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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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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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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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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흑금상단

DUMMY

마교의 장춘 분타,

준하가 배석한 가운데 양부충과 약초꾼들은 흑금상단에만 공급하기로 하는 공급계약을 했다.

싸게 후려친 금액이 아니라 정상적인 가격으로,

공급계약이 끝나자 준하는 마차에 올랐다.

길림성의 장춘을 떠난 지 보름이 지난 오후, 마차는 산서성의 성도인 태원에 도착했다.


“형님! 태원지부에 다녀오겠습니다.”


객잔에서 목욕한 준하가 저녁 먹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 황왕상이 준하의 방으로 와서 말했다.


“그래! 저녁 먹어야 하니 빨리 와라.”

“예! 전장 소식만 듣고 바로 오겠습니다.”


한 시진 정도 지나자 황왕상이 돌아왔다.


“형님! 밥보다 술을 마시면 안 되겠습니까?”

“그러자.”


객잔의 일 층 주루로 내려간 준하는 술과 요리를 주문했다.

‘무슨 일이 있나?’

평소 같으면 요리를 흡입했을 황왕상은 한숨을 쉬며 술만 마셨다.

‘나에게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는 것 같은데 그냥 모른 척하고 자리를 피해 주자!’

준하는 궁금했지만 묻지 않았다.


“왕상아! 마시고 올라와라. 나는 그만 자야겠다.”

“예, 형님!”


아침이 되었다.

혼자 울었는지 황왕상의 눈은 퉁퉁 부어있었다.

마차가 출발했다.


“왕상아! 이 관도는 호남성으로 가잖아? 호북성으로 가려면 저쪽으로 가야지.”

“형님! 호남성의 장사로 가는 것이 맞습니다.”


마차를 세운 황왕상이 대답했다.


“왕상아! 어젯밤 너무 많이 마신 것이냐?”

“아닙니다. 형님! 흑-흑!”


황왕상은 대답하며 흐느꼈다.


“무슨 일 있냐? 피 냄새는 다음에 지우면 되니 죽일 놈이 있으면 말해봐.”

“그게 아닙니다. 형님! 흑-흑”

“그럼 뭐야?”

“형님! 지금 우리 전장에는 형님이 투자하신 금자만 남았답니다. 그래서 전장으로 가서 형님께 금자를 드리려고 합니다.”

“내 금자를 모두 주면 너는 뭐 하려고?”

“모..몸종이나 해야겠습니다.”

“제일전장의 독자로 태어나 몸종이나 제대로 할 수 있겠어?”

“형님! 형님의 몸종 노릇을 하면서 피 튀기는 현장을 수없이 겪었습니다. 이젠 주인의 뜻을 살피는 눈치도 생겼고 주인을 위해 강단 있는 결정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 그런데 왜 어젯밤에는 그렇게 침울했어? 내 금자를 모두 돌려주고 몸종을 하려고 하니 막막했던 거야?”

“맞습니다. 형님의 말씀처럼 막막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막막하게 생각한 가장 큰 이유는 전장을 잘 운영하여 형님처럼 큰 인의를 실천하고 싶었는데 그게 좌절됐다고 생각하니 더 막막해진 것입니다.”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고 결정하니 이런 일이 생기는 거야? 햐! 어차피 내 목숨과 같은 금자는 가지고 돌아가지 못한다. 그동안 내 몸종 노릇 하느라 고생했으니 그냥 주고 가자.’

준하는 백두산 장군봉에서의 대책 없는 결정이 후회스러웠지만 황왕상에게 동정심이 갔다.


“왕상아! 그동안 몸종 노릇은 할 만큼 했잖아?”

“예? 형님! 그 말씀은?”

“나는 너와 네 아버지를 믿는다. 그러니 금자를 지금 주려고 하지 말고 많이 불려서 다음에 줘.”

“형님! 정말입니까?”

“왕상아! 나 무림 맹주야! 한마디 말이 만금보다 더 무겁다는,”

“흑-흑! 감사합니다. 형님! 꼭 형님의 금자를 몇백 배로 불려서 돌려드리겠습니다.”

