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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28 06:00
연재수 :
10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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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수 :
555,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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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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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1. 공동파

DUMMY

척맹린은 자기도 모르게 앞으로 손을 모았다.


“철마련을 뒤져 여자와 어린애들은 제외하고 개새끼는 물론 풀뿌리 하나까지 모두 죽여라.”

“존-명!”


준하의 명을 들은 왕수량과 십 인의 천마철혈대는 나타날 때와 마찬가지로 다시 허공 속으로 스며들었다.


“원하진인! 아직도 돈 받고 제자들을 들이나?”


준하는 왕수량과 천마철혈대가 스며든 허공을 보며 물었다.


“갈! 아무리 피가 튀기는 전장 같은 곳이지만 엄연히 무림의 배분은 존재한다.”

“방금 무림의 배분을 말했나?”

“...,”


준하의 물음에 입을 닫은 원하진인은 척맹린을 바라보았다.


“나는 이대 천마이신 염무상 어른의 하나뿐인 직전 제자다. 현재 무림에는 내 사부님을 제외하고 나보다 더 높은 배분을 가진 이는 없다.”

“염무상 어른께서 아직 등선하지 않았소?”


원하진인이 물었다.


“원하진인! 대화의 본질을 벗어나기 위해 살아계신 내 사부님의 등선을 운운하지 마라.”


준하는 원하진인을 노려보며 대답했다.

.

.

잔설이 내리는 철마련의 연무장에는 정적이 흘렀다.

준하의 손을 떠난 만검이 철마련의 창고로 보이는 벽 앞에서 멈췄다.

웅-웅!


“지금 나와라! 나오지 않으면 죽는다.”


척맹린과 공동파의 도사들은 허공에 떠 있는 만검을 주시했다.

‘저건 이기어검이다!’

척맹린은 도사 복의 긴 소매 안으로 자신의 떨리는 양손을 숨긴 채 주먹을 쥐었다.

부-시-럭!

창고로 미처 들여놓지 못한 물품 속에서 한 사람이 나왔다.

바로 철마련의 총관 요진뇌였다.

‘헐! 갑자기 안 보인다 했더니 저곳에 숨어있었군!’

원하진인은 요진뇌의 기민함에 혀를 내둘렀다.

원래 요진뇌는 원하진인의 곁에 앉아 있다가 준하가 나타나자 조용히 사라진 인물이었다.


“넌 이미 단전이 파괴되었다.”

“헉! 언제?”


준하의 말에 요진뇌는 내공을 끌어올려 보았다.

털-썩!

자신의 단전이 깨진 것을 확인한 요진뇌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내가 불러준 문파에 철마련의 이름으로 전서구를 날려라. 날리고 나면 내가 다시 단전을 붙여 주겠다.”

“예, 교주님! 명을 따르겠습니다.”


준하는 마도 문파의 이름을 불렀다.


“내가 문파들의 경계에 들어서면 모든 문파는 문파의 입구로 나와 부복한 채 나를 맞으라고 해라. 그렇지 않으면 이곳 철마련처럼 사람은 물론 풀 한 포기도 남겨놓지 않겠다는 말과 함께.”

“예, 교주님!”


요진뇌는 문파의 수에 맞춰 서신을 쓰기 시작했다.


-“장문인! 깨진 단전을 다시 붙일 수 있습니까?”


원하진인이 척맹린에게 전음으로 물었다.


-“마교의 교주이니 가능할지도 모르겠소.”


푸-드-득!

요진뇌을 손을 떠난 전서구들이 날아올랐다.

마지막 한 마리가 날아오르자 요진뇌는 준하를 바라보았다.

‘이재(理財)에 밝은 놈이다! 마음도 모질지 않고,’

준하는 요진뇌를 향해 쌍장을 뻗었다.

두-둥-실!

요진뇌의 몸이 떠올라 준하에게 갔다.

‘허공섭물로 총관의 몸을 당겼다!’

