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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29 13:49
최근연재일 :
2023.02.28 13:3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113,142
추천수 :
1,944
글자수 :
616,109

작성
22.12.07 18:00
조회
1,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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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
11쪽

37화 이그드라실의 땅(2)

DUMMY

37화 이그드라실의 땅(2)


"히아. 이렇게 날면서 다니니까 뭐라도 된 기분이잖아?!"


이계의 상공을 날고 있는 태선.

이따금씩 그의 앞에 나타나는 와이번은 이제 큰 위협이 아니었다.

자유롭게 공중제비까지 돌 수 있을 정도로 비행이 익숙해진 태선에게 와이번과의 공중전은 유흥이었다.


와이번의 등에 올라타 놈의 목을 향해 백보신권을 날리자 머리를 잃은 와이번이 지면으로 추락한다.

쿵.

천천히 땅으로 착지해 와이번의 사체를 갈무리한다.


"매번 이렇게 땅으로 내려와서 갈무리하는 것도 번거롭고 시간낭비네."


그렇다고 두고 가기엔 마정석이 있을지도 모를 일.

'······ 아!'


태선이 뭔가를 깨달았는지 다시 하늘로 날아오른다.

얼마 안가 그 앞에 나타나는 와이번 한 마리.

날아다니는 태선을 보고 한입에 먹을 요량으로 입을 크게 벌려보지만 태선은 그 입속으로 스킬을 날린다.

눈에 초점이 풀리는 와이번은 그대로 절명했는지 땅으로 떨어지려던 순간.

태선이 사체에 손을 가리킨다.


와이번의 죽은 사체가 '두둥실' 상공에 그대로 공중부양한다.


"역시. 떨어뜨리지 않고 먹으면 그만이네."


빠르게 놈의 시체로 날아가 마정석을 챙긴다.

자신의 등급과 같거나 낮은 몬스터들에게선 이제 마정석의 유무를 미리 확인 할 수 있게 되어 빠르게 마정석만 채취 가능하게 되었다.


마정석만을 꺼내 먹은 태선은 사체의 비행을 중지시킨다.

힘없이 추락하는 와이번.


마침 길을 지나던 CD등급 공격대 앞에 사체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쿠우우웅.


"우와아아아악."

"와, 와이번이다."

"와이번은 트롤 사냥터에는 안 나타난다면서요."


패닉에 빠진 공격대원들.

공격대장 표영호는 창을 꼬나 쥔 채 와이번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다, 다들 걱정 말아요. 이 와이번 아무래도 죽은 것 같아요."


그가 창으로 와이번을 꾹꾹 찔러보지만 미동이 없다.

나름 오우거의 일격에도 살아남을 정도로 숱한 위기 속에서 이계 생활을 이어온 그에게 눈앞의 와이번 정도는 공격대장으로써 앞으로 나가 생사 확인을 할 정도로 담력이 커진 상태였다.


"우와! 우리 공대장님 솔선수범 대박인데."

"와이번이면 A급인데 어떻게 안 쫄고 다가갈 수 있지?"

"그러게,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를 텐데."


공격대원들의 수근거림을 알아들은 영호는 코를 비비며 으쓱거리며 하늘을 바라본다.

그리 먼 거리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동창인 김태선이 공중에 서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공중에서 떠있었다.


"뭐, 뭐야 태선, 니가 왜 거기 있어? 아니 그보다 어떻게 떠있는 거야!"


표영호는 오늘 공격대 일정만 마무리 하면 B등급으로 오를 예정이었다.

상위 헌터를 규정짓는 시작점인 B등급 헌터.

어려서부터 사고만 치고 자라온 터라 집에서도 내놓은 자식이었는데 C등급 헌터가 된 지금은 가족들의 대우가 180도 바뀌었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영호는 가족들에게 받은 인정으로 인해 더욱 높이 날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진짜 높이 날고 있는 놈이 있다니···

그것도 두 달 전만해도 같이 트롤을 잡던 동창생 김태선.

그는 내 말엔 대꾸도 안하고 홀연히 사라져 버린다.


"우와, 저 개쩌는 헌터님이 공대장님 친구인가요?"

"하하하, 이거 쑥스럽네요. 사실 제 베프입니다. 요즘 통 안보이나 했더니만 이계의 하늘을 돌아다니느라 바빴나 봅니다."


영호는 자신을 바라보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태선에 대해 묻는 상대에게 듣고 싶은 말을 해준다.


"공대장님 진짜 대박인맥이네요. 너무 부러워요. 이계에서 상위등급 지인이 있는 거랑 없는 거랑 천지차이라던데 너무 부럽다."

"와 진짜? 와이번을 혼자 공중에서 때려잡는 게 한국인 헌터란 말이야? 게다가 우리 공대장님 친구라고?"

"태선이라고 했던 거 같은데. 어디서 들어본 이름 같은데."


영호는 자신을 둘러싸며 부러움과 감탄어린 말을 쏟아내는 공대원들 사이에서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거리고 있었다.


