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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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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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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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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84. 사동척

DUMMY

한 시진 후,

대도 출신의 문도들은 귀신같이 악위진의 비밀 장부를 찾아 분타로 왔다.


“문주님! 이런 놈은 죽여야 합니다.”


악위진의 비밀 장부에는 돈을 뜯은 전장과 상단, 그리고 시전의 상가들 이름이 쓰여있었다.

당개개가 더욱 분노한 이유는 비밀 장부의 맨 마지막 장을 보고 난 후였다.

맨 마지막 장에는 첩들의 출신과 여인들을 빼앗은 과정이 쓰여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대도들이 자신이 훔친 물건의 위치를 기록 하듯,


“나도 죽이고 싶다. 그러나 이제 우리도 마교의 일원이 된 이상 마교의 지침을 따라야 한다.”


살심을 누른 요련화가 말했다.


“문주님! 이놈을 살려주면 우리 분타의 위치가 노출됩니다.”

“번거롭지만 분타를 옮기도록 하자.”


악위진은 비밀 장부와 함께 황궁이 있는 연경으로 압송됐다.

연경은 주체가 연왕 시절 있었던 곳으로 황위에 올라 영락제가 된 주체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 된 연경으로 황도를 천도했다.

자금성의 대전


“폐하! 무부들에 의해 압송된 광서성의 도독 악위진은 폐하의 충성스러운 신하이옵니다.”


황제의 비서기관인 내각의 수장 내각 대학사가 영락제에게 아뢰었다.


“짐도 안다. 악가는 우리 황실의 종친은 아니지만, 종친 못지않게 황실에 큰 충성을 바쳤다. 해서 짐은 악위진을 방면할 것이며 악위진이 있는 광서성의 도독부에 이백 명의 금의위를 보내 악위진을 지키도록 할 것이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영락제는 악위진을 처벌하기는커녕 이백 명의 금의위와 함께 오만 냥의 금자를 내렸다.

‘폐하께 받은 금자로 그년을 내 첩으로 삼을 것이다.’

자금성을 나오기 전 악위진은 동창으로 가서 요련화의 신분을 알게 되었다.

악위진은 가마에 탄 채 육포를 씹으며 금위의의 호위를 받아 남녕에 도착했다.


“내가 도독부에 부임하던 날 재주가 많다고 하여 도사(都司)로 임용한 꼬마 놈을 불러와라.”


악위진은 도독첨사를 불러 말했다.


“예, 도독! 사동척을 말씀합니까?”

“그래! 그놈의 이름이 사동척이라고 했지?”


도독첨사가 악위진의 집무실을 나갔다.

‘나도 처음 그놈의 외모에 속아 어린아이로 보았었지!’

사동척은 사파 출신의 마인으로 서른 살까지 왜소증을 앓아 고희(70세)의 나이에도 서너 살의 어린아이로 보였다.

사동척은 악위진의 부임을 축하하기 위해 예인(藝人)으로 들어와 악위진 앞에서 갖가지 암기를 던졌다.


“저 아이를 내 앞으로 데리고 와라.”

“도독! 아이가 아니라 이순은 넘은 늙은이입니다.”

“그래? 그렇다면 더욱 신기하구나!”


도독첨사는 사동척을 데리고 왔다.


“네 재주가 훌륭하여 불렀다.”

“도독! 황공할 따름입니다.”

“황공이라? 허허허!”


사동척이 허리를 숙이며 말하자 악위진은 기분이 좋아졌다.


“내 너를 도독부의 종칠품 도사에 임명하려고 하는데 도독부에 있겠느냐?”

“도독께 충성을 바치겠습니다.”


이후 악위진은 종종 사동척을 불러 사동척이 던지는 각종 암기 솜씨를 구경하곤 했다.

‘중원에서 어린아이와 여자, 그리고 노인을 조심하라는 말이 있듯이 사동척이라면 그년을 잡아 내 앞에 데려올 거야!’

악위진은 사동척이 오자 금자 만 냥짜리 전표를 던졌다.


