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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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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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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영락제 2

DUMMY

황보장휘는 잠깐 고민했다.

‘폐하께서 외인의 침입이 있었다는 것을 알면 성려만 커질 뿐이다!’

황보장휘는 손에 내공을 주입했다.

그리고 내공으로 쌓인 먼지들을 눌렀다.


“좌시랑! 흔적을 찾았느냐?”


화-라-락!

영락제의 질문에 황보장휘는 밑으로 내려왔다.


“폐하! 송구하오나 아무 흔적이 없었사옵니다. 소신의 생각에 폐하는 꿈속에서 신선을 본 현몽을 꾸었을 것으로 사료 되옵니다.”

“허허허! 그랬을 것이야! 짐은 신선을 따라 천상의 나라에 갔다가 남경의 황궁을 들러 건청궁으로 돌아왔다. 현몽이 아니라면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

“그렇사옵니다. 폐하!”


‘마침 황도에 오신 황보숭 장로님께서 집에 머물러 계시니 퇴궐하여 오늘 본 것을 여쭤봐야겠어!’

생각을 마친 황보장휘는 건청궁을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황보숭은 무림맹을 세우기로 한 산동성의 제남에 들러 장원들을 본 후 황도의 정세를 살피기 위해 황보장휘의 집에 머물고 있었다.


“장휘야! 오랜만에 너하고 술 한잔하고 싶구나!”

“예, 폐하!”


‘황보숭 장로님께서 가시지 않고 집에 계셔야 할 텐데,’영락제의 말에 고개 숙인 황보장휘는 낭패한 얼굴이 되었다.

술자리가 시작되었다.

두 사람이 나누는 주된 대화 내용은 건문제와의 벌였던 사 년 전쟁이었다.


“장휘야! 그때 네 공이 컸다.”

“폐하! 그때라고 하시면?”

“네가 천하제일인을 우리 쪽으로 끌어들인 것 말이야.”

“아니옵니다. 폐하! 천하제일인에게 소신이 느낀 점은 천하제일인은 폐하의 용맹함과 영민함을 흠모하는 것 같았습니다.”


영락제의 머릿속에는 항상 염무상이 자리했다.

‘흠모? 그 늙은이는 짐을 패륜아로 보았다. 황위에 오르기 위해 골육상잔이나 일으키는 패륜아로 말이야! 그러나 짐이 먼저 윤문(건문제)을 죽이지 않았다면 짐의 형제들이 윤문의 손에 죽었듯 짐의 식솔들 또한 윤문의 손에 속절없이 죽어 나갔을 것이야! 또다시 짐에게 같은 상황이 도래한다면 짐은 더 잔인하게 윤문을 죽여 짐을 섬기는 신하들은 물론 천하제일인이 사는 무림 또한 짐을 향해 납작 엎드리게 했을 것이야!’

영락제는 술잔을 들며 염무상의 얼굴을 떠올렸다.


‘허-허! 생각해 보니 짧은 순간이지만 그 늙은이에게 배운 것도 있었군! 그 늙은이에겐 부황 폐하께서 갖고 있지 않은 천하를 오시하는 자연스러운 오만이 있었어. 그래서 짐도 간혹 그 늙은이의 표정을 짓고 신하들을 내려다보면 신하들은 감히 짐을 쳐다보지도 못했었지! 이제 이룰 것은 다 이뤘으니 그 늙은이가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짐의 채권자를 만나봐야겠어!’


“크-허허허!”


염무상과 준하를 떠올린 영락제가 큰 소리로 웃었다.


“폐..폐하!”


놀란 황보장휘가 고개를 들었다.


“짐의 생각이 너무 깊었구나!”

“예!”


‘천하를 다 가진 주인의 웃음치고는 뭔가에 눌린 웃음이다. 아직도 폐하가 갖지 못한 남은 조각이 있을까?’

황보장휘는 영락제의 웃음소리에서 천하를 온전히 정복하지 못한 아쉬움 같은 것을 느꼈다.


“장휘야! 그 아이를 보고 싶구나?”

“폐하! 폐하께서 보고 싶은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하명하시면 데리고 오겠사옵니다.”


