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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연재수 :
1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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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66,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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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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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02. 회귀를 준비하다

DUMMY

다음 날 아침이 되었다.

아침을 먹은 준하는 노파에게 물을 끓이게 했다.


“깨끗한 면포를 가져다주고 모두 나가주십시오.”


준하는 수술의 성공 여부를 떠나 자신의 치료법을 중원에 남겨주고 싶지 않았다.

심지어 양승상에게도 알려 주고 싶지 않았다.

‘내가 치료법을 남기면 짱깨들은 자신들이 세계최초로 외과 수술을 했다고 주장할 거야!’

노인이 끓는 물과 면포를 두고 방을 나갔다.


“지금 시작할 테니 잔다고 생각해요.”

“예!”


겁먹은 표정의 연지소가 눈을 감았다.

준하는 떨고 있는 연지소의 수혈을 짚었다.

그리고 침통에서 침을 꺼내 연지소의 다리에 있는 마혈을 찾아 시침부터 했다.

‘혈관만 건드리지 않으면 성공할 확률은 높다.’

단검을 꺼낸 준하는 단검에 내공을 주입했다.

쓱-쓱!

준하는 종아리의 혈관을 피해 조심스럽게 절개했다.

‘나무가 박힌 것이 맞았네! 나무야 뽑으면 되는데 갈라진 근육은 어떻게 하지?’

절개 부위에 손바닥을 올린 준하는 허공섭물을 시전했다.

그러자 나무가 피와 함께 뽑혀 나왔다.

준하는 종아리 혈도를 눌러 지혈부터 한 뒤 소독한 면포로 흘러나온 피를 닦았다.

‘갈라진 근육을 꿰매 연결을 하자.’

준하는 상하로 벌어진 종아리 근육을 바늘로 꿰맸다.

꿰매는 작업이 끝나자 준하는 승산혈에 내공을 불어넣었다.

승산혈은 종아리 아래쪽에 있는 혈도다.

준하는 다시 바늘로 절개한 부분을 꿰맨 뒤 금창약을 발랐다.

그리고 깨끗한 면포로 종아리를 감쌌다.

‘무리하게 다리만 움직이지 않으면 종아리 근육은 붙을 것이다.’

준하는 손으로 이마에 난 땀을 훔쳤다.

‘최소한 십 일 동안 면포를 갈아주고 금창약도 발라줘야 하는데 그러면 시간이 너무 지체되겠어!’

준하는 종아리에서 침을 회수한 뒤 연지소의 수혈을 풀어주었다.


“다 끝났습니까?”

“예! 어떻소?”

“조금 당기는 느낌 외에 통증 같은 것은 없습니다.”

“잘 된 것 같소. 내가 매일 약을 바르고 면포를 갈아줄 테니 심하게 움직여서는 안 되오.”

“예! 알겠습니다.”


준하가 방문을 열자 노인 부부가 왔다.


“나리! 우리 아들은 어떻습니까?”


노인이 물었다.


“지켜봐야겠지만 현재로선 잘된 것 같습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노인장! 아들의 상처는 최소한 십 일 지켜봐야 합니다.”

“그럼 우리 집에서 머무르십시오.”

“아닙니다. 저는 볼일이 있어서 십언으로 가야 하니 매일 한 번씩 와서 아들의 상처를 돌봐 드리겠습니다.”

“나리! 정말 감사합니다.”


준하는 양승상을 데리고 십언의 객잔으로 갔다.


“사부님! 이곳에서 십 일간 있어야 해요?”

“그래! 도와주기로 했으니 아무리 바빠도 십 일은 이곳에 있어야겠다.”


준하는 연지소의 집에 가는 시간을 제외하고 객잔에 머물며 양승상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준하가 양승상에게 강조한 말은 사람이 해야 할 도리였다.

십 일째 되던 날 연지소의 집으로 간 준하는 종아리 근육에 내공을 주입하여 내공의 흐름이 끊어지는지 확인했다.

‘됐다! 내공의 흐름이 원활한 것을 보니 근육이 꽤 많이 붙었어!’


