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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28 06:00
연재수 :
10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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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55,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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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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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2. 동행

DUMMY

바로 황금만과 황왕상, 그리고 제일 전장의 호위들이었다.

계단을 내려오던 황금만은 준하를 쳐다보았다.

‘나보다 연상이니 일어나 인사는 해야겠지!’

준하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황금만은 시선을 돌렸다.

‘뚱땡이가 지금 전장의 가장 큰 고객인 나를 깐 거야?’

엉거주춤 다시 앉은 준하는 따져야겠다고 생각하고 황금만에게 고개를 돌리는 순간,


“나는 마교의 초청을 받아 천산으로 가는 길인데 어딜 가시오?”


옆 탁자에 앉은 황금만이 자랑하듯 준하에게 물었다.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일까? 혹시 환골탈태 때문에..?’

환골탈태 후 동경으로 자신의 얼굴을 본 준하는 생소한 얼굴 때문에 한참 동안 동경을 들여다봤었다.

더욱이 자연경에 접어든 준하는 예전의 예리함도 모두 갈무리 된 상태였다.


“나도 천산에 일이 있어서 가는 길입니다.”

“일은 개뿔! 딱 보니 문과에 떨어지고 나서 몸종하고 유람 중인 것 같구먼!”


준하의 대답에 황왕상이 팔짱을 낀 채 거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탁-탁!


“뚱땡이 아저씨! 나 몸종 아니고 사부님의 제자거든요.”


양승상이 허리에 찬 자신의 철검 손잡이를 치며 소리를 질렀다.


“뭐? 뚱땡이 아저씨?”

“그래요! 사부님의 직전 제자이자 흑금상단의 소상단주인 나에게 몸종이라고 했으니 그런 말 정도는 들어도 싸죠.”

“네..네가 소상주라고?”

“그래욧!”


황왕상의 질문에 양승상이 더 큰소리로 대답했다.


“흑금상단이라? 어디 있는 상단이오?”


황금만이 준하에게 물었다.


“태금리에 있는 상단입니다.”

“우-헤헤헤! 아버님! 태금리라면 두메산골로 알려지지도 않은 동네가 아닙니까? 몸종 아니, 어린아이가 상단과 구멍가게를 구분할 줄 몰라 한 말 같으니 우리는 좋은 요리에 식사나 하시죠?”

“이거 지명을 잘 몰라 미안하오. 애야! 미안하구나!”


황금만은 준하와 양승상에게 사과하며 고개를 돌렸다.

팍-팍-팍!

고개를 돌린 황금만이 엽차 잔을 잡으려는 순간 젓가락이 날아와 탁자에 꼽혔다.

-말을 삼가라!

누군가가 젓가락을 날려 탁자 위에 글씨를 쓴 것이다.

챙-챙!


“헉!”


호위들이 검을 뺌과 동시에 놀란 황금만이 손을 움츠려 드렸다.


“누구냐? 앞으로 나서라!”


제일 전장의 호위 한 명이 큰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주루 안에는 정적이 흘렀다.

한곳을 응시하던 준하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누구의 명을 받아 함부로 움직인 것이냐?”


준하는 젓가락을 날린 천마철혈대원에게 혜광심어를 보냈다.

혜광심어는 자기 생각을 상대의 뇌에 전달하는 수법이다.


-“송구합니다. 주군!”


준하에게 전음을 보낸 천마철혈대원의 기척이 주루에서 멀어졌다.

주문한 요리가 나오자 준하는 양승상의 접시에 요리를 덜어주고 삶은 닭을 먹기 좋게 찢어주었다.


“맛있어요, 사부님!”


입안 가득 요리를 집어넣은 양승상이 겨우 말했다.


“그래! 많이 먹어라. 승상아! 돈안지유돈(豚眼只有豚) 불안지유불(佛眼只有佛)이란 뜻을 아느냐?”

“아직 안 배웠어요.”

