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
한계령
꼬불탕
꼬불탕
배를 틀며 지나온 길이
푸른 저녁안개에 점점이 잊혀진다
시퍼런 도끼날 한 개, 예리한 칼날 두 개
지나고 보니
소정*의 그림 같은 산, 산,
동갈보 대 쉼터 지나 38따라지 너머
마지막 주유소를 스쳐 첩첩산중 들머리쯤
바람불이집에서
내 과거가 이불을 덮었다.
달이 되고 별이 될 훗날을 꿈꾸려고
산들도 안개바다에 겹겹이 드러누웠다.
꼬불탕, 꼬불탕, 배를 틀며 지나온
길처럼 내가 쪼그라든다, 쪼글쪼글 쪼그라든다.
형체도 없이 작아져 산의 살로 파고든다.
*소정:변관식(1910~1976), 한국화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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