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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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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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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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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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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7. 북화영 2

DUMMY

찰나의 순간, 준하는 여의이어의 신법으로 교주전에 도착했다.

‘아직 묘시(05:00~07:00) 말이니 서둘러 하면 되겠어.’


“왕대주! 교주전의 공터에 솥단지를 걸어라.”

“예, 주군!”


준하는 왕수량이 준비한 솥단지에 금우설조과 설삼, 그리고 동충하초를 넣고 불을 지폈다.


“주군! 속하가 하겠습니다.”


준하는 직접 불을 지피자 놀란 왕수량이 달려와 말했다.


“이건 원단을 맞이하여 사부님과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드릴 것이다. 그러니 내가 직접 해야 한다.”

“예!”


한 시진이 지나자 솥단지가 김을 내 뿜으며 교주전 주위로 고소한 냄새를 풍겼다.


“왕대주! 시비를 불러 금우설조를 담을 그릇을 가지고 오게 해라.”

“예, 주군!”


닭 익은 냄새에 침을 삼키며 서 있던 왕수량이 교주전으로 들어갔다.

준하는 닭 그릇을 든 시비와 함께 태상 교주전이라는 묘옥으로 갔다.


“충!”


태상 교주전의 호위들이 준하에게 예를 올렸다.


“사부님! 저 왔습니다.”

“들어오너라.”


예전과 다를 바 없는 염무상의 목소리가 들렸다.


“예, 사부님!”


준하는 묘옥으로 들어가기 전 같이 간 시비를 보았다.


“너는 내가 부르면 들어와라.”

“예, 교주님!”


묘옥으로 들어서자 흙냄새와 오래된 서책 냄새가 났다.


“사부님! 절 받으십시오.”

“웬 절이냐?”

“원단이라 절을 올리려고 합니다.”

“내가 이곳에 있는 동안 새로운 풍습이 생긴 것이냐?”


‘아! 중국은 설날이 되어도 세배하는 것이 없나?’

엉거주춤 서 있던 준하는 절을 하기로 했다.


“원단이 되면 집안의 어른들께 절을 올리는 것은 멀리 조선의 풍습으로 저도 그 풍습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말을 들어보니 좋은 풍습 같구나!”


염무상이 자리를 잡았다.


“사부님! 올 한해는 더욱 건강하십시오.”


준하는 머리가 방바닥에 닿도록 정성을 다해 절을 올렸다.


“들어와라.”


절을 마친 준하는 밖을 향해 말했다.


“누구랑 같이 온 것이냐?”

“예, 사부님! 제가 사부님을 위해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문이 열리고 시비가 들어왔다.


“큼-큼! 그렇지 않아도 새벽에 일어나 배가 고팠는데 침이 나는 냄새구나!”


시비가 금우설조 그릇을 탁자에 내려놓자 준하는 술잔에 금존청을 따랐다.


“처음 보는 요리인 것 같은데 이 요리도 조선에서 건너온 것이냐?”

“예!”

“냄새는 꼭 영약 같구나!”

“영약은 아니지만, 영약 못지않게 몸에 좋은 음식입니다.”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동안 시비가 접시에 금우설조 고기를 찢어놓았다.


“캬-아! 좋구나!”


금존청을 마신 염무상은 금우설조의 다리를 들고 뜯기 시작했다.


“이건 중원의 닭이 아닌 모양이다?”

“예, 사부님! 이것은 금우설조입니다.”

“그래? 귀한 요리인데 같이 먹자.”

“아닙니다, 사부님! 저는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그래!”


태상 교주전을 나온 준하는 혼자 두 번째 금우설조 그릇을 들고 원로원으로 갔다.

‘이런 것이 자식을 맡겨놓은 부모 마음인가?’

준하는 사마강에게 양승상을 잘 부탁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 원로원에 온 것이다.


“교주님! 교주님께서 이런 것을 직접 들고 오시다니요?”


