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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29 13:49
최근연재일 :
2023.02.28 13:30
연재수 :
1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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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150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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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16,109

작성
22.12.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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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43화 이그드라실의 축복(4)

DUMMY

43화 이그드라실의 축복(4)


"음, 그래도 받은 은혜가 있기에 확실한 보상을 드리고 싶었는데···"

"전 그거면 충분합니다. 좋은 게 나오겠죠."


그의 선택이 못마땅한 아르온.

태선 덕에 수세대에 걸친 전쟁이 종결되고 하나가 되었다.

세 엘프족 간의 이데올로기는 이그드라실의 새로운 생명의 숨결로 인해 결국 본질은 한 길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은 건 태선이었으니까.

그가 받아야 할 보상은 분명 그 이상이었다.

원한하다면 엘프들의 왕으로 받들어 줄 의향까지 있는 그였다.


생각보다 소탈한 보상.

더욱이 불명확하다.

이그드라실 앞으로 태선을 이끌고 간다.

따라오는 프리온과 유리아.


"정령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신지요."

"글쎄요. 땅, 불, 물, 바람, 사랑 뭐 이런 원소계열의 정령이 있는 거 아닌가요."

"맞습니다. 그것들은 엘프들이 얻을 수 있는 좋은 정령에 속하지요. 하지만 대부분은 만물의 정령들과 함께하게 됩니다."

"만물이요?"

"예, 세상 모든 것에는 그것을 관장하고 지키는 정령이 있는 법이지요."

"······ 현세에는 이빨의 요정이 자는 동안 빠진 이를 가져가고 돈을 두고 간다고 하는 설이 있는데, 그것 역시 정령이다 라는 말씀하는 건가요?"

"맞습니다. 이빨의 정령도 존재하지요."

"허··· 그 단어를 만든 사람은 어쩌면 정말로 그것을 목격하고 지은 말일 수도 있겠군요."


아르온이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조금은 달랐다.

엘프들이 알고 있는 이빨의 정령은 멀쩡한 치아를 자는 동안 강제로 털어가는 불쾌한 정령이었다.

여담이었기에 아르온은 태선에게 자세한 내용은 말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태선님은 만물의 정령들에게서 선택을 받게 될 겁니다. 운이 좋으시다면 원소 정령을 얻으실 수 있겠지만 운이 없다면···"

"혹시 최악은 뭔가요?"

"최악까진 아니지만···"


아르온이 눈짓하자 다크엘프 하나가 태선에게 다가온다.

'다크엘프는 봐도봐도 인상이 편해지질 않네.'

찢어진 입으로 비릿한 미소를 날리며 걸어오는 녀석.

분명 태선에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으로 미소를 지어 보였지만 태선은 불쾌했다.

그리고 다크엘프가 소환한 정령.

뿌우우웅.


"켁켁켁··· 켁. 어우 냄새~ 이게 뭐에요."

"가스 정령입니다. 후각을 잠시 동안 후각을 마비시키는 가스를 배출하는데 사실 그다지 유용한 정령은 아니지요. 뭐 도주 할 때만큼은 어느 정도 쓰이긴 하지요."


'그래도 가연성 가스라면 쓸 만 할 수도 있겠는데?'

태선의 생각이 맞았다.

하지만 다크엘프는 퓨어엘프와는 다르게 원소 정령과의 친밀도가 적었기에 불의 정령과 계약을 맺은 이들이 없었기에 가스 정령의 효율성이 떨어졌다.


"이제 어느 정도 설명은 끝난 거 같으니 의식을 진행하겠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아르온은 태선의 손을 잡아 이그드라실의 앞으로 다가선 뒤 그의 오른손 손을 나무 기둥에 올리게 한다.


"숲의 어머니이자 만물의 시작을 함께하신 이그드라실이여. 앞에 있는 자에게 정령의 힘을 내려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곤 아르온과 프리온이 함께 이그드라실을 향해 마력을 주입하자, 기둥을 짚었던 태선의 손과 나무 사이에서 하얀 빛이 미세한 틈새로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다행입니다. 이그드라실이 엘프가 아닌 자에게도 반응하는 군요. 프리온!"


태선에게 반응하는 이그드라실을 보고 잠시 멍을 때리던 프리온이 태선에게 다가간다.

프리온과 아르온이 태선의 양 어깨를 한손으로 붙잡고 주문을 외운다.


그러자 더욱 밝게 빛나는 태선의 오른손.


슈우우우욱. 번쩍.

거대한 빛의 무리가 태선의 오른손에 휘감겨 들어간다.


"다 되었습니다. 고생했네. 프리온."

"후우, 얼마만의 정령 소환의식인지 모르겠군."

"뭐야, 이게 끝이에요? 정령왕의 내면의 시험을 받아서 놈과 피튀기는 생사결을 벌이고 '넌 내 시험에 합격했다.' 이러면서 내게 어울릴 만한 정령을 주는 줄 알았는데···"

"······"


침묵하는 장내.


"정령소환이라 외쳐보시지요."


