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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29 13:49
최근연재일 :
2023.02.28 13:3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113,096
추천수 :
1,944
글자수 :
616,109

작성
22.12.23 06:50
조회
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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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2쪽

53화 방화범(2)

DUMMY

53화 방화범(2)


“음, 태선님 이런 거 본 적 있어요? 마치 화살촉만 끊어다가 쏜 거 같네요.”

“역시 눈썰미가 좋네. 맞아 저건 수리검이라고 하는 투척 무기의 일종이야.”

“수리검··· 검이라 불리는 걸 보니 손으로 던져서 사용하는 무기군요.”

“응, 활보다는 훨씬 근거리에서 사용하는 무기로 주로 요인 암살에 특화된 무기지. 그런데 이계에서 수리검을 쓰는 헌터는 없었던 거 같고 아마도 무림인들이 사용한 것 같아.”

“아, 태선님과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는 분들.”

“그들이 이곳까지 왜 온 건진 모르겠다만, 수리검을 쓰는 자들이라면 썩 좋지 않은 이유일 거야.”


태선이 나무에 꽂힌 수리검을 유심히 살펴보며 확신을 가지던 그때 수풀 속에서 한 인영이 나타난다.


“웬 놈들이냐!”


흑풍의를 입은 사내가 태선과 유리아를 번갈아보며 묻는다.


“길을 지나던 무명소졸 헌터요. 토벌을 나서다 이 근방에서는 못 보던 수리검을 발견해 잠시 살펴보고 있었소.”


태선은 무림인들의 대화를 봐둔 덕에 그들의 말투를 따라하며 상대방의 반응을 살폈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눈앞의 자객을 단숨에 해치울 수 있는 그였지만, SS등급인 태선에겐 불필요한 살생이었다.

‘내가 사이코도 아니고 막무가내로 주먹을 휘두르고 다닐 필요는 없지.’


“지금 그 말을 나더러 믿으라는 겐가? 수리검을 살펴 볼 정도의 눈썰미와 말투 역시 자연스럽게 내뱉는 걸 보니 네놈은 분명 무림인이다. 사실대로 고하라! 어느 문파의 소속이더냐!”


젠장.

‘난희 소저에게 배운 무림 말투를 시기적절하게 써먹었다고 생각했는데···’

역효과가 났다.

오해를 풀어주기엔 늦었겠지?


태선이 잠시 자신의 실책을 탓하던 그때.

사내의 양 손에는 수리검 여섯 자루가 쥐어져 있었다.

상대가 일말의 변명이라도 하는 걸 들어보려던 흑풍의의 사내는 고민하는 태선을 보고, 더 들을 것도 없다는 듯 수리검을 차례로 던져낸다.


쐐애애액.

파공성을 내며 태선을 향해 날아가는 여섯 자루의 수리검들.

태선은 정신을 번뜩 차리고는 이내 백보신권을 가볍게 날려 단번에 수리검들을 쳐낸다.

정확히는 현철에 가까운 재료로 만들어진 수리검들이 산산조각 나듯 흩뿌려졌다.


“배, 백보신권! 역시 정파인이었구나. 지나가는 무명소졸이라니. 은둔고수의 뻔한 말장난에 당할 뻔 했군.”


처음 보는 사내가 날린 권기.

소림의 잊혀 진 절기였다.

그것을 가볍게 날려 자신의 수리검을 박살낸 상대.

결코 자신의 힘으로는 제압할 수 없는 고수다.

자신을 무명소졸이라 소개하는 자들을 조심하라는 선배 무인들의 조언을 귀담아 듣지 않아 한순간 불귀의 객이 될 뻔 했다.


“칫, 내 비록 오늘은 목표를 달성해 돌아가나 다음 번 만남에선 이리 쉽게 도망치진 않을 것이다.”


태선을 향해 자신의 의지를 각오하며 연기처럼 사라지는 사내.

