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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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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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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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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철마련의 련주 혁련광

DUMMY

철마련의 공식 명칭은 철혈마도연합으로 운남과 묘강의 마도 연합체였다.

철마련의 련주 혁련광은 마도 계열의 문파는 물론 정도 계열의 문파까지 협박과 회유를 통해 마구잡이로 끌어모아 지금은 마교에 버금가는 규모의 연합체를 만들었다.

철마련은 자신들의 세를 과시하기 위해 상단과 표국, 그리고 시전 상인들에게 뜯은 돈으로 둘레만 해도 만장(3000m)이 넘는 담장을 묵철로 장식했다.

철마전의 련주실,


“련주님! 천산의 마교에서 서찰을 보내왔습니다.”


철마련의 련주 혁련광에게 총관 요진뇌가 서찰을 올리며 말했다.


“건방진 놈들! 나에게 또 와달라는 것이야?”

“아닙니다. 련주님!”

“그럼 뭐야?”


탈명광마라는 별호에 나와 있듯 혁련광은 단순 무식한 마인이었다.


“마교의 감찰당에서 감찰을 나온다고 쓰여 있습니다.”

“뭐, 뭐라고 감찰? 캇-캇-캇!”


웃던 혁련광은 벽에 걸린 자신의 애병 광마도를 쳐다보았다.


“요진뇌! 탁자 위에 대가리를 대고 목을 빼라.”

“려..련주님!”

“마교에서 그런 서찰을 왔으면 가지고 온 놈의 목을 처발라 머리를 들고 왔어야지?”

“련주님! 여기 가지고 온 놈의 목을 처발랐습니다.”

“이 새끼! 너 장난하냐? 이건 비둘기 머리가 아니냐?”

“예, 련주님! 이 서찰을 가지고 온 놈이 바로 이 비둘기였습니다.”

“나에게 가지고 와라,”


요진뇌는 허리를 숙인 채 혁련광에게 다가가 비둘기 머리를 바쳤다.


“으-드-득! 염무상이 보낸 감찰당의 놈들이 나오면 이 비둘기 대가리처럼 씹어 버릴 거야!”


퉤!

혁련광은 씹고 있던 비둘기 머리를 뱉었다.


“요총관! 우리 철마련에 가입한 운남과 묘강의 문파들에 연락하여 본련으로 오라고 해라.”

“예, 련주님!”


요진뇌가 나가자 혁련광은 시비를 불렀다.


“주방에 말해 술과 요리를 준비하여 가지고 오라고 해라.”

“예, 련주님!”


똑-똑-똑!

시비가 나가자 혁련광은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들겼다.

‘감찰당의 당주가 오지 않고 염무상이 직접 오면 어떻게 하지?’

혁련광은 한 번 만났던 염무상이 두렵고 무서웠다.

‘나이도 처먹을 만큼 처먹은 늙은이가 왜 지금까지 살아서 나를 힘들게 할까?’


삼십 년 전,

곤명의 무관주 아들로 태어난 혁련광은 서점에서 옛날 무관에서 교본으로 사용했다는 오래된 책 한 권을 샀다.

‘헉! 이건 누군가가 표지만 무공 교본이라고 쓴 절세 비급이다.’

집에 와서 교본을 펴본 혁련광은 새벽이 되자 벽곡단을 짊어지고 깊은 산속 동굴로 갔다.

‘나는 절대 고수가 되기 전에는 이 동굴을 나서지 않을 것이다.’

혁련광은 십 년 동안 폐관 수련하여 비급 속의 무공을 모두 익혔다.

‘마도 계열의 무명 검법 이름을 철마검으로 하고 나중에 세를 확장하여 무림맹같은 거대 단체를 만들어야겠다.’

계획을 세운 혁련광은 철마련이라는 단체를 만들기 위해 먼저 탈명문이라는 작은 문파의 개파 선언을 했다.


“문주님! 축하드립니다.”

“허허! 어서 오시오. 불원천리 우리 탈명문의 개파 선언을 축하해 주기 위해 오셔서 감사하오이다.”