척맹린과 원하진인은 놀란 눈으로 준하를 바라보았다.

탁-탁!

준하는 자신에게 끌려 온 요진뇌의 몸을 두드렸다.


“네 단전은 회복됐다.”

“..예, 교주님!”


요진뇌는 서둘러 내공을 끌어올려 보았다.


“감사합니다. 교주님!”


밝은 표정으로 변한 요진뇌가 준하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너는 가족들을 데리고 호북성 형주의 흑금회로 가서 부회주 양부충을 만나라.”

“왜..?”


다시 사색이 된 요진뇌가 물었다.


“흑금회는 내가 만든 곳으로 널 그곳의 총관으로 쓰기 위함이다.”

“정말 감사합니다. 교주님! 지금 철마련을 나가 가족들을 데리고 형주로 떠나겠습니다.”


‘호북성 형주의 흑금회라! 뭐 하는 곳인지 모르지만, 알아보고 우리 공동과의 접점을 찾아야겠어.’

준하의 말을 온전히 들은 척맹린은 속으로 흑금회를 되뇌었다.

준하를 향해 허리를 숙인 요진뇌가 서둘러 철마련을 나갔다.

‘천하제일인이 세운 흑금회라! 이제 입신양명하여 금의환향할 일만 남았다!’

철마련을 나온 요진뇌는 준하가 있는 곳을 향해 다시 허리를 숙인 뒤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준하는 서쪽 하늘에 걸린 해를 보았다.

자신을 따라 왕수량과 천마철혈대가 철마련으로 들어온 지 대충 한 시진이 지났다.


“왕노(王奴)! 그만 돌아간다.”


따각-따각!

황왕상이 모든 사두마차가 철마련으로 들어왔다.

‘헉! 무시무시하게 넓은 몸집이다! 만압층층공(萬壓層層功:몸속의 지방을 이용하는 무공)을 익힌 외공의 고수인가?’

마부석에 앉은 황왕상을 본 척맹린과 공동파의 도사들은 황왕상에게도 전율과 공포를 느꼈다.

‘이백 명이 넘는 철마련의 무인들은 교주를 포함해 열두 명의 마교 고수들에게 한 식경도 되지 않아 모두 전멸당했다. 과연 과거의 무림맹이라면 가능한 일일까? 무림맹의 전 무력대를 동원해도 불가능한 일이다. 휴-우! 이제 향후 중원 무림은 마교 교주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우리도 빨리 철마련을 나가 하오문을 통해 흑금회에 대해 알아보고 빨리 대처하는 것이 낫겠어!’

준하가 탄 마차가 떠나자 척맹린은 공동파의 도사들을 향해 떠나자며 손짓했다.


****


철마련을 나온 마차는 광동성의 성도 광주에 도착했다.


“황노! 마차의 속도를 줄여라.”

“예, 주인 나리!”


따각-따각!

광주의 외곽 관도에는 광주로 향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허-헉!”


황왕상은 허공에서 나온 왕수량을 보고 낮은 비명을 질렀다.


“이제 적응할 때도 되지 않았냐?”

“다음에는 놀라지 않겠습니다.”

“그 말만 해도 백 번은 들은 것 같다.”


왕수량은 마차의 창문 쪽으로 갔다.


“저-어 주군! 궁금한 것이 있어서 불충을 각오하고 왔습니다.”


왕수량이 어렵게 말을 꺼냈다.


“궁금한 것하고 불충이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래? 물어봐.”

“예, 주군! 제가 궁금한 것은 주군께서 철마련의 총관 요진뇌의 깨진 단전을 다시 붙여 주셨는데 저도 그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까?”

“하하하! 왕대주! 내가 바닷가에 있는 바위에 술병을 던졌다고 가정하자. 술병은 깨졌고 술은 모래밭으로 스며들었어. 그런데 내가 모래밭에 스며든 술을 찾아내 술병을 붙여 다시 담을 수 있겠어?”

“그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려운 것이 아니라 불가능한 일이지.”

