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쭉꽃
철쭉꽃
-수로부인
어미 없이 자란 몸이 순정공에게 시집가
학처럼 꽃처럼 눈부시게 피어났지요.
줄줄이 부임행차가
강릉길을 에우던 날.
천길 벼랑 끄트머리서 하늘 품에 안긴 노을
꺾고 싶어, 꺾고 싶어, 안달복달 애탈 때
불현듯 암소를 끌고 그대 슬며시 내게 와
자줏빛 바위 가에 암소 놓게 하시고
봉두난발 모양새 아니 부끄러우시면 저 화중미인을 세속으로 끌어내리겠노라는 말씀에 나는
덧없던 뒤웅박팔자, 장물인양 소를 감추고
무수한 은실 안개로 도덕심도 몰라라하고
임해정 바닷가에서처럼 거북님, 거북님, 날 데려가시라 소망하였지요. 속 깊은 용궁이라 두 번 다시 못 오더라도
또다시 잡아가시길 꿈에서도 빌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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