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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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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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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요련화의 실종

DUMMY

쿡-쿡!

‘수혈이 여기가 아닌가?’

요련화의 등에 업힌 사동척은 정신을 잃어가는 요련화의 몸 여기저기를 찔러댔다.

‘도독이 앵혈이 안 나온다고 돈을 깎으려 할지 몰라 이곳은 안 건들려고 했는데!’

짧은 발을 앞으로 뻗은 사동척은 요련화의 등에 업힌 채 발뒤꿈치로 요련화의 회음혈을 가격했다.

퍽!


“아-악!”


털-썩!

정신이 가물가물하는 가운데 요련화는 온몸으로 퍼지는 큰 고통에 혼절하고 말았다.

삐-익!

요련화가 쓰러지기 전 요련화의 등에서 뛰어내린 사동척은 입술을 모아 소리를 냈다.

잠시 후,

가마를 든 금의위들이 달려왔다.


“가마에 태워 진주 강의 지류를 따라 올라갑시다.”

“좋은 길을 두고 왜 지류로 가자는 것이오?”


금의위가 물었다.


“상대는 하오문이오. 좋은 길로 가면 그들에게 길을 안내하는 것과 마찬가지니 조금 고생이 되더라도 지류를 따라가자는 것이오.”

“알았소.”

“하오문주를 가마에 태우기 전 마혈을 제압하시오.”

“마혈을 제압하지도 않았는데 하오문주는 왜 정신을 잃은 것이오?”


금의위가 다시 물었다.

‘이 새꺄! 노부가 나이를 먹어서 마혈의 위치를 찾지 못해 못 짚었다.’


“노부의 손톱 밑에 있는 극독 때문에 함부로 혈도를 짚을 수 없어 뒤통수를 한 대 쳤소.”


사동척은 생각나는 대로 둘러댔다.

금의위 한 명이 요련화의 마혈을 짚었다.

혁화를 신은 금의위들은 강물 앞에서 잠깐 망설이다 가마를 들고 지류로 들어갔다.

지류의 상류로 올라간 사동척과 금의위들은 마차를 타고 광서성으로 향했다.


****


-진주 강에서 산책 중이던 문주님이 실종됐습니다.


‘요련화가 실종됐어? 지들 문주도 보호하지 못하는 하오문은 도대체 뭐 하는 놈들이야?’

준하는 악위진을 죽이기 위해 광서성으로 가는 도중 하오문에서 비상시에만 사용하는 특급 전서응을 받게 되었다.

전서응은 조선에서 비싼 값에 사들인 해동청으로 높은 하늘에서 준하의 체취를 찾아 내려온 것이다.


“왕대주! 나는 광동성의 광주로 갈 테니 너희들은 광서성 남녕으로 가라.”

“하오문에 무슨 일이 있습니까?”


해동청이 내려오는 것을 본 왕수량이 물었다.


“요련화가 산책 도중 실종됐다.”

“알겠습니다. 주군! 남녕 분타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준하는 내공을 끌어올리면서 광동상단으로 위장한 하오문을 떠올렸다.

여의이어(如意移馭)!

준하의 신형이 옅어지고 있었다.

‘헉! 수석장로가 주군께 찰나의 순간에 만 리를 이동하는 이형환위의 신법이 있다고 하던데 바로 저것인가?’

왕수량은 옅어져 없어진 준하의 신형을 보다가 광동성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왕대주! 안 가요? 주인 나리께서 남녕으로 가라고 했잖소?”


먼산을 바라보는 왕수량의 모습을 본 황왕상이 큰소리로 외쳤다.


“으-헉, 깜짝이야! 황노! 이 새꺄! 놀랬잖아?”

“그래서 주인 나리께서 항상 깨어있으라고 했잖소?”

“했잖소? 너 말이 짧다?”

“나도 곧 서른이요.”

“이 새꺄! 네가 서른을 처먹는 날 나는 쉰 살이 된다.”

“예? 그래요? 나는 나와 비슷한 줄 알았는데 미안해요.”


황왕상의 말에 왕수량은 자신의 말에 올라타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진주 강가에 도착한 준하는 몸을 휘청거렸다.