황보장휘는 누군지도 묻지 않고 대답했다.


“정말 그래 줄 수 있느냐?”

“예, 폐하!”

“그 늙은이! 그 늙은이의 제자가 보고 싶다.”

“폐하! 그 늙은이라면 천하제일인을 말씀하시옵니까?”

“..음!”


영락제는 대답 대신 침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큰일이다! 폐하가 갖지 못한 천하의 한 조각이 궁금하여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는데 천하제일인의 제자라니?’

황보장휘는 자신의 발등을 찍고 싶었다.

그때 문이 열리고 건청궁을 담당하는 환관이 들어왔다.


“폐하! 남경에서 전서구가 당도했사옵니다.”

“서찰에 뭐라고 쓰였느냐?”

“남경의 황궁 터에는 작년 여름 망초가 점령하여 현재 다른 잡초들은 전혀 없다고 하옵니다.”

“알았으니 나가봐라.”

“예, 폐하!”


환관의 말에 낯빛이 변한 영락제는 수심이 가득한 얼굴이 되었다.

‘그 늙은이의 제자라면 짐을 희롱했던 사악한 그놈을 혼내 줄 수 있을 것이다!’

신선 같은 놈에게 끌려다닌 것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었다는 것을 자각한 영락제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장휘야! 무림인들은 괴팍하고 예의가 없는 놈들이라고 들었다. 해서 하는 말인데 시간이 걸려도 좋으니 그 늙은이의 제자를 짐 앞에 데려와다오.”

“예, 폐하! 제 사문을 동원하여 천하제일인의 제자를 데리고 오겠사옵니다.”


영락제를 향해 엎드린 황보장휘는 보화전을 나왔다.

‘사문을 나와 군문에 투신하여 무림에는 별다른 인맥이 없는데 정말 큰 일이다! 빨리 집으로 가서 황보숭 장로님께 부탁드려 봐야겠어!’

모처럼 마셨던 술이 확 깨는 황보장휘다.


****


남녕분타에 있던 준하는 전서구를 통해 북뢰의 서찰을 받았다.


-교주님! 우리 교가 마도 무림을 대표하여 무림맹을 구성하는데 오 할의 지분을

갖게 되었습니다. 천마대와 함께 교를 나가 왕대주를 데리고 산동성의 제남으로

가려고 합니다.


‘건물을 짓고 무림맹의 조직 구성을 끝내려면 최소한 육 개월은 걸린다. 분타에 죽치고 있느니 여행이나 가자.’

준하는 왕수량을 불렀다.


“왕대주! 수석장로가 보낸 서찰인데 읽어봐.”

“예, 주군!”


준하는 서찰은 읽은 왕수량에게,


“네가 무림맹 일을 볼 동안 나는 백두산엘 다녀오겠다.”

“알겠습니다. 주군! 그런데 백두산이 어디에 있습니까?”

“아! 백두산이라고 하면 모르겠구나! 장백산 말이야.”

“예! 가서 황노에게 떠날 준비를 하라고 하겠습니다.”


백두산으로 향하는 마차의 마부석,

따각-따각

황왕상과 나란히 마부석에 앉은 준하는 말고삐를 잡아당겼다.


“황노! 급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니 천천히 가자. 황노는 장백산에 가본 적이 없지?”

“예, 주인 나리! 소인도 처음 가는 곳입니다.”


준하 못지않게 들떠 보이는 황왕상이었다.


“복귀 준비는 하고 있지?”

“복귀 준비라니요?”

“제일 전장으로의 복귀 말이야.”

“예? 주인 나리! 제가 무슨 큰 잘못이라도 했습니까?”

“무슨 잘못이야? 황노가 잘못한 것이 있었다면 내가 더 붙잡고 있으려고 했겠지.”

“.....,”

“황노! 고객이 왕이라는 말을 알고 있나?”

“주인 나리! 역모에 연루된 고객들을 말씀하십니까?”

“풉! 고객이 최고라는 뜻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진부한 표현이며 갑질의 시작이라고 하여 금기시된 말이다.”

“예? 주인 나리! 저는 주인 나리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아! 너는 갑질에 대해서 모르겠구나!”

