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 아트 -불감증-
테크놀로지 아트
-불감증-
벌거숭이 몸 뒤척이며 잠만 푹푹 퍼 자는
어디서 본 듯한 저놈 무슨 꿈을 꾸는가? 대학 일년 여름방학 때 덜미 잡혀 결혼한 첫 아내, ‘술만 믹이몬 끝내준’다는 콧노래 부르며 철없는 서방 거시기를 시도 때도 없이 주물럭대다가 제풀에 손놓고 여름방학 끝날 무렵 줄행랑 놓더니, 건장한 사내 오토바이에 매미처럼 찰싹 붙어서는
최신식 오토바이보다 잽싸게 달아나더니,
대학 졸업반 땐 교수님들께 청첩장부터 돌린
아버지 눈물겨운 정성에 딴따라를 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던 두 번째 아내가 눈 덮인 겨울산행을 좋아하다 하다, 제가 무슨 ‘러브스토리’의 주인공 시한부 생명인양 눈 속에서 숨바꼭질하다가 눈 녹듯이 사라지는 바람에, 죽어도 아니 결혼하리라
이 갈며 다짐한 것이 아물아물할 때쯤,
두 번째 아내에게 씌었는지 어쨌는지
‘러브레터’의 ‘오갱끼 데스까’ 깃발을 펄럭이면서, 첫 아내로부터 소문을 들었는지 어쨌는지 선본 남자에게 술을 진탕 먹여 한 방에서 밤을 지새고는 통 기억에도 없는 밤의 스토리가 캠코더 안에 작품으로 들어 있다고, 그 빌미로 세 번째 아내가 된 너는, 외설 비디오테이프 하나로 간단히 나를 후린 너는, 아버지 칠순 잔칫날, 하필이면 이런 날에
고쳐준, 이미 네가 고친 내 불감증을 들통 내는가.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