“보름 정도만 있으면 나을 것이니 절대 무리해서 움직여선 안 되오.”

“예, 나리!”


준하가 방을 나오자 마당에 있던 노인 부부가 다가왔다.


“보름 정도 있으면 다 나을 것입니다. 내일 다시 오겠습니다.”

“예, 나리!”


‘오늘 떠난다고 하면 은혜를 갚는다고 하며 붙잡을지 모르니 그냥 가자.’

객잔으로 온 준하는 양승상을 마차에 태우고 태금리로 향했다.

.

.

흑금회의 연회실,

준하는 양부충과 요진뇌를 불렀다.

요진뇌는 과거 철마련의 총관으로 준하에 의해 흑금회의 총관이 된 인물이다.

마교에서 온 준하의 호출에 두 사람은 긴장한 얼굴로 준하 앞에 앉았다.

‘나는 항상 버려질 패라고 생각했다. 오늘 흑금회가 문을 닫는 날인가?’


양부충은 어젯밤 양승상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아빠! 사부님께 무슨 일이 있나 봐요.”

-“왜 그런 생각을 했냐?”

-“사부님은 나를 볼 때면 항상 미소를 지으셨는데 십언에서 오는 내내 무서운

얼굴로 마차를 모셨어요.”

-“요즘 무림 전체가 뒤숭숭해서 그러셨는가 보다.”


말을 돌린 양부충이었지만 양승상의 말을 쉽게 흘릴 수는 없었다.

‘맹주님께 나와 흑금회는 날을 세워도 휘두르지 못할 녹슨 철검이다. 그래서 나는 맹주가 되어 생각해 보았다. 맹주는 마교는 물론 전 무림인들의 추앙을 받는다. 그런 맹주에게 나와 흑금회가 필요할까? 하긴 기루에서 삥이나 뜯고 살았던 내가 천하제일인의 측근이 되어 팔자에 없는 부맹주가 되고 상단의 상단주 질을 했으니 이보다 더 화려한 삶이 어디 있겠어? 더욱이 내 아들은 그 누구도 무시 못 할 천하제일인의 제자까지 됐으니 말이야! 오늘 밤은 생애 가장 긴 밤이 되겠어.’

양부충은 밀린 흑금회와 흑금상단의 장부를 정리했다.

새벽이 돼서야 장부 정리를 끝낸 양부충은 전전긍긍하며 오전 내내 준하의 호출을 기다렸다.

오후가 되자 준하가 부른다는 말을 들었다.

비단 보자기에 장부를 싼 양부충은 소가 도살장에 들어가듯 최대한 느리게 연회실로 갔다.


“부맹주! 뭐야? 내 선물인가?”


양부충이 비단 보자기를 자신 앞에 놓자 준하가 물었다.


“맹주님! 이건 흑금회와 흑금상단의 장부인데 어제까지 입출금 내역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예?”

“그렇지 않아도 심란한데 왜 이걸 나에게 주냔 말이야?”

“그야 정리하려면 장부가 있어야.....”

“어제까지 입출금 내역을 기록했다면서 뭘 정리해?”

“그게..,”

“쓸데없는 이야기는 됐고 양부충, 요진뇌! 가급성시(家給成市)란 말이 있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돈을 벌어 문전성시가 되도록 인정을 베풀라는 말이다. 내가 없는 동안 너희 두 사람은 최대한 많은 돈을 벌어 흑금상단의 문 앞이 항상 문전성시가 되도록 해라!”

“어디 가십니까?”

“왜? 흑금상단이 잘되니까 혹을 떼고 싶어?”

“아..아닙니다. 맹주님! 제가 감히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겠습니까?”

“말을 더듬은 것 보니까 맞네.”

“절대 아닙니다.”

“그래? 요진뇌! 여기 부맹주가 보낸 서찰에는 네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말은 들었다.”“헉!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놀란 요진뇌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요진뇌가 본 준하는 사신이자 무신이었다.

준하기 철마련을 지우던 날 창고 앞에 쌓아놓은 물품 속에 숨은 요진뇌는 준하가 철마련을 지운 것을 낱낱이 보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전처럼 열심히 해서 흑금상단 앞이 가급성시가 되도록 해라.”

