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고양이에게 밥을
들고양이에게 밥을
외론 집 끌어안은 산골 아침 숲 속이라
너도밤나무에 늦드는 햇살 발걸음소리
때마침 박새 방울새 환장할 이중창소리
들쥐집쥐 씨를 말리고 난 뒤론 배를 주려
날개끝자락이라도 잡을라치면 탁, 탁, 푸드득! 꿈에도 끌탕만 먹힌 저것들이야 까짓 무시하여도 몸 풀었을 때조차 빈 젖 물리는 신세 벗으려고 부자연한 밥이나마 씹고 되씹던 끝에 ‘찌꺼기 청소담당’을 직분으로 받잡고 오늘도 고추모종 심는 주인 가까이 참이슬 반병에 노릇노릇 구운 식빵 한 조각 앞에 낮게 더 낮게 엎드려 미치고 팔짝 뛰다가 땅을 후비고 대가리 처박을 개똥지빠귀흰배지빠귀쥐발개개비찌르레기직박구리때까치합창에도신세대음악애호가인양 눈 잠잠 감으며 귀 쫑긋거리며 아무짝에도 못 쓸 비굴한 낯짝이야 보드라운 털 속에 숨기고 이야옹, 야옹, 양, 양, 애교 한 소절 구성지게 뽑아내던 나는
그토록 허방만 치던 또또복권 또 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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