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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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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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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5,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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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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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5. 취개

DUMMY

다음 날,

날이 밝자 공동파의 장로들은 의사청으로 가서 비상사태가 벌어졌다며 다른 문파의 대표들이 오길 기다렸다.

제일 먼저 의사청으로 들어온 사람은 황보숭이었다.


“황장로! 우리 장문인께서 우리의 인사를 받다가 갑자기 먼지가 되어 사라지고 원하진인은 몸이 터져 죽었소이다.”


공동파의 장로 중 한 사람이 말했다.


“척장문인이 먼지가 되고 원하진인이 귀천하다니? 이곳 제남은 무림맹이 있는 곳이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이오?”

“주..주루에서 그런 일이 있었소.”

“주루라면 어딜 말하는 것이오? 내가 우리 세가의 무인들을 이끌고 가서 조사해 보겠소.”


그때 의사청 문이 열리고 준하가 들어섰다.


“제남에서 가장 비싼 사월 기루가 언제 주루로 바뀌었소?”


준하의 말에 황보숭이 뒤를 돌아보았다.


“맹주! 오셨소? 그런데 사월 기루가 무슨 말씀이오?”

“예, 황장로님! 먼저 인사부터 드려야 하는데 사안이 사안인 만큼 정황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 사이에 인사는 무슨? 뭐 보신 것이 있소?”

“사월 기루의 별실에서 기녀의 가슴을 풀어 해치고 대가리를 처박고 있던 척맹린과 원하진인이 본 맹주에게 말하길 기녀의 가슴에서 천상의 맛을 봤으니 천상으로 올라가 살아야겠다고 하더이다. 이게 그 증표입니다.”


준하가 척맹린의 염주를 내밀었다.


“헉!”

“매..맹주가 우리 장문인과 장로를 죽였소?”


공동파의 장로가 물었다.


“내가 죽인 것을 봤나?”

“고개를 숙인 상태라 보지 못했소.”

“보지 못했으면 나처럼 증거라도 가지고 왔어야지? 썩어빠진 공동파는 오늘 탈퇴서를 제출하고 맹에서 나가라. 만약 나가지 않으면 십만마도를 동원하여 중원 무림에서 공동파를 지워 버리겠다.”

“살아남은 우리라고 해서 무사하란 법이 없으니 있으라고 해도 있지 않겠소.”


공동파의 장로들이 의사청을 나갔다.


“위맹주! 진짜 저들이 기루에 간 것이오?”

“장로님! 내 비록 사람들은 많이 죽였으나 거짓은 말하지 않습니다.”

“그..그렇지요.”

“장로님! 이걸 팔아 빈민가에 쌀이라도 나눠 주시지요.”


준하가 내민 것은 만년 온옥으로 만든 척맹린의 염주녔다.


“그렇게 하겠소이다. 위맹주! 마침 식전인데 가서 같이 아침이나 드십시다.”

“예! 그렇지 않아도 어젯밤 더러운 것을 봐서 저녁을 제대로 못 먹었는데 잘 됐습니다.”


식당에 도착하자 준하는 품에서 종이를 꺼내 황보숭에게 주었다.


-유명무실 맹주 임기 일 년

유명유실 부 맹주 임기 오 년 황보세가 황보숭

제갈세가 제갈룡


“이게 뭡니까?”


준하가 장난한다고 생각한 황보숭이 황당한 표정으로 물었다.


“쓰여있는 그대로입니다. 장로님이 아시다시피 저는 살수가 되어 사람만 죽일 줄 알지 큰 단체를 이끌어 보지 않았습니다.”“그래도 이렇게 하면 구파일방에서 반발이 심할 것이오.”

“그 문제는 저에게 맡기십시오.”

“뚜렷한 해결책이 있소?”


탁-탁!


“이걸로 다 썰어버릴 것입니다.”


준하는 만검을 치며 말했다.

커-억!


“너무 놀라 국물이 목에 결렸소이다.”


벌컥-벌컥!

황보숭은 얼른 물을 마셨다.

‘돌아갈 방법이 없어 막막한 내가 한가하게 맹주 질이나 하고 앉아있겠어?’

준하는 국에 말은 밥을 크게 한입 떠먹었다.

두 사람이 식사를 마칠 즈음 많은 사람이 식당으로 들어왔다.

‘가재는 게 편이라고 구파일방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텐데 큰일이구나!’

식당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구파일방의 무인들로 무슨 소문을 들었는지 준하를 힐끔거렸다.

수심이 가득한 황보숭과 달리 준하는 차를 훌쩍이고 있었다.


“위맹주! 그만 맹주전으로 갑시다.”

“다 먹었으니 그럴까요?”


준하와 황보숭이 식당을 나가자 식당 안은 웅성거림으로 가득 찼다.

소림사의 무인들이 있는 귀빈전의 삼 층,


“다른 곳도 아니고 무림맹이 있는 이곳 제남에서 공동파의 척장문인과 원장로가 죽었다니 도대체 무슨 일인가?”


소림사의 방장 굉현이 물었다.


“방장사형! 어디서 들었습니까?”


굉현의 사제이자 계율원의 원주인 굉정이 물었다.


