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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29 13:49
최근연재일 :
2023.02.28 13:3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113,103
추천수 :
1,944
글자수 :
616,109

작성
22.12.21 06:50
조회
822
추천
14
글자
12쪽

51화 핵을 찾아서(4)

DUMMY

51화 핵을 찾아서(4)


지면에 충돌함과 동시에 산산조각 나며 비산하는 얼음조각들.

그 얼음 조각을 밟으며 일행은 안쪽으로 진입한다.


뜨거운 열기와 함께 안쪽에서 새어나오는 것으로 확인되는 붉은 색의 빛은 흡사 누군가 안쪽 내부에서 그들을 향해 온풍기를 틀어놓은 것만 같았다.


"아..."

"세, 세상에."

"브뤼오네스트 산맥 아래에 저런 게 있을 줄이야."


거대한 공동에 도달한 이들은 자신들이 보고 있는 광경에 입을 다물지 멋하고 저마다 탄성을 자아낸다.


"아무래도 우리가 잡아야 할 게 저놈인가?"

"우릴 공격하지 않는데 굳이 이쪽에서 먼저 선공 할 필요가 있을까 싶네만..."


태선의 말에 화들짝 놀란 제롬이 주춤거린다.

제국 내 서열 2위라 할 수 있는 그는 자신보다 거대하고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내뿜는 존재 앞에 초라해졌다.


살면서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이었기에 그의 반응은 스스로에게도 놀라웠다.


반면 초연한 얼굴의 태선.

별 볼일 없는 인생에서 F급 헌터로 계시를 받은 뒤 그에게 압도적인 존재감을 주는 몬스터는 숱하게 봐왔다.

어쩌면 만 번의 회귀동안 몇 번은 마주했을 녀석이다.

경외감을 느끼기 보다는 회귀 전의 자신이라면 어떻게 놈을 공략했을 지를 생각해본다.


이젠 그의 눈에 보이는 거대한 존재는 몬스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너가 못하면 내가 하고."

"X친, 제정신이 아니군. 저게 자네 혼자 상대한다고 잡을 몬스터인가."

"그래? 그러면 도와준다는 걸로 알께."

"????"


앞으로 쏘아져 나가는 태선.

그의 앞에는 거대한 산처럼 우두커니 버티고 있는 인간의 형상을 한 몬스터가 반신만을 드러낸 채 자리해 있다.


"이봐, 마그마 속에서 반신욕 하는 기분은 어때?"


태선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제야 그들의 존재를 인지했는지 태선의 키보다 큰 공허한 눈을 굴리며 바라본다.


말을 하진 않았음에도 불쾌하다는 듯 눈살을 찌푸리는 용암거인은 두 팔을 들어 올린다.

거대한 몸집답게 팔을 올리는 데 제법 시간이 걸렸고, 태선은 녀석의 열린 상체를 향해 백보신권을 날린다.


푸욱푸욱.

!!!!


쏘아진 스킬이 녀석의 상체를 향해 정확히 적중되지만, 스프에 올려둔 수저가 서서히 파묻히는 것처럼 태선의 스킬로 인한 관통상은 서서히 수복되어간다.


"전혀 타격을 받지 않은 건가..."


쿵. 쿵.

그때 유리아의 아이스 블래스트가 녀석에게 적중한다.

마그마가 가진 것과는 반대되는 속성답게 육안으로 확인되는 공격.


"태선님. 제가 놈의 시선을 돌릴 테니 약점을 찾아요!"


유리아가 말을 마치고는 연이어 얼음 마법을 구사한 뒤 놈을 향해 쏘아낸다.


약점?

그간 사냥해 온 몬스터들이 생각난다.

그중에서도 분화구에서 서식하던 샐러맨더와 마그마 골렘.

샐러맨더는 그저 생명력을 지닌 화속성의 몬스터였다.

죽을 만큼만 패다보면 어느 순간 죽어버리는 몬스터.