“풉!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뜻이다. 상대가 아무리 너를 무시하는 말을 해도 돈안지유돈 불안지유불을 떠올리며 화는 내서는 안 된다. 알았지?”

“예, 사부님!”

“크-흠!”


사제간의 대화가 들렸는지 황금만의 목에서 헛기침 소리가 나왔다.

‘황왕상을 보면 내 재산을 모두 회수해야 하지만 황금만은 아니란 말이야! 좀 더 지켜봐야 하나?’

잠시 생각한 준하는 회주를 자작하며 요리를 먹기 시작했다.


****


황보숭이 무림맹의 해체를 선언하자 많은 마도 문파들이 개파를 선언했다.

곤륜파!

청해성에서 정도를 대표하던 곤륜파는 무림맹의 해체를 선언과 함께 거의 봉문 상태가 되었다.


만마방(萬魔幇)!

시골 논두렁의 잡마(雜魔)들이 모여 만든 쓰레기 방파다.

만마방의 방주 임독곤은 원래 청해성에서 상단을 상대로 노략질을 일삼던 초적이었으나 곤륜파가 봉문 상태가 되자 개파를 선언하고 청해성을 무대로 날뛰는 초적들을 긁어모아 만마방이란 단체를 만들었다.

‘마교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정도 문파들을 상대로 노략질할 것이다. 이왕 노략질하기로 마음먹었으니 마교 휘하로 들어가 노략질을 하면 그 누구도 우리 만마방을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

임독곤은 장구한 세월 동안 무림맹이 퍼뜨린 유언비어를 사실로 믿고 있었다.

천년 역사의 마교!

일반 사람들이 접근하기 힘든 천산에 있듯이 마교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특히 마교에 몸을 담았거나 마교와 거래하는 상단 이외에는 마교의 위치조차 잘 알지 못했다.

‘이제 곧 마도 천하가 도래한다!’

임독곤은 마교가 패도적인 힘으로 중원을 제패할 것으로 생각했다.

‘얼마 후 마교의 소교주 즉위식이 있다고 하니 노략질을 해서라도 즉위식 선물을 준비해 천산으로 가서 인사를 해야겠어!’

임독곤은 부방주 추붕견을 불렀다.


“부방주! 소교주의 즉위식에 가려고 하는데 축하 선물로 뭘 준비하면 좋을까?”

“방주님! 뭐니 뭐니해도 금자가 좋지 않겠습니까?”“왜?”

“금자가 있으면 절대 신공의 비급을 살 수도 있고 또 아리따운 시비를 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그렇군! 그럼 얼마나 바쳐야 우리 만마방을 마교의 방계 조직으로 받아줄까?”

“천 냥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천 냥이라? 현재 우리가 가진 금자는 얼마나 되지?”

“열 냥이 채 못 됩니다.”

“천 냥을 채우려면 아득하군! 자, 방도들에게 무기를 챙겨 출동 준비를 하라고 해라.”

“예, 방주님!”


‘소교주 즉위식 전에 천 냥을 만들려면 닥치는 대로 죽이고 빼앗아야겠어!’

임독곤은 피가 덕지덕지 붙은 자신의 애병 만마도를 챙겨 밖으로 나왔다.


****


‘휴-우! 이걸 옷이라고 입힌 거야?’

옷을 벗은 양승상이 잠들자 준하는 양승상의 옷을 보고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양승상의 옷은 해진 부분을 몇 겹 덧대 꿰맨 옷이었다.

‘개방도들도 입지 않을 옷이다!’

양승상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준하는 운공을 하며 아침이 되길 기다렸다.


“사부님! 죄송해요.”


아침이 되자 잠에서 깬 양승상이 준하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송하다니? 뭐가 죄송하다는 말이냐?”

“침상이 하나밖에 없는데 제가 차지하고 잠을 자서요.”

“아니다. 사부는 원래 침상에 누워 자지 않는다.”

“정말요?”

“그래! 아침 먹어야 하니 빨리 씻어라.”

“아침 먹고 바로 출발하실 건가요?”

