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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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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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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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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4. 공동파

DUMMY

준하는 천천히 걸어 냉여은이 묻힌 곳으로 왔다.

‘여은씨! 잘 있어요. 이상하죠? 이게 우리나라식 표현이에요. 내세를 믿지 않지만, 혹시라도 내세가 있어서 나를 다시 만나면 그때는 우리 꼭 결혼해요!’

가슴이 먹먹해진 준하는 태금 계곡으로 왔다.

‘휴-우! 옛날 호떡 한 개를 주고 아이들의 노동력을 착취했었는데 다들 결혼하여 잘살고 있을까?’

계곡을 둘러본 준하가 흑금회에 도착하자 황왕상은 마차를 점검하고 있었다.


“형님! 오늘 떠나시죠?”

“그래! 안으로 들어가자.”


조사전으로 들어온 준하는 황왕상과 마주 보고 앉았다.


“왕상아! 마차는 네가 가져가라.”

“형님은요?”

“나는 여의이어로 이동하면 된다.”

“여의이어가 뭡니까?”

“이곳에서 내공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뒤 제일 전장을 떠올리면 저절로 이동하는 방법이다.”

“와! 그런 경공이 있었습니까?”

“응, 그런데 내공 소모가 많아 잘 쓰진 않는다.”

“형님! 제가 제일전장을 물려받아 전장이 안정되면 무림맹으로 놀러 갈게요.”

“그때까지 내가 무림맹에 있을지 모르겠다.”

“어딜 가십니까?”

“지금 상태로는 막막하지만 내 나라로 돌아가려고 한다.”

“예? 형님! 나라가 어딥니까?”

“한국!”

“예? 한국이 어딥니까?”

“설명하려면 복잡하니 그냥 저기 어딘가 있나 보다 생각해라.”

“예! 혹시 웹이 있는 곳입니까?”


‘어? 황왕상이 웹을 어떻게 알지?’

준하는 놀란 눈으로 황왕상을 쳐다보았다.


“전에 형님이 굉적에게 그랬잖습니까? ‘본좌? 웹 소설에서도 쓰지 않은 낡고 진부한 표현을 쓰는군!’이라고요.”


‘맞아! 내가 그때 그랬었지!’

준하는 기억나지 않은 듯 물었다.


“내가 그랬었나?”

“예! 그때 물어보고 싶었는데 피 튀기는 곳이라 입이 떨어지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이 나서요.”

“그만 일어서자. 내가 우리나라로 못 돌아가면 제일전장으로 갈게.”

“예, 형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래! 그리고 이건 만약 인데,”


준하의 마음속에는 욕심이란 놈이 살며시 고개 들었다.


“말씀하십시오, 형님!”

“먼 훗날 내가 제일전장을 찾아갈지 몰라서 하는 말이야, 네 뒤를 이어 전장주가 될 아이는 자자손손 너를 가장 많이 닮은 아이가 했으면 좋겠다.”

“알겠습니다. 형님! 제가 죽을 때 유언으로 남기겠습니다.”

“나는 흑금맹도들과 작별인사를 해야 하니 먼저 출발해라.”

“예, 형님! 이 초상화를 자손 대대로 물려주어 우리 후손들이 형님을 기억하도록 하겠습니다.”


준하는 허리를 숙인 황왕상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두-두-두!

황왕상이 탄 마차의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

‘내 몸종 노릇을 하느라 고생했으니 앞으로는 잘 할 거야!’

조사전을 둘러본 준하는 조사전을 나왔다.

밖으로 나온 준하는 흑금맹도들과 눈을 맞추며 일일이 인사를 나누었다.


“부맹주! 잘하고 있어라.”


준하는 흑금회 입구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는 양부충의 어깨를 다독였다.


“예, 맹주님! 제 아들 잘 부탁합니다.”

“승상은 널 닮아 잘 하고 있다. 지금 마교의 원로원주인 사마강 어른께 사사 받고 있으니 나중에 호북성의 맹주 노릇은 할 것이다. 내가 지명하는 차기 흑금맹주는 승상이다.”

