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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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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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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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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6. 무림 왕 2

DUMMY

‘마인 놈이라 공짜에 길들어져 있어서 말이 아주 잘 통하겠어!’

준하의 미소에 취개 역시 기분이 좋았다.


“나에게 만년금구의 내단을 보여 주는 이유를 물어도 되겠습니까?”

“당연한 말씀이요. 이걸 줄 테니 맹의 자리하나를 내주시오.”


‘거지새끼가 그냥 핥은 것이 아니라 진액을 다 빨아먹어 쭈글쭈글해진 것일까?’

준하는 냄새라도 맡자는 생각으로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헉! 코끝이 짜르르 한 것이 대단한 약성이다!’

준하는 양승상이 생각났다.


“방주! 제 임기가 일 년이니 차기 맹주를 맡으면 어떻겠습니까?”

“헉! 차기 맹주요?”

“예!”

“그런데 왜 임기가 일 년이오?”

“짧다고 생각하시면 방주께서 맹주가 되어 한 십 년으로 하면 되잖습니까?”

“그야 그렇지요. 그런데 이렇게 막 지목해도 되오?”

“무림맹의 약관을 보면 차기 맹주는 현 맹주가 지명하기로 되어있습니다.”

“허! 차기 맹주로 약속받으면서 선물이 너무 약소해서 미안하오.”


취개가 목함을 내밀자 준하는 얼른 받아 품속에 넣었다.


“이게 무림맹의 세부 조직도입니다.”


준하가 내민 조직도를 받아든 취개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유명무실! 맹주 임기 일 년이라니? 그럼 맹주가 하는 일은 무엇이오?”

“중원 무림과 무림맹에 해악을 끼치는 악인들을 제거하는 일입니다.”

“그게 살수지 맹주요?”


타구봉으로 헛것을 후려쳤다고 생각한 취개의 눈은 목함이 들어간 준하의 품속을 보고 있었다.


“약속을 해 드렸으니 이만 갑니다. 우리 교의 북뢰 수석 장로와 만나기로 해서요.”


준하를 따라가며 만년금구의 내단을 돌려달라고 했던 취개는 얼어붙듯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 늙은이가 아직도 살아 있다니? 허울뿐인 맹주 짓을 하느니 그 늙은이를 피해 일단 맹을 빠져나가자.’


취개는 빠른 걸음으로 무림맹을 나갔다.

‘예전에 술 취한 취개가 젊어 보이는 수석 장로에게 생사투를 신청해 안 죽을 만큼 맞았다고 하더니 그 말이 사실이었구나! 생각난 김에 왕대주와 수석 장로를 만나 화주나 마셔야겠다.’

숨어서 취개를 지켜보던 준하는 웃으며 자리를 떴다.


****


이틀 후,

준하의 맹주 즉위식과 개맹식이 열렸다.

배첩을 받은 오대세가와 구파일방의 수뇌들 및 군소방파의 문주들이 대거 참석했다.

인산인해로 제남은 때아닌 몸살을 앓았다.

대주와 각주들의 소개가 끝나고 맹주인 준하를 소개하려는 찰나, 산동성 도독부의 도독이 병사들을 이끌고 들어왔다.

무인들의 눈에 보인 도독과 병사들은 마치 전장을 나가듯 모두가 갑옷 차림이었다.

관무불가침!

무림인들은 긴장한 눈으로 도독과 병사들을 주시했다.


“무림왕 위겸은 황제 폐하의 명을 받으라!”


도독은 큰소리로 외쳤다.


“무슨 일인가?”


부복하여 황제의 황명을 받아야 함에도 준하는 뒷짐을 지은 채 물었다.


“무림왕 전하의 무림 맹주 즉위를 축하하신다는 폐하의 축사(祝辭)이옵니다.”

“이리 줘, 이따 시간 나면 읽어 볼게.”

“예, 전하!”


도독은 영락제의 축사를 준하에게 건넸다.

두 사람의 대화에 많은 무림인은 경악했다.


“헉! 맹주가 무림왕이었어?”

