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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헌터는 멸망을 막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29 13:49
최근연재일 :
2023.02.28 13:30
연재수 :
1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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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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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16,109

작성
22.12.08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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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38화 이그드라실의 땅(3)

DUMMY

38화 이그드라실의 땅(3)


태선은 꼬마 엘프를 세워 둔 뒤 한동안 골몰했다.


'엘프와 대화가 가능하다고? 관련된 이야기에 대한 기억은 없는데···'

엘프는 몬스터가 아니란 소린가.

그렇다고 하기엔 조금 전 사냥한 다크엘프들은 알 수 없는 소리를 해댔다.


"아! 너 혹시 제국 쪽에서 온 엘프 마법사나 뭐 그런 거냐?"

"제국이요? 마법사? 그게 뭐죠?"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로 태선을 바라보는 하이 엘프.

윤기 나는 금발 머리에 다크엘프와는 대조되는 하얀 피부 그리고 에메랄드를 박아 넣은 듯 비취색의 눈동자가 한데 어우러져 신비한 분위기를 풍겼다.


"아니야? 넌 그럼 어디 사는데?"

"이곳은 다크엘프의 구역이에요. 저는 저쪽 반대편에 있는 하이엘프 구역에서 살아요."


하이엘프가 작고 고운 손으로 내가 온 방향과는 다른 반대편을 가리킨다.

이곳에 살던 엘프라면 현세에서 온 나와는 소통할 수 없어야 한다.

궁금했다.

단순히 이 꼬마 엘프가 특이한 건지 아니면 이 엘프가 말하는 자신의 집단들 역시 나와 대화가 통하는지를···


"내가 데려다 줄까?"

"······"


잠시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하던 엘프가 이내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인다.

다크엘프와는 대조되는 미소.

찢어진 입을 가진 그들과는 다르게 하이엘프라 자칭하는 꼬마의 입 크기는 인간보다 되려 작아보였다.

'입이 저렇게 작으면 고기는 먹을 수 있나.'


"이름은 뭐야? 나는 태선이야. 김태선."

"김태선··· 나는 울리엘이에요."

"반가워 울리엘. 궁금한게 있는데 물어봐도 될까?"

"하이엘프는 은혜를 아는 엘프랍니다. 은혜를 베푼 자를 절재 외면하지 않아요. 절 구해주셨으니 제가 아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부 알려드릴게요."


'예스!'

게임 속 NPC에대한 평판이라도 최대 우호치를 달성한 것 같은 느낌의 태선은 자신을 향한 엘프의 화답에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둘은 이그드라실의 땅을 가로지르며 걷는다.


"다크엘프가 왜 널 납치하려던 거야?"

"하이엘프와 다크엘프는 오래전부터 사이가 안 좋았어요. 그 이유는 제가 태어나기도 전이기도하고, 아직 제 나이가 어려서 배우지 못했어요."


예상대로였다.

어둠속이라면 비슷한 생김새에 같은 종이라 판단했겠지만 환한 대낮에 이들의 외형은 너무도 달랐다.


"이곳에는 그럼 너희 종족과 다크엘프 종족이 대립하고 있나보구나?"

"하나가 더 있어요."

"응? 하나 더?"

"네, 퓨어엘프요."

"퓨, 퓨어엘프?"

"태초의 엘프와 똑같은 외형으로 자라난 엘프들이에요. 그들과 하이엘프, 다크엘프들이 이곳 이그드라실의 땅을 삼분하고 있어요."


"퓨어엘프들도 다크엘프처럼 무섭게 생겼니?"

"무섭게요? 아아."


내 말의 뜻을 이해한 울리엘이 큭큭대며 한참을 웃는다.


"퓨어엘프는 태선님처럼 비슷하게 생겼어요."

"!!!!"

"그런데 그건 오랜 시간 환경에 맞게 변화하면서 진화했기에 그렇게 되었다고 보면 되요."

"환경? 진화?"

"네, 모든 엘프들의 뿌리라 할 수 있는 퓨어엘프들은 나무에서 열리는 과일과 풀들을 먹고 살아요. 그래서 입과 턱은 저희보다 큰 편이죠. 그리고 이그드라실을 모시면서 자연의 마나를 곁에 얻으며 살고 있기에 투명하면서도 푸른 피부를 가지고 있어요. 다크엘프는 보셔서 아시겠지만 분화구와 가까이에 위치한 지역을 터로 잡았기에 양질의 과일과 풀이 없어서 몬스터를 주로 사냥해서 육식을 즐겨요. 그래서 입도 크고 이도 날카로워요. 그리고 사냥을 주로 밤에 하다 보니 피부색도 어둡게 진화했고요."


"그럼 하이엘프는 턱과 입이 작은 걸 보면 이슬만 먹고 살겠구나?"

"네, 저희는 이슬만 먹어요."


울리엘에게 농담식으로 말을 던진 태선은 돌아오는 답변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는다.


"뭐, 이슬만으로 어떻게 살아. 퓨어엘프도 과일이나 풀을 먹는다는데."

