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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연재수 :
1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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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66,324

작성
24.06.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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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97. 포달랍궁

DUMMY

새벽,

건량 보따리를 든 준하는 맹주전의 지붕으로 올라가 내공을 끌어올려 여의이어를 펼쳤다.

준하가 도착한 곳은 소준흠을 처음 만났던 곳, 적랑 대주를 죽이고 물을 마셨던 사연(沙淵)이었다.

준하는 바닥에 있는 나뭇가지를 주어 모았다.

사막이었지만 사연 주위에는 사연의 수분 때문에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불을 피우면 연기를 본 광풍사가 달려오겠지?’

나무 밑으로 간 준하는 오전이 되길 기다렸다.

해가 떠올랐다.

나무에 불을 붙인 준하는 불길이 타오르자 물을 뿌렸다.

불길은 금방 짙은 연기가 되어 하늘 높이 올라갔다.

준하는 말발굽 소리가 들리지 않자 불을 붙이고 물을 뿌리기를 반복했다.

‘연기를 못 본 모양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하오문에게 광풍사의 본거지를 물어보고 올 것인데 그랬어!’

멀리 사산(沙山) 위에 해가 걸치고 있었다.

그리고 곧 열사의 땅에 어둠이 찾아왔다.

사연의 수면이 황금빛으로 변했다.

만월이 내려와 사연의 표면에 앉자 그걸 시샘한 바람이 만월을 흔들었다.

그러자 만월의 파편이 사연 전체로 퍼져 황금빛으로 보인 것이다.

‘그래! 높은 곳으로 올라가 불빛을 찾는 수밖에 없어!’

내공을 끌어올려 허공을 솟구치려던 준하는 잠깐 멈췄다.

‘내가 날개 달린 새도 아니고 밤새 허공을 헤매면 내공이 고갈될 거야! 이게 미친 짓인지는 모르지만, 시도는 해봐야지.’

준하는 내공으로 거대한 내공 구(內功球)를 만들었다.

펑-펑!

그리고 구 안에 천마화격(天魔火擊)을 날렸다.

거대한 암석을 재로 만들어버리는 천마화격은 내공 구 안의 공기를 뜨겁게 만들었다.

내공 구가 떠오르자 준하는 내공 구를 잡았다.

내공 구는 빠른 속도로 높이 떠올랐다.

‘그냥 바람에 맡기면 되겠다!’

지면과 달리 높은 밤하늘에는 거센 바람이 불었다.

안력을 돋운 준하는 사방을 둘러보면서 불빛을 찾았다.

‘조금만 더 지나면 불을 피운 곳이 없을 텐데!’

밤하늘의 별자리를 보니 시간은 해시(21:00~23:00) 말이 되었다.

‘혹시 저곳인가?’

멀리 사막이 끝나는 곳에서 희미한 불빛이 보였다.

슝!

준하는 지풍을 날려 내공 구에 구멍을 냈다.

그러자 내공 구는 불빛을 향해 하강했다.

성(城)안은 야심한 시간임에도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여기가 어딜까?’

하강을 멈춘 준하는 유심히 내려다보았다.

석회를 바른 듯 전각은 물론 성벽까지 온통 흰색이었다.

화-라-락!

까마득한 높이에서 떨어져 내린 준하는 성벽에 안착했다.

‘분주히 뭔가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은데 뭘 준비할까?’

준하는 흑묘의 월영보법을 밟았다.

그러자 준하의 몸은 하나의 그림자로 변했다.

어둠으로 스며든 준하는 사람들이 움직이는 곳으로 갔다.

‘모두 무승들 같은데 혹시 이곳은 포달랍궁일까?’

그늘진 처마 끝으로 올라간 준하는 무승들의 머리 위로 이동했다.


“내일 새벽에 출발하려면 빨리 서둘러라.”


전각 안에서 명령이 들렸다.


“예, 사숙!”


무승들이 더 바쁘게 움직이자 준하는 명령을 내린 사람을 보기 위해 매달린 상태에서 거대한 기둥을 넘어갔다.

‘저건 소준흠의 장창이잖아!’

의자에 앉은 무승 옆에 장창이 세워져 있는데 바로 준하가 소준흠에게 돌려준 장창이었다.

‘분위기를 보면 전쟁하러 가는 것 같은데 여기는 어디일까? 이곳에서 소준흠을 납치한 것 같은데 말이야.’

준하는 지붕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몸을 날려 전각 사이를 다녔다.

슝!

준하의 손에서 지풍이 날아가 혼자 있는 사람의 혼혈을 때렸다.

상대가 쓰려지려 하자 준하는 상대를 어깨에 메고 지붕으로 올라왔다.

준하의 얼굴과 눈이 사악하게 변했다.

꿈에서도 보기 싫은 흉신악살의 얼굴이었다.

섭혼술의 일종인 귀면요안(鬼面妖眼)을 펼친 것이다.


“지금 너희들은 무슨 준비를 하느냐?”

“저..저희 포달랍궁은 무림맹을 치러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림맹을 세우면서 포달랍궁과는 전혀 접점이 없는데 왜 무림맹을 친다는 것이지?’