“유사 이래 중원 무림에서 무림왕이 탄생하다니?”


많은 사람이 중얼거리자 무림맹은 소란스러워졌다.


“커-험!”


무림맹의 총관을 맡은 마교의 염겸명이 내공을 실어 헛기침을 했다.


“염총관! 내 소개는 됐소!”


‘내가 편하려면 경고 정도는 해야겠지!’

준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림맹은 협의와 대의를 실천하기 위해 결맹 되었습니다. 맹주인 나 위겸은 여러분께 맹세하겠습니다. 이 만검은 불의를 저지른 무림인들의 피에 항상 젖어있을 것입니다.”

“와-아!”


‘역시! 구파일방을 제외한 군소방파의 무인들만 좋아하는구나!’

짧은 순간 준하는 경직된 표정으로 변한 구파일방의 수뇌들을 보았다.


“이 만검에는 아직도 마르지 않은 마영적의 피가 묻어있습니다. 그리고 마영적의 목을 벨 때 사술이 들어갔는지 비가 오는 밤이면 만검은 피를 원합니다. 부디 동도 여러분의 피가 이 만검에 스며들지 않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협박 같은 준하의 말,

무공이 깡패라고 표정을 바꾼 구파일방의 수뇌들은 서로 시선을 피한 채 침묵했다.

‘과거 대 살수라고 하더니 그 소문이 맞았어!’

뒤 목이 서늘해졌다.

‘맹주를 압박하여 맹의 조직을 다시 구성하려고 했는데 다 틀렸어!’

동일한 생각으로 가득한 구파일방의 수뇌들은 빨리 즉위식이 끝나길 기다렸다.

준하의 말이 끝나자 연회가 시작되었다.

맹주전으로 들어간 준하는 염무상이 보낸 서찰을 꺼냈다.


-허허! 잘 있었느냐?

겸아!

내가 가서 축하해 줘야겠지만 나는 이미 금분세수를 선언했고 또 내 이름 때문에

네 위상이 가려질까 염려되어 서찰로 대신한다.

겸아! 너는 천년 마교 역사상 가장 위대한 마인이다.

기다리고 있을 테니 언제든지 오길 바란다.

축하한다, 겸아!


짧지만 정이 가득한 서찰이다.

‘사부님! 제가 교로 돌아가는 날은 바로 사부님과 헤어지는 날이겠지요. 그날까지 건강하세요.’

준하가 삼매진화로 서찰을 태우는 순간 맹주실의 문이 열리고 술상을 대동한 왕수량이 들어왔다.


“주군! 밖으로 나가실 것입니까?”

“아니, 내가 나가면 다른 사람들이 불편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술이 생각났었는데 잘 가지고 왔다.”


왕수량이 술병을 잡았다.


“왕대주! 오늘은 내가 먼저 따라 줄게.”

“예? 주군! 어찌 속하가 먼저 술을 받겠습니까?”

“주군의 명이다!”


허리를 숙인 채 잔을 내민 왕수량은 양팔 사이에 머리를 파묻었다.


“오버하기는?”

“예?”

“아냐, 마시자.”

“예, 주군! 무림 맹주의 취임을 경하드립니다.”


준하는 술을 마시면서 왕수량의 얼굴을 자세히 쳐다보았다.

‘나와는 군신 관계! 내 무엇이 왕대주의 충성을 끌어냈을까? 다 사부님의 후광 때문이겠지?’

준하는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볼수록 괜찮은 사내다!’

며칠이 지났다.

하객들이 모두 돌아가자 준하는 할 일이 없었다.

‘마차를 타고 조금만 가면 바다가 나오니 바다낚시나 하자. 지금이 아니면 언제 낚시하는 호사를 누려보겠어!’


준하는 낚시 준비를 했다.


“맹주님께서 낚시를 가신다. 수발들 시녀는 물론 경호할 맹호대(盟護隊)는 준비하라고 해라.”


마교 총관 출신의 총관 염겸명은 총관부 무인에게 말했다.


“예, 총관님!”