원로원주실에서 앉아 있던 사마강은 준하가 금우설조 그릇을 들고 들어오자 깜짝 놀라 의자에서 일어나 금우설조 그릇을 받았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원로원주께서 내 제자를 지도하고 있어서 준비한 것이오.”

“교주께서 부르시면 제가 달려갈 것인데 이렇게 친히 오시다니? 제가 불경죄를 범한 것 같습니다.”

“아니요. 몸에 좋은 것이니 술과 함께 드시오.”


준하는 금우설조 그릇의 뚜껑을 열었다.


“교주님! 황송할 따름입니다.”


사마강이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럼 원로원주! 이만 가보겠소.”

“교주님! 제가 한 잔 올리겠습니다.”


사마강이 입바른 소리로 준하를 잡았다.


“갈 곳이 있어서 말이오.”


원로원을 나온 준하는 왕수량을 불렀다.


“왕대주! 수석장로의 손녀 북화영을 가마에 태워 데리고 오너라.”

“예, 주군!”


세 번째 금우설조를 건져낸 준하는 솥에 불린 쌀을 넣고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쌀 익는 냄새가 나자 북화영을 태운 가마가 도착했고 그 뒤를 놀란 표정의 북뢰가 따라왔다.


“교..교주님! 제 손녀가 무슨 잘못이라고 했는지요?”

“잘못이라니요? 내가 직접 손녀에게 가려다가 교주의 체통에 맞지 않는다고 할 것 같아 부른 것이오. 들어갑시다.”


북화영이 시비의 부축을 받고 가마에서 내렸다.


“소녀 북화영! 교주님을 뵙습니다.”

“그래! 몸은 좀 어때?”

“교주님께서 치료해 주셔서 많이 나았습니다.”


파리한 안색의 북화영이 애써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날이 차다. 어서 들어가자.”


교주전 안에는 알싸한 삼계탕 냄새가 가득했다.


“앉아라. 수석장로께서도 앉으시오.”


준하는 두 사람이 앉자 시비에게 금우설조를 찢게 했다.

북화영이 금우설조 고기를 먹기 시작하자 준하는 북뢰에게 술을 따라 주었다.


“교주님! 결초보은하겠습니다.”

“이게 무슨 은혜랄게 있겠소? 같이 듭시다.”


두 사람이 술을 마시는 동안 시비가 세 그릇의 죽을 떠왔다.


“왕대주도 들어와서 먹으라고 해라.”

“교주님! 왕대주님은 솥단지를 들고 어디로 갔습니다.”


시비가 놀란 얼굴로 대답했다.


“잘했구나!”


시비가 나가자, 북뢰가 준하의 눈치를 보았다.


“교주님께서 친히 준비한 요리라 제 손녀가 잘 먹는 것 같습니다.”

“그래요? 그렇다면 다행인데 곧 마교일통을 위해 떠나야 하니 아쉽군요.”

“교주님! 저도 따라가면 안 돼요?”


말하는 북화영의 안색은 따뜻한 음식으로 인해 붉어져 있었다.


“화영아! 교주님께 버릇없이 부탁을 드리는 것이냐?”


북뢰가 준하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화영아! 네가 다 나으면 내가 중원 유람을 시켜줄 테니 빨리 나아라.”

“정말요?”

“그래!”


죽도 한 그릇 다 먹은 북화영이 숟가락을 놓자 준하는 북화영을 자신 앞에 앉게 하였다.

바로 만년설삼을 녹인 내공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서였다.

천마신공을 운공한 준하가 북화영의 몸에 내공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교주님의 은혜를 무엇으로 갚을꼬?’

사망혈신 북뢰의 눈에 습기가 차기 시작했다.


-“할아버지! 교주 오빠가 왜 나를 찾는대요?”

-“모르겠구나! 밖에 가마가 대기하고 있으니 갈 준비를 하려무나.”

-“헤헤! 나를 좋아하나?”


북뢰는 교주전으로 오기 전 북화영과 나눴던 대화를 생각했다.

‘화영의 나이 이제 스물, 우리 화영이 교주님을 좋아하나?’