“모처럼 큰 현(懸)에 왔으니 시전 구경이라도 하고 출발하자.”

“예, 사부님!”


큰 소리로 대답한 양승상은 객잔을 내려가 우물물로 세수했다.

아침을 먹은 준하는 양승상을 데리고 시전의 옷가게로 갔다.


“이 아이가 입을 무복을 골라주시오.”

“예, 손님! 공자께는 이게 어울릴 것 같습니다.”


가게주인은 연두색 무복을 골라주었다.


“승상아! 입어봐라.”

“사부님! 제 옷을 사려고 오신 것입니까?”

“그래! 구경도 할 겸 해서 온 것이다.”


가게주인에게 옷을 받아든 양승상은 한쪽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손님! 제자분께 정말 잘 어울립니다.”

“예!”


준하가 봐도 양승상에게 잘 어울리는 무복이었다.

본래 옷으로 갈아입은 양승상이 준하에게 다가왔다.


“얼마입니까?”

“은자로 두 냥입니다.”


준하의 물음에 주인이 대답하자 양승상이 준하의 손을 잡았다.


“왜? 마음에 안 들어?”

-“비싸서 안 살래요.”


양승상이 주인 모르게 입을 벙긋거렸다.


“녀석! 사부에게 돈이 많으니 괜찮다.”


양승상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준하는 주인에게 은자 두 냥을 건넸다.


“승상아! 갈아입고 가자.”

“헤헤! 예, 사부님!”


옷을 갈아입는 양승상의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시전을 한 바퀴 돌고 객잔으로 가면 되겠어!’

준하는 황금만 일행과 같은 시간에 객잔을 출발하려고 생각했다.


“사부님! 여기 좀 구경하고 가면 안 돼요?”


양승상이 가리킨 곳은 무기 점이었다.


“그래! 보고 가자.”


두 사제가 들어가자 가게 안에서 무기들을 닦고 있던 주인이 달려 나왔다.


“뭘 드릴까요?”

“구경 좀 할게요.”

“예, 손님! 필요한 것을 고르면 부르십시오.”


주인은 다시 안쪽으로 들어갔다.

양승상은 한쪽 벽에 걸려있는 작은 검과 자신의 검을 비교하고 있었다.

벽에 걸린 검은 명문세가 출신의 아이들이 쓰는 어린이용 청강검으로 양승상의 철검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보기 좋았다.

녹슨 양승상의 철검과 달리 벽에 걸린 청강검은 어피로 감싼 검집과 손잡이에는 금사로 장식된 수실이 달려있었다.


“승상아! 갖고 싶냐?”

“아닙니다. 사부님! 다음에 돈을 벌면 살까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네가 돈을 많이 벌 때면 어른이 됐을 텐데 그때도 어린이용 검을 들고 다닌다고?”

“헤! 그건 그렇네요. 다 봤으니 그만 가요.”


몸을 돌리는 양승상의 눈에는 좌절과 슬픔이 가득했다.


“주인장! 이 검은 얼마요?”

“예, 손님!”


안에서 두 사제를 지켜보고 있었는지 달려온 주인은 와 어린이용 검을 준하에게 건넸다.


“이 검은 검의 장인과 가죽 장인, 그리고 매듭장이 협업으로 만든 명검으로 최하 금자 다섯 냥은 받아야 하지만 특별히 네 냥에 드리겠습니다.”

“네 냥에 사겠소.”


주인에게 네 냥을 건넨 준하는 청강검을 양승상에게 주었다.


“사부님! 고맙습니다.”


양승상은 두 손으로 청강검을 받았다.

‘너도 천생 무인이구나!’

슬픔과 좌절이 가신 양승상의 눈동자는 너무나 맑고 깊었다.

준하와 양승상이 천수객잔에 도착하자 황금만 일행은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디 다녀오시오?”


황금만이 마차에 오르기 전 준하에게 물었다.


“제자와 함께 시전을 구경하고 오는 길입니다.”

