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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정(蘭亭)서재입니다~

비밀 낙서첩

웹소설 > 작가연재 > 시·수필

난정(蘭亭)
그림/삽화
nanjung
작품등록일 :
2015.06.21 08:53
최근연재일 :
2017.04.05 15:48
연재수 :
379 회
조회수 :
126,396
추천수 :
1,653
글자수 :
165,582

작성
16.05.14 11:19
조회
372
추천
5
글자
1쪽

127. 한바다 저 무인도에서 나 혼자 버티기

DUMMY

한없이 기다렸어, 초고 읽어줄 친구를

바다 가운데만 빙빙 돌다가 자맥질한

다이버, 심해에 갇혀 난청에 시달리듯


저무는 밤하늘에 여우별 하나 기웃기웃

무안스레 깜박이며 내 맘을 드나들어도

인사는 생략한 채로 언제나 묵묵부답이어서


도돌이표 서너 개 돛폭인양 세워놓아도

에로틱한 도입부가 부끄럽기 짝이 없어

서둘러 자리를 떴어, 내 혼을 불러다 놓고


나긋나긋하던 네 손길도 까마득히 멀어진

혼이 빠져도 아무도 못 알아볼 섬에서

자괴감 휩싸인 채로 물보라만을 헤아리는


버려도 되돌아오는 그림이야 파도라 하고

티눈 박인 발바닥이 디딜 때마다 아프지만

기막힌 완성을 향해 참겠어, 피어나겠어.


작가의말

127. 한바다 저 무인도에서 나 혼자 버티기

 (5수의 시조입니다)

 

(1) 

없이/ 기다렸어,/ 초고 읽어줄/ 친구를//

다 /가운데만/ 빙빙 돌다가 /자맥질한//

이버,/ 심해에 갇혀/ 난청에 /시달리듯//

    

(2)

무는/ 밤하늘에/ 여우별 하나 /기웃기웃//

안스레/ 깜박이며/ 내 맘을/ 드나들어도//

사는/ 생략한 채로/ 언제나/ 묵묵부답이어서//

    

(3)

돌이표/ 서너 개/ 돛폭인양/ 세워놓아도 //

로틱한/ 도입부가/ 부끄럽기/ 짝이 없어//

둘러/ 자리를 떴어,/ 내 혼을/ 불러다 놓고//

    

(4)

긋나긋하던/ 네 손길도/ 까마득히/ 멀어진//

이 빠져도/ 아무도/ 못 알아볼/ 섬에서//

괴감/ 휩싸인 채로/ 물보라만을/ 헤아리는//

    

(5)

려도/ 되돌아오는/ 그림이야/ 파도라 하고//

눈 박인/ 발바닥이/ 디딜 때마다/ 아프지만//

막힌/ 완성을 향해 /참겠어,/ 피어나겠어.//

    

 

*그 어떤 어두운 시라 할지라도 마지막엔 희망을 표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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