샐러맨더와 마그마 골렘을 사냥하던 분화구를 지나는 태선.

예상대로 꽤나 많은 헌무제 연합군들이 모여 와이번과 가고일을 토벌하고 있었다.


"몬스터 개체수도 많긴 한데 연합군의 숫자도 제법 많으니 일주일이면 토벌 되겠는데?"


체계적으로 비행종을 포획하여 사냥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 날고 있는 자신 역시 포획 당하면 손도 제대로 못쓰고 운명할 것 같았다.

괜한 불안감에 고도를 높여서 이동한다.


이그드라실의 땅에 도착한 그는 비행을 마무리하고 땅으로 내려선다.

마나가 부족하기도 했지만 울창한 밀림과도 같은 이곳을 비행하며 토벌하기엔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비행만 계속하는 것도 못할 짓이네···"


멀미가 났는지 태선은 한적한 숲에 착지해 나무에 손을 댄 채 잠시 한숨을 돌린다.

콰드드득.


"????, 끄아아악!"


태선의 짓이겨진 오른손.

그의 손을 깨문 건 숲의 정령 중 하나로 불리는 엔트였다.

거대한 고목 나무은 눈과 코는 없지만 거대한 입을 가진 외형으로 길게 뻗은 나뭇가지를 손처럼 활용했다.


태선이 부러진 오른손을 부여잡는 동안 엔트는 나무줄기를 동원해서 그를 속박하기 시작한다.


꽈드드득.

태선의 몸을 옥죄는 줄기들.

눈을 감은 상태였다면 나무줄기가 아니라 거대한 아나콘다가 자신의 몸을 감쌌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미처 고고용을 꺼내지 못한 태선에겐 이 상황이 꽤나 긴박했다.


'안되겠다. 더는 숨을 못 쉬겠어.'

금강불괴를 쓰자 팽팽하게 목을 감쌌던 엔트의 줄기가 느슨해지고 숨통이 트인다.

수족이 자유롭지 못하자 광역 힐 용도로 쓸 생각이었던 본 허리케인을 사용한다.


땅속에서 풍화되어가던 숲속 동물들의 뼈가 몸 주위로 솟구쳐 올라온다.

몸 주변을 돌기 시작하는 뼛조각들.

[가이아의 분노]덕분에 네 배가 된 데미지로 엔트의 줄기들이 하나 씩 베어져 나간다.


턱.

마침내 몸을 움켜쥐던 녀석의 마지막 줄기가 끊어져 나가고 땅에 착지한다.


"후우, 이제 좀 살겠네. 고고용!"


망가진 오른손으로 목을 이리저리 만지던 태선은 고고용을 소환하고 자신의 몸에 찔러 넣는다.


재생되는 그의 오른손.


"마데카솔보다 고고용이라니까."


멀쩡해지는 오른손을 꽉 쥔 태선이 엔트를 향해 달려가 백보신권을 날린다.

거대한 고목나무 임에도 그대로 뚫고 지나가는 그의 스킬.


'장갑의 관통 속성이 먹히는 걸로 봐선 보나마나 A등급 이하의 몬스터겠네.'

숲의 정령이란 수식어에 걸맞게 백보신권을 직격으로 맞았음에도 달려드는 엔트.


하지만 그것도 두 번이 한계였다.

거침없는 태선의 스킬에 거대한 나무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쓰러진다.


'화속성이면 제법 잘 먹혔을 텐데. 무속성이라 아쉽네···'

엔트에게선 마정석이 드랍되지 않았는지 쓰러진 엔트를 본체만체하며 숲 안으로 들어선다.


"몬스터만 없으면 오두막 하나 짓고 살고 싶네."


태선의 입에서 나온 감탄.

그럴 수밖에 없었다.

떼 묻지 않은 청정지역과도 같은 곳이었기에 풀내음을 제외한 어떠한 냄새도 느끼기 힘들었고, 이따금씩 귀여운 동물들도 그의 시야에 뛰노는 모습이 보였기에 동화 속 한 장면을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빠드득.


"!!!!"


이 숲에 나 말고도 누군가 있다.

뒤쪽에서 나뭇가지를 밟은 소리가 나자 신경을 곤두세운다.

기감을 열어두고 느껴 봐도 밀림이 가진 풍부한 순수 마나들로 인해 기척을 종잡을 수가 없다.


'지능형 몬스터인건가.'

동물형 몬스터의 경우 적을 식별하는 순간 무작정 달려들기 일쑤지만, 지능을 가진 몬스터들은 상대가 방심한 순간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었다.

어쩌면 저 녀석은 엘프족일 확률이 높을 것이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태선의 눈에 연못가가 보였다.

'방심을 유도 해야겠어.'

연못가를 향해 걸어가 천천히 목을 축이기 위해 자세를 낮춘다.

손을 들어 연못의 물을 퍼내는 순간.

태선의 머리 위해서 다크엘프가 단검을 역수로 쥔 채 덮쳐온다.


퍽.

놈의 단검을 신법으로 가볍게 피해낸 태선은 스킬이 아닌 일반 권격으로 상대의 수준을 확인해본다.