반면 마그마 골렘은 여느 골렘과 다를 바 없이 골렘의 핵을 가지고 있었고, 그 핵만 파괴되면 단번에 사냥에 성공할 수 있었다.


'어쩌면 마그마 골렘과 유사한 외모인 걸로 봐선 핵을 가지고 있겠어.'

가장 강한 공격이 녀석에게 전혀 먹히지 않자 멘붕에 빠진 자신을 깨워준 유리아.


"유리아, 조금만 버텨! 약점을 찾을 테니까."


그녀가 태선의 목소리를 듣고는 고개를 끄덕거린다.

비행스킬을 사용해 놈의 머리 쪽을 향해 날아가는 태선.


"비행 마법을 가진 권사였나."


제롬은 태선을 다시 보게 되었다.

호기롭게 거대한 몬스터를 사냥하기 위해 달려 나간 태선이 공격이 먹히지 않자 당황해하는 걸 봤기 때문이다.

‘나라도 당황하긴 했을 텐데...’

그가 유리아를 바라본다.


당황한 태선을 위해 유리아가 중심을 잡아줬다.

제국 내 모든 것을 가진 자신에게 유일하게 없는 그것.

팀워크였다.

그간 독고다이로 지내온 황태자 제롬에겐 필요 없는 그것이었지만, 이 순간 유리아의 지원을 받으며 자신 역시 그들과 하나가 되고 싶었다.


"제롬씨! 어서 한 손 거들어요."


때마침 자신에게 어글이 잡혔는지 녀석의 마그마 공격에 버거워하는 유리아가 어글의 분산을 위해 제롬에게 도움을 청한다.


마그마의 열기 때문인지 볼에 홍조를 띤 제롬이 웃음기를 띄운 채 놈에게 쇄도한다.

‘그래, 유리아씨에게 잘보일 기회를 녀석에게 양보할 순 없지.’


"아이스 인챈트 소드."


제롬의 화려한 검에 얼음 속성이 부여된다.

마그마 거인의 허리춤에 검을 휘두른다.


상성에 맞는 속성 덕에 검이 닿는 자리마다 붉은 마그마를 흘리던 놈의 피부가 검게 식어간다.


제롬이 자신의 몸을 베거나 말거나 거인의 시선은 자신의 머리위로 날아오른 태선에게 향해있었다.

허공에서 서로를 마주보는 이들.


거인의 이글거리는 검은 색 동공 안에 비춰진 불에 활활 타고 있는 내 모습.

마치 내 죽음이라도 예견시켜주는 환각으로 인해 나는 놈의 약점을 찾기 위한 공격을 잠시 멈췄다.

내가 녀석을 두려워해서 만들어진 환상일까.

그럴 리 없다.


놈을 본 순간부터 이 녀석을 쓰러트려야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했으니까.

어쩌면 녀석이 가진 두려움을 숨기기 위해 타들어가는 내 모습으로 투영시킨 게 틀림없다.


양손에 주먹을 힘껏 쥔 태선.

놈의 머리를 향해 백보신권을 난사한다.


푹푹푹푹.

끈적끈적한 반죽을 주먹으로 때리는 소리가 들린다.

거인은 위협보단 불쾌감을 느꼈는지 팔 하나를 들어 파리를 잡듯 손을 휘두른다.


그리 빠른 속도로 휘두르진 않았지만 거인의 크기가 워낙 컸기에 허공을 향해 손을 휘두른 것만으로도 풍압에 휩쓸려 날아가는 태선.


콰당.


"아이고, 허리야."


구석에 팽개쳐지듯 날아갔던 태선이 허리를 부여잡고 일어난다.


"고고용!"


아공간에서 나오는 검을 쥔 태선.


'핵이 있는 녀석이라면 고고용에 데미지를 입든 체력이 차든 뭔가 변화가 있겠지.'

고고용에 비행을 걸은 그가 마그마 거인을 향해 검을 날린다.


쐐애애액.

빠른속도로 날아가 거인의 표면을 베어내지만 아무런 반응조차 없다.


