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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29 13:49
최근연재일 :
2023.02.28 13:30
연재수 :
1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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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93
추천수 :
1,944
글자수 :
616,109

작성
22.12.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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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32화 새로운 국면(1)

DUMMY

32화 새로운 국면(1)


"후우··· 태선 헌터 적당히 그분의 비위를 맞춰주지 그랬습니까."


자신이 모시는 상관이 태선에 의해 못 볼꼴을 보였음에도 가볍게 나무랄 뿐 별 화를 내지 않는 토마스.

그런 그를 이상히 여기는 사람은 진아 뿐이었다.


"흥! 다짜고짜 사람 납치해서 면박이나 주는 영감탱이한테 맞춰 줄 비위는 없습니다."

"그래. 그래야 내 아우라 할 수 있지."

"아무래도 저는 화를 달래기 위해 돌아가 봐야 할 테니 여러분은 제 부하직원을 따라 가시면 될 듯합니다."


토마스가 웃는 얼굴로 태선 일행에게 인사를 한 뒤 자리를 옮긴다.


"이렇게까지 말렸는데 달려들진 않겠죠?"

"글쎄, 미국놈들이 어떻게 생각할진 나야 모르지. 다만 헌터들이 협회 측의 말에 무고하게 희생되진 않았으면 좋겠군."


호철 형님의 말이 맞다.

리처드 윈터스.

회귀 전 드래곤 레이드에서 사망한 비운의 사나이.

'저들의 소꿉장난에 휩쓸리지 않았으면 좋겠네. 꼭 필요한 전력이니까.'


태선은 자신이 나온 펜타곤을 뒤돌아 바라본 뒤 이내 벤에 오른다.


***


공항의 입국장에 도착한 이들은 짧은 여정이었지만 꽤나 유의미한 파티였다고 생각됐는지 기분 좋은 얼굴을 하며 바라본다.


“네 얘기를 듣고 나니 잠자고 있던 성장의 욕구가 들끓는 구나. SS등급 어쩌면 SSS등급을 목표로 쉼 없이 달려야겠어. 우리 <퇴마>길드 녀석들도 오늘부터 특훈이다. 큭큭큭. 둘 다 몸조심하고 드래곤 레이드 전까지 빡성장들 하라고!”

“네, 형님 조심히 들어가세요.”

“우호철 길마님한테 조심요? 호호호”


진아의 말에 태선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실수임을 알아차렸다.

피식거리는 웃음을 지으며 멀어지는 호철.


“태선씨는 이제 이계로 가시겠네요?”

“네, 호철 형님이나 진아씨는 S등급이라 아무래도 저보단 나은 상황이잖아요. 미래를 직접 봐버린 지금 전 멈출 수 없어요.”


태선의 눈 너머에 있는 결의를 본 진아가 미소 짓는다.


“네, 그렇다고 너무 무리는 하지 마요. 적어도 함께 할 둘은 더 있으니까요.”


진아의 말에 희망을 본 태선은 문득 금빛여신 윤진아가 자신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는 걸 자각하기 시작한다.

붉어지는 그의 얼굴.

서둘러 그녀와 헤어진다.


***


“그런 일이 있었단 말이지? 그런데도 이제서야 얘기를 해?"


요한 형님의 목소리에 뿔이 난 걸 느꼈다.

'그럴만도 하지··· 그 동안 꾹꾹 참고 혼자만 알고 있던 사실을 가장 먼저 알려주지도 못하고 진아씨와 호철 형님께 알려드렸으니···'


세상이 멸망으로 향한다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자신이 마지막에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단 것에 뿔난 게 분명한 요한 형님은 내게 손가락질을 하며 화를 내고 있다.


"감히 진아씨와 합석을 했단 말이지?!"

"에···"


그날 요한 형님도 나와 같은 금빛여신 팬클럽 1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앞으로 어쩔 생각이야."

"어쩌긴요. 남들보다 맨 뒤에서 시작했으니 죽어라고 달려야죠. SSS급을 찍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요한은 안쓰러운 눈으로 태선을 바라본다.

사실 태선이 세상의 멸망에 대해 언급했을 땐 자신이 먼저가 아닌 다른 이들에게 우선 말했다는 사실에 잠시 기분이 상했었다.

그 생각은 찰나였다.

남들이라면 믿지도 않을 미래.

그 거대한 짐을 홀로 어깨에 짊어지고 있었을 태선.


'드래곤 레어에서 나온 뒤로 악착같이 성장에 집착했던 건 그 때문이었나?'

한참 어린 동생은 자신의 안위가 아닌 세상의 구원을 위해 살신성인의 자세로 이계에서 생활한다.

그런 그가 단연코 믿고 의지 할 이들은 역시 같은 헌터들일 수밖에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자신이다.

'그래, 태선이 제 한 몸 바쳐 세상을 구하겠다는데 나도 한손 거들어야지.'


태선을 바라보며 그에 대한 걱정과 한편으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를 고민하는 요한.