아르온은 이미 용언마법을 가르쳐 주는 동안 태선의 헛소리에 적응했기에 제 할 말을 한다.


"정령소환!"


······


반응이 없자 장내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고요해진다.


"정령소환!"


······


"이상하군요. 분명 그 빛은 정령소환 의식 때 나오는 빛과 같았는데."


프리온이 의문스럽다는 듯 말한다.

그는 태선이 정령을 얻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나무에서 뻗어 나오는 빛줄기를 보고 확신했다.

태선만의 정령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이후로도 태선이 아무리 외쳐도 정령은 소환되지 않았다.


망연자실해하는 태선.

기껏 이그드라실이 뗄 감으로 될 것을 막아줬더니 돌아온 보상은 ‘0’ 이었다.


"아르온님. 혹시···"

"저희 엘프는 은혜를 잊지 않습니다. 그리고 태선님께서 원하는 보상을 드렸으니 은혜를 갚을 수 있어 기쁠따름입니다."


'망했다.'

프리온은 태선의 말을 이해 할 순 없었지만 표정으로 미루어보아 그 의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단칼에 거절하는 아르온을 보며 흡족해하는 프리온.


사실 이들은 태선에게 더한 보상을 전해도 됐지만, 태선이 괜찮다고 한사코 만류했기에 일말의 죄책감은 없었다.

은혜를 반드시 갚는다는 것은 기브 앤 테이크가 확실하다는 것.

그만큼 거래는 철저한 이들이다.


***


이그드라실에서 이들과 헤어진 태선은 한숨을 쉬며 호숫가 근처에 누워 푸념을 하고 있다.


"차라리 엘프족의 보물이나 특별한 뭔가를 달라고 할 걸. 괜히 게임 빙의해가지고 확률성 가챠(Gacha)나 지르고··· 차라리 유리아씨를 달라고···"


이게 아니지.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 몸 안으로 무언가가 스며드는 걸 느꼈는데 왜 반응이 없었을까.

호수가를 바라보며 한참을 넋두리하는 태선은 바닥에 철푸덕 앉는다.


"에고, 내팔자야···"


휘이이이이익.

태선의 주변으로 산들 바람이 불어온다.

호수가 만들어내는 바람은 아니었다.


"!!!"


잠시 뒤 그의 앞에 나타난 새하얀 구체.

태선의 가슴 높이에서 둥둥 떠있다.


-안녕하신가. 여행자여 나는 이그드라실의 에고.


에고라니.

소환명령이 정령이 아니고 에고(Ego)였다.


"아, 안녕 난 태선."


-알고 있다. 그대가 태선이란 걸. 그대 덕에 내 힘의 일부를 찾을 수 있었거든.


"내 덕?"


문득 스쳐가는 기억 하나.

나로 인해 이그드라실에 찾아온 변화라고는 하나였다.

나무를 향해 고고용을 휘두른 것.


"설마 그때 검으로 벤 것을 두고 하는 말이야?"


-그렇다, 신이 나를 만들어 낼 때에 느꼈던 비슷한 생명의 힘을 느낄 수 있었지. 죽어가고 있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살아있는 상태도 아닌 내게 그대의 도움은 날 다시 살아 숨 쉬게 해주었다."


"그 보답으로 정령 대신 너가 날 선택한 거야?"


-보답이라··· 글쎄,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그게 무슨 말이지."


-그대에게 보답 할 겸 내 힘을 빌려주고, 나 역시 얻어야 할 게 있어서 그때까지만 그대와 함께 하려고 한다.


"얻을 거?"


-그렇다, 나의 이드(Id)를 찾아야 한다.


"이드? 그게 뭐야."


-그건 후에 알려주겠다.


"너 내게 힘을 빌려준다 했지? 어떤 힘이야?"


태선은 지금 이 순간 제사보다 젯밥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강해져야만 하는 태선에게 필요한 것은 힘이니까.


-나는 곧 생명의 어머니. 그리고 에고이기에 어느 것에든 깃들 수 있다.


"··· 이, 이해가 잘 안되는데 그니까 네 말은 무기에도 너가 들어가면 무기가 사람처럼 움직인단 소리야?"


-무기는 생명이 아닌 물체. 즉 스스로 움직일 수 없지. 하지만 나 에고가 그곳에 자리하면 스스로 움직일 수 있어.


"개, 개쩐다."


고고용에 에고를 넣는다면 날아다니는 슈퍼맨처럼 알아서 사람을 구하고 다니겠지?

온 몸에 전율이 오르는 태선.

역시 자신이 선택한 보상이 엘프에게 요구 할 수 있는 최고의 보상이 맞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태선의 몸 안으로 사라지는 에고.

녀석은 순수 에고상태로 내 몸밖에 나와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한다.

이그드라실이 가진 생명의 기운을 열매를 만드느라 모두 쏟아냈고 그 열매를 내가 챙겼기 때문이라나?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선 내 몸 안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에고의 활용 방법에 대해서 고민 좀 해야겠어."