'고고용은 놈에겐 무용지물이야. 그 말은 즉 생명체가 아니란 거겠지. 차라리 다른... 그래! 에고가 있었지.'


"에고."


태선의 앞에 등장한 동그란 구체.


-날 찾은 건가?


“무기체나 생명징후가 없는 것에 들어 갈 수 있다고 했지? 저놈의 몸에 들어가 줘!”


-그럴 수 없다. 골렘이나 리치 같은 녀석들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핵이나 라이프 포스 베슬이 존재한다면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아깝다는 듯 입맛을 다신 태선은 아쉬운 데로 고고용을 가리킨다.


"이 검에 들어가 줘! 그리고 저 녀석의 핵을 찾아줘!"


고고용으로 핵을 부술 순 없지만 적어도 위치를 알아낼 수 있다면 뒤처리는 자신이 백보신권으로 마무리하면 된다.


태선의 부탁에 에고가 고고용의 안으로 들어간다.

비행 스킬을 걸지 않아도 검이 공중으로 떠오른다.

곧이어 그의 검에 자아라도 생겼는지 태선의 주위를 한 바퀴 돌고는 마그마 거인을 향해 날아간다.


처음 몇 번은 에고가 제어하는 고고용에 무신경하던 거인은 자신의 몸을 관통하는 상처가 늘어가자 검을 막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좋아. 에고가 핵을 찾는 동안 차나 마시면서 놀고 있을 순 없지."


태선은 에고에게 쏠린 어글을 잡기위해 놈의 얼굴을 향해 스킬을 난사한다.

역시나 물리적인 공격에 반응하지 않는 거인.


다행스럽게도 반대편에서 유리아와 제롬의 냉기공격이 놈에게 타격을 주고 있었기에 거인은 양쪽 사이에서 어쩔 줄을 몰라 하며 허둥거린다.


드드드드.

녀석의 분노가 한껏 올랐는지 동굴의 내부가 엄청난 진동을 일으키며 흔들린다.

놈의 상반신만을 내어놓은 허리 경계선 바닥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쩌어어억. 쩌저적.


"!!!!!!"


모두 서로의 얼굴을 쳐다본다.

그들 간의 대화는 없었지만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견이라도 한 표정이었다.


가까이 다가가 있던 태선을 비롯한 제롬과 유리아가 동굴의 벽 끝을 향해 몸을 날린다.

일찍이 전투능력이 부족해 벽 쪽에서 이들을 바라보던 붉은 별이 자신을 향해 몸을 날리는 제롬과 유리아의 몸을 받아낸다.


쿠우우우우웅.

균열이 간 동굴의 바닥 돌들은 들끓는 용암을 향해 떨어진다.

그와 동시에 마그마 인간의 하체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건 내가 아는 회귀 전에는 들어보지도 못한 몬스터야. 상반신 크기만으로도 충분히 오우거나 리치킹과 그 높이가 비슷했는데...'

완전한 모습을 드러낸 녀석의 위용은 그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태선님 어쩌죠."

"글쎄. 어지간한 방법으론 타격도 안 먹히고."


게다가 에고를 고고용으로 둔갑까지 시켜보았지만 넓은 면적만큼이나 핵을 찾기 쉽지 않아 추가 계획이 필요했다.


문득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리치킹과의 일전.

그는 분명 리치킹에게 잡아먹혀 잔혹하게 사망할 줄 알았는데 눈을 뜬 건 그의 의식 속인 것 같았다.


'어쩌면 마그마 거인 역시 등급이 남다르니까 머리 안에 의식이 존재 할지도 몰라...'

녀석의 입을 향해 들어가려 한발 내딛다가 멈춰 선다.

'하지만 아니라면?'

그야말로 올해의 개죽음상 1위에 등극 할지도 모른다.


달리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S급 2명에 SS급 1명으로도 제대로 된 타격을 주지 못하는 지금, 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동원해야한다.


푸우욱.

최악의 상황이 올지 모르니 에고를 불러 고고용을 가슴에 박아 넣는다.