반면 졸지에 은둔고수가 된 태선은 사내가 한 말 중 목표를 달성했다는 말에 서둘러 유리아와 이동한다.


200 여 미터가 떨어진 지점.


“이게 대체 뭔 일이야.”

“설마 아까 그 사내가 벌인 일일까요?”


중원인들의 안전거점이라 불리는 용국객잔이 화마에 휩싸여 불에 타고 있었다.


“유리아, 여기서 대기하다가 내가 혹시 소리치면 사람들을 받아줘.”


그리곤 곧장 불길 안으로 몸을 밀어 넣는 태선.

혹시라도 산 사람이 있다면 구해내기 위해서 취한 행동이었다.

이그드라실에게서 얻은 열매의 힘인 생명의 축복과 고고용을 가슴팍에 꽂은 태선에게 객잔 내부를 뒤덮은 불길은 일도 아니었다.

‘마그마 거인의 열기에 비하면 이 정도는 사우나 수준이지.’

다만 불길 속에서 죽어가고 있을지 모르는 이들을 살리기 위한 그의 조급함만은 정상치로 돌아오지 않았다.


“안에 누구 계세요?!”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며 인기척을 느끼기 위해 청력을 집중하던 찰나.

미약한 기침소리가 들린다.


“콜록 콜록··· 살려, 살려주시게.”

“안에 계십니까. 문을 부수고 들어가겠습니다.”


천장에서 떨어진 대들보로 인해 객실 문이 막혀 있었다.

쾅.

태선은 스킬을 사용해 대들보를 부수자 막혀있던 문이 열리며 얼굴이 검게 그을린 중년인이 나온다.


“고맙네. 자네가 아니었다면 꼼짝없이 화마에 휩싸여 죽을 뻔했어.”

“감사인사는 나중에 받도록 하지요. 혹시 함께 온 일행이나 다른 사람들의 소리는 듣지 못했습니까?”


태선은 중년인을 향해 다급하게 물으면서도 그를 업은 채 객찬 창밖을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오늘 이곳 용국객잔에서 천마신교의 부흥을 노리는 이들을 척결하기 위한 출정식이 있었다네. 남아 있던 이들이라고는 객잔 관리인과 밖을 지키는 관병들이 전부였다네.”


안전거점을 지키는 헌터협회의 직원들처럼 이곳 무림인들이 이용하는 객잔 주변을 지키는 이들은 관병이었다.

하지만 올라오기 전에 본 바로는 관병은 모두 죽어있었다.

‘객잔 내부에 사람들이 안 보이는 건 출정식 때문이었나.’


“그래도 다행이군요. 인명피해는 최소화 된 것 같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대협께선 어째서 마교 잔당을 토벌하기 위한 출정에서 열외 되신 겁니까?”

“그게 말일세.”


푸우우욱.

태선의 등 뒤에 업혀있던 중년인이 품에서 단검을 꺼내들어 태선의 등을 깊게 찌른다.


“젊은 친구가 호기심이 꽤나 강하구먼. 호기심은 화를 불러일으키는 법이지.”

“커헉. 어, 어째서···”

“사실 내가 천마신교의 부흥을 이끄는 이들 중 하나라네. 부흥을 위한 첫 제물은 이곳 용국객잔이지.”

“이곳 용국객잔은 몬스터를 토벌하기 위한 곳이지, 무림인들간의 전투를 치르는 곳은 아니지 않습니까?”

“맞는 말이야. 이곳의 객잔은 몬스터들을 토벌하기위해 필요한 보급소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지. 생각해보게. 중간 거점이라 일컫는 이곳이 잿더미가 되면 제법 강한 정파인들이 중원으로 돌아오기 위해 먼 길을 보급품도 없이 와야 할 텐데 살아서 돌아올 이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동공이 커지는 태선.

눈앞의 중년인은 적은 힘으로 큰 이득을 볼 줄 아는 사람이었다.

직접 검을 맞대지 않아도 상대를 무너트리는 능력.