북뢰는 행복한 표정을 짓고 눈을 감고 있는 북화영의 얼굴을 보았다.

‘길면 앞으로 달포, 사는 동안만이라도 행복했으면 좋겠구나!’

내공을 끌어올려 기척을 숨긴 북뢰는 조용히 교주전을 빠져나왔다.

대략 한 식경(약 30분)이 지났다.

준하는 북화영의 등에서 손을 뗐다.


“다 됐다.”

“.....,”


북화영의 대답이 없자 준하는 북화영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만년설삼의 기운을 품은 따뜻한 내공에 잠들었구나!’

북화영을 안은 준하는 북화영을 자신의 침상에 눕혔다.


****


양승상은 교도의 아이들과 놀다가 늦은 오후가 되자 사마강의 침전으로 왔다.


“오늘은 밥보다 이걸 먹어라.”


사마강은 준하가 가지고 왔던 금우설조를 알맞게 덮여 놓고 양승상을 기다리고 있었다.


“장로 할아버지! 이게 뭔데요?”

“약재를 넣고 삶은 금우설조다.”

“어디서 났어요?”

“네 사부! 아니 교주님께서 가지고 오셨다.”

“장로 할아버지는 안 드세요?”

“나는 아까 조금 먹었다.”

“그럼 다 먹어도 돼요?”

“그래!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라.”


금우설조 그릇을 자기 앞으로 당긴 양승상은 금우설조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사마강이 먹은 것은 금우설조의 날개 하나였다.


“교주님께서 직접 만드신 요리니 국물 한 방울도 남기지 말아라.”

“예! 그럴게요. 정말 맛있어요.”


쩝-쩝 벌컥-벌컥!

양승상은 나이답지 않게 그릇째 들고 국물을 마셔가며 금우설조 고기를 먹었다.


“승상아! 이 세상에 교주님 같은 사부는 그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잘해야 한다.”

“예, 장로 할아버지!”


쩝-쩝 벌컥-벌컥!

양승상의 입과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꺼-억! 이제 배부르다.”

“남긴 것이냐?”


사마강은 절반 정도 남은 술병을 보며 물었다.


“장로 할아버지께서 남기지 말라고 하셔서 다 먹었어요. 그만 방에 가서 잘게요.”

“그래라.”


‘그 큰 금우설조가 다 어디로 들어갔는지?’

사마강은 입맛을 다시며 빈 그릇과 금우설조의 뼈를 치웠다.


장로전,

집으로 가지 못한 북뢰는 장로전의 삼 층으로 올라가 교주전을 바라보았다.

‘교주님! 오늘 몇 년 만에 손녀의 얼굴에서 미소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얼마 남지 않은 그 아이의 삶 중 단 하루만이라도 행복 하라고 도망치듯 교주전을 나왔습니다. 제 손녀를 잘 부탁드립니다. 제가 범한 불경죄는 손녀가 북망산천으로 떠난 뒤 목을 빼고 망나니의 검을 받겠습니다.’

멀리 교주전에서 희미한 관솔불 빛이 밖으로 나왔다.

창문으로 상체를 내민 북뢰는 북화영의 생명만큼 희미한 관솔불 빛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잠시 후,

교주전이 어둠에 잠겼다.

‘교주님! 고맙소이다!’


“휴-우!”


긴 한숨을 내뱉은 북뢰는 손에 들린 화주 병을 입으로 가져갔다.


교주전,

준하는 자신의 침상에서 자는 북화영을 내려다보았다.

‘화영아! 너는 이제 갓 스무 살이라고 하던데 불쌍해서 어떡하니?’

붉은 안색으로 돌아온 북화영은 볼수록 귀엽고 예쁜 얼굴이었다.

‘화영아! 빨리 나아서 나랑 결혼하자. 그리고 결혼 후 내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더라도 너만은 데리고 갈게, 너무 더운가?’

새하얀 이마에 땀이 났는지 작은 솜털들이 땀에 젖어있었다.

