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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29 13:49
최근연재일 :
2023.02.28 13:3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113,116
추천수 :
1,944
글자수 :
616,109

작성
22.12.24 09:00
조회
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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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글자
12쪽

54화 방화범(3)

DUMMY

54화 방화범(3)


"유리아. 뭐 좀 확인 된 게 있어?"

"물의 정령에게 물어봤는데, 잠시 뒤면 호숫가가 나올 거래요. 거기서 4시간 전에 불의 기운을 뿜어낸 자들이 목을 축이고 갔다고 해요."


유리아의 곁에 맴돌고 있는 조그마한 정령이 그녀의 말에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이 어디로 향했는지 확인은 힘들겠지?"


유리아 역시 정령과 함께 고개를 끄덕인다.


"4시간이면 놈들이 자취를 감추기엔 충분한 시간인데··· 무슨 수로 놈들을 찾지?"


잠시 골몰하던 태선은 맨 바닥을 응시하다가 유리아 곁의 정령과 눈이 마주친다.

'아, 에고가 있었지!'


"에고!"


태선의 몸에서 꾸물거리며 나타나는 에고.


-무슨 일이지.


"너도 물의 정령처럼 사람들의 기운을 감지 할 수 있어?"


-나는 이그드라실의 자아. 이그드라실은 정령왕들과 같은 시기에 태어난 생명수로 그들이 느끼는 것은 나 역시 느낄 수 있다.


"좋아. 그러면 고고용에 들어가서 이 일대에 있어야 할 화기(火氣)의 주인들을 찾아줘."


-알았다.


에고가 아공간에서 소환된 고고용으로 스며들어간다.

서서히 떠오르는 고고용.

이내 태선과 유리아의 시아에서 사라진다.


"좋아, 우린 그 동안 나가족으로 향하는 길목을 확인해두자."

"네, 태선님."


태선이 자리를 털고 옮기려던 그때.

이질적인 기운들이 자신을 포함한 유리아를 옭아매려는 듯 감싸오기 시작한다.


"유리아."

"네, 저도 인지했어요."


둘이 눈빛을 교환하던 그때.


"지금이다!"


별안간 들리는 사내의 외침을 시작으로 하늘을 수놓는 그물망들이 둘을 향해 쏟아져 내린다.


"흥!"


가잖다는 듯 백보신권을 덮쳐오는 그물망을 향해 쏘아내자 힘없이 구멍이 뚫린다.

유리아 역시 꺼내든 단검을 휘둘러 그물을 찢어내는데 성공한다.


"이것도 막아 보거라!"


앞서 던진 그물망과는 달리 투명색의 망.

언뜻 보았기에 투명했지만 옅은 살색에 가까운 실로 엮어 만드는 그물망이었다.


유리아가 단검을 휘두름에도 베어지지 않았다.

이내 꼼짝없이 갇히게 된 유리아.

그녀가 발버둥을 칠수록 그물망은 살아있기라도 하는 듯 서서히 쪼그라들었다.


"크하하하. 네년의 몸을 덮고 있는 그것은 천잠사의 실로 만들어진 그물이다. 화경도 어쩌지 못하는 실이다! 순순히 붙잡혀 심문을 받으라."


쩌저적. 콰드드드득


"이게 천잠 뭐라고? 잘 뜯기는데?"


태선의 능력치는 SS등급에 걸 맞는 수준이었다.

무림인들의 기준에선 현경이나 다름없는 상태.

깊이의 차이가 큰 만큼 장비빨(?)로도 태선을 어찌 할 수 없었다.


"어, 어떻게 천잠사의 실을 아무렇게 뜯을 수 있는 거지."

"단주님 아무래도 다른 추적단이 올 때까지 자리를 피해두는 게 나을 성 싶습니다."

"눈앞에 있는 적을 두고 어디를 간단 말이냐."

"천잠사를 아시지 않습니까. 범인들이라면 손을 대기만 해도 살이 베입니다. 저렇듯 아무렇지 않게 잡아 뜯어내는 걸 봐선··· 화경의 경지를 넘어선 자입니다."


