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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29 13:49
최근연재일 :
2023.02.28 13:3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113,135
추천수 :
1,944
글자수 :
616,109

작성
22.12.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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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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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글자
12쪽

34화 새로운 국면(3)

DUMMY

34화 새로운 국면(3)


[마나의 탑에 입장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탑은 총 10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매 층을 클리어 할 때마다 보상이 주어집니다. 방문자의 건투를 빌겠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들리는 낯선 목소리.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안 되는 중성에 가까운 목소리가 태선의 귀에 들린다.


의문을 가질 법도 했지만 당장은 크게 고민하지 않기로 한다.

게이트가 이유 없이 만들어졌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으니까.

나선형으로 이어진 계단을 하나씩 밟아 오른다.

곧 다양한 몬스터들이 양각으로 조각된 문 앞에 선다.

‘오크, 오크 궁수와 마법사···’

문에 조각된 몬스터는 내가 상대해야할 녀석들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끼이이익. 쿵!

두터운 철문이 열리고 어둠밖에 보이지 않던 내부.

벽에 걸린 횃불에 불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오크들은 다물어지지 않는 어금니 사이로 침을 흘리며 다가온다.

그 수가 50마리는 족히 돼보였다.


미국의 경매장에서 얻었던 뜻밖의 권갑.

<관통의 권갑>

드문드문 위치한 샐러맨더나 마그마 골렘으로 인해 권갑의 추가 옵션이 주는 효과를 제대로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이런 좁은 밀실에서 다수의 몬스터를 상대하기엔 최고겠지.


태선이 미소를 지으며 오크들을 향해 달려간다.

오크 무리는 태선의 관통효과가 적용된 백보신권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졌고, 한두 마리씩 공격경로에서 이탈한 녀석들은 마나 관리차원에서 직접 주먹을 내지르며 사냥한다.


2분이 채 안지난 시간.

마지막으로 서있던 오크마법사의 가슴과 지팡이를 동시에 부수며, 돼지 멱따는 소리를 끝으로 녀석을 쓰러트린 태선의 주변엔 오크들의 사체가 널려있었다.

조용히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철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들어온 방향의 반대편 철문이 열린다.

그리고 귓가에 들리는 메시지.


[1층을 클리어했습니다. 클리어 보상으로 생명력과 마나가 가득 채워집니다.]

【가이아의 웃음이 옅어집니다.】

【카오스가 기대에 찬 표정을 짓습니다.】

[카오스 포인트 500 획득. 누적 포인트 500.]


‘카오스 포인트. 이건 뭐하는데 쓰는 거지? 그건 그렇고 쓰러트린 몬스터들에게선 마정석조차 안 나오는 건가? 포인트가 뭐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등급을 성장시킬 수 없다면 별 의미 없는 행위 같은데.’

태선은 알 수 없었다.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걸.


###


발걸음을 옮기는 태선은 별 어려움 없이 8층에 도착할 수 있었다.

7층에선 분명 잠깐의 위기가 있긴 했지만···


8층의 문 앞.

‘오우거··· 그것도 50마리잖아.’

대형 몬스터들은 식량문제로 인해 성체가 되면 무리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생활을 한다.

그건 오우거가 대표적인 예시였는데.

‘이곳은 예외인건가.’


태선은 잠시 문의 조각을 보고 멈칫했지만 이내 거침없이 문을 열어젖힌다.


7층에 오기까지 똑같은 흐름.

같은 템포로 횃불에 불이 켜진고 몬스터들이 그의 시야에 들어옴과 동시에 전투가 시작된다.


한창 오우거를 때려잡을 때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마나가 넉넉해졌다는 것과 난희를 통해 배운 <운룡대팔식>이 있다는 것 그리고 <백보신권>에 관통효과가 추가되었다는 것이다.

오우거도 그만큼 개체수가 늘긴 했지만 지금의 태선은 장비빨과 스킬빨을 두루 갖춘 A등급 헌터다.


태선이 겁도 없이 밀실의 모서리를 향해 달려간다.

그러자 오우거들이 태선을 향해 줄지어 다가간다.

도망갈 곳 하나 없이 스스로 궁지에 몰린 상황.


걱정이 늘기보다 웃음기가 만연해 있었다.

맨 앞에서 다가오는 오우거가 지척에 다다르기도 전에 놈들의 발을 향해 백보신권을 마구 쏘아댄다.

콰과과광!

흔들리는 밀실 안.

관통된 태선의 스킬은 반대편 모서리 벽면을 강타하며 먼지를 흩날리고서야 그 위력이 멈춰진다.

발에 구멍이 난 오우거들이 하나둘 고통으로 쓰러지고 태선은 멈췄던 스킬을 다시 난사한다.

이어진 두 번째 공격은 놈들의 발이 아닌 그들의 머리를 연이어 강타하며 관통된다.