태선은 호숫가에서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이곳 이그드라실의 땅에 자신이 있을 이유는 없었다.

엘프들을 도울 만큼 돕기도 했거니와 성장 역시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어쩌면 SSS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색다른 길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무엇보다 에고에 대해서 알게 되면 엘프 영감님들이 노발대발 할지도 모르지.'

자신들의 수호신이나 다를 바 없는 이그드라실의 자아(Ego)가 나무에서 빠져나와 나와 함께 다닌다니.

그들이 알면 놀라 까무러칠게 분명했다.


조용히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품은 태선은 땅에 거대한 집 하나를 그린다.

네모하나와 그보다는 조금 더 큰 세모 하나.


"이정도면 집 간다는 의미 전달은 되겠지."


길을 나서는 태선.

그는 처음 이 땅을 홀로 들어올 때처럼 나갈 때도 홀로 걸어 나간다.


###


이그드라실의 땅과 분화구와의 경계에 다다른 태선.


"이제 날아서 가볼까."


와이번이나 가고일은 토벌 되었는지 태선이 바라보는 하늘은 몬스터 한 마리도 없이 맑았다.

두둥실.


"잠깐만요."


떠오르는 태선의 등 뒤로 낯익은 음성이 들린다.


"뭐야. 유리아, 어떻게 알고 왔어."

"태선님께서 저 보라고 흔적을 남겨 놓으신 거 아니에요?"

"흔적?"

"화살표요."

"······"


네모 안에 창문을 그렸어야 했나.


"저도 데려가주세요."

"어딜?"

"태선님이 가는 곳이요."

"!!!!"

"저도 세계를 구경하고 싶어요."

"그, 그게 다른 분들에겐 허락 받은 거야?"

"허락은 아니고 편지만 남겨놨어요. 어차피 보내주실 분도 아니니까요."


엘프들은 자신들의 영역에 누군가가 침범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이들이었다.

반대로 영역 밖을 벗어나는 일도 꺼려했기에 폐쇄적인 집단이었다.

하지만 하이엘프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오리온의 피가 이어지기라도 한 걸까.

유리아는 새로운 세상을 보고 싶어 했다.


'하아. 나야 개꿀이긴 한데··· 막상 데리고 다녀도 문제인데.'


"좋아, 유리아. 일단 나와 함께 다닐 땐 후드를 쓰고 다니는 게 편할 거야. 아직 우리 세계 사람들은 엘프들에 대해 낯설어하고 몇몇은 적대적으로 보거든··· 난 너가 그들을 해치는 것도 그들이 널 해치는 것도 보고 싶지 않아."


태선의 말의 의미를 이해했는지 그녀가 끄덕이며 후드를 뒤집어쓴다.

후드로 가렸음에도 그녀의 미모는 가려지지 않았다.


'그래도 아예 벗고 다니는 것보단 낫겠지.'

태선이 유리아에게 비행을 걸자.

그녀의 몸이 점차 하늘에 떠오른다.


"어어."

"놀라지마. 내 스킬 중 하나니까."


나무 위를 편하게 활보하는 엘프답게 금방 적응하는 그녀.


"자, 그럼 내가 사는 세계로 가볼까!"


'요한 형님이 유리아를 보면 입이 쩍 벌어지겠지 흐흐흐.'

태선은 유리아를 만나 볼 사람들을 사람들의 반응을 상상하며 게이트로 향한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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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55화 방화범(4) 22.12.25 731 11 12쪽
54 54화 방화범(3) 22.12.24 782 12 12쪽
53 53화 방화범(2) 22.12.23 808 14 12쪽
52 52화 방화범(1) 22.12.22 826 16 11쪽
51 51화 핵을 찾아서(4) 22.12.21 823 14 12쪽
50 50화 핵을 찾아서(3) 22.12.20 851 13 11쪽
49 49화 핵을 찾아서(2) 22.12.19 943 12 11쪽
48 48화 핵을 찾아서(1) 22.12.18 997 16 12쪽
47 47화 드러나는 진실(4) 22.12.17 997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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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5화 드러나는 진실(2) 22.12.15 1,016 17 12쪽
44 44화 드러나는 진실(1) 22.12.14 1,043 16 11쪽
» 43화 이그드라실의 축복(4) 22.12.13 1,053 17 12쪽
42 42화 이그드라실의 축복(3) 22.12.12 1,027 17 12쪽
41 41화 이그드라실의 축복(2) 22.12.11 1,045 18 10쪽
40 40화 이그드라실의 축복(1) 22.12.10 1,058 17 12쪽
39 39화 이그드라실의 땅(4) 22.12.09 1,060 17 12쪽
38 38화 이그드라실의 땅(3) 22.12.08 1,082 17 11쪽
37 37화 이그드라실의 땅(2) 22.12.07 1,093 23 11쪽
36 36화 이그드라실의 땅(1) +1 22.12.06 1,117 21 12쪽
35 35화 새로운 국면(4) 22.12.05 1,101 20 12쪽
34 34화 새로운 국면(3) 22.12.04 1,135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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