“그래!”


준하는 손을 들어 황왕상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대가리 한 번 더럽게 크다!’

준하가 황왕상의 머리를 보며 감탄하는 사이 마차는 호북성으로 가는 관도로 들어섰다.


****


호북성 형주의 태금리에 있는 흑금회


“맹주님께서 곧 도착하시니 서둘러라.”


양부충은 상기된 얼굴로 흑금회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맹도들에게 청소를 시켰다.


“크-하하! 우리 흑금회의 맹주님께서 무림맹의 맹주가 되신다!”


오늘 아침,

양부충은 모든 맹도들을 모아놓고 입이 닿도록 했던 말을 하루 내내 하는 것이다.

‘맹주님이 그냥 맹주인가? 똑똑하고 잘난 우리 아들의 사부님이잖아!’

청소가 끝나자 양부충은 식당의 주방으로 달려갔다.


“맹주님은 고사리나물을 좋아하시니 잘 볶아야 한다.”

“부맹주님! 어련히 알아서 할 것인데 왜 또 왔어요?”


여자 맹도가 양부충에게 소리쳤다.


“우리 맹주님은 맹에서 며칠 머물다가 떠나시면 언제 오실지 몰라서 하는 말이다.”

“이제 안 오신 대요?”

“오시기는 하겠지. 그런데 그게 언제가 될지 몰라서 그래!”


그때 양부충의 귀에 정문 쪽에서 사람들이 몰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어이쿠! 오셨는가 보다.”


양부충은 정문으로 달렸다.

‘뭐야 이 잡것들은?’

양부충의 눈에 호북성에 있는 문파의 문주들이 보였다.


“오! 부문주! 잘 계셨는가?”


양부충을 본 백권문의 문주가 큰 소리로 말했다.

‘지랄! 내가 백권문을 찾아가 흑금상단을 이용해 달라고 말할 땐 재수 없는 새끼라고 하며 소금으로 처맞기 전에 꺼지라고 했으면서 친한 척은?’

뒷짐을 진 양부충은 싸늘한 눈빛으로 문주들을 바라보았다.


“여러 문주님들! 잠시 후 도착하실 무림 맹주께서 이물질의 배석을 금하라고 하셨소이다.”

“이보시오! 부문주! 이물질이라고 하면 누굴 말하는 거요?”


문주 중 한 명이 물었다.


“누구겠소? 우리 흑금상단과 거래가 없었던 문파의 문주를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왜 이러시오? 부문주! 여기 흑금상단을 통해 공급받을 물품의 목록을 적어 왔소이다.”

“나도 여기 있소.”


문주들이 양부충에게 물목을 적은 종이를 내밀었다.


“나 흑금회의 부맹주인 양부충은 문주 여러분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천하제일인! 천마 삼세! 마교의 교주님이자 우리 흑금회의 맹주님께 여러분의 충정을 과대 포장하여 꼭 말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침을 튀기며 말하는 양부충의 손에는 문주들이 건넨 주문서가 수북했다.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을 보고 일부 몰지각한 놈들은 호가호위(狐假虎威)한다고 비난할지 몰라도 이 모든 것은 다 맹주님을 위한 충성의 일종이다!’

호가호위는 여우가 호랑이의 힘을 빌려 위세를 부린다는 뜻이다.

양부충은 거만한 표정으로 문주들을 연회실로 안내했다.

흑금회의 입구,


“형님! 고소한 냄새가 진동합니다. 그런데 형님을 반기는 사람이 한 사람도 안 보입니다.”


말 고삐를 잡아당겨 마차를 세운 황왕상이 말했다.


“모두 바쁜가 보다.”


마차에서 내린 준하는 흑금회로 들어섰다.


“엇? 맹주님! 오셨습니까?”


마당에 있던 맹도 한 명이 준하를 발견하고 허리를 숙였다.


“부맹주는 어디 갔어?”

“저기 연회실에 있습니다.”


몸을 돌린 맹도가 연회실로 달려갔다.


