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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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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연재수 :
1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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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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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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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99. 만수충조

DUMMY

몽골 들소는 추운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등에서 난 털이 다리까지 덮고 있었다.

‘털이 휘날리는 것이 꼭 초원을 달리는 수사자 같다.’

입에 거품을 문 들소는 충혈된 눈으로 아래쪽을 응시했다.

바로 늑대들이 은신하고 있는 곳이다.

들소가 머리를 흔들었다.

붕-붕!

그러자 두 개의 뿔에서 창법(槍法)으로 유명한 양가장의 고수가 쌍창을 돌리는 듯한 공기 가르는 소리가 났다.

크-르-릉!

몸을 일으킨 우두머리 늑대가 털을 곤두세웠다.

퍽-퍽!

들소의 무시무시한 발굽이 천산의 언 땅을 팠다.

‘저건 늑대들에게 보내는 선전포고다.’

피식자에서 맹수로 돌변한 들소였다.

그걸 본 우두머리 늑대가 이빨을 드러내며 몇 걸음 전진했다.

‘저건 들소를 피식자로 여긴다는 일종의 도발이다.’

흥미로운 광경에 준하는 자기도 모르게 몇 걸음 앞으로 갔다.

크-르-릉!

낯선 침입자를 느꼈는지 머리를 돌린 우두머리 늑대가 준하에게 이빨을 드러냈다.

준하는 우두머리 늑대를 향해 몸에 있는 늑대들의 체취를 흘렸다.

그러자 우두머리 늑대의 눈은 들소로 향했다.

사-사-삭!

예리한 준하의 청각에 기척을 숨긴 채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바로 아홉 마리의 늑대가 들소를 포위하는 소리였다.

곧이어 위에서 들소를 쫓던 늑대들이 합세했다.

우두머리 늑대의 움직임만 보고 있는 들소는 자신의 퇴로가 막혔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두 마리의 맹수는 서로 상대의 눈을 쳐다보았다.

‘이대로 계속 대치만 하다 끝날까?’

생명을 거는 현장에서 준하는 무료함을 느꼈다.

준하의 마음을 아는지 천산의 정상에서 찬바람이 내려왔다.

잔설을 동반한 채,

바람에 날려온 잔설은 들소와 우두머리 늑대의 몸을 훑었다.

휙!

들소가 서늘함을 느꼈는지 몸을 돌려 도망가려다가 다시 몸을 돌렸다.

그제야 자신이 함정에 빠진 것을 안 것 같았다.

컹!

우두머리 늑대의 입이 들소의 허벅지를 물었다.

‘저건 꼬집은 정도일 것 같은데!’

우두머리 늑대의 입에 비해 들소의 다리는 너무 거대했다.

들소가 다리를 털어 우두머리 늑대를 뿌리치려는 순간 다른 늑대들이 들소의 몸을 물어 아래로 당기고 있었다.

그런 모습으로 일다경이 흘렀다.

쿵 털-썩!

늑대들의 힘에 거대한 들소가 쓰러졌다.

자리를 옮긴 우두머리 늑대는 들소의 목을 물어 숨통을 끊었다.

‘나도 합세해 볼까?’

준하는 몸에 있는 늑대들의 체취를 풍기며 들소가 쓰러진 곳으로 갔다.

크-르-릉!

우두머리 늑대가 준하에게 경고를 보냈다.

캬-르-르!

준하는 늑대들이 내는 소리를 내며 더 강한 체취를 우두머리 늑대를 향해 풍겼다.

그러자 우두머리 늑대가 뒤로 물러났다.

그걸 본 다른 늑대들도 뒤로 물러났다.

준하는 들소 옆에 앉아 우두머리 늑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끄-으-으!

우두머리 늑대는 낮은 포복으로 다가와서 준하의 손을 핥았다.

‘나를 자기들의 우두머리로 인정했다.’

끄-으-으!

준하는 다른 늑대들에게 우두머리 늑대가 낸 소리를 냈다.

그러자 늑대들은 준하에게 다가와 몸을 뒤집어 배를 내보였다.