“예, 맹주님! 조사전을 항상 깨끗이 해 놓을 테니 언제든지 오십시오.”

“그래! 이만 간다.”


휘-익!

몸을 날린 준하가 도착한 곳은 형주의 용소산이었다.

‘이곳에 있는 삼만 냥은 내가 우리나라로 돌아가면 찾으러 와야겠어!’

천변만화진을 한 번 더 점검한 준하는 내공을 최고조로 끌어 올렸다.

그리고 여의이어를 펼쳤다.

준하의 신형이 나타난 곳은 제남에 있는 무림맹의 의사청 지붕이었다.

‘내 즉위식과 무림맹의 개맹식(開盟式)은 이틀이나 남았는데 웬 소란이야?’

다투는 소리에 준하는 천리지청술을 전개했다.

언쟁하고 있는 사람은 황보세가의 황보숭와 공동파의 장문인 척맹린이었다.


“이보시오, 황장로! 본래 무림이란 정마의 세력이 서로 대립한 채 팽팽해야 발전하는 것이오. 그런데 정마를 합친 무림맹이라니? 이게 말이 됩니까?”

“척장문인! 정마가 대립하여 팽팽하다 보면 종국에는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을 하느라 피의 윤회를 피할 수 없게 됩니다.”

“그 피의 윤회 때문에 우리 무림인들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척장문인! 그럼 제가 한 말씀만 묻겠습니다.”

“물으시오.”

“공동파에서는 농사를 짓는 것도, 장사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 돈으로 문파를 운영합니까?”

“그야 우리 공동파는.....,”


황보숭의 질문에 척맹린은 대답하지 못하고 말을 얼버무렸다.


“정마가 대립하여 긴장감이 흐르면 공동파에서는 보호를 구실삼아 상단과 전장을 겁박하여 금자를 뜯어내 쓰고 있지요?”

“뜯어내다니요? 크게는 상단과 전장에 우리 공동의 무인들을 파견하여 무공을 전수해 주고 작게는 보표 노릇을 하기에 그 대가로 받은 금자요.”

“그게 그거 아닙니까? 상단과 전장에서 무공을 전수해 달라고 한 적이 있습니까?”

“있소.”

“거기가 어딥니까?”


척맹린은 대답하지 못했다.


“본 장문인이 확언하는데 마인 놈들은 머지않아 마각을 드러낼 것이오.”

“마각을 드러내다니요?”

“우리 정파 출신들을 한직으로 내쫓고 중요한 요직은 마인 놈들이 차지할 거란 말씀이외다.”

“중원 무림의 평화와 협의를 위해 만든 무림맹인데 요직이 어디 있고 한직이 어디 있소?”

“허허! 황장로! 입바른 소리 좀 그만하시오. 황장로에게 정문의 위사를 하라고 하면 하겠소?”

“예! 하겠소이다. 권한이 작으면 책임 또한 작은 법! 다기망양(多岐亡羊:갈림길이 많아 양이 길을 잃음) 하는 무림맹이라면 차라리 정문의 위사가 더 낫겠소!”

“커-흠!”


황보숭의 질책 같은 대답에 척맹린은 헛기침으로 말을 대신했다.


“자, 자! 우리끼리 이러지 말고 맹주께서 오시면 탈퇴서를 제출합시다. 현 무림맹의 체제가 맘에 들지 않으면 빠지는 것이 맞지 않소이까?”


제갈세가의 가주 제갈룡이 말하자 의사청은 침묵에 빠졌다.

‘그렇지 않아도 잡음이 생기면 한 놈을 죽여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척맹린! 너 이 새끼 잘 걸렸다!’

준하는 척맹린을 제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도사 놈이 백성을 위해 기도할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삥이나 뜯어 호의호식할 생각을 하나니?’

준하는 천마심공을 운공했다.

십이주천이 끝나자 의사청에서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척맹린 역시 의사청을 나와 공동파의 무인들이 있는 귀빈전으로 갔다.