“예! 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니 먹고 마시자.”


준하의 말에 양부충이 술병을 들었다.


“맹주님! 제가 한잔 올리겠습니다.”

“그래! 꽉꽉 눌러서 따라라.”


준하는 노가대 하던 시절 농담을 했다.

“맹주님! 저는 내공이 약해 거기까지는 안 됩니다. 정 원하시면 승상을 데리고 와서 눌러보라고 하겠습니다.”

“농담이야! 어디 가서 그런 말 하면 아동학대로 뇌옥 간다.”

“아! 언제 나랏법이 바뀐 모양입니다.”


‘순진한 놈이니 잘 할 거야!’

요진뇌의 술잔에 술이 채워지자 준하는 술잔을 들었다.


“그동안 수고했고 앞으로도 수고하길 바란다.”

“열심히 가겠습니다.”


준하의 말에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말했다.

두 사람은 준하를 따라 술잔을 비웠다.

이후 준하가 술잔을 비우면 두 사람은 바로바로 술잔을 비웠다.

많은 빈 병이 생겼다.

준하와 양부충에 비해 술이 약한 요진뇌는 앉은 채 졸기 시작했다.

그러자 양부충은 사람을 불러 요진뇌를 데리고 나가게 했다.


“부맹주! 새로 창안한 무공이 있어서 꽤 오랜 시간 폐관에 들어가야겠다.”

“예? 그래서 기분이 우울하셨던 것입니까?”

“내가 우울했다니?”

“십언에서 오는 내내 무서운 아니 우울한 표정이셨다고 들었습니다.”

“우울한 것이 아니라 새로 창안한 무공 때문에 명상한 것이다.”

“예!”

“부맹주! 내가 했던 말 명심하고 승상의 나이 스무 살이 되면 내 검을 주고 흑금회의 맹주로 추대해라.”


준하는 만검을 양부충에게 주었다.


“이 검은 교주의 상징이자 천하제일인의 상징인데 우리 승상에게 주어도 됩니까?”

“승상이 맹주가 되면 흑금회는 천하제일의 문파가 될 거다!”

“알겠습니다. 맹주님! 그런데 승상의 나이가 스무 살이 될 때까지 안 오십니까?”

“혹시 몰라서 하는 말이니 암튼 시킨 대로 해.”

“잘 알겠습니다. 맹주님!”

“나는 내일 새벽 떠날 것이니 그렇게 알고,”

“제가 배웅해 드리겠습니다.”

“쓸데없는 소리 말고 조선인 약초꾼을 만나면 나를 보듯 잘해라.”

“예, 맹주님!”

“그만 일어나자.”


연회실을 나와 조사전을 둘러본 뒤 육포를 챙긴 준하는 태금산으로 향했다.

‘엄마, 아빠! 가야 할 곳으로 돌아갑니다. 업둥이인 저를 친 자식 이상 사랑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양부충이 사람을 시켜 잘 관리했는지 묘지에는 잡초나 나무는 자라고 있지 않았다.

준하는 냉여은의 묘지를 둘러본 뒤 태금산의 정상에 있는 바위 굴로 갔다.

준하는 굴 입구에 진을 펼쳤다.

‘유쾌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아닌데 방해받고 싶지 않다!’

마지막 방위를 점하는 돌을 놓자 굴 입구는 평범한 바위로 변했다.

준하는 굴속으로 들어갔다.

하루가 지났다.

밖이 어두운 것을 확인한 준하는 굴에서 나왔다.

큼-큼!

‘어디서 고기를 삶나?’

준하는 침을 삼키며 불이 켜진 태금리를 내려다보았다.

‘내가 한국으로 가지 않으면 나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리워하기보다 나를 가둔 개새끼들은 나에게 차려진 밥도 못 처먹는 병신이라고 하며 즐거워하겠지? 그래서 더더욱 꼭 가야 해!’

육포를 꺼낸 준하는 삼매진화를 일으켜 먹기 좋게 구웠다.

‘이럴 때 화주가 있으면 좋은데!’

