날아온 화살에 제일전장의 무인들이 쓰러졌다.

남은 무인은 황금만에게 지시를 받던 무인뿐이었다.

양승상을 안은 준하는 반사적으로 튕기듯 일어났다.

‘격장지계(激奬之計) 같은 뚱땡이의 말에 격분하여 내가 저들의 접근을 눈치채지 못했어!’

황왕상의 뒤통수를 노려보던 준하는 황왕상에게 날아오는 화살을 보았다.

화살이 허공에서 멈췄다.

윙-윙!

황왕상을 향한 화살의 강한 힘은 준하의 허공섭물의 수법에 막히자 벌의 날갯짓 소리를 빠르게 회전했다.

제일전장의 무인들은 한 명만 남고 모두 쓰러졌다.

두려움에 몸을 떨며 숨을 곳을 찾던 황왕상은 이질적인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화난 얼굴의 준하가 보였다.

황왕상의 눈은 준하의 시선을 따라갔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날아오려고 꿈틀대며 회전하는 화살을 보게 되었다.

‘이..이 새끼! 뭐야?’

화살을 피해 뒷걸음치는 황왕상의 등에 자신이 타고 온 마차가 닿았다.


“크-하하하! 나는 대 마교의 외곽조직인 만마방의 방주 임독곤이다. 가진 재물을 모두 내놓고 스스로 자결하라!”


붕-붕!

임독곤이 자신의 애병 만마도를 휘두르며 말했다.


“와-아-아!”


임독곤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백여 명의 만마방도들이 구릉지 위로 나타났다.

퍽!

허공에서 회전하던 화살이 터졌다.


“모두 모습을 보여라!”


준하의 입이 열렸다.


“충!”


검은 그림자가 어른거리며 열 명의 천마철혈대가 나타났다.


“승상아! 마차로 들어가 마차 바닥에 엎드리고 있어라.”

“사부님! 위험한가요?”

“아니, 너는 아직 검 날에 잘리는 꽃봉오리조차 봐서는 안 될 나이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네 나이에 목에서 떨어지는 머리를 보는 것은 널 파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손으로 양승상의 눈을 가린 준하는 양승상을 마차 안으로 안아 넣었다.


“아..아버님! 인두겁을 쓴 이자가 바로 우릴 이곳으로 유인한 것입니다.”


황왕상이 준하를 가리키며 말했다.


“휴-우!”


황금만은 대답 대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왕상이의 말대로 이자가 도적들을 사주한 것이라면 우리 부자는 꼼짝없이 이곳에서 죽는다!’

황금만의 눈에 절망이 가득했다.


“살(殺)!”


준하의 명이 떨어졌다.


“존명!”


준하를 향해 허리를 숙인 천마철혈대가 산개했다.

써걱-써걱!

촤-아-아!

잘린 만마방도들의 목에서 피가 솟구쳤다.

햇살을 받은 핏줄기가 초원 위에 핏빛 무지개를 만들었다.

일각(15분)이 지났다.


만마방도들은 모두 목이 잘려 죽었다.


“그놈은 됐으니 시신들을 치워라.”


천마철혈대의 압도적인 무위에 허둥대던 임독곤이 몸을 돌리려 하자 준하가 명을 내렸다.


“존명!”


천마철혈대는 시신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녹아들었다.

질-질!

도망가려던 임독곤의 몸은 허공섭인의 수법에 의해 준하에게 끌려왔다.


“사..살려주시오. 마교에서 시킨 것이오.”


준하에게 목이 잡힌 임독곤이 겨우 말했다.


“난 너에게 그런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


우-두-둑!

임독곤의 양 무릎에서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났다.

준하가 밟아 버린 것이다.


“네 부탁대로 살려줄 것이다. 기어서라도 이곳을 떠나면 늑대들의 밥이 되지 않을 것이니 내 마음이 변하기 전에 빨리 떠나라.”


임독곤이 기어가기 시작했다.


“호..혹시 마교에서 나왔습니까?”


황금만이 물었다.


“즉위식에 참석하기 위해 처음으로 가는 것이오.”

“즉위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가는 것이라면 나처럼 배첩을 받고 가는 것입니까?”

“아니요, 전장주가 받은 배첩은 내가 보낸 것이오.”

“그..그럼 혹시 소교주에 즉위하는 것입니까?”

“그렇소. 나는 천마 염무상의 유일한 전인이오.”


털-썩!


“소교주님을 뵙습니다.”


황금만은 황왕상의 목덜미를 누르며 엎드렸다.


“일어나시오.”


황금만과 황왕상이 일어났다.


“황왕상! 너는 마교의 소교주인 나를 능멸했다. 내 몸종이 되겠느냐? 아니면 이곳에서 몸이 터져 죽겠느냐?”

“모..몸종이 되겠습니다.”


준하의 귀기가 가득한 눈과 마주친 황왕상은 얼른 허리를 숙이고 대답했다.


“황전장주! 들었소?”

“예, 소교주님! 부디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스스로 껍질을 깨고 나와 제일전장의 그릇이 된다면야 굳이 죽일 이유가 있겠소?”


두두두두!

두 사람이 대화하는 사이 수많은 인마가 나타나 달려왔다.

황금만과 황왕상은 놀라 준하의 뒤로 섰다.

준하의 이십 장 전방에 말들이 멈춰섰다.


“모두 말에서 내려라.”


말 등에서 사람들이 내렸다.


“주군을 뵙습니다.”

“추-웅!”


선두에 선 사람이 허리를 숙이며 말하자 뒤로 도열한 사람들이 큰소리로 외쳤다.


“왕대주! 본 지 얼마나 됐다고 마중을 나왔어?”


말을 타고 달려온 사람은 바로 천마대주 왕수량이었다.