의아한 생각이 든 준하였다.


“무슨 이유로 무림맹을 치러가는 것이냐?”

“무림맹의 맹주가 우리 궁주님의 목을 따러 온다고 해서 우리가 먼저 선수를 치기로 했습니다.”


‘미친! 총관 그 미친놈이 쓸데없는 짓을 하더니 내 뼛골이 모두 빠지겠어!’

다시 상대의 혼혈을 짚은 준하는 지붕에서 내려왔다.

슝!

상대와 멀리 떨어진 준하는 지풍을 날려 혼혈을 풀어주었다.

‘소준흠을 구해도 큰 문제가 남겠어!’

바로 포달랍궁의 중원 침공이었다.

‘궁주란 새끼! 아주 무식한 놈인 것 같다.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전쟁부터 하려고 하다니? 소준흠을 구한 다음 번거롭지만, 무식한 새끼를 만나보는 수밖에,’

준하는 처음 있었던 처마 밑으로 왔다.

그리고 소준흠의 장창과 함께 있는 무승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았다.

무승의 얼굴로 역용하기 위함이었다.

무승의 얼굴을 기억한 준하가 몸을 옮기려고 하는데 무승이 고개를 들고 처마를 쳐다보았다.

‘들킨 것인가?’

팔에 내공을 주입한 준하는 만검의 손잡이를 잡았다.


“이제 곧 인시(03:00~05:00)다.”


고개를 내린 무승이 정면을 응시하며 말했다.

‘나처럼 별자리를 보고 시간을 예측했구나!’

처마에서 내려온 준하는 어둠으로 스며들어 포달랍궁을 돌아다녔다.


-“허허! 본 궁주의 목을 따러 왔느냐?”


‘헉! 궁주가 내 기척을 느끼다니?’

준하의 귀에 전음이 들렸다.

준하는 무승들이 나오는 곳을 보았다.

‘저게 사람이야? 돼지 새끼야? 족히 사백 근(240kg)은 나가겠다.’

준하의 눈에 비단옷을 입은 아니, 비단으로 덮인 궁주의 비대한 몸이 보였다.


“그대가 포달랍궁의 돼지 아니, 궁주로군!”


준하의 말에 궁주의 얼굴이 살짝 변했다가 이내 표정을 찾았다.


“족히 한 달은 걸릴 거리인데 비상식적으로 빨리 왔구나!”

“궁주! 내가 도착한 시간이 궁금할 리 없으니 자리를 옮기자.”

“기다리던 바다. 나를 따라와라.”


궁주가 무승들을 둘러보았다.


“맹주의 싱싱한 간을 먹고 싶구나! 모두 이곳에서 기다려라.”

“예, 궁주님!”


궁주의 몸이 떠올라 허공에서 방향을 틀었다.

‘비대한 몸 때문에 걷기 힘들어서 그렇지 땅을 밟지 않고 몸을 띄운 동작이 꼭 물찬 돼지 새끼 같다.’ 찰나의 순간 궁주의 몸은 까만 점으로 변했다.

슈-웅!

준하는 궁신탄영의 경공을 펼쳐 궁주를 따라갔다.

궁주가 도착한 곳은 사막 한복판이었다.


‘몸을 띄우고 있군! 그렇지 않으면 무게 때문에 몸의 절반은 모래 속에 파묻혔을 텐데.’

준하가 떨어져 내리자 궁주는 양팔을 앞으로 뻗었다.


“돈궁주(豚宮主)! 나는 무림 맹주 위겸이다. 이름이 뭔가?”

“본 궁주에게 격장지계(激奬之計)를 쓰려고 하지 마라. 내 이름은 초곤등이다.”

“격장지계라 생각했으면 미안하군, 초궁주! 내가 포달랍궁으로 온 이유는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다.”

“그게 누군가?”

“광풍사의 사주 소준흠!”

“의외로군! 무림 맹주가 도적놈을 구하러 새외까지 오다니?”

“어린 시절 인연이 있어서 왔지.”

“그래서 우리 궁의 보급품을 약탈한 놈을 그냥 내 달라?”

“그냥 주기 싫으면 조건을 말해?”

“본 궁주는 네놈의 목을 원한다.”


초곤등의 몸이 기괴하리만큼 부풀어 올랐다.

‘무식한 돼지 새끼가 조금 전에는 격장지계라며 길길이 날뛰더니 이젠 같이 동귀어진(同歸於盡)하자는 거야, 뭐야?’

준하는 뒤로 조금 물러났다.

‘헉! 얼굴이 없어졌다.’

기괴하리만큼 부푼 몸 때문에 초곤등의 머리는 두꺼운 목 속으로 사라져 겨우 두 눈만 보였다.

‘포달랍궁의 무공이 사이(邪異)하다고 하더니 정말이구나! 그런데 저 모습은 사이하기보다는 더럽다고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그럼 승자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하자고,”

“.....,”


초곤등은 대답 대신 몸 전체를 흔들었다.