“마교는 한 세기 전에 무너졌다 들었는데 어떻게 다시 나타날 수가 있는 거죠?”


태선은 각혈을 하면서도 중년인을 향해 힘들게 묻는다.

그런 그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지만 친절하게 하나하나 답하는 중년인.


“그야 내가 모시는 분이 천마신교의 부활을 원하기 때문이지.”

“당신이 모시는 분이라면 대단한 분이겠군요.”

“후후후. 말해 무엇 하나. 자네를 소개 시켜줄 수도 없고. 그분은 우리 마인들의 미래라 할 수 있지. 왜인 줄 아는가?”

“왜죠?”


여전히 입에서 피를 흘리는 태선을 보고 그가 죽기까지 얼마 안 남았다 생각하는 중년인은 일말의 고민을 거둔 채 설명한다.


“내가 모시는 분은 이계의 마왕에게 선택을 받으신 분이기 때문이야.”

“그, 그럴리가! 그게 어떻게 가능하단 말이죠? 마왕과 의사소통을 나눌 수 있는 수단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나야 그저 그분을 따르는 분이니 의심을 하지 않는다네. 다만 내가 좀 더 자세히 들을 수 있던 내용은 그분께서 어느 탑에 올랐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 타르타로스의 힘을 얻었다는 것뿐이라고 하네. 그게 뭔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마기가 그 누구보다 짙어졌으니 천마신교의 대업을 이루기엔 최적이지 않겠는가? 흐흐흐. 이제 고민은 좀 해결 되었는가? 이제 후련하게 이승에서의 미련은 내려두고 떠나시게.”

“그렇게 된 것이 군요. 혹시 그 탑은 어디에 있다고 합니까? 천마신교를 일으켰다는 그분도 꼭대기 층에서 5개의 석상을 봤다고 합니까?”

“뭐?! 아, 아니 자네가 그걸 어떻게?”


중년인은 불길 속에서 꼿꼿이 선 채 죽어가는 줄 알고 있던 태선을 자세히 바라본다.

각혈을 하고 있기에 피를 흘리는 줄 알았던 사내.

자신이 찌른 상처는 가슴까지 뚫고 나왔기에 피가 꾸준히 새어나올 것이기에 응고되지 않아야 하건만 그의 가슴 쪽의 핏자국은 딱딱하게 메말라 있었다.


“왜 안 죽는 거지? 내가 심장을 잘 못 겨냥 했을 리 없을 텐데···”

“아이고야. 각혈 시늉한다고 혀를 계속 깨물어댔더니 입안이 다 얼얼하네.”

“????”


도저히 현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 중년인은 아무렇지 않게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태선을 바라본다.

태선은 상대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등 뒤에 꼽혀있는 칼을 어렵사리 꺼낸다.

챙그랑.


“그래서 중원에 마교가 재림했다 이거구만. 그 힘의 원천은 탑에서 얻었다 이거고. 내가 기억 못하는 내 계획에 차질이 거기서부터 시작되던 거였나. 뭐 아무튼 당신 덕에 호기심을 해결 했으니 고마워.”

“이, 이 간사한 놈 같으니!”

“에? 사기는 그쪽이 먼저 쳐놓고는.”


빡.

중년인이 반응하지도 못할 속도로 다가가 단숨에 그의 머리를 주먹으로 내리쳐 절명시킨다.


“일말의 가책도 못 느끼는 인간 같으니 너무 서운해 하지 말라고. 나도 네가 모신 다는 놈에게 내 정보를 노출시킬 순 없어서 말이야.”


이미 죽어 대답조차 못하는 상대를 향해 무심하게 말한 뒤

객잔 밖을 천천히 내려간다.

그의 말대로 다 타들어간 이곳에 더는 생명의 숨결을 느낄 수 없었다.


"태선님, 안쪽에서 소란이 있었던 거 같은데?"

"아아, 아무도 없었어. 사람인 줄 알았는데 쥐새끼더라고."