준하는 비단으로 된 수건으로 북화영의 이마를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다.


“헤-헤 간지러워!”


북화영은 아미를 모으며 꿈결과 착각한 듯 웃으며 속삭였다.

‘나는 열일곱 살 때 엄마, 아빠를 잃었는데.....,

넌 나보다 더 불행한 아이다!’

의자를 가져온 준하는 의자에 앉아 북화영의 핏기없는 여린 손을 잡았다.

‘오늘 밤은 의자에 앉아 자야겠어.’

준하는 지풍을 날려 관솔불을 껐다.


진시(07:00~09:00) 초

해가 짧은 겨울이라 교주전의 실내는 아직 어두웠다.

의자에서 잠자던 준하는 양쪽 뺨으로 전해오는 타인의 체온을 느꼈다.

‘누가 내 뺨을 만지지?’

밤새 의자에서 잠들지 못했던 준하는 새벽녘이 돼서야 겨우 잠들었다.

‘눈을 뜨기 싫다!’

준하는 한쪽 눈을 떴다.

눈을 감은 얼굴이 자신의 얼굴로 다가오고 있었다.

마저 한쪽을 눈을 뜬 준하는 자신의 양쪽 뺨을 감싼 상대를 확인했다.


“화영아!”

“어머! 깼어요?”


놀란 북화영이 준하의 뺨에서 손을 거뒀다.

그러자 허전함을 느낀 뺨에서 아쉬움이 전해왔다.


“그래! 잘 잔 거냐?”

“예, 교주님! 그런데 웃는 교주님의 눈이 너무 예뻐요!”


의자를 침상으로 당겨 앉은 준하는 북화영의 상체를 안아주었다.

‘갑자기 웃는 내 눈이 예쁘다면 혹시 색혼미안 때문일까?’

준하는 손을 뻗어 동경을 잡았다.

‘평소와 다른 것이 색혼미안 때문이구나!’


“제 말대로 예쁘죠?”


입을 벌리고 준하는 보고 있던 북화영이 물었다.


“잘 모르겠다.”

“피-이! 예쁘구만.”


****


운남성의 성도 곤명의 시전

착-착-착!

철마련의 무인들은 무복 위에 철편을 붙인 갑옷 형태의 옷을 입고 곤명 시전의 상가를 돌며 돈을 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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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101. 연지소 24.06.26 6 0 12쪽
100 100. 태금산 24.06.25 8 0 11쪽
99 99. 만수충조 24.06.25 9 0 11쪽
98 98. 천철도 24.06.24 10 0 12쪽
97 97. 포달랍궁 24.06.24 14 0 11쪽
96 96. 무림 왕 2 24.06.23 13 0 12쪽
95 95. 취개 24.06.23 17 0 12쪽
94 94. 공동파 24.06.22 15 0 12쪽
93 93. 흑금상단 24.06.22 17 0 12쪽
92 92. 천지 24.06.21 18 0 12쪽
91 91. 인왕채 24.06.21 17 0 12쪽
90 90. 무림 왕 24.06.20 18 0 12쪽
89 89. 영락제 3 24.06.20 19 0 12쪽
88 88. 영락제 2 24.06.19 21 0 12쪽
87 87. 영락제 24.06.19 26 0 12쪽
86 86. 준하의 함정 24.06.18 25 0 12쪽
85 85. 요련화의 실종 24.06.18 23 0 12쪽
84 84. 사동척 24.06.17 26 0 12쪽
83 83. 하오문주 요련화 2 24.06.17 27 0 12쪽
82 82. 하오문주 요련화 24.06.16 28 0 12쪽
81 81. 공동파 24.06.16 29 0 11쪽
80 80. 혁련광의 죽음 24.06.15 31 0 12쪽
79 79. 이별 24.06.15 34 0 12쪽
78 78. 철마련의 련주 혁련광 24.06.14 29 0 11쪽
» 77. 북화영 2 24.06.14 30 0 12쪽
76 76. 북화영 24.06.13 2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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