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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29 13:49
최근연재일 :
2023.02.28 13:3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113,110
추천수 :
1,944
글자수 :
616,109

작성
22.12.14 08:00
조회
1,042
추천
16
글자
11쪽

44화 드러나는 진실(1)

DUMMY

44화 드러나는 진실(1)


헌터들이 이계를 넘나들 수 있는 것처럼 이계의 주민들 역시 게이트를 넘나 들 수 있었다.

우리는 이계 게이트에 대한 통과만 가능했지만.

이계의 주민들에겐 총 3개의 채널.

헌터들이 있는 현세.

무인들이 있는 중원.

제국군이 있는 제국.


세 개의 게이트를 드나 들 수 있었다.


'현세에 넘어와도 유리아의 생명징후에는 별 문제는 없어 보여.'

태선은 서울의 조용한 밤거리를 유리아와 걷고 있었다.


"우와. 태선님 반딧불이 엄청 많아요."

"으음. 그건 반딧불이 아니고 아파트 조명이야."

"아파트? 조명?"

"음 아파트는 집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돼. 그리고 조명은 간단하게 라이트 마법 같은 거야. 단, 마법이 아닌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거지."

"아아.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알겠어요."

"······"


그 뒤로도 유리아의 질문은 끊이지 않았다.

간혹 밤거리를 지나는 우리를 뚫어져라 보는 사내들도 몇몇 있었다.

우리라기 보단 유리아를 보는 시선이었지만, 그녀는 감이 굉장히 좋았기에 사내들의 호기심어린 눈에 대해선 개의치 않아했다.


"후아··· 여기가 나랑 친한 형님이 살고 있는 집이야."

“형님?”


띵동.

잠시 후 집 안쪽에서 들리는 걸음소리.

철컥.

문 열리는 소리가 마치 병장기를 꺼내는 소리 같았기에 유리아가 긴장한 얼굴로 전투자세를 취한다.


그런 그녀를 보고 손을 들어 제지하는 나.


"집나간 탕아가 마침내 돌아왔구만. 그냥 돌아오지 말고 죽지 그랬냐."

"에이 형님, 뭔 말을 그렇게 해요. 부정타게."

"글쎄, 내 생각에 세상 모든 헌터가 죽어도 너만큼은 살 것-"


태선을 향해 반가움(?)을 표현하던 요한은 그의 옆에 있는 누군가와 시선을 마주한다.


"같. 흐아··· 안녕하세요."


요한은 후드를 썼음에도 선명하게 보이는 유리아의 미모에 반쯤 넋이 나갔다.


"안녕하세요. 태선님과 동행한 유리아예요."


유리아가 후드를 벗자 현관 조명에 비춘 그녀의 금색 머리칼이 묘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나머지 반쪽자리 넋 마자 잃어 가던 요한의 눈에 보이는 그녀의 뾰족 귀.


"에, 에, 엘프!"


찡긋.

그녀가 윙크를 한다.

그대로 혼절하는 요한.


"형?!"


###


찬물을 맞아 정신을 차린 요한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거였어. 게이트는 일종의 터널 같은 건데, 너무나도 당연하게 우리만 통과 가능한 거로 착각하고 있었네."

"그도 그렇죠. 모든 세력이 게이트 앞을 떡하니 진을 치고 있는 상황인데다가 게이트 주변은 F등급 몬스터들뿐이잖아요. 다들 잊고 있었던 거죠 뭐."

"그나저나 너랑 저 엘프? 엘프분?은 어떻게 된 거야?"


요한은 궁금했다.

이계에 살고 있는 생명체는 모두 몬스터로 알고 있었다.

물론 엘프도 엄연히 세헌협에선 몬스터로 규정지었지만, 인간과 대화가 가능하고 사고능력 또한 갖추고 있었다.

자신의 집안 물건들이 신기하기라도 했는지 호기심 어린 눈으로 관찰하는 그녀.


그사이 태선이 그간 있었던 일을 요한에게 전한다.

그리고 유리아가 그의 집에 있는 사물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질 쯤.

두 남자 간의 대화가 마무리 된다.


"유, 유리아씨 혹시 게이트 넘어오신 뒤로 어디 몸이 불편한건 없으신가요?"

"으음··· 네, 없어요."


요한의 지적 호기심은 유리아의 저 세상급 미모에도 무적이었다.

후레쉬로 그녀의 홍채반응을 살피고 입안을 둘러보던 그는 조용히 컴퓨터 앞에 앉아 무언가를 적는다.


"태선아, 당장 유리아씨가 멀쩡해 보일 순 있어도 한순간이니까. 잘 지켜봐."


요한의 걱정에 태선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의 집보다는 요한의 집엔 여분의 방도 있었기에 간밤에 그의 집에서 잔 태선과 유리아.


아침 일찍 요한의 차를 빌린 태선은 유리아를 태운 채 요한의 집을 나선다.

부릉.

