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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정(蘭亭)서재입니다~

비밀 낙서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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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정(蘭亭)
그림/삽화
nanjung
작품등록일 :
2015.06.21 08:53
최근연재일 :
2017.04.05 15:48
연재수 :
379 회
조회수 :
126,602
추천수 :
1,653
글자수 :
165,582

작성
16.06.15 09:55
조회
477
추천
2
글자
2쪽

구두를 먹으며

DUMMY

구두를 먹으며

-샤레이드(charade)*






가마솥뚜껑을 열어젖히자 더운 김이 뭉얼뭉얼


얼굴을 덮으며 고기냄새 피우네, 긴 구두 하나 집게에 업혀서 올라오네, 자아 수수께끼 하나 내지, 긴 집게를 붙들고 올라온 이놈 단화인가 부츠인가, 100년 전쯤 나폴레옹 황제가 보물섬에 숨겨놓았던 그놈? 10년 전쯤 스탈린이 땅을 툭툭 차던, 유물론에 의한 그 유물? 말가죽일까? 소가죽일까? 모르면 통과,


입맛을 다시다 말고 식탁으로 몸을 돌리네





아직도 솔솔 김 오르는 먹이가 식탁 쟁반에 올랐네.

어리둥절 서있는 친구에게 식탁 앞에 앉으시라, 정중히 권한 다음 턱받이 냅킨을 우아하게 두르고 구두끈을 솔솔 빼어 동글동글 다른 접시에 올리고서 구두 밑바닥 깔창을 분리하자

구두를 버텨주었던 뼈들이 송송송 드러나네.


여보게 친구, 너비아니를 먼저 드셔보게나.

생선가시보다는 억세어서 발라내기 쉬운 이 뼈다귀는 내가 뜯겠네. 구두 밑창에 입을 가져가 조심조심 가시를 발라내며 입을 쪽쪽 다시며, 가끔은 스파게티 구두끈으로 입가심하겠네. 귀족이 산책 나왔다가 고급 레스토랑에 들어 근사한 식사를 하는 것처럼, 요놈의 빈부격차 리얼리즘, 단 한 장면에서 연출해야지*


비참한 음식일수록 고급스레 먹어야지.






*샤레이드(charade):말(言語)이 아닌 제스처(몸짓)로 나타내는 영상기법.

*채플린이「황금광 시대」에서 보여준 처절한 고통 형상화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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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채플린 Charlie Chap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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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1 물무늬 16.06.19 466 2 2쪽
350 테크놀로지 아트 -불감증- +2 16.06.19 585 2 2쪽
349 첫사랑과 김유정표 동백꽃 16.06.18 391 2 3쪽
348 이곳에도 어처구니가 산다 16.06.17 312 2 2쪽
347 민들레 16.06.17 285 2 1쪽
346 식초로 무친 가랑파 16.06.16 460 2 3쪽
» 구두를 먹으며 16.06.15 478 2 2쪽
344 들고양이에게 밥을 16.06.14 290 2 1쪽
343 철쭉꽃 16.06.13 211 2 1쪽
342 들창, 아카시아 뒤에 서다 16.06.13 289 2 1쪽
341 [사설시조] 다시 일어서는 노을 16.06.12 304 2 1쪽
340 연(緣) 16.06.11 426 2 1쪽
339 자화상 16.06.10 410 2 1쪽
338 바위섬 16.06.10 331 2 1쪽
337 한계령 16.06.09 235 2 1쪽
336 빛나는 어둠 16.06.08 337 2 1쪽
335 달은 멀리 있다 16.06.08 418 2 1쪽
334 단풍, 그 추락하는 +2 16.06.06 428 3 1쪽
333 end가 아니고 and에서 +2 16.06.05 448 3 1쪽
332 만남 16.06.05 339 3 1쪽
331 순백의 언어 16.06.05 290 3 1쪽
330 난설헌 +4 16.06.04 385 3 1쪽
329 관촌수필(사진 : 소설가 이문구와 그의 부인과 그의 제자) +1 16.06.03 480 3 1쪽
328 가버린 나날 +1 16.06.02 201 3 1쪽
327 고대 석비를 건지다 +1 16.06.02 206 3 1쪽
326 물결은 비스듬히 드러누워 벙어리 새를… +1 16.06.01 251 3 1쪽
325 상사(相思)‧폭풍 예감 +2 16.06.01 487 5 1쪽
324 해풍 +3 16.05.31 463 5 1쪽
323 바다‧소금‧언어 +3 16.05.31 475 4 1쪽
322 별 꿈 +4 16.05.30 437 3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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