‘여의이어를 자주 사용하려면 체내에 있는 내공을 모두 녹여 내 내공으로 만들어야겠어!’

심호흡한 준하는 요련화의 흔적을 찾아 강가를 돌아다녔다.

‘요련화의 향낭에서 나온 사향 냄새가 이곳에 남아있는데 이건 누구의 흔적일까?’

준하가 눈여겨보고 있는 곳은 바로 사동척이 앉아 있었던 곳이다.

‘여기 풀들이 꺾인 곳의 발자국은 요련화의 발자국이다. 그럼 저곳에 흔적을 남긴 사람은 어디로 갔을까?’

준하는 좀 더 자세히 요련화의 발자국을 관찰했다.

‘아! 요련화는 저쪽에 흔적을 남긴 사람을 업었구나! 풀이 꺾인 것을 보면 요련화가 업은 사람의 몸은 요련화보다 더 가벼운 아이가 틀림없다!’

준하는 짙게 새겨진 요련화의 발자국을 따라갔다.

‘요련화는 발자국은 여기서 사라졌고 다른 사람들의 발자국들은 모두 강으로 들어가 더는 찾기가 불가능하다.’

지류의 유속은 본 강보다 훨씬 더 빨랐다.

빠른 유속은 강바닥에 새겨진 발자국을 모두 모래로 덮어 버렸다.

‘요련화는 자신이 업은 사람에 의해 당한 것으로 보인다. 살아 있길 바라면서 남녕 분타로 가야겠어.’

준하는 내공을 끌어올렸다.


광서성 남녕의 도독부

악위진은 가마 문을 열고 요련화의 창백한 얼굴을 확인했다.

‘쯧-쯧! 여기까지 오느라 고초가 많았구나! 그러게 뭐하러 나를 황도로 보냈어? 처음 본 날 나에게 안기면 이런 안타까운 일은 생기지 않았잖아?’

요련화의 창백해진 얼굴을 쓰다듬은 악위진은 가마 문을 닫았다.


“사도사! 이년을 깨우면 언제쯤 일어날까?”


기분이 좋아진 악위진이 사동척에게 물었다.


“화타의 마비산을 과하게 써서 사흘은 지나야 깨어날 것입니다.”

“조금만 쓰지 뭐하러 과하게 썼어? 사도사는 그만 가서 쉬고 너희들은 가마를 들고 본관을 따라오너라.”


악위진은 화난 표정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신을 잃었다 해도 첫날밤을 보낸 것은 가능하겠지만 옛날 혀를 깨물고 디진 년을 생각하니 도저히 엄두가 안 난다.’

몇 년 전 악위진은 결혼하여 첫날밤을 보내려던 신부를 납치한 적이 있었다.

옷을 벗은 악위진이 신부의 몸 위로 올라간 순간 악위진의 얼굴을 본 신부는 혀를 깨물고 절명해 버렸다.

그 이후 악위진은 한동안 발기불능의 세월을 보내면서 삶의 의미를 잃고 말았다.

세월이 약이라고 혀를 깨물고 죽은 신부의 모습이 희미해지자 악위진의 신체는 예전으로 돌아왔다.

‘그때 몸이 예전으로 돌아오지 않았다면 아마 본관도 혀를 깨물고 말았을 것이야! 천려일실(千慮一失)이라 했으니 한가지 실수로 또 일을 그르치지 말자!’


“이 아이를 여기 비단 금침에 눕히고 너희들은 나를 따라와라.”

“예, 도독!”


악위진은 금의위들을 데리고 자신의 집무실로 갔다.


“왜 늦은 것이냐?”


악위진은 요련화의 모습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속이 까맣게 타는 것 같았었다.


“저희를 객방에 남겨둔 사도사는 도박장에서 도박하다가 첫 번째 보름밤을 보내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보름밤을 기다리다 보니 이제야 오게 된 것입니다. 도독!”

“그런 쳐 죽일 놈이 있나? 당장 사도사를 데려와 내 앞에 꿇려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악위진이 침을 튀기며 악을 썼다.


“예, 도독!”


잠시 후, 사동척은 금의위들에게 끌려 악위진의 집무실 앞으로 왔다.