태선의 회귀 직후의 의도야 자신의 몸만을 지키는 게 전부였지만, 이젠 자신과 이어진 인연들이 하나 둘 늘었다.

지켜야 하는 건 혼자만이 아니었기에 요한의 부담스러운 눈도 이해가 가는 그였다.


"아이고, 우리 형님 불구덩이라도 뛰어드시겠네."

"헛소리는."


띠딕.

갑작스레 들리는 현관문 소리.


"얼레, 나 몰래 형님 여친 만들었어요?"

"그러게, 나도 몰랐던 내 여친이 등장했으면 좋겠다."

"어, 태선 형도 계셨네요?"


요한의 집에 들어온 건 수현이였다.

아카데미에 들어간 지 한 달 만에 이계에서 나온 그는 곧장 지수보육원이 아닌 요한의 집으로 왔다.


"오오, 제법 체형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전에 볼 땐 얼굴만 잘생긴 어좁이였는데, 큭큭큭."

"말도 마요. 말이 아카데미지. 생도들을 얼마나 혹독하게 가르치는데요."

"그래봐야 급식 수준 알만하지 오크는 잡아봤냐? 허접아."

"오크요? 어제 오우거 잡고 휴가 나왔는데요?"

"뭐엇!"


태선이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한다.

아직 미성년자인데다 어찌 보면 사관학교보다 못한 학원 수준의 아카데미로 생각했건만 벌써 오우거를 잡았다니.


"호, 혼자서 잡은 거야?"

"아직 그 정도는 아니에요. 지도교수님이랑 1:1 맞춤형 현장 수업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아참 제 지도교수님이 태선 형이랑 엄청 가까운 사이라고 하던데."

"응? 아, 맞아 난희 소저!"

"뭐, 뭐야 난.희. 소저?"


요한이 태선을 향해 눈을 부라린다.

금빛여신 윤진아와 척을 진 그녀에게 소저라니.


***


난희에게서 운룡대팔식을 배워 스킬로 획득 한 직후.


"저 이제 하산 할게요."

"네."

"태선 소협. 저 하산 한다니까요?"

"네에. 잘 가요."

"허 참."


몇 발자국 걸어 내려가던 난희가 뒤를 보며 말한다.


"저는 헌무제 아카데미에 교수로 부임할 예정이에요. 절 찾으시려거든 거기로 오세요."

"네."

"흥!"

"아, 난희 소저 아카데미요? 거기에 제 아는 동생 입학하는데. 잘 좀 챙겨줘요."

"뭐, 뭔데요. 이름이."

"김수현."

"잔뜩 괴롭혀 줄 거예요. 흥!"


***


그게 마지막이었다.

그 뒤로 나는 그 일대에 존재하는 언데드를 모두 사냥하느라 다른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런데도 난희 소저는 수현이를 잘 챙겨줬구나.'


"네, 언데드 사냥 중에 만난 무림인이에요. 지금은 헌무제 아카데미 교수인 것 같더라고요."

"아니··· 그건 알겠는데 어째서 금빛여신과 대척점에 서있는 여인과 친분이 있을 수 있지?"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말도 마요. 태선 형님이 교수님에게 뭔 짓을 했는지. 날 볼 때면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라고요. 무공을 가르치실 때면 온 몸의 뼈를 재조립 할 기세로 달려든다니까요."

"그래?"


수현의 증언에도 의심의 눈초리로 태선을 바라보는 요한.


"잠깐. 무공도 배우고 있어? 사냥 방법이라든지 이계에서 생존하는 법을 알려주는 걸 넘어서 무공을 가르쳐 준다고?"

"앗."

수현은 난희와 자신 둘 간의 비밀을 이들에게 말하고 말았다.


동급생들에게 괴롭힘 당하는 모습을 안쓰럽게 보던 난희는 태선에게 잘 보이려는 것과는 별개로 수현에게 자신의 성명절기인 빙옥마장을 전수했다.

하지만 북해빙궁에서는 본 파의 소속이 아닌 이들에게 무공을 전수하는 것은 엄격이 금하였기에 난희는 이 사실을 비밀이 부쳤다.


"형님들한테만 말씀 드리는 건데··· 지도교수님께서 맞고 다니지 말라고 자신의 성명절기를 가르쳐주셨어요."

"······"


이상하다.

과거 배리어를 다루는 수현은 방어 스킬밖에 사용하지 못했다.

그래도 재능이 어느 정도 있었기에 배리어로 달려드는 몬스터를 카운터 쳐서 조각내기도 했었지만 그게 전부였다.

'회귀 전과는 확실히 시간이 다르게 가고 있어. 미국일도 그렇고··· 어쩌면 더 서둘러야 할지도 몰라.'

수현의 상황은 불행 중 다행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제나 다행은 불행이 오기 전까지만 유효하다.


***


요한 형님 그리고 수현이와 함께 먹다 남긴 소고기 한 조각이 생각난다.

꿀꺽.

그날 이후 현세로 안 나간 지 한 달이 지나간다.

