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버린 나날
가버린 나날
-남북 이산가족 상봉의 날에
눈 없고
귀 없어도
사이다 기포 같은 몸
깊고 어두운 시공간 휘적거리며
항아리 목을 타고서
주둥이에
넘칠 듯 차오른다.
금줄도 없이 다투던
바다 모서리에서
촛대바위에 불 지피던 햇살 따라
수평선을
촘촘한
그물망으로
사로잡던 나날, 나날들
옛사람 무덤 앞에서 회상하는
입맞춤처럼
지금은 남이 된 입술 위에
시늉이나 내보는
회한에
몸서리치다
못 지워낸 상처여!
눈물이
눈물이
말 못할 눈물이
내 그립고 원통한 기억들을
풀어 헤치고
가슴에
차올라 눈에
쏟아질 듯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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