“송구합니다. 주군! 치운다고 치웠는데 민가에 숨어있는 초적들까지는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왕수량의 손에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임독곤의 머리가 들려있었다.


“인명은 재천인가? 오늘 밤 초원에는 굶주린 늑대들이 많이 모여들겠어!”


준하가 혼자 말하듯 중얼거리며 마차로 가자 왕수량은 얼른 말고삐를 잡았다.


“속하가 모시겠습니다.”


준하가 마차에 오르자 마차는 천산을 향했다.


“아버님! 여기서 호남성으로 도망가려고 하면 죽겠지요?”

“저기 마부석에 앉아 마차는 모는 사람은 천마대의 대주 왕수량이다.”“저 사람이 왕수량이라고요?”

“그래! 설사 네가 호남성의 장사로 도망간다고 해도 어디로 숨겠느냐? 네 자리를 비워두고 기다릴 테니 소교주의 밑에서 큰 그릇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생각하고 그냥 가자.”


황금만과 황왕상이 마차에 타자 한 명 남은 제일전장의 무인이 마차를 몰았다.


****


천산 입구,

구름을 두른 천산을 뒤로 한 고루거각의 지붕들이 장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고 그 앞으로 수석장로 북뢰를 비롯해 장로원의 장로들과 이미 은퇴한 전대의 거마들이 준하는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시오, 소교주!”


앞으로 나선 북뢰가 마차에서 내리는 준하를 반겼다.


“처음 뵙겠습니다. 위겸이라 합니다.”


준하는 포권한 채 장로들과 거마들을 향해 허리를 살짝 숙였다.


“허허허! 천년 마교사에 가장 잘 생긴 외모로다!”


원로원주인 사마강이 준하의 외모를 보며 감탄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로원주님!”


두 사람이 말을 주고받는 사이,


“소교주님이 타실 가마를 대령해라.”


북뢰가 뒤를 돌아보며 큰소리로 외쳤다.

휘-익 착!

사인교(四人轎)를 맨 네 명의 무인들이 날아와 준하 앞으로 떨어져 내렸다.


“승상아! 그만 나와 여기 계신 어른들께 인사를 올려라.”


준하는 마차 문을 열고 양승상을 불렀다.


“이 아이는 제 제자입니다.”


준하가 양승상을 소개했다.


“저는 양승상이라 합니다.”

“오! 진정 우리 교인다운 외모로다!”


양승상에게 다가온 사마강이 말했다.


“사부님! 교인다운 외모가 무슨 뜻입니까?”


양승상이 준하에게 물었다.


“강인하게 생겼다는 뜻이다.”


준하는 대답하면서 사마강의 얼굴을 보았다.

‘동병상련인가? 승상의 얼굴에 수염만 있으면 딱 원로원주야!’

사마강과 양승상의 외모는 친척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매우 닮아있었다.


“승상아! 사부는 가마를 타야 하니 너는 마차를 타고 와야 한다.”

“예!”


준하의 말에 양승상은 겁먹은 얼굴로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허허! 승상아! 너는 내가 업고 가마. 이 할아비에게 업혀라.”


양승상에게 다가간 사마강이 등을 보이며 쭈구려 앉았다.

양승상이 준하는 바라보았다.

준하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양승상이 사마강의 등에 업히자 준하는 가마에 앉았다.

휙!

허공으로 떠오른 사인교는 천산을 향해 날아오르자 마교의 고수들도 그 뒤를 따라 허공을 날았다.


“아버님! 모두 갔습니까?”


마차 바닥에 엎드려 있던 황왕상이 황금만에게 물었다.


“조용한 것 같으니 문을 열어보마.”


황금만은 긴장한 얼굴로 마차 문을 열었다.


“모두 갔냐?”


황금만은 마부석에 있는 제일전장의 무인에게 물었다.


“예, 전장주님! 마교의 어마어마한 고수들이 소교주를 영접해 올라갔습니다.”

“우리도 그만 가자.”


마차가 출발하자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황왕상이 마차의 창문을 열었다.


“휴-우! 답답해 죽는 줄 알았네!”


황금만의 마차는 대리석이 깔린 길을 따라 천산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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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101. 연지소 24.06.26 7 0 12쪽
100 100. 태금산 24.06.25 8 0 11쪽
99 99. 만수충조 24.06.25 10 0 11쪽
98 98. 천철도 24.06.24 11 0 12쪽
97 97. 포달랍궁 24.06.24 14 0 11쪽
96 96. 무림 왕 2 24.06.23 13 0 12쪽
95 95. 취개 24.06.23 18 0 12쪽
94 94. 공동파 24.06.22 16 0 12쪽
93 93. 흑금상단 24.06.22 18 0 12쪽
92 92. 천지 24.06.21 19 0 12쪽
91 91. 인왕채 24.06.21 17 0 12쪽
90 90. 무림 왕 24.06.20 19 0 12쪽
89 89. 영락제 3 24.06.20 19 0 12쪽
88 88. 영락제 2 24.06.19 22 0 12쪽
87 87. 영락제 24.06.19 26 0 12쪽
86 86. 준하의 함정 24.06.18 25 0 12쪽
85 85. 요련화의 실종 24.06.18 24 0 12쪽
84 84. 사동척 24.06.17 26 0 12쪽
83 83. 하오문주 요련화 2 24.06.17 27 0 12쪽
82 82. 하오문주 요련화 24.06.16 28 0 12쪽
81 81. 공동파 24.06.16 30 0 11쪽
80 80. 혁련광의 죽음 24.06.15 32 0 12쪽
79 79. 이별 24.06.15 3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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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77. 북화영 2 24.06.14 30 0 12쪽
76 76. 북화영 24.06.13 3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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