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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29 13:49
최근연재일 :
2023.02.2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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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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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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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16,109

작성
22.12.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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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글자
12쪽

55화 방화범(4)

DUMMY

55화 방화범(4)


호숫가에서 목을 축이는 태선.

그는 이토록 오랜 여정은 처음이었다.


'난희 소저와 만난 후에 언데드 토벌을 하느라 한 달간 사냥한 게 최대였는데··· 이번 여정은 두 달은 족히 걸리겠어. 요한 형님이 아예 내 장례까지 치러주고 있겠네.'

태선이 마음 놓고 물을 마시는 동안 사주경계를 하는 유리아.


그녀와 계약을 맺은 정령이 물의 정령이었기에 수질의 상태를 알고 음용 할 수 있다는 건 같은 파티원인 태선에겐 축복이었다.


물속에서 독을 뿜으며 살고 있는 몬스터들도 많았기에.

한참 휴식을 취하던 그들에게 돌아오는 검 한 자루.


"태선님."


유리아가 태선이 날려 보낸 고고용을 바라본다.

곧이어 태선 앞에 천천히 안착하는 에고.


-화기의 기운을 가진 자들을 찾았다.


"몇이나 되지? 강한가?


-기운만 확인 할 뿐 수는 확인할 수 없었다. 녀석들은 약하다.


"좋아. 비행을 할 테니 안내를 부탁할게. 유리아 준비해둬."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는 이들.

에고는 목적지를 가리키며 날아오르기 시작한다.

이내 유리아의 몸을 띄우고 자신의 몸마저 띄우는 태선.


에고가 검첨으로 가리키는 방향을 향해 몸을 날린다.


"X친! 허공답보를 저토록 자유롭게 쓸 줄 아는 자였다니···"

"아무래도 무림맹주님을 비롯해 무림맹의 각주님들 모셔야 제압이 가능할 듯싶습니다."


믿기지 않았다.

신법이란 보통 도약하기 위해 발을 구를 만한 무언가를 밟아 떠오르는 게 시작인데.

저 남녀는 그냥 허공에 떠오르는 게 아닌가.


"어쩌면 제국 측의 마법사 일지도 모르겠어."

"물과 불 그리고 바람을 다룬다는 제국의 도사들 말입니까?"

"그래. 일전에 그들과 소통할 때 들은 적이 있다. 일정 경지에 오르면 하늘을 날 수 있다고 하던데. 그 경지에 오른 자들인 것 같다. 가주에게 연통을 넣어라. 상대는 하늘을 날 수 있는 마법사라고."

"존명!"


멀찍이서 태선과 유리아를 감시하던 황보윤은 자신의 수하에게 지시하며 그 둘이 날아간 방향을 따라 가문의 신법인 천왕보를 펼치며 쫓는다.

'놈, 끝까지 쫓아가 방화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


***


"갈 길이 먼데 마두들이나 쫓고 있다니···"


태선의 머릿속은 어지러웠다.

가뜩이나 자신이 알고 있던 고나은은 뱀파이어였고 현세와 이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들은 충격적인 진실.

자신을 비롯해 세상은 만년가까이 회귀하고 있다는 것.

정확히는 자신의 삶이 계속 리플레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잠시라도 현실을 도피하고자 나선 게 이번 여정이었다.

'거기다 돌아가서 요한형님에게 어떤 식으로 말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단 말이지···'


기억을 가진 채로 회귀하는 능력을 본인이 아닌 남에게 전해준 이유를 생각해보면 이제 서야 납득이 간다.

'기억을 가진 채로 만년 넘는 기간 동안 수천 번 넘게 이 짓거릴 해왔다면 아마 난 그전에 포기했을지도 몰라.'


그래도 처음 몇 번은 곁에 있는 동료를 보며 힘을 냈겠지만, 회귀 할 때마다 그들의 기억이 휘발되어 사라진다면 내 정신적 타격도 컸을 게 분명하다.


"태선님 저쪽인거 같아요."

"어? 어."


유리아가 상념의 시간에서 날 꺼낸다.

500미터가 넘는 거리.

점보다는 조금 더 큰 수준으로 보여야 할 낯선 자들은 그 수가 제법 많았는지 검은 호수인 양 착시처럼 보였다.


"생각보다 적의 수가 많아. 조심해야겠어."


태선의 말에 긴장한 채 고개를 끄덕이는 유리아.

그만큼은 아니지만 이제 이계에선 손꼽을 정도로 강자가 된 그녀를 위협하는 존재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그녀가 진지하게 임하는 이유는 태선의 감 때문이었다.


짧다면 짧고 길면 긴 태선과의 파티 생활에서 확실하게 배운 것이 있다면 태선의 감을 믿으면 되는 것이었다.


다소 장난기 많았던 그였지만, 뱀파이어를 만난 뒤로 눈에 띄게 그만의 가벼움이 점차 옅어지고 무거움으로 변하고 있었다.


"음··· 무리 안에 만만치 않은 상대가 하나 있어. 나보다 강하진 않지만 보통 이상이야!"


태선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더욱 확신하다는 듯 목소릴 높인다.

