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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29 13:49
최근연재일 :
2023.02.28 13:30
연재수 :
1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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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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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16,109

작성
22.12.1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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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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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49화 핵을 찾아서(2)

DUMMY

49화 핵을 찾아서(2)


"우미알리크, 눈이 녹고 있는 게 점차 가속화 되고 있습니다."

"나도 알고 있다네... 어제보다 오늘이 덜 시원한 걸 보면."


서리갈기족의 족장인 우미알리크는 그들의 터전인 마을을 등지고 있는 거대한 산봉우리에 덮인 눈을 바라보며 말한다.


"조사단을 보낸 지 나흘일이 지났습니다. 아직도 소식이 없는 걸 보면 산 어딘가에서 조난당한 것이 분명합니다. 서둘러 추가 인원을 파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평생을 이곳 브뤼오네스트 산에서 살아 온 이들이네. 난 그들이 조난당했을 거라 생각하진 않아."

"하지만-"

"조급해하지 마시게. 수 만년동안 녹지 않았던 눈이라네. 하루아침에 녹아내리진 않을 거야. 며칠 더 걸리더라도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걸세."

"예, 우미알리크!"


둘의 대화가 마무리 지어질 즘.


***


"푸른 하늘! 어서 너라도 도망쳐!"


화르르륵.

자신보다 20미터 앞에 자리한 사내를 향해 절규하듯 외치던 남자는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이더니 이내 검게 그을려지며 서있던 모습으로 타버린다.

즉사했을 것이라 짐작되는 시신은 균형을 잃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진다.


파스스스슥.

철퍼덕 거리는 소리가 아닌 모래성이 무너지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검은 재가 흩뿌려진다.


"아, 안돼! 흑흑..."


그의 머릿속엔 온통 '이 사실을 마을에 알려야해' 라는 문구가 떠올랐지만 쉽사리 발이 떼어지지 않았다.

조금 전 죽은 자신의 친우를 비롯한 조사단의 모든 인원을 일거에 전멸시킨 녀석이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50미터의 거리.

제법 먼 거리니 만큼 도망의 기회를 엿볼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도 자신과 불과 20미터 밖에 차이나지 않았던 친구가 한줌의 재가 되었다.


'나, 나도 저렇게 되겠지?'

불길한 미래가 그의 머리를 스치는 동안 이미 그의 발밑에서는 화마가 그를 덮치기 위해 솟구쳐 올라온다.

화르르륵.


그렇게 그들은 평생을 살아온 이곳 브뤼오네스트 산맥에서 느닷없는 죽음을 맞이했다.


***


태선은 지속된 비행으로 인해 바닥난 마나를 채우고자 유리아와 길을 걷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마나란 것도 참 흠이 많아. 전투 중에 고갈되면 가진 스킬 죄다 펼쳐보지도 못하고 손가락만 빨다가 죽을 거 아니야? 고고용처럼 생명력을 대신 마나를 채워주는 무기는 없을까?"

"음, 마나드레인을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

"응? 그런 게 있어?"

"네, 용언 마법으로 배울 수 있는 거예요. 아직 저도 그 정도 경지에는 오르지 못해서 사용 할 순 없지만 아르온님은 사용하실 줄 알거예요."

"그게 마나를 얼마나 채워 주는 건데?"

"집중한 채로 유지하면 마나의 회복속도가 평소보다 5배 빨라져요."

"헉. 다섯 배."


'아르온은 왜 내게 그런 귀한 스킬이 있었단 걸 말하지 않았을까. 라이트 마법 하나 겨우 배운 날 바보로 봐서일까.'


"네, 아르온님도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던 마법이라고 종종 말씀하셨지요."

"그, 그렇구나. 라이트 하나 배우는데도 이해가 잘 안됐었는데... 마나드레인은 아르온 조차도 겨우 배웠다고 하다니. 난 일찌감치 포기해야겠어."

"태선님 기운 내세요. 그래도 태선님은 그 스킬들이 없더라도 강하시잖아요."


유리아가 생글거리는 웃음을 지어보이자 문득 잊고 있던 그녀의 이세계 미모에 마음의 치유를 얻는다.


"흠, 그나저나 서리갈기족의 마을이 이 근처라고 하지 않았나?"


태선은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설원에서 거주하는 이들이었기에 일부러 시간까지 내서 곰과 양을 사냥해 유리아와 방한물건까지 만들었는데, 기대했던 하얀 설원은 없고 푸른 풀밭이 전부였다.


"설산이라고 하기가 좀 그런데?"


태선은 안력을 높여 산의 높은 곳까지 관찰한다.

봉우리 인근의 눈들은 녹기라도 하는 중인지 강한 햇빛으로 인해 더욱 눈부셨다.