“사도사! 네가 한 사람을 데리고 오면 사만 냥을 더 주겠다.”


매달 녹봉으로 금자 한 냥을 받던 사동척은 놀란 눈으로 악위진을 바라보다 얼른 엎드렸다.


“도독! 도독께서 찾으시는 사람을 꼭 데려오겠습니다.”

“내가 원하는 사람은 하오문주다. 금의위 열 명을 내줄 테니 데려올 수 있겠느냐?”

“예, 도독! 꼭 데려와 도독께 바치겠습니다.”

“그럼 널 믿고 기다리겠다.”


사동척은 금의위 열 명과 함께 마차를 타고 광동성의 광주로 향했다.


“이틀 후 보름밤이 되면 도독을 모함한 요련화는 저기 광동상단을 나와 광주를 가로지르는 진주 강으로 가서 강물에 비친 달을 구경할 것이오. 그때 나는 요련화를 사로잡을 것이니 그대들은 마차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내가 신호하면 가마를 들고 노부에게 오시오.”


광주의 이 층 객잔으로 들어간 사동척은 금의위들을 불러 하오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쉬고 있으시오. 나는 잠깐 알아볼 것이 있으니,”


객잔을 나온 사동척은 광주 시전을 배회했다.

‘옳지 저곳이구나!’

사동척이 향하고 있는 곳의 유등에는 박희(博戱)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바로 도박장인 것이다.

사동척은 자신의 신체 때문에 여자와 성관계를 할 수 없어 술과 여자를 싫어했다.

그래서 찾은 유일한 취미가 바로 도박이었다.

‘이틀간 주사위를 돌려 도독이 준 만 냥을 십만 냥으로 불려야겠어!’

사동척이 도박장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꼬마야! 네 아빠 안 왔다.”


덩치가 큰 세 명의 도박장 보표들이 사동척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방금 노부에게 꼬마라고 했느냐?”

“꼬마를 꼬마라고 하지 그럼 할아버지라고 할까? 삼촌들에게 매 맞기 전에 얼른 가라.”


사동척이 제일 싫어한 말은 바로 자신을 꼬마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휙!


“이 새끼! 확 눈깔을 파버릴까 보다.”


그 자리에서 뛰어올라 보표 한 명의 어깨로 올라간 사동척의 손에는 단검이 들려있었다.


“사..살려 주십시오.”


사동척에 의해 턱이 들린 보표는 사동척의 눈과 마주친 순간 죽음이 떠올랐다.

삼류 무인인 사동척의 눈에서 살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내공이 없는 보표는 감당하기 힘든 가공할 살기였다.

파-팍!


“노부가 번거로움을 싫어해 살려주는 것이니 조심해라.”

“예, 어르신!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보표가 떨리는 손으로 도박장의 문을 열었다.


“자! 재신(財神) 어른께서 오셨습니다.”


보표는 도박장 안의 보표들이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말했다.


“전표를 바꿔야 하니 너는 가서 서기를 데리고 와라.”


뒷짐을 진 사동척이 말했다.


“예, 어르신! 얼마짜리 전표입니까?”

“금자로 만 냥이다.”

“헉! 알겠습니다.”


보표는 달려서 안으로 들어갔다.

서기가 나왔다.


“어르신! 이것은 우리 도박장에서만 사용하는 전표로 금자 한 냥짜리입니다. 백 냥짜리와 구십 장과 나머지는 한 냥짜리 백 장입니다.”

“만 냥짜리 전표는 여깄다.”


환전한 사동척은 자신을 안내했던 보표를 불렀다.


“안내하느라 수고했다.”


사동척은 보표에게 한 냥짜리 전표를 내밀었다.


“가..감사합니다. 어르신!”


보표들이 도박꾼들에게 받은 돈은 많아야 은자 한 잎이었는데 사동척은 아무렇지도 않게 금자 한 냥짜리 전표를 준 것이다.

‘큭-큭! 이게 돈 쓰는 맛이지!’

사동척은 자신에게 허리를 숙인 보표의 머리를 쓰다듬고 주사위를 굴리는 곳으로 갔다.