“장문인! 맹주 일은 어떻게 됐습니까?”


장로 한 명이 물었다.


“오대세가 놈들 때문에 결론을 내지 못했소.”

“자! 개맹식이 이틀 남았으니 맹주가 될 마인 놈은 내일쯤이나 올 것이오. 장문인의 기분을 풀어드릴 겸해 기루에나 갑시다.”


공동파의 장로 원하진인이 일어나며 말했다.


“장문인! 가서 기분 푸시지요?”

“그럽시다.”


공동파의 무인들의 말은 귀빈전 지붕에 있는 준하의 귀에 그대로 들어갔다.

‘기녀를 끼고 무량수불을 외치는 너희들을 위해 오늘 살계를 열어야겠다!’

공동파의 무인들이 귀빈전을 나가자 준하는 달그림자 속에 몸을 숨긴다는 월영신법을 펼쳐 그들의 뒤를 따라갔다.

‘빈민가에 주루가 있나?’

준하는 공동파의 무인들을 따라가며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그럼 그렇지! 위선자들이 하는 짓은 왜 모두 대동소이할까?’

공동파의 무인들은 남들의 눈을 피해 무림맹과 지척인 기루로 가기 위해 제남 시전을 거의 반 바퀴 돈 것이다.

사월(娑月)!

춤추는 달이란 뜻으로 제남 최고의 기루다.


“사월의 총관 홍추입니다. 조용한 후원의 별실로 모시겠습니다.”


공동파의 무인들은 사월의 총관 홍추를 따라 후원 별실로 들어갔다.

‘나도 고기만 먹지 않았다면 이들처럼 어엿한 무인이 됐을 텐데!’

홍추는 별실로 들어가는 공동파의 무인들을 부러운 얼굴로 바라보았다.

곧이어 기녀들과 함께 요리상이 별실로 들어갔다.

준하가 있는 곳은 별실이 내려다보이는 나무 위,

고급진 요리 냄새와 향긋한 술 냄새가 준하에게 전해져 왔다.

‘오늘 밤 저들이 마신 술값이면 방금 지나온 빈민가 사람들 전체가 한 끼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돈이다.’

한 시진이 지났다.

분위가 후끈 달아오른 것인지 장로 한 명이 창문을 열었다.

별실 안의 광경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다행히 아직 저녁을 먹지 않아 구토는 나오지 않겠어!’

척맹린은 자신의 옆에 앉은 기녀의 옷고름을 당겼다.


“점잖은 도사님이 왜 이러실까요?”


기녀가 척맹린의 손을 잡았다.


“너도 본도가 우습냐?”

“아니에요, 도사님! 천녀가 어찌 그런 생각을 하고 있겠습니까? 화 푸시고 한잔 받으세요.”

“이런 건방진 년을 봤나?”


짝!


“아-악!”


척맹린 기녀의 뺨을 후려쳤다.

와-장-창!

내공이 실리지 않은 손찌검이었지만 뺨을 맞은 기녀는 요리상 위로 날아가 떨어졌다.


“총관! 이년을 치우고 당장 다른 년을 데리고 와라.”


자리에서 일어난 원하진인이 홍추에게 말했다.


“대협! 오늘 처음 나온 애라 대협께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부디 용서해주십시오.”


무릎을 꿇은 채 말한 홍추는 기녀를 데리고 별실에서 나왔다.

‘더러운 도사 새끼들!’

밖으로 나온 기녀가 쓰러지려고 하자 홍추는 별실을 노려보고 기녀를 부축했다.

공동파의 도사들은 도사 복을 입었지만 검을 든 무인이었다.

준하는 이 광경을 보고 있었다.

새로운 기녀가 들어가 척맹린의 옆에 앉았다.


“허허! 네가 알아서 옷고름을 풀어라.”

“예, 대협!”


척맹린의 옆에 앉은 기녀가 옷고름을 풀자 그걸 본 공동파의 도사들은 자신의 옆에 앉은 기녀의 옷고름을 풀었다.