‘음? 쥐새끼? 그게 뭐지.’

골몰하는 유리아.

등급이 높아질수록 안력 역시 좋아졌기에 태선이 하는 말은 분명 거짓일 거란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그가 말하지 않은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 유리아는 별다른 내색 없이 주변을 살핀다.


'나가족을 찾으러 향하기 전에 마교 추종 세력부터 찾아야 하는 걸까.'

혼란스러운 상황.

이럴 때 일수록 마음을 다잡고 가려던 길을 가야하지만 몸이 거부한다.

고나은씨도 내게 일언반구조차 없던 걸 보면 당장 내키는 방향에 따라 진행해도 큰 문제는 없다는 의미일 거다.


마교의 부흥 세력을 먼저 알아보기 위해 태선은 유리아와 함께 용국객잔의 불을 지른 이들의 발자국을 추적한다.


###


"어, 어찌 이런··· 안 그래도 천마신교의 부활 예고로 인해 정신없는 상황에 용국객잔이 불타버리다니."


불타버린 용국객잔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해 하는 하북팽가의 가주 그리고 그의 친우인 황보세가의 가주가 놀란 눈으로 무림맹의 제갈 군사를 바라본다.


"제갈 단주. 이 일을 서둘러 맹주님께 알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좋은 생각입니다. 허나 알리는 것만으론 부족합니다. 마교의 부흥을 막기 위해 챙긴 보급 물자는 현재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것을 황보가주님에게 드릴 테니 원흉을 쫓아주십시오. 팽가주와 제가 맹주님께 아뢰고 보급 물자를 가져오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곧장 놈들을 추적하도록 하지요."

"적이 예상 외로 강하거나 수가 많다면 은거지 위치만 확보하시기 바랍니다."


제갈 군사의 지시에 고개를 끄덕이는 황보 가주.

그는 자신의 세가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황보윤!"

"옛, 아버님."

"어허, 세가에 있는 것도 아닌데 밖에서 그리 불러야 쓰겠느냐!"

"죄송합니다. 가주님."

"지금 당장 우리는 용국객잔을 불태운 자들을 쫓는다. 추적대를 편성하고 남은 자들은 이곳에 막사를 꾸리도록 하라."

"존명!"


두팀으로 나뉘어진 황보세가의 무인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용국객잔 입구에 찍힌 사내의 발자국과 여인의 발자국을 특정한 이들은 서둘러 발자국의 주인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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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57화 호승심(2) 22.12.27 719 10 13쪽
56 56화 호승심(1) 22.12.26 715 10 11쪽
55 55화 방화범(4) 22.12.25 730 11 12쪽
54 54화 방화범(3) 22.12.24 781 12 12쪽
» 53화 방화범(2) 22.12.23 808 14 12쪽
52 52화 방화범(1) 22.12.22 826 16 11쪽
51 51화 핵을 찾아서(4) 22.12.21 822 14 12쪽
50 50화 핵을 찾아서(3) 22.12.20 850 13 11쪽
49 49화 핵을 찾아서(2) 22.12.19 942 12 11쪽
48 48화 핵을 찾아서(1) 22.12.18 996 16 12쪽
47 47화 드러나는 진실(4) 22.12.17 996 16 12쪽
46 46화 드러나는 진실(3) 22.12.16 1,003 15 12쪽
45 45화 드러나는 진실(2) 22.12.15 1,015 17 12쪽
44 44화 드러나는 진실(1) 22.12.14 1,042 16 11쪽
43 43화 이그드라실의 축복(4) 22.12.13 1,052 17 12쪽
42 42화 이그드라실의 축복(3) 22.12.12 1,026 17 12쪽
41 41화 이그드라실의 축복(2) 22.12.11 1,044 18 10쪽
40 40화 이그드라실의 축복(1) 22.12.10 1,057 17 12쪽
39 39화 이그드라실의 땅(4) 22.12.09 1,059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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