그리곤 비행 스킬로 녀석을 향해 날아가는 태선.

유리아와 제롬 그리고 붉은 별이 자신과 멀어져가는 그를 멍하니 바라본다.


"저, 저, 저게"


당황하는 제롬.

우두커니 서있는 마그마 거인의 머리를 향해 막무가내로 날아가는 그를 보자 최후의 일격을 시도하고 산화할 작정인 것 같았다.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는 건 붉은 별도 마찬가지였다.

조사단의 행적을 찾아주고 그 대가로 나가족에게서 받은 보물을 요청한 그가 불나방이라도 되어 녀석의 입을 향해 쇄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둘과는 다르게 차분하게 태선의 의도를 짐작하려는 유리아.

'설마 녀석의 입안으로 들어간 뒤에 내부에서 핵을 찾을 생각인건가?'

그렇다면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지금 날아오는 태선을 향해 입을 크게 벌린 놈의 입 주변을 얼리는 것.


'알아서 잘 하시겠지만, 조금이라도 다치지 않게 지연 시켜야해.'

유리아가 아이스 블래스트를 생성해 녀석의 입 주변을 향해 쏘아낸다.

쾅쾅쾅.


"유리아 고마워!"


태선은 그 말을 끝으로 거인의 입 안으로 들어갔다.


바깥의 뜨거운 열기로 인해 녹아내린 그의 눈꺼풀은 재생 능력으로 인해 제자리를 찾았다.

시야에 보이는 내부.

리치킹의 내부와 비교하면 차갑기보단 뜨거웠고, 칠흑같은 어둠이 아닌 붉은 빛이 감도는 내부였다.

그리고 그 가운데 놓여있는 붉은 색 보주.


"다른 듯 같아..."


리치킹의 보주 속에선 영상 너머의 마족들을 볼 수 있었다.

태선이 몇 걸음을 다가가자 멀찍한 곳에서 하얀 빛이 새어나온다.

기시감이 드는 태선.


저번과 같음을 확신한다.


하늘을 수놓고 있는 검은 물체들.

영상은 그들을 더욱 자세히 비춰준다.

도마뱀의 머리와 길게 자란 뿔 그리고 일간의 몸체를 가진 이들.


"용족..."


그들은 마치 전쟁을 위한 만반의 준비라도 갖춘 자세로 태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리치킹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마족들의 우두머리 한명만이 자신과 눈을 마주했다면 저들은 아니었다.


마치 한 마음, 한 뜻으로 영상 너머의 태선을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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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8화 호승심(3) 22.12.28 672 9 11쪽
57 57화 호승심(2) 22.12.27 719 10 13쪽
56 56화 호승심(1) 22.12.26 715 10 11쪽
55 55화 방화범(4) 22.12.25 730 11 12쪽
54 54화 방화범(3) 22.12.24 781 12 12쪽
53 53화 방화범(2) 22.12.23 808 14 12쪽
52 52화 방화범(1) 22.12.22 826 16 11쪽
» 51화 핵을 찾아서(4) 22.12.21 823 14 12쪽
50 50화 핵을 찾아서(3) 22.12.20 850 13 11쪽
49 49화 핵을 찾아서(2) 22.12.19 942 12 11쪽
48 48화 핵을 찾아서(1) 22.12.18 996 16 12쪽
47 47화 드러나는 진실(4) 22.12.17 996 16 12쪽
46 46화 드러나는 진실(3) 22.12.16 1,003 15 12쪽
45 45화 드러나는 진실(2) 22.12.15 1,015 17 12쪽
44 44화 드러나는 진실(1) 22.12.14 1,042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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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1화 이그드라실의 축복(2) 22.12.11 1,044 18 10쪽
40 40화 이그드라실의 축복(1) 22.12.10 1,057 17 12쪽
39 39화 이그드라실의 땅(4) 22.12.09 1,060 17 12쪽
38 38화 이그드라실의 땅(3) 22.12.08 1,081 17 11쪽
37 37화 이그드라실의 땅(2) 22.12.07 1,092 2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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