강제로 가슴이 풀어 헤쳐진 기녀들은 겁먹은 얼굴로 몸을 떨고 있었다.

중원의 기루는 물론 한국의 유흥업소에도 가보지 않았던 준하는 역겨운 느낌이 들었다.

또다시 한 시진이 흘렀다.

추가 주문이 있었는지 별실로 술과 요리가 들어갔다.

‘사방에서 풍겨온 요리 냄새에 배가 더 고프네!’

만독불침과 한서불침의 몸이지만 배고픔은 어쩔 수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중간에 소면이라도 한 그릇 먹고 오는 건데!’

꼬-르-르!

준하가 느낀 정신적인 분노와 육체적 배고픔은 별개였다.


“장문인! 루주에게 말했으니 기녀와 함께 주무시고 가시죠?”


원하진인이 물었다.


“밤늦게라도 마인 놈이 도착할지 모르니 우리 둘만이라도 맹으로 들어갑시다.”

“그..래요?”


두 사람이 별실을 나오자 다른 장로들도 별실을 나왔다.


“무림맹 때문에 마음고생이 많았으니 자고 오시오.”


척맹린이 자신의 헝클어진 도복을 추스르며 말했다.


“예, 장문인! 내일 아침에 뵙겠습니다.”


원하진인을 제외한 다른 장로들이 척맹린에게 허리를 숙였다.

‘지금이다!’

쉭-퍽!

후-두-둑!

준하의 손짓에 척맹린의 몸은 먼지가 되어 사라져버렸고 원하진인은 그대로 터져 작은 파편이 되어 다른 장로들의 머리와 어깨로 떨어져 내렸다.

‘이걸 보면 정도의 위선자들이 정신을 차리겠지!’

준하의 손에 척맹린이 애지중지 귀하게 여기는 만년 온옥으로 만든 염주가 들려있었다.


“허-헉! 어찌 이런 일이?”

“자..장문인은 도대체 어디로 가셨소?”


한 사람은 사라지고 한 사람은 몸이 터져 죽자 공동파의 장로들은 허둥거렸다.

‘노점으로 가서 소면에 화주나 마셔야겠다!’

나무 위에서 기지개를 켠 준하는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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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103. 회귀 24.06.27 5 0 12쪽
102 102. 이별을 준비하다 24.06.26 3 0 12쪽
101 101. 연지소 24.06.26 7 0 12쪽
100 100. 태금산 24.06.25 8 0 11쪽
99 99. 만수충조 24.06.25 10 0 11쪽
98 98. 천철도 24.06.24 11 0 12쪽
97 97. 포달랍궁 24.06.24 14 0 11쪽
96 96. 무림 왕 2 24.06.23 13 0 12쪽
95 95. 취개 24.06.23 18 0 12쪽
» 94. 공동파 24.06.22 16 0 12쪽
93 93. 흑금상단 24.06.22 18 0 12쪽
92 92. 천지 24.06.21 19 0 12쪽
91 91. 인왕채 24.06.21 17 0 12쪽
90 90. 무림 왕 24.06.20 19 0 12쪽
89 89. 영락제 3 24.06.20 19 0 12쪽
88 88. 영락제 2 24.06.19 22 0 12쪽
87 87. 영락제 24.06.19 26 0 12쪽
86 86. 준하의 함정 24.06.18 25 0 12쪽
85 85. 요련화의 실종 24.06.18 24 0 12쪽
84 84. 사동척 24.06.17 26 0 12쪽
83 83. 하오문주 요련화 2 24.06.17 27 0 12쪽
82 82. 하오문주 요련화 24.06.16 28 0 12쪽
81 81. 공동파 24.06.16 30 0 11쪽
80 80. 혁련광의 죽음 24.06.15 31 0 12쪽
79 79. 이별 24.06.15 35 0 12쪽
78 78. 철마련의 련주 혁련광 24.06.14 30 0 11쪽
77 77. 북화영 2 24.06.14 30 0 12쪽
76 76. 북화영 24.06.13 3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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