“주인 나리! 소인이 궁금한 것은 우리나라입니다.”


‘나도 모르게 우리나라라는 말을 쓰고 말았네! 뭐라고 해야 할까?’

준하는 잠시 생각했다.


“황노! 사실 나는 이세계(異世界)에서 왔다.”

“그렇지요? 소인도 간혹 그런 생각 들 때가 많았습니다. 제천대성(齊天大聖)도 선부(仙府)에서 살고 있습니까?”

“뭐? 제천대성이라면 손오공을 말하는 거야?”

“예!”

“내가 왜 선부에서 살다가 왔다고 생각하냐?”

“주인 나리는 항상 신선처럼 보였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감싸는 포용력과 악인을 과감하게 처단하는 것을 보면 꼭 신선다운 모습이었습니다.”

“황노! 좁쌀 알지?”

“예!”

“난 신선이 아니야, 황노가 본 내 포용력은 고작 좁쌀 크기로 포용력이 작아 악인들을 많이 죽였을 뿐이다.”

“소인은 지금 주인 나리가 하시는 말씀조차 감탄스럽습니다.”

“내가 너에게 무슨 말을 하냐? 됐고 이곳에는 갑을관계가 없으니 제일 전장에 복귀하면 고객을 왕으로 생각하란 말이야, 그럼 제일 전장은 천대 만대를 이어가는 번창한 기업이 될 테니.”

“알겠습니다. 주인 나리! 그런데 갑을관계가 무슨 말입니까?”

“갑을관계를 단적으로 표현하면 내가 너하고 주루로 갔어. 내가 주루에서 너에게 황노라고 불렀는데 그걸 본 주루의 주인이 너를 황노라고 부르면 어떻겠어?”

“그런 상황이 오면 주인 나리가 악인을 처단하듯 주루의 주인을 처단하고 싶을 것 같습니다.”

“그래! 그런 걸 갑질이라고 해, 갑을관계는 원래 동등했는데 갑이라는 놈들이 한순간 미쳐버려 지랄 염병한 것이지. 아무리 그런다고 해도 주루의 주인을 처단하면 되겠어?”

“주인 나리! 저도 호가호위하는 마음으로 주인 나리의 지위를 믿고 갑질 한번 해보았습니다.”

“그래! 바로 그게 갑질이야!”“주인 나리! 말이 딴 곳으로 샜는데 주인 나리의 나라는 어디입니까?”

“그냥 전생이라고 생각해라.”


준하와 황왕상은 가는 곳마다 술과 요리를 즐기며 백두산을 향해 천천히 천천히 북상했다.

북경의 황보장휘의 집,

황보숭은 황보장휘의 요청에 새로운 무림맹이 있는 산동성의 제남으로 갔다가 서둘러 북경으로 왔다.

황보장휘는 황보숭이 자신의 집 안으로 들어서자 황보숭에게 달려왔다.


“장로님! 잘 다녀오셨습니까?”

“그래!”

“마교주는 만나 보셨습니까?”

“장휘야! 왕수량 대주에게 물어보니 교주는 여행을 떠났더구나!”

“장로님! 어디로 갔답니까?”

“그걸 왕수량 대주도 모르고 있어! 교주에게 소식이 오면 이곳으로 전서구를 날린다고 했으니 좀 더 기다려보자.”

“예, 장로님!”


다음 날 아침,

‘요즘 나를 대하는 폐하의 눈빛이 달라진 것 같은데 큰일이다!’

황보장휘는 입궐하기가 죽기보다 더 싫었다.

가마에 앉은 황보장휘는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가 된 느낌이 들었다.

‘폐하의 눈 밖에 나 좌천되느니 차라리 이번 기회에 장로님을 따라 낙향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휴-우! 무림에서 지나친 호기심 때문에 죽은 자가 한둘이 아니거늘 내가 왜?’

고개를 든 황보장휘의 눈에 멀리 자금성이 보였다.


“천천히 가자. 봄바람이 아직 차구나!”

“예, 좌시랑 대감!”


가마꾼 한 명이 흐르는 땀을 훔치며 대답했다.

황보장휘의 마음과 달리 가마는 대전 앞에 도착했다.