준하를 따르는 시녀와 호위들은 오십 명이 넘었다.

‘다음에는 아무도 모르게 나와야겠어!’

준하는 호위 속에 마차를 타고 동성(桐城)으로 갔다.


“주군! 물었습니다.”


맹호대의 대주인 왕수량이 크게 소리쳤다.


“왔어?”


준하의 낚싯바늘을 삼킨 것은 작은 돔이었다.


“주군! 저곳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셨습니까?”


왕수량이 가리킨 곳은 서해의 격렬비열도였다.


“고향 생각!”

“주군! 주군의 고향이 바닷가였습니까?”

“무슨 말이야? 왕대주! 내 고향은 형주잖아?”

“아! 맞습니다.”


‘서해를 바라보니 마음만 더 급해졌어!’

울적해 보인 준하를 본 왕수량은 마차가 있는 곳으로 갔다.

술과 요리가 준비되었다.

‘담백한 안주는 없나?’

술을 몇 잔 마신 준하는 해산물 요리가 먹고 싶어졌다.


“주군! 속하가 물속으로 들어가서 물고기를 잡아 오겠습니다.”


준하의 표정을 살핀 왕수량이 말했다.


“추운데 들어갈 필요가 있나?”

“주군! 물고기에게 나오라고 하면 안 나오잖습니까?”

“왕대주! 물고기를 담을 그릇을 가지고 와라.”

“예!”


왕수량이 큰 그릇을 가지고 왔다.

그러자 준하가 바다를 향해 손을 뻗었다.

파-라-라 착!

내공으로 만든 그물이 바다로 들어갔다.

휙-휙 펄-덕 펄-덕!

내공에 갇힌 물고기가 그릇에 담겼다.


“오, 주군! 이런 방법도 있었습니다.”

“그래! 내가 생각한 무공의 종착지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숙수에게 가져다주고 오겠습니다.”

“한 마리만 남겨두고 올 때 두반장을 가져와,”

“예, 주군!”


준하는 왕수량이 남긴 참돔을 허공에 띄웠다.

준하의 손에서 투명한 검이 생겼다.

심검인 것이다.

쓱-쓱!

준하는 심검으로 회를 떴다.


“주군! 이게 무엇입니까?”


그릇에 담긴 회를 본 왕수량이 놀란 얼굴로 물었다.


“생선회라는 것이다.”


준하는 회 한 점을 집어 두반장에 찍어 먹었다.

‘된장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는데!’

준하가 회를 삼켰다.


“웁! 주군! 괜찮습니까?”


겨우 질문한 왕수량은 손으로 입을 막았다.


“왕대주! 눈을 감고 입을 벌려라.”

“예? 예!”


준하의 생각을 직감한 왕수량의 불안은 극에 달했다.

입술이 심하게 떨었다.


“씹지 않고 뱉으면 항명죄로 디진다.”

“예, 주군!”


준하는 회 세 점을 집어 두반장을 듬뿍 발랐다.


“씹어라!”

“예!”


쩝-쩝!


“와! 어떻게 이런 맛이?”


회를 몇 번 씹은 왕수량이 눈을 떴다.


“입 다물고 먹어라.”


꿀-떡!

말하고 싶은 왕수량이 회를 삼켰다.


“주군! 천상의 맛입니다. 숙수에게 다시 가서 생선을 달라고 해야겠습니다.”

“이건 회라는 것이다. 적당히 먹고 익은 것도 먹어야지?”

“예!”


준하가 신선놀음한 지 보름이 지났다.

두두두두!

말 한 마리가 빠른 속도로 달려왔다.

히-히-힝!

말을 타고 온 사람은 무림맹 총관부 소속의 무인이었다.


“무슨 일이냐?”


왕수량을 비롯해 맹호대가 말을 에워쌌다.


“교주님께 전서구가 왔습니다.”


서찰을 받은 왕수량은 준하에게 주었다.


-납치된 우리 광풍사의 사주(沙主)인 소준흠을 구해주시오.

맹주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으로라도 사례하겠소.