혁련광은 하객들과 인사를 주고받으며 입가에 미소가 떠날 줄을 몰랐다.

‘휴-우! 이 짓도 못하겠어! 정파놈들처럼 가식적인 말을 하려니 온몸이 쑤시는 것 같다! 숫자를 세보니 대충 올 놈들은 다 온 것 같은데 이만 들어가야겠다.’

탈명문의 정문에 서 있던 혁련광은 탈명문 앞이 한산해지자 몸을 돌리려다 전방을 주시했다.

‘저건 냄새나는 문사 놈이잖아! 어떤 미친놈이 학관까지 배첩을 보낸 거야?’

빛바랜 문사 복을 입은 상대는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탈명문의 정문을 향해 걸어왔다.

‘몇 대 쥐어패서 쫓아버려야겠어!’

혁련광은 자신의 주먹과 걸어오는 상대의 몸을 번갈아 보았다.

‘태어나서 육합권법도 익히지 않은 비루한 몸이군! 십 년간 폐관 수련을 거친 내 주먹을 몇 대나 견딜까?’


“문주님! 문주님을 찾는 하객들이 많아서 그만 들어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문도 한 명이 와서 혁련광에게 말했다.


“저기 기다리던 사람이 오고 있으니 하객들에게 조금만 기다리라고 해라.”

“저분은 문사 같은데 문주님께서는 문사와도 교류가 있었습니까?”

“그래! 내 주먹이 니 대가리와 교류하고 싶다고 하니 처맞기 싫으면 그만 기어들어 가.”

“예? 예, 문주님!”


문도가 들어가자 혁련광은 주먹에서 느끼는 차진 맛을 생각하며 문사의 때릴 곳을 정하고 있었다.


“학관에서 오셨소?”

“오늘 탈명문의 개파 선언이 있다고 해서 조금 먼 곳에서 왔다.”


상대의 자연스러운 하대에 혁련광은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이 새끼! 맷집만큼만 때릴 것이 아니라 아예 팔다리를 분질러 버려야겠어!’

혁련광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상대는 탈명문의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 자리는 혈이 꽉 막힌 곳인데 어떤 멍청한 놈이 이곳에 문파를 세우자고 했는지 모르겠군!”


문사의 말은 혁련광의 귀에 또렷하게 들렸다.

‘팔다리를 분지를 것이 아니라 죽여서 파묻어 버려야겠어!’

치밀어 오르는 살심에 자기도 모르게 허리에 찬 검의 손잡이에 손을 얹었던 혁련광은 미련 없이 손잡이에서 손을 뗐다.


“조금 먼 곳에서 오셨다고 하니 조용한 곳으로 안내하겠소. 따라오시오.”

“그래! 그렇지 않아도 구린 냄새에 머리가 아프던 차였다.”


혁련광은 문사를 데리고 탈명문의 뒷산으로 올라갔다.

‘검으로 온몸을 다져 아예 젓갈로 만들어버려야겠어!’

어제 온 비로 인해 산으로 오르는 길이 너무 미끄럽고 지저분했다.

‘에이 씨발! 가장 경사스러운 날에 이게 뭐야?’

혁련광은 자신의 혁화에 묻은 진흙을 작은 나무에 문지르며 자신의 뒤에 서 있는 문사의 신발을 보았다.

‘이 새끼! 내가 밟은 곳을 피해 마른 곳으로 걸어왔군!’

혁련광은 문사를 노려보려다가 그만두기로 했다.

‘괜히 눈이라도 마주치면 마음 약해지니 그냥 올라가자.’

탁-탁!

바위 위에 혁화 바닥을 털자 무게감이 확실히 줄어들었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혁련광이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아직 멀었어?”


작은 것에 만족감을 느낀 혁련광의 기분을 운남성 밖으로 날려 버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부처도 지금의 나라면 이놈을 죽이고도 남았을 것이다! 디져서도 붓을 쥐지 못하도록 양손부터 잘라야겠어!’

살기를 끌어올린 혁련광은 검의 손잡이를 잡았다.