"눈이 녹기라도 하는 건가?"

"그런 거 같아요. 일단 저쪽이 분지 같아 보이는데 가보죠."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마을 앞.

목책이다.

'지성이 있는 집단인가?'


"어디서온 누구쇼!"


태선이 바라본 목책의 가장자리에 솟아난 높은 구조물.

망루에는 서리갈기족의 경비로 짐작되는 사내가 태선과 유리아를 향해 질문을 한다.


"저는 이그드라실의 땅에서 온 유리아입니다."

"이그드라실이라면 엘프요?"

"네!"

"그쪽 옆은 누구요."


게이트에서 온 사람이라고 하면 반감을 가지겠지...


"저도 엘프입니다."


쐐애애액. 데에에엥!

태선의 가랭이 사이를 지나쳐 바닥에 박히는 화살이 세차게 흔들거린다.


"거짓은 안되오. 그대 같이 못생긴 엘프가 있다는 말은 듣지도 못했소."


본전도 못 건진 태선은 하마터면 고자가 될 뻔한 자신을 위로하며 사실을 고한다.


"사실 전 게이트를 타고 넘어온 다른 세계의 주민입니다."

"????, 그게 정말이오? 잠시만! 잠시만 기다리시오."


‘잉, 뭐야 이렇게 쉽다고?’

그곳을 잃었다면 억울할 뻔했다.


삐이이익.

망루에서 근무를 서던 사내가 휘슬 소리를 내자 얼마안가 목책 안쪽에서 누군가의 움직임이 보인다.


마을을 막아뒀던 문이 열리고 한 남성이 걸어 나온다.


"반갑소. 나는 서리갈기족의 부족장 우미알리크님을 곁에서 모시는 붉은 별이요."


얼마 전 자신이 모시는 우미알리크와 대화를 나눴던 붉은 별이란 이름의 사내가 태선과 유리아의 앞으로 걸어 나와 자신을 소개한다.


"붉은 별이요?"

"태선님, 서리갈기족은 보통 자연물에서 이름을 가져다 만들어요."


독특한 이름에 태선은 상대가 특정 호칭을 말한 줄 알았다.

그런 그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유리아.

둘의 모습에 이질적인 감정을 느꼈는지 혹은 낯선 이의 방문을 원치 않았는지 붉은 별은 둘이 눈치 채지 못 할 정도로 미세하게나마 잠깐 얼굴을 찌푸린다.


"맞소. 이그드라실의 땅에서만 지내셨을 텐데, 우리 종족의 작명 문화까지 알고 계시다니 놀랍소. 그런데 엘프와 다른 세상의 주민 조합이라... 실례지만, 우리 마을에 온 목적이 뭐요?"

"이곳에 나가족에게서 받은 물건이 있다 들었습니다. 그것을 빌리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나가에게서 받은 것이라면 설마 메로호를 말하는 거요?"


눈살을 찌푸리는 붉은 별.

느닷없이 자신들의 마을에 나타난 타 종족들이 어떠한 대가도 없이 서리갈기족의 귀물을 달라고 요청하다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미안하지만 그대들과 장난 할 기분이 아니오. 그만 돌아가시오."

"자, 잠시만요. 저흰 그게 필요하다니까요?"

"우린 그대들에게 줄 물건은 없소!"


마을 밖에서 태선과 붉은 별로 인해 잠시 소란이 일자 안쪽에서 초로의 노인이 걸어 나온다.


"무슨 소란인가."

"우미알리크님! 낯선 방문객이 찾아와 저희 종족의 귀물을 빌려 달라 떼를 쓰기에 거절하는 참이었습니다."

"달라는 게 아닙니다. 빌려 달라는 겁니다. 만약 대가가 필요하시다면 무슨 일이든 들어 드리겠습니다."


태선이 악을 쓰며 부탁함에도 매몰차게 거절하는 붉은 별.

하지만 곰곰이 고민하던 우미알리크가 입을 연다.


"그 말 진심이오?"

"네! 무슨 일이라도 들어드리겠습니다."

"우미알리크님! 저들의 말을 믿으시는 겁니까."

"허허허, 자네 조사를 보낸 이들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지 않는가. 마을에서 그들을 찾기 위해 보낼 이들이 많지 않다네. 차라리 외부인의 도움을 빌려서라도 찾은 게 나을 것 같네."


우미알리크의 결정이 못내 못마땅한 붉은 별.


"자네에게 길잡이를 부탁을 함세. 지금 그들이 향한 곳까지 가는 길을 잘 아는 사람은 자네가 유일하지 않은가."


자신이 모시는 우두머리의 부탁에 수락한다.

붉은 별의 시선이 태선에게 향한다.