광풍사


‘광풍사의 소준흠? 아! 옛날 나에게 장창을 받아간 놈이군! 내가 원하는 것으로 사례한다고 했으니 뭘 요구할까?’


“주군! 어디서 온 서찰입니까?”


왕수량이 물었다.


“대막의 광풍사가 보냈다.”

“대막이라면 서장 밀교가 있는 곳이 아닙니까?”


‘아! 내가 묘주광의 부탁을 잊고 있었구나!’

왕수량의 말에 준하는 묘주광과 천철도가 생각났다.

‘묘주광과 한 약속이니 지켜야겠어.’


“왕대주! 그만 돌아가자.”

“예, 주군!”


준하가 무림맹에 도착하자 염겸명이 서류 뭉치를 들고 찾아왔다.


“맹주님! 이건 중요한 의결 사항으로 맹주님의 재가가 떨어지면 집행하려고 합니다.”

“염총관! 이런 것은 염총관이 알아서 해.”

“맹주님! 그렇지 않아도 우리 총관부의 권한이 너무 크다고 난리인데 제가 맹주님의 재가 사항마저도 대리하면 각주들이 난리 할 것입니다.”

“어떤 놈이 그래?”

“.....,”“나를 자꾸 귀찮게 하면 천산으로 가버린다고 해.”

“알겠습니다. 맹주님! 나중에 각주들이 문제를 제기하면 그때는 맹주님께서 직접 나서 주십시오.”


탁-탁!


“그때는 목을 따버리고 천산으로 가자고.”


준하는 만검을 치며 말했다.


“저는 바쁜 일이 있어서 그만 나가보겠습니다.”

“염총관! 한 달간 대막을 다녀와야 하니 그렇게 알아.”

“예? 맹주님! 각주들이 맹주님을 찾으면 뭐라고 뭐라고 할까요?”

“포달랍궁의 횡포가 심해 궁주의 모가지를 따러 갔다고 해.”

“예! 잘 다녀오십시오.”


준하의 말에 염겸명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맹주실을 나갔다.


“주군! 포달랍궁의 궁주 목은 왜 딴다고 하셨습니까?”


준하가 대막으로 갈 준비를 하는 동안 맹주실로 들어온 왕수량이 물었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염총관이 붙였는지 총관부의 벽에 벽보가 붙어 있었습니다.”


‘염총관이 대놓고 포달랍궁의 궁주에게 선전포고를 했군! 다시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고 포달랍궁과 별다른 마찰 없이 잘 다녀오길 바라야겠어!’

준하는 묵묵히 건량을 쌌다.


“주군! 맹호대를 준비하겠습니다.”

“왕대주! 맹호대를 데리고 어느 세월에 대막을 다녀오겠어?”

“일 년이면 다녀오지 않겠습니까?”

“야! 내 임기가 일 년도 남지 않았는데 너 미친 거야?”

“아! 속하가 미처 그걸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내일 새벽에 출발할 테니 잘하고 있어.”

“예, 주군! 잘 다녀오십시오.”


왕수량이 나가자 준하는 운공한 후 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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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2. 회귀를 준비하다 24.06.26 13 0 12쪽
101 101. 연지소 24.06.26 13 0 12쪽
100 100. 태금산 24.06.25 14 0 11쪽
99 99. 만수충조 24.06.25 14 0 11쪽
98 98. 천철도 24.06.24 15 0 12쪽
97 97. 포달랍궁 24.06.24 18 0 11쪽
» 96. 무림 왕 2 24.06.23 17 0 12쪽
95 95. 취개 24.06.23 21 0 12쪽
94 94. 공동파 24.06.22 20 0 12쪽
93 93. 흑금상단 24.06.22 2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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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90. 무림 왕 24.06.20 2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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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87. 영락제 24.06.19 2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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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85. 요련화의 실종 24.06.18 29 0 12쪽
84 84. 사동척 24.06.17 30 0 12쪽
83 83. 하오문주 요련화 2 24.06.17 31 0 12쪽
82 82. 하오문주 요련화 24.06.16 3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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