쩌-정!

혁련광은 검에서 아지랑이 같은 것이 나오더니 서로 뭉쳐 가는 실이 되었다.

‘멍청한 문사 놈! 이런 상황에서 경치나 보고 있다니?’

등을 돌린 혁련광의 검에서 검사가 발출된 것은 모르는 문사는 주위 경치를 보고 있었다.


“그놈! 제 몸 하나는 지킬 수 있을 것 같으니 마부로 쓰면 아주 제격이겠군!”


문사의 혼자 말이 혁련광의 귀에 들렸다.

‘아무리 이놈이 미쳤다고 해도 설마 나에게 한 말은 아니겠지? 나이도 내가 한참 위인데 말이야!’

사십 대 초반의 혁련광이 본 문사의 나이는 많이 보아야 삼십 대 초반,

채-앵!

몸을 돌린 혁련광은 문사의 양팔을 향해 검을 그었다.

‘헉! 이놈이 나를 하찮은 마부로 삼으려고 했다니?’

혁련광이 몸을 돌린 순간 자신을 보고 있는 문사의 눈과 마주쳤다.

‘네놈이 나에게 한 말이 있으니 나를 원망하지 말아라’

혁련광의 검이 문사의 양팔을 통과했다.

문사의 팔이 허공으로 치솟았다.


“구린 냄새에 똥파리들이 꼬였군!”


팔이 잘려 비명을 질러야 할 문사의 입에서 혁련광이 기절할 말이 나왔다.

파리 쫓는 시늉과 함께,


“어..어떻게 피한 것이냐?”

“뭘 말이냐?”

“이놈! 절정의 경지에 도달한 내 검을 어떻게 피했느냐 말이다?”

“이렇게 피했다.”


문사는 몸을 옆으로 갔다가 다시 제자리로 왔다.


“나를 놀리다니? 살초를 전개하여 네 놈의 숨통을 끊어버리겠다.”

“마부로 쓰기에는 아직 멀었는가? 수양이 얕아!”


문사의 말에 혁련광은 검을 고쳐 잡았다.

‘다친 내 마음의 상처에 염장질까지 하다니? 개파식이고 뭐고 이놈부터 죽여야겠다!’

채-애-앵!

혁련광의 검이 검명을 토해냈다.


“위아래도 몰라보는 무지한 놈이로고!”


문사의 손이 똥파리 쫓듯 가볍게 손을 휘저었다.

퍼-벅 쿵!

가슴에 충격을 받은 혁련광은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툭!

혁련광의 가슴 속에서 뭔가가 떨어졌다.


“허허허! 한 문파의 문주란 놈이 몸속에 춘화를 지니고 있다니?”


혁련광의 가슴속에서 나와 떨어져 펼쳐진 것은 교미 중인 뱀처럼 두 남녀가 서로 다리를 꼬고 한참 정사 중인 춘화도였다.

벌-떡!


“이건 내 것이 아니다. 문도 중 한 명이 가지고 있어서 내가 뺏어놓은 것이다.”

“...,”


혁련광의 변명에도 문사의 눈은 춘화를 보고 있었다.


“크-허허허! 이거였나? 남녀의 다리처럼 상단전과 중단전을 합치면 될 것을 내가 왜 그걸 생각하지 못했을까?”


문사가 허공으로 떠올라 가부좌를 틀었다.

휘-이-익!

주위의 공기가 문사 쪽으로 휩쓸려 빠른 속도로 회전했다.

‘헉! 저 새끼에게 다가가면 내 몸은 터질지도 모른다.’

다리에 내공을 주입하여 천근추를 펼친 혁련광은 검을 땅속에 박고 몸을 고정했다.

‘허-걱! 너무 강렬한 빛이다.’

문사의 몸에서 강한 빛이 나왔다.

혁련광은 얼른 눈을 감았다.

화-라-락!

문사의 주위를 돌던 공기가 문사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너는 누구냐? 혹시 반로환동한 것이냐?”


주위가 잠잠해지자 눈을 뜬 혁련광이 물었다.