“그럼 요진뇌의 깨진 단전은 어떻게 된 일입니까?”

“요진뇌의 단전은 처음부터 깨지지 않았다. 우리들의 무위에 놀란 공동파의 도사들은 순간적으로나마 판단력이 흐려져 내 말을 믿은 것이다.”


준하의 대답에 왕수량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다.


“주군! 저는 판단력이 흐려져 있지 않았는데 주군의 말씀을 믿었습니다.”

“그 점은 나도 고맙게 생각한다!”

“예?”

“나는 네가 내 말을 믿어준 것을 충성심으로 본다는 뜻이야.”

“가..감사합니다. 주군!”


마부석에 앉은 황왕상은 두 사람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내가 우리 전장으로 복귀하면 왕대주같은 충성스러운 수하를 만날 수 있을까? 아니다. 왕대주의 충성은 교주의 포용력으로 인한 것이다.’

마부석에서 몸을 돌린 황왕상은 마차의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준하의 잘생긴 얼굴을 보았다.

‘포용력보다 저 잘생긴 얼굴 때문인가? 큭-큭!’

황왕상은 혼자 히죽거리며 기지개를 켰다.

마차가 광주에 도착했다.

객잔으로 들어간 준하는 모두 목욕을 하게 했다.


“왕대주! 이게 뭐냐?”


준하는 왕수량의 안내로 따로 차려진 탁자를 보고 물었다.


“주군의 식사입니다.”

“그러니까 내 말은 왜 따로 차렸냐는 것이야?”

“태상 교주님도 안 계시는데 누가 교주님과 겸상할 수 있겠습니까?”

“야, 왕대주! 우리는 같은 교도들이다. 다들 같이 앉으라고 해, 황노도 여기 앉으라고 하고.”

“예, 주군!”


잠깐 망설이던 왕수량이 천마철혈대와 황왕상을 데리고 왔다.


“배고프지? 모두 앉아. ”

“예, 교주님!”

“예, 주인 나리!”


쭈뼛거리며 왕수량의 눈치를 보던 천마철혈대와 황왕상이 자리에 앉았다.

왕수량이 주문했던 요리들이 천마철혈대와 황왕상 앞에 놓였다.

준하는 천마철혈대와 황왕상의 요리를 확인했다.


‘모두 싼 요리구나!’

“왕대주는 가서 주인에게 큰 그릇을 달라고 해.”

“예, 주군!”


계산대로 간 왕수량이 큰 함지박을 든 주인과 함께 왔다.


“나에게 주시오.”


자신 앞에 함지박을 놓은 준하는 자신의 요리를 함지박 안에 쏟았다.


“거기 있는 요리도 모두 이곳에 쏟아라.”


준하의 기행에 놀란 주인과 주루 안의 사람들은 준하를 보고 있었다.


“주..주군!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습니까?”


사색이 된 왕수량이 물었다.


“대답은 잠시 후에 해줄게.”


준하는 긴 나무젓가락으로 요리들을 섞기 시작했다.


“왕후장상(王侯將相) 영유종호(寧有鍾乎)라는 말을 아는 사람?”


준하의 질문에 황왕상이 손을 들었다.


“예, 주인 나리! 소인이 알고 있습니다.”

“말해봐.”

“왕후장상의 씨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신분은 운이나 노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황왕상의 말이 끝나자, 왕수량과 천마철혈대는


-“돼지 새꺄! 우리가 몰라서 말을 안 했겠냐?”


라는 뜻을 담은 눈 화살이 황왕상에게 향했다.


“그래! 여기 앉은 우리는 모두 한 식구다. 모두 직급은 나누어져 있어도 최소한 먹는 것만큼은 직급을 나누지 말자. 알았나?”

“추-웅!”

“자! 모두 술잔을 비운다.”


사람들이 술을 비우는 동안 준하는 함지박 안의 요리를 담아 한 사람씩 건네주었다.