그 모습은 낚싯바늘에 걸려 몸을 부풀린 복어 같았다.

슉-슉-슉!

준하는 초곤등을 향해 천마지(天魔指)를 날렸다.

열 줄기의 지풍은 초곤등의 사혈을 향해 쏘아졌다.

‘이게 뭐야?’

지풍은 초곤등의 사혈 근처에 도착하기도 전에 소멸되었다.

‘초곤등의 몸 주위에 있는 끈적이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뭘까?’

지풍을 삼키는 늪 같은 것이 초곤등의 몸을 감싸고 있는 것 같았다.

‘차라리 접근전이 더 낫겠어!’

내공을 끌어올린 준하는 초곤등의 인당혈을 노리고 이형환위를 펼쳐 순식간에 몸을 이동했다.

와-락!

‘이게 뭐야?’

초곤등의 몸이 준하를 감쌌다.

‘양손으로 옆구리 살을 당겨 내 몸을 덮었다.’

준하는 내공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몸을 뒤로 뺐다.

그러나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내공마저 흩어져버렸다.


“흐흐! 이게 본 궁주의 절초인 세전복압(世全㠅壓)이다.”


‘욱! 입에서 우유 썩은 냄새가 난다. 낙타 젖 냄새인가? 그나저나 빠져나가야 하는데 내공이 흩어져 버려 어떡한다?’

역겨운 냄새에 준하는 호흡을 멈추고 탈출할 방법을 생각했다.

‘호흡이 가파 오는데 방법이 없어!’

초곤등의 몸은 준하를 조여왔다.

의식이 가물가물해졌다.

‘단 일 초식에 이 꼴이 되다니? 내가 내공을 모으기 위해 암흑신공까지 펼쳤는데!’

준하는 상대의 내공을 흡수했던 때가 생각났다.

‘혹시 암흑신공이 통할까? 돼지 새끼의 내공이 단 한 올도 안 들어왔으면 좋지만 내가 살려면 시도해보는 수밖에 없어!’

암흑신공을 운공한 준하는 초곤등의 기해혈에 장심을 붙였다.


“커-헉!”


초곤등은 비명과 함께 세전복압을 풀었다.

그러자 준하는 재빨리 내공을 끌어올려 여의이어를 펼쳤다.

준하가 도착한 곳은 포달랍궁의 지붕이었다.

‘초곤등의 내공은 내 단전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초곤등이 비명을 지르며 세전복압을 푼 이유는 뭘까?’

지붕에 누운 준하는 밤하늘을 보며 초곤등의 세전복압을 깰 생각을 했다.

‘혹시 초곤등의 세전복압은 천마화격이 들어간 내공 구와 비슷한 방식일까? 가서 시험해 보고 아니다 싶으면 여의이어를 펼쳐 몸을 피하면 되겠어!’

준하는 다시 초곤등이 있는 사막으로 갔다.

초곤등은 정신을 차렸는지 사막 위를 날아다니며 준하를 찾고 있었다.


“돼랑아! 나 여기 있다.”


초곤등은 갑자기 나타난 준하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역시 무림맹의 맹주답구나! 다시 시작하자.”

“그래야지. 마지막 한수로 끝내주겠다.”


챙!

만검은 스스로 뽑혀 나왔다.

웅-웅!

허공에 뜬 만검이 진동하며 검명을 토했다.

초곤등은 만검을 주시했다.

준하는 바닥을 향해 손바닥을 폈다.

모래가 딸려 올라왔다.

뽀-드-득!

준하는 모래를 움켜쥐었다.

그러자 오랜 풍화작용으로 둥근 모양의 모래는 날카롭게 깨졌다.


“만검 가라!”


슈-욱!

만검이 초곤등의 부푼 몸을 향해 쏘아졌다.

휙!

몸을 날린 준하는 만검의 뒤를 따랐다.

초곤등의 몸이 크게 펴졌다.

휙 쏴-아-아!

허공에서 몸을 세운 준하는 초곤등의 펴진 몸을 향해 모래를 뿌렸다.

순간 초곤등의 당황하는 얼굴이 보였다.

슈-슈-슉!

만검을 감싼 초곤등의 몸 위로 수만 개의 모래가 박혔다.

피-쉬-이!

초곤등의 몸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났다.


“헉-헉!”


곧이어 초곤등의 입에서 거친 숨소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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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99. 만수충조 24.06.25 14 0 11쪽
98 98. 천철도 24.06.24 16 0 12쪽
» 97. 포달랍궁 24.06.24 19 0 11쪽
96 96. 무림 왕 2 24.06.23 17 0 12쪽
95 95. 취개 24.06.23 21 0 12쪽
94 94. 공동파 24.06.22 20 0 12쪽
93 93. 흑금상단 24.06.22 21 0 12쪽
92 92. 천지 24.06.21 22 0 12쪽
91 91. 인왕채 24.06.21 20 0 12쪽
90 90. 무림 왕 24.06.20 2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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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88. 영락제 2 24.06.19 2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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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85. 요련화의 실종 24.06.18 29 0 12쪽
84 84. 사동척 24.06.17 3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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