7층에서 조우한 와이번 무리에 비하면 좀 더 수월한 오우거들.

태선은 레고(?)를 밟은 듯한 고통을 느꼈을 녀석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준다.


“8층까지도 할 만하네. 9층도 딱 이정도만 해라.”


[8층을 클리어했습니다. 클리어 보상으로 생명력과 마나가 가득 채워집니다.]

【가이아의 얼굴이 분노로 인해 일그러집니다.】

【카오스의 얼굴에 웃음이 만연합니다.】

[카오스 포인트 50000 획득. 누적 포인트 150000.]


층수가 올라갈수록 챙겨주는 카오스 포인트가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진다.

‘10층까지 클리어 해야만 포인트로 뭘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으려나.’

9층을 향해 나아간다.

문에 조각된 몬스터들···

놈들의 정체를 떠올리곤 난 선뜻 문을 열지 못한다.


허난희와 처음 조우하게 된 그날.

리치킹이 들고 있던 보주 속 영상 안의 악마들이었다.

문에 난 조각에선 영상 속에서 소름끼치는 미소를 내게 지어보이던 검은 뿔과 피부를 지닌 녀석은 보이지 않았다.

'설마 10층에서 날 기다리는 건 아니겠지.'

마음을 다잡고 문을 열어젖힌다.


아홉번이나 계속되는 '끼이이익' 문 열리는 소리와 차례로 켜지는 횃불.


내가 탑에 들어왔다는 기억만 없다면 최면에라도 빠졌을 거라 믿었을 거다.


눈을 들어 정면을 보자 악마들이 나와 눈이 마주친다.

F등급의 나였다면 놈들의 눈만 봐도 오줌을 지리고 살려 달라 벽을 잡고 애원했을 것이다.


"일단··· 다음 층에 녀석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테스트 좀 해볼까."


태선이 몸에 박힌 '고고용'을 꺼낸다.

그를 규격 외 등급으로 만들어준 역강화 검.

그것을 악마들을 향해 휘두른다.

마찬가지로 가만히 앉아서 당하지 않는 그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언데드와 마찬가지로 힐에 의해 죽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고고용을 휘둘렀지만 뜻밖의 결과를 얻어낸 태선은 어느새 저들을 물리치고 9층을 나간다.


[9층을 클리어했습니다. 클리어 보상으로 생명력과 마나가 가득 채워집니다.]

【가이아의 분노가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카오스가 뜻밖의 전개에 박수를 치며 통쾌해합니다. 추가 보상을 획득합니다.】

[카오스 포인트 100000 획득. 누적 포인트 250000.]


마른 침이 목에 걸렸는지 넘어가질 않는다.

10층.

종착지인 이곳.

문에는 1:1 사이즈라 할 수 있는 녀석의 몸 전체가 문에 박혀있는 양 조각되어 있었다.


"실제도 아닌데 X소름끼치네."


태선은 문을 열기위해 손잡이를 잡았고 이내 그 손잡이가 조각된 녀석이 건네는 오른손인걸 알아차린다.

'탑의 주인이 누군 진 모르겠지만 악취미를 가졌구만.'


【가이아가 회심의 미소를 짓습니다.】


마지막으로 들리는 열 번째 반복되는 패턴.

암전이 밝아오자 자신을 어둠속에서부터 뚫어져라 바라본 녀석으로 인해 몸이 굳는다.

'입장한 순간부터 저렇게 바라본 건가.'


태선은 긴장한 얼굴을 유지한 채 놈과 눈을 마주한다.

달랐다.

보주 속 녀석은 분명 내가 누군지 안다는 듯 쳐다봤는데 이 녀석은 프로그래밍으로 짜여 진 게임 속 몬스터처럼 날 처음 본다는 듯 반응한다.


쇄애애액. 쾅.

놈이 만들어낸 파이어애로우.

태선을 스쳐 지나가더니 뒤쪽의 벽에 적중하여 터진다.

'마법사계열인건가.'


어지간한 마법은 전부 직선 공격이었기에 신법을 익힌 무림인들에게 마법공격을 피해내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마찬가지로 태선 역시 신법으로 놈의 마법을 가볍게 피해낸다.


피하는 것과 동시에 놈을 향해 백보신권을 날린다.

하지만 백보신권은 마법보다 조금 더 발사체 속력이 빠르다고는 하나 직선 공격이긴 마찬가지였기에 검은 악마 역시 가볍게 피해낸다.


'내가 하는 만큼은 자신도 할 수 있다는 건가.'

대화도 통하지 않는 놈의 눈을 읽은 태선.

데미지를 주기위해선 붙어서 싸우는 게 최선이라 생각한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향해 돌진하는 그들.


***


미중일 연합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연합 1일차 만에 해체하기로 한 것.

그 입김에는 각국을 대표하는 헌터들의 증언이 컸다.


