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자화상
-단풍을 보며
이제도 시푸른 심사
깨물어 삼키고
허공 치던 붓질로만
헛돌다 머문 길섶
철없이 펄럭거리던
자랑마저 잃었는갑다.
서릿바람
모진 서슬에도
죽자 사자 피고 피어
전인미답 그쯤에서 그러안고
뒹군 꿈속
하리라,
말하리라던
고백마저 토하는갑다.
아스라이 밀려드는 벼랑 끝에 매달리어
깊은 한숨 불붙여 미친 듯이 타는 열꽃
내세에 만나자하던
다짐마저
태우는갑다.
뜨겁디뜨거운 속
무서리에 문대고는
저문 길
드는 채비로
날개옷 짓던 손길
사랑해,
정말 사랑해,
유언마저 수놓는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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