황보윤은 그의 부하가 말하지 않아도 태선이 저렇게 쉽게 천잠사를 만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비슷한 또래의 청년이 설마 천외천이라 불리는 현경에 도달해 있다는 게 그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몹쓸 자존심으로 인해 이성적 판단이 결여된 무인.

그것이 무림에서 의미하는 바는 명확했다.

죽음.


하지만 대다수의 무림인들은 단체 생활을 하기에 그 판단을 도와 줄 이들이 존재했고 황보윤의 곁에 있는 부하가 지금 그런 존재였다.


"크흑··· 알겠다. 1조 이대로 퇴각!"

"서둘러 산개하라! 적이 후미를 막고 있을지 모른다."


무인들의 일사분란 함을 지켜보는 태선.

'공격은 지들이 먼저 했으면서 북치고 장구까지 쳐대네.'


유리아가 그물망에서 힘겹게 빠져나온다.


"다친 데는?"

"괜찮아요. 이 그물은 참 신기하네요. 검으로도 베이질 않아요."

"천잠이라는 천년을 산 누에의 실로 만든 그물이야. 한 가닥만으로도 살을 베이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장력이 뛰어나서 포박용으로 쓰이는 물건이야."

"저들. 다시 오겠죠?"

"응, 지원 병력을 모아서 오려나봐."

"다음엔 쉽게 당하지 않겠어요."


유리아가 결의에 찬 눈빛으로 숲 안쪽 너머를 바라본다.


***


제 1 안전거점.

평소 EF등급 헌터들이 주를 이루던 이곳은 현재 발을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려 있다.

그리고 인파들의 정중앙에 자리한 인물.


"남궁 맹주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흠, 지금 이 인원으로 달려들어도 도마뱀 따위를 잡을 수 없다는 사실에 당혹스럽긴 하나··· 리처드 대협을 믿기에 우리 무림맹 역시 헌터협회의 제안에 따르겠소."

"고맙습니다. 결코 과대포장을 한 것이 아니니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남궁명준.

그가 지금 헌터들의 첫 번째 안전거점인 이곳에 방문했다.

정기적으로 가지는 헌무제 대회의.

아직 제국 측의 대표가 오지 않았기에 양측 간의 잠정 합의안이나 다름없었지만, 그것만으로도 리처드는 든든했다.

제국측이 반대를 하더라도 2:1인 상황이기에 연합 창립시에 재정된 규칙에 따라 과반수에 의해 그들도 따라야 할 것이다.


"그나저나 제국측은 항상 늦네. 지들이 거기서 왕족이면 왕족이지 여기서도 왕족인 줄 아나. 흥!"

"웨이, 그래도 말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제국 측의 마법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양측에게도 절실하게 필요한 능력이야."


투덜거리는 웨이황을 진정시키는 스즈키.

지난 드래곤과의 만남 이후 성장에 박차를 가했던 웨이황은 전보다도 더 강해지긴 했지만, 성격만큼은 성숙해지지 못했다.

그런 그녀 때문에 이번 대 회의에서 합의안이 결렬될까 걱정되는 스즈키는 리처드의 눈치를 살피며 그녀를 케어하는 중이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때 테이블 석상에 들어서는 여인.

테이블 주변을 둘러 앉아있던 사내들의 시선이 한곳에 쏠렸다.


"진아 헌터. 오랜만이요. 그간 잘 지내셨소."

"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윤진아의 대답에 미소를 지어보이는 남궁명준.

헌무제 연합 창립 당시 도도하면서도 웨이황과는 다르게 결코 가벼워 보이지 않은 그녀의 분위기에 빠진 그.

맹주의 화색만큼이나 헌터 측 대표들의 얼굴색도 밝아졌다.

그러지 못한 한 사람.


"흥, 늦게 온 주제에 이쁨은 다 받고 있네."


작은 소리로 투덜거리는 웨이.

그때 뒤쪽에서 걸어들어 오는 두 남녀.