‘신시(15:00~17:00) 초가 되면 몸이 안 좋다고 하여 빨리 퇴궐해야겠어.’

대전에서 영락제의 차가운 눈빛을 본 황보장휘는 서둘러 대전을 나왔다.

병부로 온 황보장휘는 관복을 벗고 신시를 알리는 종루(鍾樓)의 종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신시가 되길 기다렸다.


“좌시랑 대감! 안에 계십니까?”


누군가가 황보장휘의 집무실 문 앞에서 물었다.


“안에 있소이다.”


문을 연 황보장휘는 쓰러질 뻔했다.

바로 건청궁을 담당하는 환관이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무슨 일인가?”

“폐하께서 찾으십니다.”

“혹시 왜 찾으시는지 아는가?”


황보장휘의 질문에 환관의 표정이 변했다.


“좌시랑 대감! 환관인 저에게 어찌 폐하의 흉중을 물으시오?”“이거 내가 실언했군! 그만 가세.”


‘처음 볼 때는 계집처럼 유순하기만 하더니 점점 폐하를 닮아가는군!’

황보장휘는 종종걸음으로 걷는 환관을 보며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났다.

‘어차피 벌어진 일! 폐하께서 우리 일가의 어른이 와 계시는 것을 알고 계시니 오늘은 황보숭 장로님의 핑계를 대야겠어!’

황보장휘가 건청궁에 도착하자 건청궁 앞에는 무복으로 환복한 영락제가 있었다.


“폐하! 어인 일이시옵니까?”“좌시랑! 오늘은 나하고 잠행을 나가도록 하자.”

“잠행이라 하시면?”“예전에 좌시랑의 집에 상당한 경지에 이른 무인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오늘은 그 무인과 함께 술 한잔하고 싶다.”


‘폐하와 단둘이 마시면서 폐하께 시달리느니 장로님이 계시면 자연스럽게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으니 오히려 더 잘됐어!’

황보장휘는 심한 압박감에서 벗어난 기분이 들었다.


“그럼 소신의 집으로 모시겠습니다.”

“그럴 필요는 없다. 짐이 자주 갔던 주루로 가서 좌시랑의 일가 사람을 부르도록 하자.”

“예, 폐하!”


두 사람은 영락제가 연왕 시절 자주 갔던 주루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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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103. 회귀 24.06.27 4 0 12쪽
102 102. 이별을 준비하다 24.06.26 2 0 12쪽
101 101. 연지소 24.06.26 6 0 12쪽
100 100. 태금산 24.06.25 8 0 11쪽
99 99. 만수충조 24.06.25 9 0 11쪽
98 98. 천철도 24.06.24 10 0 12쪽
97 97. 포달랍궁 24.06.24 14 0 11쪽
96 96. 무림 왕 2 24.06.23 13 0 12쪽
95 95. 취개 24.06.23 17 0 12쪽
94 94. 공동파 24.06.22 15 0 12쪽
93 93. 흑금상단 24.06.22 17 0 12쪽
92 92. 천지 24.06.21 18 0 12쪽
91 91. 인왕채 24.06.21 17 0 12쪽
90 90. 무림 왕 24.06.20 18 0 12쪽
89 89. 영락제 3 24.06.20 19 0 12쪽
» 88. 영락제 2 24.06.19 22 0 12쪽
87 87. 영락제 24.06.19 26 0 12쪽
86 86. 준하의 함정 24.06.18 25 0 12쪽
85 85. 요련화의 실종 24.06.18 23 0 12쪽
84 84. 사동척 24.06.17 26 0 12쪽
83 83. 하오문주 요련화 2 24.06.17 27 0 12쪽
82 82. 하오문주 요련화 24.06.16 28 0 12쪽
81 81. 공동파 24.06.16 29 0 11쪽
80 80. 혁련광의 죽음 24.06.15 31 0 12쪽
79 79. 이별 24.06.15 34 0 12쪽
78 78. 철마련의 련주 혁련광 24.06.14 29 0 11쪽
77 77. 북화영 2 24.06.14 30 0 12쪽
76 76. 북화영 24.06.13 2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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