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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정(蘭亭)서재입니다~

비밀 낙서첩

웹소설 > 작가연재 > 시·수필

난정(蘭亭)
그림/삽화
nanjung
작품등록일 :
2015.06.21 08:53
최근연재일 :
2017.04.05 15:48
연재수 :
379 회
조회수 :
126,595
추천수 :
1,653
글자수 :
165,582

작성
16.05.14 11:41
조회
468
추천
4
글자
2쪽

128. 함초롬히 피어나

DUMMY

-베 짜는 여인의 방




함수초*같이 수줍은 숨결로

베짜는 소리 텅 텅 들려오데요, 21세기에

짜르르 윤기 흐르는 옷감을 손수 짜려고

는개도 하늘거리며 치마폭 드리운 날    

초월해버린 상념에 물들어

여자는 단 한 번 베틀에 앉지 않고도

인생을 수놓고 있데요. 그 옛날 허난설헌인양

이승과 저승사이에 끈을 잇는 베의 길을

롬베르크 증후*에 걸렸는지 아슬아슬하게

사라랑 사랑 치마를 쓸며 이리저리

는실난실 춤추다가 어느새 액자에 뛰어들었느냐고

히뜩 히뜩 보고 또 보며 구시렁거리지 마세요.

방방이 붓질해둔 비밀을 구태여 들추지 마세요.

  

피부 결도 속눈썹도 건드리지 마시고

어처구니없는 주문일지는 몰라도 그저

나비파* 화풍이거니 하고 들여다보기만 하세요.





*함수초(含羞草) : 콩과에 속하는 일년초. 키 30~50Cm. 줄기에 가시가 조금 있으며, 여름에 잎겨드랑이에 담홍색의 작은 꽃이 밀집하여 피고, 세 개의 씨가 들어있는 꼬투리를 맺는다. 잎은 건드리면 곧 아래로 늘어지고 작은 잎도 서로 다물며 합해지는데 마치 부끄러움을 타는 것 같다하여 함수초라 부름. 감응초(感應草). 미모사(mimosa)

*롬베르크 증후(독: Romberg 症候) : 두 발의 발끝을 붙여서 서게 하고, 두 눈을 감기면, 신체의 동요가 강해지는 척수성의 운동실조.

*나비파(Nabis 派) : 19세기 말기에 고갱의 화풍에 영향을 받은 젊은 화가들이 추진한 회화의 새로운 운동. 대담한 주관적인 표현을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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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수초/같이/ 수줍은/ 숨결로//
짜는 소리/ 텅 텅/ 들려오데요,/ 21세기에//
르르/ 윤기 흐르는/ 옷감을/ 손수 짜려고//
개도/ 하늘거리며/ 치마폭/ 드리운 날//

   
월해버린 상념에 물들어
자는 단 한 번 베틀에 앉지 않고도
생을 수놓고 있데요. 그 옛날 허난설헌인양
승과 저승사이에 끈을 잇는 베의 길을
베르크 증후*에 걸렸는지 아슬아슬하게
라랑 사랑 치마를 쓸며 이리저리
실난실 춤추다가 어느새 액자에 뛰어들었느냐고
뜩 히뜩 보고 또 보며 구시렁거리지 마세요.
방이 붓질해둔 비밀을 구태여 들추지 마세요.
  
부 결도 속눈썹도 건드리지 마시고
처구니없는 주문일지는 몰라도 그저
비파* 화풍이거니 하고 들여다보기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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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111. 인생에 재방송 있다면 +4 16.05.05 523 4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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