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오아시스, 나비, 나비, 나비 날개
오겠다는 문자메시지는 단 한 통도 없다.
아무리 서운한 일이 있었더라도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기다리게 할 수는 없다
스르르 잠을 깨고 나면 내 옆에 와 있으렴.
나는 아직도 못 믿는다. 네가 집에 없다는 걸
비수를 물고 엎어진들 이보다 더 아프랴 싶은데
나쁘다, 모질다, 인정머리 없다 등등의 말과는
비슷하지도 않을 너였는데, 여리고 어진 너였는데
나는 그래서 더욱 못 믿는다. 너의 가출상황을
비, 비, 비, 비가 내린다. 내 마음처럼
날개를 접은 채로 하늘이
개이길 바라고 있니? 비 그치면 오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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