햇빛으로 인한 후광으로 인해 그들의 외모는 가까이 오고 나서야 자세히 보였다.

청순 만화 속 왕자와 공주를 옮겨놓은 듯한 외모를 지닌 제국 측의 대표 둘이 입장했다.


특히 제롬에게서 느껴지는 품위와 격에 홀린 웨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다가간다.


"호, 혹시 제국 측 대표이신가요?"

"그렇네. 그대는 누군가?"

"반가워요. 저는 헌터 측의 중국 대표단으로 참석한 웨이황입니다."

"그렇군. 그대들도 모두 헌터 측인가."

"아니오. 나는 무인의 대표로 나온 남궁명준이라고 하오. 무림맹 단체의 수장직을 맡고 있지."


남궁명준이 의자에서 일어나 제롬에게 포권을 한다.

이어 자신을 소개하는 리처드.


"나는 헌터측의 대표로 참석한 리처드 윈터스. 만나서 반갑군요."

"모두 반갑네. 나는 황태자 제롬이라고 하네."

"반갑습니다. 저는 장녀 타니아 입니다."


황족 출신인 그의 하대에도 불편한 기색 없는 헌터와 무인 대표 측.

그도 그럴 것이 예상외로 계승서열 1위인 황태자가 자리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 창립식에서 오만하던 제 3 황자만으로도 이가 갈리는 수준이었는데, 눈앞의 제롬이라는 황태자는 그래도 3 황자보단 나은 듯했다.


"모두 착석하시지요. 바로 안건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잠깐!"

"??????"


윤진아가 회의를 시작하기 위해 사회를 보려던 찰나 제롬이 손을 들고 중지를 시킨다.

의문을 표하는 이들.


"태선? 태선이라는 헌터를 아는가?"

"!!!!"


무림 맹주를 제외한 헌터 측 대표들의 얼굴에서 놀라움이 스쳐간다.

이국땅도 아닌 다른 세계의 황태자 입에서 태선이라는 이름이 나온다니.

리처드를 포함한 웨이, 스즈키는 말 할 것도 없고, 그들보다 더 놀란 이는 윤진아였다.


"그, 그를 아십니까?"


진아가 놀라서 묻는다.

그런 그녀의 표정을 유심히 보는 무림 맹주.


"얼마 전 브뤼오네스트 산맥에 갔었지. 그곳에서 처음 그와 조우했고···"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습니까?"


무림맹주가 궁금했는지 제롬을 보며 물었다.

하지만 말을 아끼는 제롬.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대신 입을 여는 타니아.


"그곳에서 헌터 기준으로 SS등급 이상으로 추측되는 몬스터와 대치했었다더군요. 그리고 그 놈을 태선이라는 헌터 혼자 쓰러트렸다고 합니다."

"······"

"그게 정말이오?"


타니아의 말에 생각에 잠긴 무림맹주.

그가 알고 있는 SS등급 몬스터는 사막의 드래곤이라 부르는 자이언트 샌드웜이다.

무림인들의 영역에 자리한 녀석은 아직 토벌에 성공하지 못해 많은 무인들이 피해가는 곳이었다.

'자이언트 샌드웜을 홀로 상대한다? 절대로 불가능하다. 도대체 태선이란 자는 어떤 자이지?'


반면 화들짝 놀라는 스즈키.

불과 얼마 전에 봤을 때만해도 자신들 보다 한발 앞서있는 헌터로 느꼈다.

하지만 SS등급 이상이라니 그렇다면 SSS등급 아닌가?

최소 드래곤의 유년기라 할 수 있는 해츨링.

해츨링 이상을 홀로 잡았단 말이 아닌가.


"태선씨가 정말 홀로 사냥에 성공했나요?"


진아의 태선씨라는 호칭에 눈에 이채를 띤 무림 맹주.

그녀를 같은 무인의 길을 걷는 상대로서 존중하는 그였기에 그녀가 남다르게 생각하는 태선이란 자에 대한 궁금증과 호승심이 생겨났다.