준하를 자신들의 우두머리로 인정한다는 의미였다.

준하는 늑대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뒤 양승상이 있는 곳으로 왔다.

‘천마서고에서 본 만수충왕(萬獸蟲王)의 비급을 보고 미친놈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겠어!’

준하는 양승상의 수련이 끝나자 천마서고로 갔다.

‘와! 이 비급만 익히면 동물은 물론 곤충까지 조종할 수 있겠어.’

만수충조(萬獸蟲祖)!

만수충왕의 비급이다.

늑대들과 교감을 해본 준하는 만수충조을 읽으며 만수충왕의 동물 조종술에 깊이 빠졌다.

‘내공으로 동물들이 대화하는 주파수와 곤충들이 서로 소통하는 물질을 풍길 수 있다니? 만수충왕은 이 시대의 빌 게이츠다.’

준하가 양승상을 지도하며 만수충조을 익힌 지 한 달이 지났다.

양승상은 폐관 수련을 위해 수련실로 들어갔다.

할 일이 없어진 것이다.

그래서 준하는 늑대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삐-이!

내공을 끌어올린 준하는 입술을 모아 소리를 냈다.

그러자 멀리 떨어져 있는 늑대들이 준하를 향해 달려와 꼬리를 흔든 뒤 배를 보였다.


‘삐-삐! 오늘은 사냥 안 해?’

-끄-으-응!


준하의 주파수 소리에 늑대들이 소리를 냈다.

‘끄-으-응 먹잇감이 없다는 뜻이다.’

준하는 가지고 온 고깃덩어리를 늑대들에게 주었다.

어미 늑대가 새끼 늑대들에게 먹잇감을 토해낸 것처럼,

준하의 다리에 몸을 비빈 늑대들은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이젠 곤충들하고 교감을 해봐야겠다.’

늑대들을 쓰다듬어 준 준하는 바위가 있는 곳으로 갔다.

바위 밑은 큰 개미굴이 있는 곳이다.


-여기 밥이 있다.


준하의 몸에서 개미들만 맡을 수 있는 물질이 배출되었다.

그러자 저기 저기의 개미굴에서 수많은 개미가 나와 준하에게 갔다.

준하는 견과류를 잘게 부수어 개미들에게 주었다.


-고마워!


개미가 몸에서 고맙다는 뜻의 화학물질이 배출되었다.

개미와 교감한 준하는 동물과 곤충들을 찾아다니며 더 많은 교감을 나눴다.

며칠이 지났다.

‘천산의 계곡에도 사금이 나온다고 하던데 개미들에게 먹이를 주고 사금을 모으라고 하면 모을까?’

바위 근처로 간 준하는 잣을 꺼내 손가락으로 비비며 몸에서는 화학물질을 배출했다.

그러자 물질 냄새를 맡은 개미들이 굴에서 나왔다.


-계곡으로 가서 이런 것을 주워 오면 먹이를 더 많이 줄게.


준하는 화학물질을 배출하며 잣가루 주변에 금가루를 뿌렸다.

개미 한 마리가 금가루를 물고 높이 들었다.


-모두 봤지?


금가를 문 개미가 동료 개미들에게 묻는 것 같았다.

개미들이 모두 앞발을 들었다.


-계곡에서 본 것 같은데 먹이를 나른 후 모두 계곡으로 가자


잣가루를 모두 굴로 옮긴 개미들은 굴에서 나와서 계곡으로 갔다.

‘금방 부자가 되겠다.’

수많은 개미가 사금을 물어 나르자 준하의 발밑에는 사금가루가 쌓였다.

준하는 매일 견과류를 가지고 계곡으로 나왔다.

‘이 견과류 값은 철전 열 닢인데 이걸 받은 개미들이 다섯 냥 정도의 사금을 모으니 엄청나게 많이 남는 장사다!’

준하가 사금을 모은 지 두 달이 지났다.

‘이 정도 시간이면 개미들과 신뢰가 쌓였으니 개미들을 불러 모두 내 몸 위로 올라오게 할까?’