육포 한 조각을 먹은 준하는 굴속으로 들어와 바닥에 누웠다.

‘빨리 번개가 쳐야 할 텐데.’

준하는 번개를 기다리며 잠을 청했다.

.

.

“사..상철아, 명근아! 왜 그래?”

“거기서 푹 쉬고 있어. 시간 나면 데리러 올게. 킥-킥-킥!”


준하의 공포에 질린 질문에 배상철은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상철아, 명근아! 이곳처럼 금괴가 묻힌 곳이 아직 백 군데가 남아있어.”

“정말?”


배상철이 물었다.


“응! 나를 위로 올라가도록 해주면 남은 장소를 알려줄게.”

“명근아! 백 군데가 더 남았다고 하니 올려주자.”


준하의 대답에 배상철이 변명근에게 물었다.


“올려줘도 신고하진 않겠지?”

“신고하면 찾은 금괴를 다 토해내야 하는데 신고하겠어?”


차-르-륵!

쇠사슬이 내려왔다.

준하는 쇠사슬을 붙잡고 위로 올라갔다.

자신도 놀랄 팔 힘이었다.

산봉우리가 보이고 나서 조금 더 올라가자 배상철과 변명근의 얼굴이 보였다.


“준하야! 우리 장난이 너무 심했지?”


상체를 숙인 배상철이 준하의 어깨를 잡아당겼다.


“아냐, 그럴 수도 있지?”


준하는 마지막 힘을 다해 쇠사슬을 붙잡고 위로 올라갔다.

준하의 한쪽 발이 동굴 입구에 걸치는 순간,


“진실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새끼!”


푹-푹-푹!

복부에서 생긴 따끔한 고통은 붉은 핏기와 함께 몸 전체로 퍼졌다.

그러자 몸에 힘이 빠졌다.


“아-아-악!”


다시 동굴로 떨어지는 준하의 눈에 입을 비틀며 웃는 배상철과 변명근이 보였다.


“개새끼들아! 너희 둘은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준하의 외침이 메아리쳐서 다시 귓속으로 들어왔다.


“커-헉!”


준하는 상체를 세웠다.

‘휴-우! 다행히 꿈이구나! 천하제일인인 내가 예전에 생긴 트라우마 때문에 두려움을 느끼다니? 또 같은 꿈을 꿀까 봐 잠자기가 싫다.’

동굴 밖을 내다보니 아직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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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103. 회귀 24.06.27 13 0 12쪽
» 102. 회귀를 준비하다 24.06.26 14 0 12쪽
101 101. 연지소 24.06.26 13 0 12쪽
100 100. 태금산 24.06.25 14 0 11쪽
99 99. 만수충조 24.06.25 14 0 11쪽
98 98. 천철도 24.06.24 16 0 12쪽
97 97. 포달랍궁 24.06.24 19 0 11쪽
96 96. 무림 왕 2 24.06.23 17 0 12쪽
95 95. 취개 24.06.23 21 0 12쪽
94 94. 공동파 24.06.22 20 0 12쪽
93 93. 흑금상단 24.06.22 21 0 12쪽
92 92. 천지 24.06.21 23 0 12쪽
91 91. 인왕채 24.06.21 21 0 12쪽
90 90. 무림 왕 24.06.20 23 0 12쪽
89 89. 영락제 3 24.06.20 26 0 12쪽
88 88. 영락제 2 24.06.19 27 0 12쪽
87 87. 영락제 24.06.19 29 0 12쪽
86 86. 준하의 함정 24.06.18 28 0 12쪽
85 85. 요련화의 실종 24.06.18 29 0 12쪽
84 84. 사동척 24.06.17 30 0 12쪽
83 83. 하오문주 요련화 2 24.06.17 31 0 12쪽
82 82. 하오문주 요련화 24.06.16 32 0 12쪽
81 81. 공동파 24.06.16 33 0 11쪽
80 80. 혁련광의 죽음 24.06.15 35 0 12쪽
79 79. 이별 24.06.15 38 0 12쪽
78 78. 철마련의 련주 혁련광 24.06.14 3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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