호기심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그녀의 얼굴을 본 태선은 감출 수 없는 미소가 새어나왔다.


유리아가 없었던 일상이었다면 분명 간단한 개인정비 이후에 다시 게이트로 향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와 함께 있는 지금 태선이 해야 할 일들이 몇 가지 존재했다.


이그드라실의 땅을 토벌지역에서 제외시키는 것.

또 다른 하나는 그녀가 당장은 민간인들의 눈에 들켰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다.


'역시 가장 확실한 방법은 헌터협회겠지.'

태선은 어느 정도 확신할 수 있었다.

적어도 SS등급인 자신의 의견에 헌터협회가 장단을 맞춰 줄 것이라는 걸.


헌터협회 뒤편에 주차한 태선은 서울 시내를 유리창 너머로 구경하느라 정신이 나가있던 유리아를 이끌고 협회 정문으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어머, 태선님 오랜만이네요."


오늘도 어김없이 태선을 반갑게 맞이하는 1층 데스크의 여직원.

그녀가 태선의 곁에 서있는 유리아를 보며 눈에 이채를 띠우지만, 태선은 미처 느끼지도 못하고 그녀에게 다가선다.


"혹시 지금 협회장님 계신가요?"

"네!"

"개인 면담 가능할까요."

"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기분 좋게도 긍정적인 답을 주는 그녀를 뒤로하고 바로 뒤에 있던 유리아와 얼굴이 마주친다.

유리아는 무언가 불쾌함과 의아함이 공존하는 얼굴로 수화기를 든 협회 직원을 바라봤다.


'유리아가 저런 표정도 지었나?'

협회 직원을 경계라도 하는 건지 아니면 호기심이라도 가진 건지 유리아는 뚫어져라 그녀를 바라봤다.


반면 수화기 너머의 대상과 통화가 된 그녀는 자신을 향한 강렬한 시선을 느낌에도 신경 쓰지 않고 통화 속 대상과 이야기를 나눈다.

덜컥.


"태선 헌터님, 지금 바로 가보셔도 좋습니다."


그녀가 내려둔 수화기 소리가 최면의 종료시간을 알리듯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던 유리아가 시선을 거둔다.


"고마워요."

"별 말씀을요."


유리아를 데리고 3층 협회장 실로 향하는 태선.


'조금 전의 상황은 이따가 물어봐야지.'

당장은 곧 만날 협회장만을 생각해야 한다.


한국의 입지적인 인물하면 사람들은 누구를 떠올릴까.


세종대왕? 세종로의 이순신?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인물이라면 이들이 먼저 떠오르겠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에겐 헌터협회장이다.


S등급 각성으로 시작해서 정계진출까지.

그리고 헌터협회의 중요성을 설파하면서 그 자리의 장에 오르기까지 꼬장꼬장한 인간들을 설득해왔다.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협회를 세운 이후 한국의 위상을 정상급으로 끌어올렸다.


수많은 클리어 타이틀을 쥔 한국은 이제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음악과 음식을 뛰어넘는 또 하나의 자랑을 가진 나라가 되었다.


똑똑똑.

SS등급이 된 태선이 두드려도 제법 묵직하게 느껴지는 협회장실의 문.

그리고 그 문 너머에서 박력 넘치는 중후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분명 문과 벽이 만들어낸 화음은 완벽하기에 안쪽의 소리가 새어 나갈리는 없을 것 같은데도 협회장의 들어오라는 소리는 또렷하게 들린다.


내부로 들어서는 태선과 유리아.

문과 같은 재질의 나무로 만들어졌을 법한 책상을 앞에 둔 불혹의 사내와 마주한다.


"반갑네."

"안녕하세요."


그와 나 간의 대화는 간단하고 짧았다.

하지만 우리 둘의 보이지 않는 마나끼리의 대결.

분명한건 등급이 SS인 내가 당연히 이겨야 하는 게 맞았지만, 수년간 협회장의 자리에 앉아 수많은 헌터들을 살펴보느라 갈고 닦은 그의 기는 가벼이 여길 수준이 아니었다.

'내가 넓은 건 맞지만 저 양반은 그 깊이가 남달라··· 저게 바로 짬의 클라스인가.'


미세하게 태선이 우위를 점하자 마나를 거둬들이는 협회장.

그의 이마에는 땀이 조금 맺혀있었다.


"아, 내가 이거 실례를 했구만. 손님을 앞에 두고 세워두다니 말이야. 어서들 앉게!"


자리에 앉는 태선과 유리아.

태선의 기에 정신이 팔려 유리아를 미쳐 체크하지 못한 협회장의 눈에 이채가 흘렀다.


"이거이거. 굉장한 커플이로구만!"

"······"


참을 수 없는 미소가 흘러나오는 태선.

반면 커플이 뭔지는 몰랐지만 자신과 태선을 번갈아 보는 상대방의 눈길에 무슨 의미인지 얼추 짐작한 유리아의 양 볼이 빨게 진다.