계곡에 누운 준하는 화학물질을 배출하기 시작했다.


‘빨리 계곡으로 가서 사부님께 자랑해야겠다.’

월영검법을 십 이성 완성한 양승상 폐관 수련실을 나와 준하가 있는 계곡으로 갔다.

‘헉! 저게 뭐야?’

누워있는 준하를 본 양승상은 염무상이 있는 태상 교주전으로 달려갔다.


“태..태사부님! 큰일 났어요!”

“큰일이라니?”

“사부님이 이상해요!”

“네 사부가 왜?”

“개미들이 몸을 뜯어먹게 해주고 혼자 무슨 말을 중얼거려요.”

“빨리 가보자.”


양승상의 손을 잡은 염무상은 몸을 날려 계곡으로 갔다.

‘헉! 승상의 말이 정말인가?’

준하의 얼굴과 몸 위로 수많은 개미가 새까맣게 쌓여 있었다.

놀란 염무상이 몸을 날리려는 순간 누워있던 준하가 서서히 몸을 세웠다.

개미들이 준하의 몸에서 내려왔다.


“겸아! 뭐한 것이냐?”

“개미들과 대화하고 있었어요.”

“만수충왕의 만수충조를 익힌 것이냐?”

“예, 사부님! 그런데 여기까지는 왜 오셨어요?”

“승상이 때문에 왔다.”

“승상이가 왜요?”

“네가 미친 것 같다고 하더라.”

“아니에요, 사부님! 저는 절대 미쳤다고 하지 않았어요.”


양승상이 볼멘소리로 말하며 한쪽으로 갔다.


“겸아! 어째 네 제자는 클수록 정도 쪽보다는 우리 마교 쪽 얼굴로 험악하게 변해가는 것이냐?”


척박한 환경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교도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우락부락했다.

준하가 대답하려는 순간,


“태사부님! 다 들려요!”


양승상의 삐진 목소리가 들렸다.


“승상아! 태사부님께서는 네가 환골탈태하여 얼굴이 변하길 바라는 의미에서 하신 말씀이다.”


준하가 달래듯 말했다.


“사부님! 환골탈태는 수련실에서 두 번이나 했단 말이에요. 그래도 절대 안 변해요.”


양승상이 울 듯한 표정을 짓자 준하와 염무상은 고개를 숙였다.

웃음을 참기 위해서였다.


‘풉! 저 표정이면 무조건 개그맨 공채 시험에 합격한다.’


“승상아! 그래서 네가 더 남자다워졌구나!”


염무상이 준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푸-하하하!”


염무상의 표정에 준하는 웃음을 참지 못해 웃고 말았다.


****


교주전 입구에 허름한 행색의 교도들이 줄을 섰다.

준하가 쌀을 나눠주기 때문이다.

‘이 많은 쌀은 1kg도 안 되는 견과류와 바꾼 것이다.’

교도들이 준하에게 받아간 쌀은 100가마가 넘었다.

‘오늘은 날씨가 안 좋은 것 같은데 개미들을 쉬게 할까?’

하늘은 보니 짙은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개미들도 내가 주는 먹이를 기다릴지 모르니 오늘은 개미굴 앞에 먹이만 주고 오자.’

천산으로 올라간 준하는 개미굴 앞에 잘게 부순 견과류를 놓았다.

고소한 냄새가 개미들이 나와 견과류를 물고 들어갔다.


-오늘은 비가 올 것 같으니 일하지 않아도 된다.

-비가 오려면 아직 멀었어.


준하의 화학물질에 개미들이 대답하는 화학물질을 배출했다.

‘한 시진만 지켜보다가 일을 멈추게 해야겠다.’

개미들이 사금을 찾아 준하 발밑에 쌓기 시작했다.

‘첫날과 비교하면 찾는 속도가 엄청 빨라 졌어!’

사금의 양을 확인한 준하는 하늘을 보았다.

개미들의 표현처럼 비는 내리지 않았다.

휘-이-익!

멀리 먹구름이 있는 쪽에서 돌풍이 불기 시작했다.

