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이 화사한 봄 아름다움을 노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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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눈부신 것이 아픔인 줄은 몰랐어요.
화려함이 사무쳐 몸서리치면서 그래도
사르르 살살 조심스레 내리던 함박눈의 몸짓도
한 무리 꽃을 찾아서 훨훨 날갯짓하던 나비의 몸짓도
봄 벚꽃 다시 만나는 이 순간과는 비할 수가 없지만요.
아쉬움일랑 꿀꺽 삼키고서
름늠한 모습으로 그대는 한없이 하염없이
다시 또 오라는 그 수화를 되풀이할지언정
움쩍도 없이 무수한 이별노래를 바람에 실었어요.
을씨년스런 이파리들 사이사이로 버찌를 핥으면서
노을 낀 하늘가로 그대의 분신들이 날아가
래스터* 현상처럼 하늘 못에 자맥질할 때에도 그랬지만
하지만 그때마저도 내게는 그저 잠시 스친 꿈이었을 뿐
자지러지도록 아름다워서 오히려 가슴 훑어 내리는 이런 날은 처음이어요.
*래스터(raster) : 브라운관의 형광면 위에 나타나는 주사선(走査線)에 의한 가로줄무늬 전파를 수신하지 아니하고 수상기 전원을 켰을 때 일어나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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