"우미알리크님의 동의만 없었다면 당신들은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을 거요. 하지만 기왕 일이 이렇게 된 거 함께 가봅시다. 우선 우리가 길을 나서야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겠소."


붉은 별은 태선과 유리아를 마을 내부로 데려와 설명하기 시작한다.

요약하자면 자신들의 일족은 얼마 전 이곳 만년설이 빠른 속도로 녹고 있는 것을 확인했고, 그것에 대한 조사를 위해 산맥의 정상으로 젊은 부족민들로 구성된 조사단을 보냈다.

브뤼오네스트 산맥의 정상은 휴화산이 되며 만들어진 거대한 화구호와 푸른 녹초지가 형성된 지역, 두 곳으로 나뉘어 있었고 조사단은 그곳을 확인하고 하산하기로 되어 있었다.


설명을 들은 태선은 이들 역시 인간과 다를 바 없다는 것에 신기했다.

이들을 만났어도 이미 만 번은 만나봤을지도 모르지만, 기억에 남은 것이 없었기에 이계에서 엘프 만큼이나 자신들의 문화를 형성해 살아가고 있는 종족이 있다는 것에 호기심이 생긴 태선.


"서두르겠소. 지금 해가 중천이라 정상까지 가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오."


거대한 배낭을 챙긴 붉은 별.

그런 그의 모습을 보자 태선은 좀 전의 실랑이를 한 상황이 떠올랐다.

'장난 좀 쳐볼까.'


"붉은 별, 정상까지 빠르게 가는 방법이 내게 있는데 내 방법으로 올라가도 괜찮을까요?"

"흥! 이보시오. 난 이곳에서 40년을 넘게 살았소. 내가 안내하려는 길이 가장 시간이 짧게 걸리는 길일 테니 나만 믿으시오."


그의 호언장담에 사악한 미소를 짓는 태선.

그런 그의 어린아이 같은 모습에 유리아가 고개를 가로 젓는다.


"유리아, 붉은 별 먼저 데려다 주고 금방 다시 올게."

"네. 너무 괴롭히진 마요. 저분의 컨디션이 저희 계획에 지장을 줄 수도 있으니까요."

"걱정 마셔 헤헤."


태선이 유리아를 향해 ‘찡긋’ 윙크를 한다.

둘의 대화를 수상쩍게 여긴 붉은 별.


"도대체 무슨 대화를- 어어... 우아아악."


허공에 떠오른 태선과 붉은 별.

이내 유리아가 생각해둔 속도보다 빠르게 그녀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


핼쑥해진 붉은 별의 뒤를 따라 걷는 태선과 유리아.


분지에 도착한 이들.

태선은 마나 관리 차원에서 분지 내의 이동시에는 비행을 자제하며 지상에서 걷고 있었다.

붉은 별은 이미 몇 번이나 토를 했지만 구불거리는 길을 마주하면, 이따금씩 헛구역질을 하는 그를 데리고 돌아다니느라 태선은 애를 먹고 있었다.


잠시 뒤 그들의 앞에 펼쳐진 화구호.

산의 높이가 있었기에 눈이 녹지 않았고, 화구호 또한 차가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호수는 뜨거웠다.

더 정확히는 가까이 다가갈수록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그리고 끓어오르는 듯 기포가 생성되는 모습이었다.


"이게 왜 이러지?"


그 모습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붉은 별.


"왜요?"

"이곳의 물은 저렇게 끓은 적이 없었소. 아무래도 뭔가 단단히 잘못된 게 틀림없는 것 같소. 이곳 브뤼오네스트 화산은 5천년이 넘도록 화산활동을 하지 않았다 들었는데..."

"휴화산이라기엔 보일러라도 틀어둔 것처럼 너무 뜨끈하단 말이지."

"보일러는 뭐요?"

"아, 그런 게 있습니다."


태선과 붉은 별이 뜨거워진 호수를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유리아는 호수 반대편에 자리한 거대한 동굴을 발견한다.


"태선님! 이쪽이요."


유리아를 따라 안으로 진입하는 태선과 붉은 별.

안으로 들어설수록 호수 근처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뜨거운 열기가 그들의 피부를 통해 전해진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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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3화 방화범(2) 22.12.23 808 14 12쪽
52 52화 방화범(1) 22.12.22 826 16 11쪽
51 51화 핵을 찾아서(4) 22.12.21 823 14 12쪽
50 50화 핵을 찾아서(3) 22.12.20 850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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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5화 드러나는 진실(2) 22.12.15 1,015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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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0화 이그드라실의 축복(1) 22.12.10 1,057 17 12쪽
39 39화 이그드라실의 땅(4) 22.12.09 1,060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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