“오다가 들었네.”

“척장문인과 공동의 장로들이 기루에서 행패를 부렸다고 합니다.”

“그게 말이 되는가? 도사들이 무엇 때문에 기루에서 행패를 부려? 내 당장 맹주에게 따져야겠네.”

“방장사형! 좀 더 정확하게 알아본 후 따지시지요.”

“기루가 어딘지 알아야 알아볼 것이 아닌가?”

“사월이라는 기루라고 합니다.”

“사월이라? 사제! 불문에 귀의 몸으로 직접 기루로 갈 수도 없고 우리 대신 가볼 사람이 없겠는가?”


굉현의 말에 계율원의 무승 한 명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장님! 제가 가르친 속가제자 한 명이 사월의 총관으로 있다고 합니다.”

“소림의 제자가 왜 기루의 총관으로 있는가? 무관의 사범이라면 몰라도.”

“그 제자는 수련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파문되었습니다.”

“우리 소림에서 속가제자를 파문할 정도면 큰 잘못을 저질렀던 것 같은데 무슨 죄를 저질렀나?”

“..그게 대웅전 앞에서 개고기를 먹다가 발각되어 파문되었습니다.”

“그랬어? 그 총관을 데리고 올 수 있겠나?”

“예, 방장님!”

“그럼 조용히 나가 아무도 모르게 데려오게.”


일다경이 지나자 계율원의 무승은 홍추를 데리고 왔다.


“홍자배 제자 홍추라고 합니다. 방장님!”

“그래! 다름이 아니라 네게 확인할 것이 있어서 불렀으니 조금도 거짓 없이 대답해야 한다.”

“예, 방장님!”

“어젯밤 공동의 도사들이 네가 총관으로 있는 사월에 왔었느냐?”

“예, 방장님!”


‘도사들이 기루에 가다니? 정말 사실이었구나!’

굉현은 자신도 모르게 녹옥불장을 힘껏 잡았다.


“도사들이 무슨 행동을 했는지 그대로 말해보아라.”

“예, 방장님! 나중에 안 신분인데 공동의 장문인은 기녀의 옷을 벗기려다 기녀가 응하지 않자 기녀를 폭행한 뒤 제자에게 새로운 기녀를 데리고 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기녀가 옆에 앉자 기녀의 옷을 벗기고 그 가슴에 얼굴을 묻었습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공동의 장로들도 똑같이 따라 했습니다.”

“허! 어찌 도사란 인간들이 아미타불!”


굉현이 눈을 감자 굉정이 계율원의 무승을 보며 눈짓했다.

무승이 홍추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휴-우! 사제의 말을 듣지 않고 맹주에게 따졌으면 큰일 날 뻔했어?”


눈을 뜬 굉현이 힘없이 말했다.


“방장 사형! 구파일방의 대표들에게 우리 소림이 알아낸 사실을 전해주어 신임 맹주께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렇군! 빨리 가서 알려주게.”

“예, 방장 사형!”


굉정이 나가자 굉현은 다시 눈을 감았다.

‘공동의 도사 놈들 때문에 무림맹의 요직은 오대세가로 넘어가고 우리 구파일방은 변방을 떠돌며 손가락이나 빨게 되었어!’


“아미타불!”


굉현의 불호는 긴 한숨처럼 무겁게 나왔다.

굉정은 오대세가의 무인들을 의사청으로 불러 척맹린과 원하진인이 죽은 이유를 설명했다.


“허! 자고로 영웅은 호색이라 했거늘 그깟 기녀들 때문에 정도 무림을 지탱해온 공동파의 장문인과 장로를 죽인단 말이오?”


말한 사람은 허리에 아홉 개의 매듭을 찬 개방의 방주 취개였다.

개방!

태고(太古) 때부터 존재한 방파로 인류가 한 곳에 정착하여 살던 시절에 생겨났다.

방도 수는 하오문을 능가했고 정도 무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소림사와 비슷했다.


“방주의 말씀이 맞소이다. 이번 사태의 이유는 마교 출신의 맹주가 우리 정도 무림을 말살하려고 벌인 일이외다.”

“우리 정도 문파가 언제부터 마교와 손을 잡았소?”


취개의 말이 끝나자 굉정의 설명을 듣고 한숨으로 일관했던 정도 문파의 무인들이 앞다퉈 한마디씩 했다.


“자, 자! 여러분의 뜻을 알았으니 본 방주가 맹주에게 가서 따져야겠소이다.”


취개가 오랜 세월 손때로 번들거리는 타구봉을 들고 말했다.


“그렇게 하지요. 공동파의 장문인과 장로를 처결한 맹주 역시 심사가 복잡할 터, 이 일은 방주께 맡기고 우리는 이곳에서 기다립니다. 아미타불!”


굉정의 말에 취개를 따라가려던 무인들이 자리에 앉았다.

쿵-쿵!

취개는 타구봉으로 바닥을 찍으며 맹주 전으로 들어섰다.

‘맹주를 압박하여 우리 방의 후개이자 내 제자인 웅걸을 맹의 요직에 앉혀야겠어!’