녀석들과의 거리가 불과 300미터 이내로 다가서자 천천히 지면에 착지하는 둘.


"여기서부터는 비행 능력을 숨기는 게 좋겠어. 질 거라 생각은 안하지만 혹시 모를 상황이 생길지 모르니까."

"좋은 생각이에요."

"그리고 노출은 내가 먼저 할게. 놈들이 방화를 저지른 집단이 맞는지 먼저 확인이 필요하니까."

"알겠어요. 그러면 태선님이 시작하면 저도 암습할게요."


태선이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향한다.

그와는 다르게 저 멀리 돌아가는 유리아.

그녀가 허리춤에 차고 있던 단검을 역수로 꺼내 쥔다.

암습이라면 자신 있는 그녀다.


.

.

.

한적한 산기슭에 모인 장정들.

군복을 입었다면 훈련 중인 군인이었을 테고, 도복을 입은 채 검술 훈련을 하고 있었다면 수련중인 무인들로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짙은 흑색 도복을 차려입은 수십의 무인들을 생각해보면 그저 단순한 목적으로 모인 집단이라 볼 수 없었다.


"교주님은?"

"이곳으로 오시는 중이라고 합니다."

"지시한 일은?"

"멀쩡한 보급품 하나 남기지 않고 모조리 태웠습니다."

"크하하하, 고생했다. 정파놈들 이번엔 꽤나 고생하겠구나. 그런데 왜 잠혈대주는 어디있고 부대주가 보고하는 거지?"


교주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필하는 사내.

그는 새로 부활을 예고한 천마신교 내의 입지적인 인물로 현 천마신교의 책사를 맡고 있는 우환이라는 자였다.


우환의 매서운 눈초리에 잠시 말을 잃은 사내가 마른기침을 하곤 말을 이어간다.


"잠혈대주께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객잔이 완전히 전소되고 난 후에 합류하겠다하였습니다."

"거, 쓸데없는 짓을. 알았으니 그만 가봐."


우환은 잠혈대주의 악취미를 떠올렸다.

그가 천마신교에 입교하기 전 저잣거리에서 연극으로 밥을 벌어먹던 그는 자신이 일으킨 범죄 현장에 항상 남아 피해자 행세를 하면서 사람들을 속이는 악취미를 가지고 있었다.


"저···"

"뭐지?"


사내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곳에 오기 전 고강한 능력의 남녀에 대해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얼마나 강해보이던가?"

"교주님과 호각을 이룰 것 같습니다."

"!!!!!!"


철면책사라 불리는 그의 별호답게 평소 뜻하지 않은 상황을 맞이하더라도 표정 변화 한번 없는 그였다.


그런 그가 잠혈부대주의 말에 동공이 커졌다.


"그 말에 책임 질 수 있나."

"부, 분명합니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위압감을 주는 사내였습니다."

"알겠다. 그만 가봐."

"존명!"


천마신교를 재림시켜야 할 우리 앞에 그분이 나타나셨다.

처음에는 그저 잠깐 다가온 불행이겠거니 했지만, 우리와 뜻이 같았고 강했다.

앞으로 천마신교를 이끌어 갈 인재들의 구심점이 될 만한 이세계의 고수.


천마신교의 활동 영역이 이곳 이계에 국한되더라도 상관없다.

정파 인들을 몰아내고 우리가 여기를 차지하면 되니까.


"그런 와중에 불청객이라··· 그것도 교주와 버금갈 만한··· 교주가 언제 오는지도 모르는 마당이니 잘 구슬려 놈을 돌려보내야겠군. 이곳에서 전력을 손실시킬 순 없지."


콰과과광!


"!!!!!!"


철면책사라는 별호가 무색하게 다시금 놀라는 우환.

서둘러 막사 밖을 나가 소란지를 향해 신법을 펼친다.


"방화범 나와!"


콰광!

백보신권을 연신 갈기며 천마신교의 막사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태선.


웬 놈이냐! 라는 말을 외치며 태선에게 달려든 마인들은 그의 이름조차도 듣지 못하고 쓰러졌다.

손속에 사정은 두었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해 사지 하나는 부러트리는 쪽으로 셀프 합의를 한 태선은 얼마 지나지 않아 구면인 사내와 재회한다.


"엇! 네놈, 여기 숨어있었네? 그러고 보니 널 만나고 용국객잔에 가보니 불타있던데, 네놈 짓이었구나."

"이잌, 날 미행한 건가."


잠혈부대주는 홀로 적진의 한가운데로 달려든 태선을 보며 확신했다.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이런 무모한 행동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을.


'아무래도 책사님이 오시길 기다렸다가 동시에 마인들과 총공격을 해야겠군.'

퍼억.

그것은 잠혈부대주만의 계획이었고 실현 될 수 없었다.


"커헉."


복부를 부여잡고 위액을 토해내는 부대주.

자신의 안력으로는 쫓을 수 없는 속도였다.

반응하지도 못한 채 허용한 일격은 그의 전의를 상실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네놈 맞지? 불 지른 거?"


태선의 물음에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부대주.