두 명의 금의위는 사동척의 머리카락을 풀어헤쳐 붙잡고 검을 목에 대고 있었다.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 난다고 하더니 어린 새끼가 벌써 노름 맛을 알아서 본관을 기다리게 해? 당장 죽여버리기 전에 도독부를 기어나가.”


‘노부가 네 놈보다 열 살은 더 많아 변태 탐관오리 놈아!’

입술을 꿈틀거린 사동척은 종종걸음으로 도독부를 나왔다.

‘악위진! 내가 그냥 갈 줄 알았지? 감히 노부에게 어린 새끼라고 했으렷다? 어린 새끼의 독기가 어떤 맛인지 똑똑히 보여 주마!’

도독부를 나온 사동척은 하오문 남녕분타로 갔다.

‘악위진에게 해야 할 복수도 중요하지만 먼 길을 가려면 최소한의 여비는 있어야 하니 여기서 정보 값이나 받아야겠어!’

퉤!

도독부를 보며 침을 뱉은 사동척은 남녕분타의 문을 열었다.


“아가! 여기는 왜 온 것이냐?”

“먼저 이걸 보세요.”


사동척은 어린아이 목소리를 내며 자신의 신분패를 하오문도에게 내밀었다.


“이건 도독부의 종칠품 도사의 신분패가 아니냐?”

“맞아요.”

“팔려고? 아가! 우리는 이런 것은 사지 않는다.”

“팔려고 온 것이 아니에요. 우리 이건 아빠 거예요.”

“그럼 왜 온 것이냐?”

“정보를 팔려고 왔어요.”

“엥? 정보라니? 누구 집에 애라도 낳았냐?”


하오문도의 질문에 사동척은 하오문도를 노려보았다.


“자기가 소속된 단체의 문주가 사라졌는데 지금 농담이 나와요?”

“너..너가 그걸 어떻게 안 것이냐?”


하오문도가 말을 더듬으며 긴장한 얼굴이 되었다.


“하오문주님이 계신 곳을 알려주면 나에게 얼마 주실래요?”

“확실한 것이냐?”

“우리 아빠가 한 말을 들었으니 확실할 거예요.”

“얼마를 주면 말해주겠냐? 은자 열 닢이면 되겠냐?”

“아저씨! 제가 당과 값을 받자고 아빠의 신분패까지 가져 왔겠어요? 그리고 문주님의 목숨값이 은자 열 닢이에요?”

“그럼 얼마나?”

“금자로 오백 냥은 주세요.”

“헉! 오백 냥?”

“예!”

“내가 분타주님 아니, 높은 사람에게 물어보고 다시 오마.”

“예!”


‘금자를 받으면 연경으로 가서 큰 도박장을 따버려야겠어!’

하오문도가 들어가자 사동척은 연경의 도박장을 떠올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빡 캑!


“재미로 사람이나 죽이는 놈이 이곳엔 왜 있어?”


우악스러운 주먹에 사동척은 정신을 잃고 말았다.

사동척의 뒤통수를 쳐서 기절시킨 사람은 다름 아닌 왕수량이었다.


“허-걱! 누군데 우리 문주님의 소식을 알려 줄 아이를 기절시킨 것이오?”


안에서 나오고 있던 분타주 당개개는 왕수량이 사동척의 뒤통수를 친 것을 보고 놀라 뛰어왔다.


“나는 천마대 대주 왕수량이다. 넌 누구냐?”

“헉! 저는 분타주 당개개입니다. 마교에서 나오셨습니까?”

“그래! 그런데 이 사악한 놈이 문주의 소식을 알려준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자기 아빠가 도독부의 종칠품 도사인데 문주님이 계신 곳을 안다고 했답니다.”

“칠순이 넘은 놈이 무슨 얼어 디질 놈의 아빠야? 이놈을 깨워라!”

“예, 대주님!”


퍽-퍽!


천마철혈대원들이 사동척의 몸을 발로 차기 시작했다.

내공이 주입되지 않았지만, 사동척이 느끼는 충격은 상당했다.


“그만 때려라. 이 마귀 놈들아!”


사동척은 고통에 몸을 비틀며 걸걸한 목소리를 냈다.


“혈도를 제압하여 안으로 들어가자.”