“부-맹-주-님!”


맹도의 큰 목소리에 연회실의 문이 열렸고 양부충이 나왔다.


“이 새꺄! 손님들 와 있는 것 안 보여?”


양부충이 맹도를 노려보며 말했다.


“안 보인다. 새꺄!”


준하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어떤 새끼가 감히 부맹주에게? 헉! 맹주님!”


양부충이 달려와 준하 앞에 무릎을 꿇었다.


“흑흑! 맹주님! 무림 맹주가 되신 것을 감축드립니다.”

“감축이라니?”


툭-툭!


“예? 무림 맹주에서 떨어졌습니까?”


양부충은 무릎에 묻은 흙을 털며 물었다.


“감축한다는 놈이 벌건 대낮에 연회실에서 술을 퍼마시냐?”

“휴-우! 난 또 무림 맹주에서 떨어진 줄 알고 놀랐습니다! 술을 마시는 것은 아니고 호북성에 있는 문파의 문주들이 와서 접대하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 인사나 나눠. 여기 이 사람은 제일전장의 차기 전장이고 여기 이 사람은 흑금회의 부맹주 겸 흑금상단의 상단주야.”


양부충과 황왕상이 인사하자 준하는 연회실로 향했다.


“무림 맹주님께서 입장하십니다.”


문을 연 양부충이 큰 소리로 말했다.

잡담하고 있던 문주들은 빠르게 준하 앞으로 왔다.

‘초절정의 이형환위가 따로 없군!’

준하가 자리에 앉자 문주들은 옆구리에 끼고 있던 것들을 준하 앞에 내려놓았다.


“맹주님! 감축드립니다. 저는 무한의.....,”

“맹주님! 진심으로 감축드립니다. 저는 수주의.....,”


인사를 마친 문주들이 자리로 돌아갔다.

‘내가 없으면 이놈들은 태도를 바꿔 흑금회와 흑금상단을 집어삼키려고 할 거야! 내가 양부충의 기를 살려줘야겠어! 눈치껏 알아서 대답해야 할 텐데.’

문주들은 준하의 입을 주시하고 있었다.


“양상단주! 흑금상단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무림맹으로 들어와 날 보좌하면 어떻겠어?”

“아닙니다, 맹주님! 사두용미(蛇頭龍尾)라고 저는 무림맹으로 들어가 용 꼬리가 되느니 차라리 흑금회에 남아 뱀 머리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여기 있는 제일전장의 소전장주이자 차기 제일전장주와는 연회가 끝나면 계약을 맺어 제일전장에서 쓰는 모든 물품을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햐! 역시 눈치 빠른 놈!’

무표정하던 준하의 얼굴에 미소가 생겨났다.


“그럼 나중에 꼭 합류하도록 해! 그리고 승상을 지도하고 계시는 내 사부님께서 안부 전해 달라고 하시더군!”

“천마님께서 나를 기억하고 계시다니 영광입니다. 맹주님!”


양부충의 대답에 양부충의 옆에 앉은 문주가 준하의 눈치를 보며 양부충에게 상체를 숙였다.


“양상단주! 승상이 누구요?”

“예? 누구라고요?”


양부충은 일부러 큰소리로 되물었다.


“방금 맹주님께서 말씀하신 승상이요?”

“크-허허! 승상은 하나밖에 없는 내 아들이요.”


양부충은 문주들을 둘러보며 큰 소리로 대답했다.

문주들의 뇌리에는 양부충의 아들 양승상이 차기 천하제일인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양부충을 바라보는 문주들의 눈빛이 바뀌었다.

‘이제 이쯤에서 일어나야겠어!’

준하가 일어나자 황왕상도 따라 일어났다.


“무림 맹주님! 왜 일어나십니까?”

“여기 소장주와 의논할 일이 있으니 조사전으로 술과 음식을 보내줘.”

“알겠습니다. 무림 맹주님!”


문주들이 일어나 준하의 등에 대고 허리를 숙였다.


“형님! 자리가 불편했습니까?”