'안 나간 게 아니라 못나간 거겠지.'


S등급을 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이계의 심장이라 불리는 '고이건의 분화구'까지 걸어온 게 실수였다.


고이건은 이 분화구를 처음 발견한 무림인의 이름이다.

그의 이름을 딴 분화구.

그는 무림인들 사이에서 신묘한 신법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헌무제를 위한 지도를 제작하겠다고 발 벗고 나서서 찾은 게 바로 여기다.

하늘에는 비행종 와이번과 가고일이 수시로 날아다녔고, 지상에는 샐러맨더와 마그마 골렘이 배회하고 있는 곳.

그는 신법을 펼치던 도중 눈앞에 솟아오른 용암 분출물을 피하지 못하고 발 하나를 잃었다고 한다.


진퇴양난.

'발 하나로 퉁 칠정도면 진작 주고 나왔을 텐데···'

일주일 전 호철 형님으로부터 얻은 정보대로면 이 근처 어딘가에 몬스터들에게 마력을 증폭시키는 무언가가 존재할 거라 했다.

'놈들의 힘을 약화 시킬수록 이계 클리어는 더욱 수월하겠지.'


태선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조금 전 마그마 골렘의 핵을 부수느라 안쪽으로 밀어 넣었던 팔은 거의 다 재생되었는지 찢겨나간 옷 틈새로 새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이곳의 몬스터들은 누구보고 잡으라는 건지 모르겠네."


고고용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원거리계열 헌터나 제국의 마법사가 아니라면 이곳을 정리하는데 꽤나 오래 걸릴 것이다.

'차라리 잘 된 건가.'


마력 증폭의 근원을 찾아 없앨 생각으로 왔던 태선은 생각을 고친다.

빠르게 치고 빠질 생각으로 내부까지 큰 소란 없이 들어왔지만 후발대로 진입할 이들에겐 분명 위협적인 몬스터들이 거슬린다.


"칫, 남 주느니 내가 먹는 게 나을지도."


맘에도 없는 소릴 내뱉은 태선이 일대에 있는 마그마 골렘과 샐러맨더를 사냥하기 시작한다.


촤아아악.

샐러맨더의 혀가 길어지며 태선의 왼팔을 옥죈다.


"끄아아악."


골렘을 상대하느라 미처 조용히 뒤쪽에서 다가온 도마뱀을 발견하지 못했다.

주변의 들끓는 용암바닥으로 인해 더운 열기와 터져 나오는 기포들을 피하느라 시선이 분산된 태선.


"뭔 놈의 혓바닥이 이렇게 길어."


퍼억.

골렘의 들어치기 공격을 피한 태선이 비교적 자유로운 오른손으로 샐러맨더의 머리를 향해 백보신권을 날린다.


한줌의 재가 되어 사라지는 도마뱀.

곧이어 가슴에 핵 부위를 훤히 드러내놓은 골렘을 향해서 일 권을 내지른다.


태선이 걸어온 자리까지 줄지어 흩어진 화산재들은 죽은 마그마 골렘과 샐러맨더의 흔적들이었다.


그의 손에 쥐어진 S등급 마정석.

A등급으로 알려진 녀석들은 증폭된 마력으로 인해 등급이 올라섰는지 구하기 쉽지 않은 마정석을 뱉어냈다.


다른 헌터들의 안위를 생각해서 시작한 분화구 사냥은 이제 태선에겐 도리어 폭풍성장을 위한 발판이 되었다.

'흐흐흐. 샐러맨더들아 얼마든지 채찍질해라. 형님이 이뻐해주마.'


용암지대에 서식하는 몬스터들의 마정석은 불닭볶음면 맛이었기에 태선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다음 몬스터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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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54화 방화범(3) 22.12.24 781 12 12쪽
53 53화 방화범(2) 22.12.23 807 14 12쪽
52 52화 방화범(1) 22.12.22 826 16 11쪽
51 51화 핵을 찾아서(4) 22.12.21 822 14 12쪽
50 50화 핵을 찾아서(3) 22.12.20 850 13 11쪽
49 49화 핵을 찾아서(2) 22.12.19 942 12 11쪽
48 48화 핵을 찾아서(1) 22.12.18 996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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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5화 드러나는 진실(2) 22.12.15 1,015 17 12쪽
44 44화 드러나는 진실(1) 22.12.14 1,042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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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1화 이그드라실의 축복(2) 22.12.11 1,044 18 10쪽
40 40화 이그드라실의 축복(1) 22.12.10 1,057 17 12쪽
39 39화 이그드라실의 땅(4) 22.12.09 1,059 17 12쪽
38 38화 이그드라실의 땅(3) 22.12.08 1,081 17 11쪽
37 37화 이그드라실의 땅(2) 22.12.07 1,092 23 11쪽
36 36화 이그드라실의 땅(1) +1 22.12.06 1,116 21 12쪽
35 35화 새로운 국면(4) 22.12.05 1,100 20 12쪽
34 34화 새로운 국면(3) 22.12.04 1,134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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