툭!

준하의 이마로 빗방울이 떨어졌다.

빗방울을 확인한 준하는 얼른 화학물질을 배출했다.

그러나 거센 돌풍은 준하가 배출한 화학물질을 천산의 정상 쪽으로 날려버렸다.

툭-툭 퍽-퍽!

잦은 빗방울은 우박으로 변했다.

돌풍이 검은 먹구름을 빠른 속도로 밀고 왔다.

그리고 천산의 냉기로 인해 우박으로 변한 것이다.

내공을 끌어올린 준하는 팔을 벌려 호신막을 펼쳤다.

준하의 호신막은 개미들이 다니는 길을 덮었다.

쿠-르-르 쿠-쿵!

번개가 치기 시작했다.

‘사람에게는 따끔거릴 정도의 우박이지만 개미에게 우박은 죽음을 내리는 대재앙이다.’

퍽-퍽!

땅으로 떨어진 우박은 작은 진동을 만들어 냈다.

사람들은 느끼지 못할 작은 진동,

그러나 개미들이 느낀 진동은 본능이 마비될 정도로 컸다.

질서 정연하게 움직이던 개미들이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준하는 안타까운 마음에 팔을 더 크게 벌렸다.

우-르-릉 쿵-쿵!

멀리 하늘에서 생긴 번개는 준하에게 향했다.

‘천하제일인에게 번개는 아무것도 아니지.’

펑!

번개는 준하의 가슴을 때렸다.

그러자 준하의 왼손에 박혀 있던 운석 반지는 손에서 빠져나와 가슴에 박혔다.

슉-착!

준하는 가슴을 내려다보았다.

‘헉! 천철도의 뚫린 구멍에 박혔다.’

양팔을 크게 벌린 준하의 앞섬은 벌어져 있었고 가슴 안에 있던 천철도가 노출되었었다.

그러자 땅으로 향하던 번개는 방향을 틀어 천철도를 때렸고 그 순간 무슨 이유인지 반지는 손바닥을 빠져나와 천철도에 박혔다.

준하는 궁금했다.

‘내가 내공을 거두면 많은 개미가 죽게 된다.’

준하는 우박이 멈추길 기다렸다.

일다경이 지나자 우박이 멈췄다.

그러자 개미들은 일렬로 줄지어 개미굴로 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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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103. 회귀 24.06.27 13 0 12쪽
102 102. 회귀를 준비하다 24.06.26 14 0 12쪽
101 101. 연지소 24.06.26 13 0 12쪽
100 100. 태금산 24.06.25 15 0 11쪽
» 99. 만수충조 24.06.25 15 0 11쪽
98 98. 천철도 24.06.24 16 0 12쪽
97 97. 포달랍궁 24.06.24 19 0 11쪽
96 96. 무림 왕 2 24.06.23 17 0 12쪽
95 95. 취개 24.06.23 21 0 12쪽
94 94. 공동파 24.06.22 20 0 12쪽
93 93. 흑금상단 24.06.22 21 0 12쪽
92 92. 천지 24.06.21 23 0 12쪽
91 91. 인왕채 24.06.21 21 0 12쪽
90 90. 무림 왕 24.06.20 23 0 12쪽
89 89. 영락제 3 24.06.20 26 0 12쪽
88 88. 영락제 2 24.06.19 27 0 12쪽
87 87. 영락제 24.06.19 29 0 12쪽
86 86. 준하의 함정 24.06.18 28 0 12쪽
85 85. 요련화의 실종 24.06.18 29 0 12쪽
84 84. 사동척 24.06.17 30 0 12쪽
83 83. 하오문주 요련화 2 24.06.17 31 0 12쪽
82 82. 하오문주 요련화 24.06.16 32 0 12쪽
81 81. 공동파 24.06.16 33 0 11쪽
80 80. 혁련광의 죽음 24.06.15 35 0 12쪽
79 79. 이별 24.06.15 38 0 12쪽
78 78. 철마련의 련주 혁련광 24.06.14 3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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