“예, 대주님!”


왕수량의 말에 천마철혈대원 중 한 명이 사동척의 혈도 제압하여 왕수량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사동척! 네가 하오문주가 있는 곳을 어떻게 아는지 자세히 말해라.”


왕수량이 무릎을 꿇린 사동척에게 물었다.


“현재 노부의 신분은 도독부의 종칠품 도사로 이곳에 오기 전 도독부에서 들은 것이요.”


써-걱!


“아-아-악!”


왕수량은 사동척의 손가락 하나를 잘랐다.


“다시 묻는다. 네가 하오문주가 있는 곳을 어떻게 아는지 자세히 말해라.”


“현재 노부의 신분은”


써-걱!


“크-허-헉!”


왕수량은 사동척의 손가락 하나를 더 잘랐다.


“자세히 말하지 않으면 이번에는 손목이다. 말해봐.”


‘사실대로 말하면 이놈은 나를 죽일 것이다!’

사동척이 아는 왕수량은 자비라곤 없는 마인 중의 마인이었다.


“노부의 손목을 잘라도 거짓을 말할 수 없소! 노부는 도독부의 종칠품 도사로 도독부에서 하오문주를 납치했다고 들었소.”


‘이 늙은이의 말이 사실인가? 어린놈의 얼굴을 하고 있어서 도대체 이 늙은이의 생각을 알 수가 없어! 그나저나 주군께서 오셔야 하오문주의 일을 처리할 텐데,’

왕수량은 생각하면서 눈알을 돌리는 사동척의 얼굴을 보았다.

퍽!


“컥!”

“주군이 오실 때까지 자고 있어라.”


왕수량은 주먹으로 사동척의 머리를 치자 사동척의 몸은 축 늘어졌다.

‘우리 문주님이 계신 곳을 물어보면 될 것 같은데 굳이 기절까지 시킬 필요가 있었나?’

당개개는 자신이 왕수량에게 자기가 맞은 것처럼 왕수량이 질문할 때마다 몸을 움찔거렸다.


“주군께서 이곳 분타를 모르실 수 있으니 이놈의 마혈을 짚은 뒤 밖으로 나가자.”

“예, 대주님!”


천마철혈대의 대원 한 명이 검 끝으로 사동척의 마혈을 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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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104. 배상철과 변명근 NEW 5시간 전 1 0 11쪽
103 103. 회귀 24.06.27 5 0 12쪽
102 102. 이별을 준비하다 24.06.26 3 0 12쪽
101 101. 연지소 24.06.26 7 0 12쪽
100 100. 태금산 24.06.25 8 0 11쪽
99 99. 만수충조 24.06.25 9 0 11쪽
98 98. 천철도 24.06.24 11 0 12쪽
97 97. 포달랍궁 24.06.24 14 0 11쪽
96 96. 무림 왕 2 24.06.23 13 0 12쪽
95 95. 취개 24.06.23 18 0 12쪽
94 94. 공동파 24.06.22 15 0 12쪽
93 93. 흑금상단 24.06.22 18 0 12쪽
92 92. 천지 24.06.21 18 0 12쪽
91 91. 인왕채 24.06.21 17 0 12쪽
90 90. 무림 왕 24.06.20 18 0 12쪽
89 89. 영락제 3 24.06.20 19 0 12쪽
88 88. 영락제 2 24.06.19 22 0 12쪽
87 87. 영락제 24.06.19 26 0 12쪽
86 86. 준하의 함정 24.06.18 25 0 12쪽
» 85. 요련화의 실종 24.06.18 24 0 12쪽
84 84. 사동척 24.06.17 26 0 12쪽
83 83. 하오문주 요련화 2 24.06.17 27 0 12쪽
82 82. 하오문주 요련화 24.06.16 28 0 12쪽
81 81. 공동파 24.06.16 30 0 11쪽
80 80. 혁련광의 죽음 24.06.15 31 0 12쪽
79 79. 이별 24.06.15 35 0 12쪽
78 78. 철마련의 련주 혁련광 24.06.14 30 0 11쪽
77 77. 북화영 2 24.06.14 30 0 12쪽
76 76. 북화영 24.06.13 2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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