"우리 전력으로는 놈을 이길 방법이 없습니다."


먼저 나선 건 리차드였다.

한국의 최지훈과 같은 딜러형 헌터로 짧은 시간동안 상대를 완전히 제압시킬만한 화력을 지닌 그가 마크 협회장에게 직접 전했다.

SS급 헌터들로 이뤄진 공격대는 되어야 놈에게 상처 입힐 수 있을 것이란 그의 발언은 마크 클라크의 고집을 꺾기 충분했다.


SS급이라니.

게이트가 생성된 이래로 SS급 헌터는 아직 나타나지도 않았다.

S등급 중 가장 성장세가 빠르다던 한국의 최지훈조차도 SS는 아직이라는데···


마크가 수긍하자 중국과 일본 측의 진행 방향도 같을 수밖에 없었다.


웨이와 스즈키의 거센 반발.

드래곤을 마주했다던 그들의 발언과 용의 모습이 아닌 인간형의 모습이었다는 사실에 믿기지 않았지만 그것을 설명하는 그들의 표정은 진실 돼보였다.


"죽더라도 시체는 남겨야지. 까닥했으면 한국처럼 시체조차 못 찾고 비명횡사 할 뻔했어."

"······"


테이블에 걸터앉은 웨이가 짐을 싸고 있는 리차드를 향해 말한다.

묵묵부답인 리차드.


"여, 다들 여기 있었구만."


스즈키가 리차드의 야전막사에 들어온다.

그 역시 떠날 채비를 마친 상황.


"준비기간만 1주일, 빤스런 하는데 1일. 큭큭큭"

"이 상황에 웃음이 나오니."

"그래도 목숨을 건졌으니 웃어도 되지 않아?"


웨이의 타박에 스즈키가 대꾸하며 웃는다.

이 상황이 못마땅한 리차드.

쾅!쾅!

배낭에 짐을 다 못 넣었는지 공간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지면을 향해 배낭을 내리친다.

그의 행동에 조용해진 둘.


"보이나? 배낭에 분명 넣을 만큼 넣었다고 생각했는데도, 바닥에 몇 번 튕기고 나면 틈이 생긴다."

"···"

"지금의 우리가 이렇다. S등급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강하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거야. 난 이번 일을 거름삼아 성장에 집중할 거다. 너희도 강한 만큼 그에 따른 책임과 기대에 부흥하고 싶다면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할 거야."


리차드의 말에 뭐라 답 할 수 없었다.

민간인들과는 달리 마음만 먹으면 갖고 싶은 것은 하루 일당으로 전부 살 수 있던 자신들이다.

아쉬운 것도 부족한 것도 더 바랄 것도 없었는데 벽으로 느껴지는 거대한 존재 앞에 자신들의 위치가 부정당했다.

드래곤에겐 민간인이나 자신들이나 한낱 미물일 뿐이겠지.


그의 말이 맞다.

이곳을 정리하고 내려간다면 다시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이미 거대한 포비아가 자신들의 뇌리에 깊이 박혔으니까.

그것을 깨려면 드래곤을 쓰러트려야 한다.


웨이와 스즈키가 말없이 자신들의 막사로 돌아간다.


***


"하아··· 하아···"


왼팔을 비롯해 오른쪽 다리가 절단된 채 입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태선.

반쯤 타버린 그의 얼굴에서 점차 살이 차오른다.


놈과의 근접전.

그간 상대해온 누구보다도 강하고 무자비했다.

마법사 계열인 줄 알았던 놈은 주먹을 뻗을 때마다 폭발하듯 태선의 살가죽을 터트렸다.


마찬가지로 태선 역시 고고용이 가진 회복능력으로 인해 버티며 놈에게 권격에 가까운 백보신권을 펼쳤고 이렇게 누워있게 되었다.


[10층을 클리어했습니다. 클리어 보상으로 생명력과 마나가 가득 채워집니다.]

【가이아의 분노가 영원히 자리잡습니다.】

【카오스가 박장대소하며 즐거워합니다. 】

[카오스 포인트 250000 획득. 누적 포인트 500000.]

[가이아의 분노를 얻었습니다.]

[카오스 상점이 이용 가능합니다. 추가보상품은 카오스 상점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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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55화 방화범(4) 22.12.25 731 11 12쪽
54 54화 방화범(3) 22.12.24 782 12 12쪽
53 53화 방화범(2) 22.12.23 808 14 12쪽
52 52화 방화범(1) 22.12.22 826 16 11쪽
51 51화 핵을 찾아서(4) 22.12.21 823 14 12쪽
50 50화 핵을 찾아서(3) 22.12.20 850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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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1화 이그드라실의 축복(2) 22.12.11 1,045 18 10쪽
40 40화 이그드라실의 축복(1) 22.12.10 1,057 17 12쪽
39 39화 이그드라실의 땅(4) 22.12.09 1,060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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