“무림맹의 해체로 청해성과 신강 일대에 재물과 목숨을 노리는 초적들이 들끓는다고 하니 우리 천산까지 동행합시다.”

“좋습니다.”

“그런데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시오? 내 아들은 스물아홉이오만,”

“올해 스물둘입니다.”

“그렇소? 하는 행동이 우리 아들보다 훨씬 어른 같아 물어봤소.”


황금만이 마차에 오르자 준하는 마부석에 앉아 황금만의 마차를 따라갔다.

초원 지대로 접어든 마차는 쉬지 않고 달렸다.

점심때가 되자 준하는 양승상과 함께 천수객잔에서 가지고 온 만두를 먹었다.

‘초적들에게 어지간히 겁을 먹은 모양이네!’

황금만의 마차가 한 번도 쉬지 않자 그 뒤를 따라가는 준하는 자신이 탄 마차를 끄는 말들이 걱정됐다.

‘말들의 부담을 줄여 줘야겠어!’

준하는 천마신공을 운공했다.

그러자 마차 바퀴가 지면에서 세 치(약 10cm) 정도 떠올랐다.

허공섭물의 수법으로 마차를 들어 올린 것이다.

거친 관도를 달리는 준하의 마차 바퀴에서는 구르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사부님! 우리 날아가는 거예요?”


졸고 있던 양승상이 눈을 뜨며 물었다.


“말들이 힘들어하는 것 같아 내가 힘을 보탰다.”

“예!”


고개를 갸웃거린 양승상은 다시 눈을 감았다.

해 질 무렵이 되자 마차는 청해성의 성도인 서녕에 도착했다.

준하는 황금만의 마차를 따라 객잔으로 갔다.


“사부님! 고기를 먹어도 돼요?”


구운 양다리를 뜯고 있는 황왕상을 본 양승상이 준하에게 물었다.


“그럼! 먹고 싶으면 얼마든지 먹어도 된다.”

“그럼 양고기 먹을래요.”

“그래! 주문해 줄게.”


구운 양고기를 주문한 준하는 양승상의 접시에 양고기를 덜어주고 양고기에 화주를 마셨다.

다음날,

돈을 내려는 준하는 당황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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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2. 이별을 준비하다 24.06.26 2 0 12쪽
101 101. 연지소 24.06.26 6 0 12쪽
100 100. 태금산 24.06.25 8 0 11쪽
99 99. 만수충조 24.06.25 9 0 11쪽
98 98. 천철도 24.06.24 10 0 12쪽
97 97. 포달랍궁 24.06.24 14 0 11쪽
96 96. 무림 왕 2 24.06.23 13 0 12쪽
95 95. 취개 24.06.23 17 0 12쪽
94 94. 공동파 24.06.22 15 0 12쪽
93 93. 흑금상단 24.06.22 17 0 12쪽
92 92. 천지 24.06.21 18 0 12쪽
91 91. 인왕채 24.06.21 17 0 12쪽
90 90. 무림 왕 24.06.20 18 0 12쪽
89 89. 영락제 3 24.06.20 19 0 12쪽
88 88. 영락제 2 24.06.19 21 0 12쪽
87 87. 영락제 24.06.19 25 0 12쪽
86 86. 준하의 함정 24.06.18 25 0 12쪽
85 85. 요련화의 실종 24.06.18 23 0 12쪽
84 84. 사동척 24.06.17 26 0 12쪽
83 83. 하오문주 요련화 2 24.06.17 27 0 12쪽
82 82. 하오문주 요련화 24.06.16 28 0 12쪽
81 81. 공동파 24.06.16 29 0 11쪽
80 80. 혁련광의 죽음 24.06.15 31 0 12쪽
79 79. 이별 24.06.15 34 0 12쪽
78 78. 철마련의 련주 혁련광 24.06.14 29 0 11쪽
77 77. 북화영 2 24.06.14 29 0 12쪽
76 76. 북화영 24.06.13 2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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