땄다 잃었다 하는 동안 하루가 지났다.

주사위를 굴리는 사람이 몇 번 교체됐다.

암기의 달인답게 사동척의 눈과 귀는 빠르고 정확했다.

‘이제 하루밖에 안 남았는데 판을 더 키워야겠어!’


“한 판에 금자 열 냥으로 올리도록 하지? 한 냥으로 하자니 너무 지루하군!”


사동척의 말에 주사위를 굴리던 사람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안된다면 그만 일어나야겠어!”

“어르신! 잠시만 기다리시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후,


“어르신! 어르신의 말씀대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진작 올릴 걸 그랬어!”


한 식경도 지나지 않아 주사위 판에는 사동척 혼자 앉아 있었다.

‘조금만 더 하면 도박장 전체를 딸 수도 있겠다!’

사동척 앞에는 전표가 수북했다.


“배가 고픈데 먹을 것 좀 있나?”


사동척은 주사위를 굴리는 사람에게 물었다.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이건 음식값이다.”


사동척은 열 냥짜리 전표를 건네주었다.


“어르신! 드시기 편하도록 만두를 가지고 왔습니다.”

“잘했다.”


만두를 쪼갠 사동척은 냄새를 맡아 보았다.

‘독 냄새는 나지 않은 것 같군!’

사동척은 입안 가득 만두를 밀어 넣고 주사위 구르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만두를 먹어 배가 부르니 이제 졸리구나!’

사동척의 눈은 천근만근이 되었다.

쿵!

버티고 버틴 사동척이 주사위 판 위에 머리를 박았다.


“흐흐! 천일취(千日醉)의 주정(酒精)을 처먹었으니 삼 일 후에나 깨어날 것이다. 전표를 모두 빼앗고 내다 버려라.”

“예, 장주님!”


삼 일 후 사동척은 잠에서 깼다.

‘으-으! 여기가 어디야?’

잠에서 깨자마자 강한 추위가 뼛속까지 들어왔다.

‘노부는 분명 도박장에 있었던 것 같은데 왜 산속에서 잔 거야?’

천일취의 주정은 사동척의 기억마저 가물가물하게 했다.

‘아! 보름이 지나버렸구나!’

자리에서 일어나 밤하늘을 올려다본 사동척은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금자도 다 떨어졌는데 이제 뭘 하며 한 달을 보내지?’

사동척은 터벅터벅 걸어 금의위들이 있는 객잔으로 갔다.


“어디 갔다가 이제 오시오?”


금의위 한 명이 물었다.


“아는 사람을 만나 주루에 갔다가 술에 취해 그만 잠들고 말았소.”

“거짓말 마시오. 우리가 광주에 있는 주루를 전부 돌아다녔는데,”


사동척의 대답에 금의위가 화를 냈다.


“다음 달도 있으니 그만 이해해 주시오. 일이 끝나면 도독께 금자를 받기로 했으니 나눠 주겠소.”

“알았으니 오늘부터는 객잔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마시오.”


사동척은 죄인이 되어 객잔이라는 옥사에 갇혀 한 달 가까이 지냈다.

드디어 보름을 하루 앞두게 되었다.

객잔을 나온 사동척은 진주 강으로 가서 요련화를 사로잡을 계획을 세웠다.

보름이 되었다.

황금색 만월이 떠오르자 요련화는 홀로 하오문을 나와 진주 강으로 향했다.

‘강물에 비친 만월을 보니 정랑 생각이 더 나는 것 같다! 나도 이제 마교도가 됐으니 포교활동을 하듯 깨끗이 살아야겠어!’

요련화는 만월의 달빛에 자신의 혈향이 지워진다고 생각했다.


“흑-흑! 엄마, 아빠! 어디 계세요?”


어디선가 어린아이의 흐느낌이 들렸다.

‘어-머! 야심한 시간에 웬 아이 울음소리야?’

요련화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얘! 왜 이곳에 혼자 있어?”


아이가 강둑에 엎드려 울고 있었다.