고개를 끄덕인 주인은 계산대 쪽으로 가면서 무인으로 보이는 사람 앞에 멈춰섰다.


“협사님! 저기 젊은 남자가 누굽니까?”

“잘은 모르겠소만 천마대의 대주 왕수량이 주군이라고 할 정도면 신임 교주가 아닐까 싶소.”

“교..교주님이요?”

“그렇소.”


주인은 자신도 모르게 가슴 앞으로 손을 모아 준하를 향해 고개를 숙인 뒤 계산대로 갔다.

식사가 시작되었다.

준하는 식사 도중 전낭 속에서 은자 한 잎을 꺼냈다.


“황노! 이건 내가 주는 당과 값이다.”

“감사합니다. 주인 나리!”


준하는 광주에 도착하여 객잔으로 오는 동안 황왕상이 노점의 당과를 보면서 침을 삼키는 것을 보았었다.

‘은자 한 잎이면 당과가 백 개다. 양껏 먹어야지!’

식사가 끝나자 황왕상은 왕수량에게 몇 마디 말을 건네고 주루를 나왔다.

노점을 향해 힘있게 걸어가는 황왕상의 뒤 모습이 이 층 객방에 있는 준하의 눈에 보였다.

‘한국의 재벌 이세라면 살을 빼려고 난리일 텐데 이곳은 중원이라 아무 걱정도 않는구나!’

침상에 발을 걸치고 엎드린 준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시간은 자시(23:00~01:00) 초

‘누가 제일전장의 후계자라는 것을 알고 납치한 것일까?’

준하는 황왕상이 돌아오지 않자 객잔을 나와 황왕상의 흔적을 따라 걸었다.

‘이곳에서 당과를 먹으며 꽤 오랜 시간 머물렀다가 저쪽으로 갔어!’

준하는 시전을 따라 걷다가 황왕상의 흔적이 끊어진 곳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여긴 전병 가게인데 당과를 먹고 왜 이곳으로 왔을까?’

휙!

전병 가게의 지붕으로 올라간 준하는 내공을 끌어올려 내공을 그물로 만들어 사방으로 뻗어 나가게 했다.

암흑으로 가득한 공간을 준하는 내공 그물이 촘촘하게 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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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2. 이별을 준비하다 24.06.26 2 0 12쪽
101 101. 연지소 24.06.26 6 0 12쪽
100 100. 태금산 24.06.25 8 0 11쪽
99 99. 만수충조 24.06.25 9 0 11쪽
98 98. 천철도 24.06.24 10 0 12쪽
97 97. 포달랍궁 24.06.24 14 0 11쪽
96 96. 무림 왕 2 24.06.23 13 0 12쪽
95 95. 취개 24.06.23 18 0 12쪽
94 94. 공동파 24.06.22 15 0 12쪽
93 93. 흑금상단 24.06.22 17 0 12쪽
92 92. 천지 24.06.21 18 0 12쪽
91 91. 인왕채 24.06.21 17 0 12쪽
90 90. 무림 왕 24.06.20 18 0 12쪽
89 89. 영락제 3 24.06.20 19 0 12쪽
88 88. 영락제 2 24.06.19 22 0 12쪽
87 87. 영락제 24.06.19 26 0 12쪽
86 86. 준하의 함정 24.06.18 25 0 12쪽
85 85. 요련화의 실종 24.06.18 23 0 12쪽
84 84. 사동척 24.06.17 26 0 12쪽
83 83. 하오문주 요련화 2 24.06.17 27 0 12쪽
82 82. 하오문주 요련화 24.06.16 28 0 12쪽
» 81. 공동파 24.06.16 29 0 11쪽
80 80. 혁련광의 죽음 24.06.15 31 0 12쪽
79 79. 이별 24.06.15 35 0 12쪽
78 78. 철마련의 련주 혁련광 24.06.14 30 0 11쪽
77 77. 북화영 2 24.06.14 30 0 12쪽
76 76. 북화영 24.06.13 2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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