"제가 사실 오늘 협회장님을 뵙고자 한건 옆에 있는 이 친구 때문입니다."

"그런가?"


유리아를 보며 눈짓하자 그녀가 후드를 천천이 벗는다.

완전히 벗어젖히자 반 즘 접혀있던 그녀의 귀가 용수철처럼 앞으로 튀어나온다.

둘만 있는 자리였다면 아빠 미소라도 지었겠지만 상대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눈앞의 절세미인이 엘프라니.

정신을 차린 협회장이 무의식적으로 유리아를 향해 권을 날린다.

퍽.

전력을 다한 일격은 아니지만 철권이라 불리는 그의 권을 아무렇지 않은 듯 손바닥으로 잡아낸 태선.


"자네··· 뭐하는 짓인가. 이건 명백한 국가에 대한 반역이다."

"제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다 듣고 난 뒤에도 반역이라 생각하신다면 그때 마음대로 하시죠."


'물론 그렇다면 나 역시 마음대로 할 거지만···'

태선은 오늘 이 자리에서 자신의 위치를 드러낼 생각으로 방문했다.

서로 간에 어그러지는 상황이 오더라도 등급을 앞세워 무력시위라도 할 생각이었다.


"좋네. 단, 설득력 있어야 할 거야."


그가 천천히 테이블을 앞에 둔 의자에 앉는다.

이어 착석하는 태선과 유리아.


***


"끙···"


태선의 이야기가 끝 난지 한참이 흘렀음에도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못하는 협회장.

그간 그조차 모르게 세헌협에서 납치나 다름없는 만행을 저지른 사실 역시 몰랐던 그였기에 이미 태선에 대한 미안함으로 전세는 태선에게 기울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내가 원하는 답을 줄 수밖에 없을 거야.'


최근 죽은 자들의 땅, 고이건 분화구의 지상종 이 두 곳을 누군가 깨끗하게 클리어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심지어 죽은 자들의 땅에는 리치킹이 위치해 있다는 것 역시 헌터협회장들 사이에선 이미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 있었다.


리치킹을 잡을 시기만을 눈치보고 있었을 뿐인데.

국가적인 차원에선 호재다.

하지만 그 옆의 유리아는 악재다.

그녀를 끼고 가는 건 분명한 악수가 될 것이다.

세헌협은 이미 한국헌터협회를 따돌리고 있었으니까.

그들이 잡을 트집거리인 셈이다.


"어허···"


고민에 고민이 더해지는 상황.

여기에 그의 고민을 어느 정도 이해한 태선이 폭탄 발언을 한다.


"오늘 방문한 건 엘프 관련해서 찾아온 것도 있지만 SS등급인걸 알리기 위해서 온 것도 있습니다."

"뭣!!"


소스라치게 놀라는 협회장.

이제야 납득이 갔다.

자신의 기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내는 헌터가 몇이나 될까.


"협회장님 선에서 해결하기 어려우시다면 저라도 파시죠. SS등급 헌터가 나타났다는 건 세헌협 입장에선 눈치를 봐야하는 일이 늘 수도 있다는 건데, 이그드라실의 땅에 대한 보호처분도 함께 요청한다면 그들 역시 큰 반감을 사진 못 할 겁니다."

"그렇게 되면 들어는 주겠지··· 문제는 자네야."


헌터협회장이 근심 가득한 얼굴로 태선을 바라본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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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6화 호승심(1) 22.12.26 715 10 11쪽
55 55화 방화범(4) 22.12.25 730 11 12쪽
54 54화 방화범(3) 22.12.24 781 12 12쪽
53 53화 방화범(2) 22.12.23 808 14 12쪽
52 52화 방화범(1) 22.12.22 826 16 11쪽
51 51화 핵을 찾아서(4) 22.12.21 823 14 12쪽
50 50화 핵을 찾아서(3) 22.12.20 850 13 11쪽
49 49화 핵을 찾아서(2) 22.12.19 942 12 11쪽
48 48화 핵을 찾아서(1) 22.12.18 996 16 12쪽
47 47화 드러나는 진실(4) 22.12.17 996 16 12쪽
46 46화 드러나는 진실(3) 22.12.16 1,003 15 12쪽
45 45화 드러나는 진실(2) 22.12.15 1,015 17 12쪽
» 44화 드러나는 진실(1) 22.12.14 1,043 16 11쪽
43 43화 이그드라실의 축복(4) 22.12.13 1,052 17 12쪽
42 42화 이그드라실의 축복(3) 22.12.12 1,027 17 12쪽
41 41화 이그드라실의 축복(2) 22.12.11 1,045 18 10쪽
40 40화 이그드라실의 축복(1) 22.12.10 1,057 17 12쪽
39 39화 이그드라실의 땅(4) 22.12.09 1,060 17 12쪽
38 38화 이그드라실의 땅(3) 22.12.08 1,081 17 11쪽
37 37화 이그드라실의 땅(2) 22.12.07 1,092 2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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