“불편할 것이 뭐 있겠어? 나에게 청탁하려는 눈치가 보여 그냥 나온 거야.”

“예!”


준하를 따라 조사전으로 들어간 황왕상은 신기한 눈으로 방안을 둘러보았다.


“형님! 여기 초상화는 형님 아닙니까?”

“맞아!”

“왜 형님 초상화를 벌써 걸어 놓은 것입니까?”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의 조사전에 가면 장문인이나 가주들의 초상화가 걸려있는 것처럼 후세에 태어날 흑금맹도들이 내 모습을 알아야 한다는 양상단주의 의견으로 건 거야.”

“아주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우리 제일전장에서도 형님의 초상화를 걸면 안 되겠습니까?”

“내 초상화는 뭐 하려고?”

“제가 제일전장을 잘 운영하여 형님과 닮은 형님의 후손들에게 자자손손 투자 수익금을 지급하려고 그럽니다.”


‘좋은 생각이다! 몇백 년이 지나면 제일전장이 세계적인 기업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지!’

준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형님! 그런데 저에게 금자가 없습니다.”

“예전에 초상화를 그렸던 화공을 불러 이걸 보고 그리게 할 테니 걱정하지 마.”

“감사합니다, 형님!”


문이 열리고 술과 안주가 도착했다.


“형님! 제가 따르겠습니다.”


황왕상이 준하의 잔에 술을 따른 뒤 자신의 잔에 술을 따랐다.

‘술과 음식을 흡입하는 것으로 치면 천하제일인이다! 매일 보는 모습이지만 볼수록 감탄 연발이다!’

젓가락을 든 황왕상의 질주가 시작되자 준하도 부지런히 먹고 마셨다.


****


준하가 흑금회에 온 지 이틀이 지났다.

아침을 먹은 준하는 흑금회를 나와 태금산으로 향했다.

준하가 도착한 곳은 위사륭과 두운경이 묻힌 태금산 자락,

‘엄마, 아빠! 마지막으로 보러 왔어요. 배신감이 들지 모르지만 내 나라로 가려고요. 두 분 덕분에 훌륭하여 성장하여 무림 맹주에 즉위해요. 어딜 가더라도 항상 기억할게요.’

준하는 무덤의 잡초를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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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103. 회귀 24.06.27 5 0 12쪽
102 102. 이별을 준비하다 24.06.26 3 0 12쪽
101 101. 연지소 24.06.26 7 0 12쪽
100 100. 태금산 24.06.25 8 0 11쪽
99 99. 만수충조 24.06.25 9 0 11쪽
98 98. 천철도 24.06.24 11 0 12쪽
97 97. 포달랍궁 24.06.24 14 0 11쪽
96 96. 무림 왕 2 24.06.23 13 0 12쪽
95 95. 취개 24.06.23 18 0 12쪽
94 94. 공동파 24.06.22 15 0 12쪽
» 93. 흑금상단 24.06.22 18 0 12쪽
92 92. 천지 24.06.21 18 0 12쪽
91 91. 인왕채 24.06.21 17 0 12쪽
90 90. 무림 왕 24.06.20 18 0 12쪽
89 89. 영락제 3 24.06.20 19 0 12쪽
88 88. 영락제 2 24.06.19 22 0 12쪽
87 87. 영락제 24.06.19 26 0 12쪽
86 86. 준하의 함정 24.06.18 25 0 12쪽
85 85. 요련화의 실종 24.06.18 23 0 12쪽
84 84. 사동척 24.06.17 26 0 12쪽
83 83. 하오문주 요련화 2 24.06.17 27 0 12쪽
82 82. 하오문주 요련화 24.06.16 28 0 12쪽
81 81. 공동파 24.06.16 30 0 11쪽
80 80. 혁련광의 죽음 24.06.15 31 0 12쪽
79 79. 이별 24.06.15 35 0 12쪽
78 78. 철마련의 련주 혁련광 24.06.14 30 0 11쪽
77 77. 북화영 2 24.06.14 30 0 12쪽
76 76. 북화영 24.06.13 2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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