가볍게 옆구리를 가격했음에도 고통스러웠는지 일그러진 얼굴로 켁켁 거린다.

잿빛 피부에 동공이 없는 보라색의 눈과 오똑하게 세워진 콧날.

그 신비로움을 모두 흩어지게 만드는 길게 찢어진 입은 꽤나 소름 돋게 생겼다.

'숲이랑은 전혀 안 어울리는 외모야···'


숨을 고른 녀석은 ‘뭐라뭐라’ 내게 중얼거리더니 기합을 넣으며 재차 단검을 휘두른다.

녀석의 기백과는 별개로 싱겁게 전투가 끝이 났다.


툭툭.

발로 걷어차 놈이 죽었는지 확인해본다.


"동공도 없어서 죽었는지 확인하기도 어렵네."


숨 쉬는지 확인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굳이 그러고 싶지 않았다.

죽은 척한 녀석이 날카로운 이빨로 내 손을 절단 낼 것 같았으니까.


"흠··· 마스크라도 씌우면 제법 마기꾼 소리 들었을 텐데."


죽어있는 녀석을 향해 태선이 손으로 입을 가려본다.

제법 인간답게 생겼기에 마정석을 채취해야하나 고민하던 태선은 찝찝하기도 했고, 마침 녀석의 등급도 E등급이었기에 그대로 손을 털어낸다.


"그래, 네 존엄성은 지켜주마."


녀석의 실력 대비 마정석의 등급이 이상하리만치 낮은 게 이해가 되지 않은 태선은 고민을 접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태선은 길을 나서려 했지만 자리에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둘러싼 다크엘프들.

놈들은 단체로 사냥이라도 하고 왔는지 녀석들은 의복에 피를 잔뜩 묻히고 있었다.


"Lej x‘acoo dlfe c’oodih!"


무리의 대장으로 보이는 녀석이 태선을 향해 한걸음 다가와 알 수없는 말을 한다.

그러자 주변의 다크엘프들이 자신들이 쥐고 있는 무기를 그에게 겨눈다.

협상을 해보기도 전에 결렬됐음을 인지한 태선은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


"언어가 안통하면 역시 바디랭귀지지."


운룡대팔식과 본 허리케인 그리고 백보신권을 활용한 태선의 행보를 막을 수 있는 다크엘프는 이 자리에 없었다.

관통 속성까지 적용된 백보신권은 물론이고 본 허리케인 역시 발군이었다.


근접형 다크엘프들은 그에게 손을 밀어 넣기도 전에 갈기갈기 찢어지자 무기를 회수 할 수밖에 없었다.


분침이 숫자 두 개를 넘기도 전에 고용해진 숲속.

태선의 주변에 있던 모든 다크엘프들은 이그드라실의 품으로 돌아갔다.

엘프 한명만을 남겨둔 채.


"넌 왜 족쇄를 차고 있니. 꼬마 엘프야?"


태선은 꼬마 엘프의 눈높이에 맞춰 허리를 숙이고는 친절한 톤으로 물었다.


"저는 하이엘프인데요. 그리고 꼬마라는 표현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보이엔 이래도 100년 살았거든요."

"님???? 어떻게 우리 말 함?"


답변을 바라고 한 물음이 아닌데 당연하다는 듯 답하는 엘프를 보자 벙찐 태선.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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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57화 호승심(2) 22.12.27 719 10 13쪽
56 56화 호승심(1) 22.12.26 716 10 11쪽
55 55화 방화범(4) 22.12.25 731 11 12쪽
54 54화 방화범(3) 22.12.24 782 12 12쪽
53 53화 방화범(2) 22.12.23 808 14 12쪽
52 52화 방화범(1) 22.12.22 826 16 11쪽
51 51화 핵을 찾아서(4) 22.12.21 823 14 12쪽
50 50화 핵을 찾아서(3) 22.12.20 851 13 11쪽
49 49화 핵을 찾아서(2) 22.12.19 943 12 11쪽
48 48화 핵을 찾아서(1) 22.12.18 997 16 12쪽
47 47화 드러나는 진실(4) 22.12.17 997 16 12쪽
46 46화 드러나는 진실(3) 22.12.16 1,004 15 12쪽
45 45화 드러나는 진실(2) 22.12.15 1,015 17 12쪽
44 44화 드러나는 진실(1) 22.12.14 1,043 16 11쪽
43 43화 이그드라실의 축복(4) 22.12.13 1,052 17 12쪽
42 42화 이그드라실의 축복(3) 22.12.12 1,027 17 12쪽
41 41화 이그드라실의 축복(2) 22.12.11 1,045 18 10쪽
40 40화 이그드라실의 축복(1) 22.12.10 1,057 17 12쪽
39 39화 이그드라실의 땅(4) 22.12.09 1,060 17 12쪽
38 38화 이그드라실의 땅(3) 22.12.08 1,082 17 11쪽
» 37화 이그드라실의 땅(2) 22.12.07 1,093 2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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