“으-헉! 누구세요?”


아이가 갈대 뒤로 숨으며 물었다.


“나 때문에 놀랐구나? 미안해!”

“엄마, 아빠가 이곳에 있으면 데리러 온다고 했는데 아직 안 오세요. 흑-흑!”

“그랬구나! 누나가 안전한 곳으로 데려갈 테니 그만 울어.”

“예! 흑!”


요련화는 아이를 업기 위해 아이에게 다가갔다.

‘어-머! 조로증(早老症)을 앓았을까? 얼굴이 완전 애늙은이야!’

요련화는 아이의 표정을 살피며 아이 앞에 앉았다.


“누나가 업고 갈 테니 업혀!”

“예!”


망설이던 아이가 요련화의 등에 업혔다.

‘무슨 아이의 손이 이렇게 억세고 거칠까?’


요련화는 자신의 목을 껴안는 아이의 거친 손바닥에 거부감이 들었다.


“아-퍼! 너무 세게 잡으니 아프잖아?”


요련화는 아이가 꼬집는 것 같은 통증을 느꼈다.


“죄송해요, 누나!”


아이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났다.

사동척이었다.

사동척의 손은 오랜 세월 암기를 던지느라 거칠고 억셌다.

‘우모침에는 화타가 마취약으로 사용했다는 마비산을 묻어있으니 이년은 곧 쓰러질 거야! 나는 그동안 이년의 향낭에서 나는 향기에 취한 채 금의위들을 기다리면 되겠어! 이럴 때 노부가 사내구실만 할 수 있으면 이년을 데리고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백년해로할 수 있을 텐데.’

교활한 사동척은 요련화의 목을 거칠게 안은 것처럼 하면서 손가락 사이에 낀 우모침으로 요련화의 목을 찔렀다.

바로 요련화가 통증을 느낀 순간이었다.

‘어? 왜 어지럽지?’

걷는 요련화의 걸음이 술 취한 것처럼 꼬이기 시작했다.


‘흐흐! 무공으로 따지면 이년의 손짓 한 번에 노부는 절명하겠지만 중원은 결코 무공만으로 승부가 결정 나지 않지! 그런데 내공이 강해 쓰러 지지 않는 것일까?’


요련화가 쓰러지지 않자 사동척의 마음은 조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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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2. 이별을 준비하다 24.06.26 3 0 12쪽
101 101. 연지소 24.06.26 7 0 12쪽
100 100. 태금산 24.06.25 8 0 11쪽
99 99. 만수충조 24.06.25 10 0 11쪽
98 98. 천철도 24.06.24 11 0 12쪽
97 97. 포달랍궁 24.06.24 14 0 11쪽
96 96. 무림 왕 2 24.06.23 13 0 12쪽
95 95. 취개 24.06.23 18 0 12쪽
94 94. 공동파 24.06.22 16 0 12쪽
93 93. 흑금상단 24.06.22 18 0 12쪽
92 92. 천지 24.06.21 19 0 12쪽
91 91. 인왕채 24.06.21 17 0 12쪽
90 90. 무림 왕 24.06.20 19 0 12쪽
89 89. 영락제 3 24.06.20 19 0 12쪽
88 88. 영락제 2 24.06.19 22 0 12쪽
87 87. 영락제 24.06.19 26 0 12쪽
86 86. 준하의 함정 24.06.18 25 0 12쪽
85 85. 요련화의 실종 24.06.18 24 0 12쪽
» 84. 사동척 24.06.17 27 0 12쪽
83 83. 하오문주 요련화 2 24.06.17 27 0 12쪽
82 82. 하오문주 요련화 24.06.16 29 0 12쪽
81 81. 공동파 24.06.16 30 0 11쪽
80 80. 혁련광의 죽음 24.06.15 32 0 12쪽
79 79. 이별 24.06.15 35 0 12쪽
78 78. 철마련의 련주 혁련광 24.06.14 30 0 11쪽
77 77. 북화영 2 24.06.14 30 0 12쪽
76 76. 북화영 24.06.13 3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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