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무늬
물무늬
-남북 이산가족 상봉의 애환
오랜 흐름이 돌멩이를 수석으로 빚는다지만,
처자식과 떨어져 혼자 헤엄치던 쑤기미와 남편 찾아 오락가락하다 고향 놓친 얼음치가 동병상련 심정으로 살림을 꾸렸지만 아이는 없어 아이 없단 당당함에 타임머신 타고 갔기에 얼음치가 슬쩍 옛 남편 바라볼 순간
쑤기미, 눈 깜짝할 새 처자식을 만나보았고
심부름 나갔다 다 늙어 돌아와 다시 또
꿈인 듯이 사그라질 노가리 명태 된 모습을 눈곱 반만큼도 믿을 수가 없어 억장이 무너져 눈시울에 절로 넘치는 눈물을 떠밀려 보내며 실신하여 들것에 실려 나가는,
멀뚱히 입만 벌리고 바라보던 알락곰치
영 못 잊던 팽팽이를 불현듯이 알아보고
십년 간 치매 앓다 목을 놓아버린 백 살 열목이, 날금 긋고 갈라진 채 반 백년 수절한 기념으로 미꾸리를 가운데 놓고 사진 찍은 쏨뱅이와 배도라치, 선물 받은 손목시계를 거꾸로 돌리며 시한부 기쁨에 떠는 한(恨)많은 얼굴에선
꿈같은 행사가 낯선 너무 낯선 주름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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