“그래! 반로환동한 지 칠십 년이 지나 상수(백 세)가 되었다.”

“삼십 대 초반으로 봤는데 상수라니? 도대체 누구요?”

“나는 염무상이다.”

“염무상이라면 당대 천마시오?”

“그래! 내가 자연경의 경지에 한 발만 걸쳐 너무 답답했는데 이제 온전히 자연경의 경지로 들어왔구나! 자연경의 경지를 구경하고 싶어 오늘은 그냥 가겠다만 다음에 내가 부르면 그때는 와야 할 것이다. 내가 너를 살려주는 이유는 네 내공에 마기가 담겨 있어 살려주는 줄 알아라.”


얼이 나간 혁련광의 눈에 서서히 하늘 높이 비상하는 염무상이 보였다.

번-쩍!

그리고 강렬한 빛과 함께 염무상의 신형은 사라져버렸다.

‘내가 천마 염무상을 만나다니? 그리고 염무상에게 칼질하고 살아남은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야!’

털-썩!

혁련광은 바닥에 주저앉아 자신의 품에서 떨어진 춘화를 당기며 염무상이 사라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천하제일인답게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손을 이렇게 했었지!’

혁련광은 염무상이 한 동작을 따라 해보았다.

펑-쿵!

혁련광의 손에서 나간 장풍이 나무를 때렸고 나무는 그대로 쓰러졌다.


“와-하하하! 천마의 무공도 별것 아니었네! 하객들이 돌아가면 다시 폐관 수련하여 천마의 경지를 꼭 뛰어넘고 말 것이야.”


혁련광은 자신의 살기 가득한 검 앞에서 유유자적한 염무상의 여유로운 태도가 너무 부러웠다.

‘하객이라고 해봐야 모두 하수들뿐이다. 빨리 보내고 폐관에 들어가야겠어!’

혁련광은 삼 일간 열려고 했던 연회를 하루 만에 끝냈다.

그리고 문주실 뒤쪽의 언덕에 동굴을 파서 연공실을 만들었다.


“부문주! 내가 폐관 수련을 마치고 나오는 날 나는 염무상처럼 절대 강자가 되어있을 것이다!”


폐관 수련을 하루 앞둔 혁련광은 부문주 마한휘를 불러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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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2. 이별을 준비하다 24.06.26 2 0 12쪽
101 101. 연지소 24.06.26 6 0 12쪽
100 100. 태금산 24.06.25 8 0 11쪽
99 99. 만수충조 24.06.25 9 0 11쪽
98 98. 천철도 24.06.24 10 0 12쪽
97 97. 포달랍궁 24.06.24 14 0 11쪽
96 96. 무림 왕 2 24.06.23 13 0 12쪽
95 95. 취개 24.06.23 18 0 12쪽
94 94. 공동파 24.06.22 15 0 12쪽
93 93. 흑금상단 24.06.22 17 0 12쪽
92 92. 천지 24.06.21 18 0 12쪽
91 91. 인왕채 24.06.21 17 0 12쪽
90 90. 무림 왕 24.06.20 18 0 12쪽
89 89. 영락제 3 24.06.20 19 0 12쪽
88 88. 영락제 2 24.06.19 22 0 12쪽
87 87. 영락제 24.06.19 26 0 12쪽
86 86. 준하의 함정 24.06.18 25 0 12쪽
85 85. 요련화의 실종 24.06.18 23 0 12쪽
84 84. 사동척 24.06.17 26 0 12쪽
83 83. 하오문주 요련화 2 24.06.17 27 0 12쪽
82 82. 하오문주 요련화 24.06.16 28 0 12쪽
81 81. 공동파 24.06.16 29 0 11쪽
80 80. 혁련광의 죽음 24.06.15 31 0 12쪽
79 79. 이별 24.06.15 35 0 12쪽
» 78. 철마련의 련주 혁련광 24.06.14 30 0 11쪽
77 77. 북화영 2 24.06.14 30 0 12쪽
76 76. 북화영 24.06.13 2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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