자신을 쳐다보는 이들의 시선은 개의치 않았다.

천마신교의 부흥을 보기도 전에 죽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기에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이라도 해서 연명할 생각이었다.


"처음 만날 때부터 네놈 분위기가 구리긴 했다니까. 이제 넌 나랑 손잡고 용국객잔으로 가는 거야. 네놈이 한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니까."


여전히 배를 부여잡은 채 고꾸라져 있는 사내를 붙잡고 있는 태선.

무심하게 그들 붙잡아 데려가려던 찰나.


스아악.

거대한 장침 하나가 태선의 얼굴을 스쳐지나간다.


선공이라기 보단 인사를 나누고자하는 상대의 심리를 확인한 태선.

붙잡아둔 녀석을 나무에 옭아맨 후에야 자신을 향해 장침을 날린 상대를 바라본다.


"반갑네. 초면이긴 하지만 연륜은 이쪽이 더 있어 보이니 편히 말하겠네."


연륜이라.

그리 따지면 나는 2만 살이 넘을 텐데.

놈은 아마도 나이를 빌미로 우위를 점하려 하는 건가.


똘끼 충만한 태선이 사악한 미소를 짓는다.


"그러지. 덕분에 편히 말하겠네. 나도 초면에 존대는 어려워서 말이지."

"······"


오늘 이후로 철면이라는 별호는 버리는 게 났겠다 싶은 우환.

분명 움직임이 ‘예사 놈은 아니다’라 확신한 그가 시간을 길게 끌려던 애초 계획과는 달리.

자신을 향한 도발에 응대하기로 한다.


"편할 대로 하시게, 다만 저 친구는 왜 괴롭히는 겐가. 그럴싸한 이유를 대지 않는다면 이 이후의 일은 그대가 감당해야 할 거야."

"남의 집에 불을 냈으면 책임을 져야하는 게 맞는 이치 아닌가. 난 저자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었네. 무인들에게 데려가 이실직고 사실을 고하는 걸 말이야. 이 정도 이유면 제법 그럴싸하지."

"충분히 그럴싸한 이유였다. 허나, 우리 천마신교의 교인을 정파인들에게 데려가는 건 용납할 수 없다!"


우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의 주변으로 모이는 흑풍의의 무인들.

하나같이 형형한 안광으로 태선을 노려본다.

'정신지배를 당한 것 같지도 않은데 눈에 광기가 서려있어. 저게 말로만 듣던 마인들이구나.'


태선은 소설책으로만 접하던 마인을 직접 대면하자 위협보단 호기심을 느꼈다.


"말로만 듣던 마인이라. 이거 괜히 기대되는군."

"흥, 어린놈이 제법 중원에 대한 식견이라도 있나보군. 하지만 이젠 그 식견이 필요 없을 것이다. 네놈을 죽여 살인멸구를 할 것이니."

"오호,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그거 좋은 생각이지. 꿀팁 개꿀."


태선은 우환의 말에 감명을 받는다.

적어도 지금 앞에 있는 녀석을 제외하곤 잔챙이들이었다.

마인 전체를 이끄는 존재가 ‘부재중이다’라는 걸 짐작한 태선은 이 자리에서 모두를 없애 후환을 지우려한다.


"쳐랏!"


우환의 명령과 함께 달려드는 마인들.

태선이 입가에 미소를 보이며 양 주먹을 앞으로 들어 보인다.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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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8화 호승심(3) 22.12.28 673 9 11쪽
57 57화 호승심(2) 22.12.27 719 10 13쪽
56 56화 호승심(1) 22.12.26 715 10 11쪽
» 55화 방화범(4) 22.12.25 731 11 12쪽
54 54화 방화범(3) 22.12.24 781 12 12쪽
53 53화 방화범(2) 22.12.23 808 14 12쪽
52 52화 방화범(1) 22.12.22 826 16 11쪽
51 51화 핵을 찾아서(4) 22.12.21 823 14 12쪽
50 50화 핵을 찾아서(3) 22.12.20 850 13 11쪽
49 49화 핵을 찾아서(2) 22.12.19 942 12 11쪽
48 48화 핵을 찾아서(1) 22.12.18 996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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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6화 드러나는 진실(3) 22.12.16 1,003 15 12쪽
45 45화 드러나는 진실(2) 22.12.15 1,015 17 12쪽
44 44화 드러나는 진실(1) 22.12.14 1,043 16 11쪽
43 43화 이그드라실의 축복(4) 22.12.13 1,052 17 12쪽
42 42화 이그드라실의 축복(3) 22.12.12 1,027 17 12쪽
41 41화 이그드라실의 축복(2) 22.12.11 1,045 18 10쪽
40 40화 이그드라실의 축복(1) 22.12.10 1,057 17 12쪽
39 39화 이그드라실의 땅(4) 22.12.09 1,060 17 12쪽
38 38화 이그드라실의 땅(3) 22.12.08 1,081 17 11쪽
37 37화 이그드라실의 땅(2) 22.12.07 1,092 23 11쪽
36 36화 이그드라실의 땅(1) +1 22.12.06 1,117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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