"그대는 태선이란 자를 아는가 보군. 그렇네. 내 도움이 무색하게도 아니 도움이랄 것도 없었지 물리적인 공격은 먹히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그 이야기가 오늘 회의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궁금하군요."


태선에게 라이벌 의식이라도 느꼈는지 날이 선 듯한 말을 뱉는 남궁명준.


"지금 나와 있는 헌터들 중에 그자가 가장 강한 것 같은데, 내가 왜 자네들과 회의를 해야 하는지 궁금해서 말이야."


······

회의에 참석한 이들의 머릿속은 차라리 제 3 황자가 백번 나은 놈이란 생각이 들었다.

무례하기 짝이 없는 제국의 왕족들에 진절머리가 난 헌터와 무림의 인원들은 그 뒤로도 제롬의 어처구니없는 요구를 들어가며 회의를 이어간다.


###


아카데미 1기 졸업생 몬스터 토벌 최전선에 배치.

등급 통일을 위해 헌터 등급제 차용.

드래곤 토벌 6개월 뒤 예정.


"이번 헌무제 대회의 합의안입니다."

"결국 이렇게 되었구만."

"계획했던 시기보다 절반이 앞당겨 지다니···"


윤진아 헌터의 보고에 헌터 협회장과 차호철 헌터가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했다.

사실 이번 회의의 주된 목적은 드래곤 레이드 시기를 최대한 뒤로 미루기 위함이 가장 컸다.

그러기 위해서 미리 미국 측의 리처드와 입을 맞춰 무림맹주에게 선 제안 후 동의를 얻었지만···

마지막 무림맹주의 번복으로 인해 계획이 틀어지게 되었다.

무엇이 그를 자극 시킨 건지는 모르겠지만 예정보다 반년을 더 앞당겨 토벌을 하자는 그의 제안에 제국 측의 동의가 더해져 과반수 동의에 의한 합의가 되었다.


"아무래도 반년간은 지금보다도 더 죽어라 사냥해야겠어."


차호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진아.

협회 유리창 너머에 보이는 게이트를 보며 지금쯤 어딘가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을 누군가를 떠올린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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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59화 호승심(4) 22.12.29 651 8 11쪽
58 58화 호승심(3) 22.12.28 673 9 11쪽
57 57화 호승심(2) 22.12.27 719 10 13쪽
56 56화 호승심(1) 22.12.26 715 10 11쪽
55 55화 방화범(4) 22.12.25 731 11 12쪽
» 54화 방화범(3) 22.12.24 782 12 12쪽
53 53화 방화범(2) 22.12.23 808 14 12쪽
52 52화 방화범(1) 22.12.22 826 16 11쪽
51 51화 핵을 찾아서(4) 22.12.21 823 14 12쪽
50 50화 핵을 찾아서(3) 22.12.20 850 13 11쪽
49 49화 핵을 찾아서(2) 22.12.19 942 12 11쪽
48 48화 핵을 찾아서(1) 22.12.18 996 16 12쪽
47 47화 드러나는 진실(4) 22.12.17 996 16 12쪽
46 46화 드러나는 진실(3) 22.12.16 1,003 15 12쪽
45 45화 드러나는 진실(2) 22.12.15 1,015 17 12쪽
44 44화 드러나는 진실(1) 22.12.14 1,043 16 11쪽
43 43화 이그드라실의 축복(4) 22.12.13 1,052 17 12쪽
42 42화 이그드라실의 축복(3) 22.12.12 1,027 17 12쪽
41 41화 이그드라실의 축복(2) 22.12.11 1,045 18 10쪽
40 40화 이그드라실의 축복(1) 22.12.10 1,057 17 12쪽
39 39화 이그드라실의 땅(4) 22.12.09 1,060 17 12쪽
38 38화 이그드라실의 땅(3) 22.12.08 1,082 17 11쪽
37 37화 이그드라실의 땅(2) 22.12.07 1,092 23 11쪽
36 36화 이그드라실의 땅(1) +1 22.12.06 1,117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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