“내가 왔다고 안에 아뢰어라.”


취개는 맹주실 입구에 있는 호위대의 무인에게 말했다.


“누구시라고 할까요?”

“엥? 나를 몰라?”

“예!”


무인의 말에 취개는 어이가 없었다.


“여기 아홉 매듭과 타구봉을 봐도?”

“무슨 말씀인지 알았습니다.”


무인이 안으로 들어갔다.


“맹주님! 아홉 개의 매듭이 있는 새끼줄을 허리에 걸치고 손에 타구봉을 든 사람이 찾아왔습니다.”

“겉모습이 상거지 꼴이야?”

“예!”

“들어오라고 해라.”


준하와 무인이 나눈 말소리가 취개의 귀에 들렸다.

‘상거지 꼴? 내 이것들을!’

벌컥-벌컥!

취개는 옆구리에 찬 화주를 마셨다.


“들어 오라고 하십니다.”


취개는 무인을 노려보며 맹주실 안으로 들어갔다.


“모두 여기들 계셨소이다.”


준하는 오대세가의 가주들과 함께 있었다.


“무슨 일입니까?”


문서를 보고 있던 준하는 취개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물었다.

준하와 마찬가지로 오대세가의 가주들도 문서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나와 본 방도 무림맹의 일원이거늘, 내가 이런 놈들하고 정도를 이끌어 왔다니 기가 막히구나!’

따돌림!

취개를 철저하게 따돌림당한 느낌이 들었다.


“맹주는 무슨 이유로 공동파의 장문인과 장로를 죽인 것이오?”


‘거지새끼가 다 알고 있으면서 그걸 왜 묻는 거야?’

고개를 든 준하는 경멸하는 눈빛으로 취개를 보았다.


“기루로 술을 마시러 간 공동파의 두 놈이 기녀를 폭행하고 강제로 옷을 벗겨 희롱하기에 죽인 것입니다.”

“그런 일이 있었소?”

“.....,”


취개는 부글부글 끓는 마음과 달리 뻘쭘해졌다.

입을 닫은 취개의 눈은 준하가 보고 있는 문서로 향했다.


맹주 임기 일 년

부 맹주 임기 오 년 황보세가 황보숭

제갈세가 제갈룡

정보각주 임기 오 년 남궁세가 남궁백

.

.


‘이것들이 미쳤나? 지들이 다 해 먹으면 우리 개방은 뭐하라는 것이야?’

취개는 폭발 직전이었다.


“맹주! 이게 뭐요?”

“보시다시피 맹의 조직 구성도입니다.”


‘각주들은 모두 세가의 가주들이니 내 제자 웅걸을 대주로 꼽아야겠어!’

취개는 입맛을 다시며 준하를 쳐다보았다.

‘을이 갑에게 보인 눈빛이다!’

준하가 노가대를 하던 시절의 눈빛이었다.


“맹주! 조직 구성도는 다 끝났소?”

“예! 내가 할 일은 끝났습니다.”

“잠깐 나가서 할 말이 있소이다.”

“그러시죠.”


취개는 맹주실을 나오면서 자신의 품속으로 손을 넣었다.

‘맹주에게 이걸 주고 자리 하나를 내놓으라고 해야겠어!’

취개의 품속에는 만년금구(萬年金龜)의 내단이 들어있었다.

준하가 나오자 취개는 준하를 데리고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갔다.

‘을질에 익숙했던 하청 업체 사장이 갑질에 익숙한 건설사 현장소장을 데리고 늘 이런 외진 곳에서 봉투를 건네곤 했었지!’

‘을’중의 ‘을’이었던 때가 생각난 준하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말았다.


“맹주! 이건 잘 말린 만년금구의 내단이오.”


취개는 목함을 열어 만년금구의 내단을 보여 주었다.

‘뭐야? 쭈글쭈글해진 것을 보니 이 거지새끼가 수시로 핥아댄 것 아냐?’


“방주께서는 이렇게 귀한 것을 어디서 구하셨습니까?”


준하는 희대의 영물을 보듯 놀란 표정을 지었다.


“큭-큭! 먼 남해의 수중 동굴에 숨어있는 것을 본개가 목숨을 걸고 잡았소이다.”


‘차라리 스쿠버 장비를 매고 들어가 잡았다고 하지.’

취개의 디테일한 표현에 어이없어진 준하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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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98. 천철도 24.06.24 10 0 12쪽
97 97. 포달랍궁 24.06.24 14 0 11쪽
96 96. 무림 왕 2 24.06.23 13 0 12쪽
» 95. 취개 24.06.23 1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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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92. 천지 24.06.21 18 0 12쪽
91 91. 인왕채 24.06.21 17 0 12쪽
90 90. 무림 왕 24.06.20 1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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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88. 영락제 2 24.06.19 22 0 12쪽
87 87. 영락제 24.06.19 26 0 12쪽
86 86. 준하의 함정 24.06.18 2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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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84. 사동척 24.06.17 26 0 12쪽
83 83. 하오문주 요련화 2 24.06.17 27 0 12쪽
82 82. 하오문주 요련화 24.06.16 2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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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77. 북화영 2 24.06.14 3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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