"그게···"

"드래곤의 자애 덕분이죠."

"그렇구나."


앞을 향해 걷던 태선은 잠시 당황한다.

울리엘이 잠시 말을 고른 뒤에 내뱉을 다음 말을 누군가 대신 이어서 대답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소년의 목소리가 아닌 여성의 목소리로.


"뭐, 뭐야!"

"놀라지 마세요. 태양을 섬기는 자여. 나는 울리엘의 부모이자 친구이며 스승인 유리아입니다."


나무 뒤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하이엘프.

태선은 숨이 턱 막히는 걸 느꼈다.

신성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세상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 느껴지는 엘프가 자신을 향해 걸어왔기에.


"반갑습니다. 태선님."

"어, 어떻게 제 이름을?"

"하이엘프들 간에는 정신을 공유하는 마법을 걸어두고 있습니다. 울리엘이 보고 느낀 것은 저 역시 곁에 없어도 알 수 있지요."

"뭔가 되게 편한 거 같으면서도 구린 마법이네요. 부모님 몰래 딴 짓도 못하겠네."

"??"

"아니에요. 하하하"

"울리엘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는요. 해야 할 일인 걸요. 하하하하."


괜히 그녀에게 점수라도 따보고 싶은 태선.

하지만 순수한 엘프들이었기에 울리엘과 유리아는 그의 말에 감복한다.


"태양을 섬기는 자들은 불같은 성질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제가 특히 착한 편입니다. 하하··· 그런데 태양을 섬기는 자라뇨?"

"이곳 이그드라실의 땅 밖에서 온 외지인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그들은 태양빛을 내리 받으며 살아가지만, 반면 저희는 이그드라실의 생명의 마나를 받아가며 살아가고 있지요."

"유리아. 그 외지인은 누군게냐. 썩 이쪽으로 오지 못해."


그때 등장하는 노안의 엘프.

나와 미녀 엘프 사이를 가로막는 발언을 한다.


"태양을 섬기는 자로구만. 여까진 무슨 일인가. 이곳 이그드라실의 땅에서 자네들이 얻을 만한 아티펙트나 스킬은 없다네. 썩 돌아가시게."


외지인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하이엘프였다.

그도 그럴게 엘프들의 영역 밖에 나선 호기심 많은 엘프들은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오는 일이 허다했다.


"아르온님, 태선님께서 울리엘을 구해주셨습니다."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다크엘프를 베는데 일말의 고민도 없더구나! 울리엘과 말조차 통하지 않았다면 똑같이 죽임을 당했을지도 모르지. 그리고 이곳에 온 목적 또한 불분명하다. 더 이상 이 안으로 들이게 할 수는 없어."

"네···"


유리아가 나를 대변해주긴 했지만 꼬장꼬장한 노인 엘프를 상대하기엔 무리수였나 보다.

하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내가 궁금한 건 어느 정도 해소 됐으니까.

울리엘 뿐만 아니라 하이엘프는 인간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

가장 중요한 왜? 가 빠졌지만 퓨어엘프 쪽에도 가보면 어느 정도 가닥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유리아. 고마워요. 그 정도면 충분해요. 저 분 말씀이 맞습니다. 이해하니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죄송합니다. 태선님. 은혜를 입었는데 도움이 되어드리지 못해서···"

"죄송해요. 태선님."


유리아와 울리엘이 나를 향해 고개를 숙인다.

천천히 뒤를 돌아가려던 그때.


노인 엘프가 콜록거리는 기침을 연신해대기 시작하더니 얼마 안가 피를 흘리며 쓰러진다.


"아르온님!"


그를 향해 뛰어가는 둘.

그리고 그 둘을 따라 나 역시 달려간다.

유리아가 그 앞에서더니 두 손을 허공에 올려 주문을 외우기 시작한다.


잠시 뒤 그녀의 손에서 연녹색의 밝은 빛이 나더니 아르온의 가슴팍을 향해 쏘아진다.

번쩍.

미약한 호흡이 점차 안정되고 창백해져가던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한다.

여전히 깨지 않는 아르온.


"사실 아르온님은 저희 하이엘프의 대족장입니다. 천년을 넘게 사신터라 하루가 다르게 쇄약해지고 있는데 중급 정령의 힐만을 다룰 줄 아는 저희들에겐 하루하루 수명을 연장시켜드리는 게 최선이에요."


유리아가 아르온을 보며 눈물을 흘린다.

그의 존재가 그녀에게 결코 가볍지 않았나보다.


"······"


태선이 말없이 그의 앞으로 다가선다.

가슴팍에 박힌 검을 꺼낸다.


"유리아, 울리엘 나 믿죠?"

"????"


푸욱.

아르온의 가슴에 찔러 넣은 '고고용'.

둘은 경악에 찬 표정을 짓는다.


"흐어어어어어어업."


회광반조하듯 흐리멍덩했던 아르온의 눈은 생기를 되찾기 시작하고 폐가 약해 호흡량이 적었던 그가 단번에 많은 양의 숨을 마시더니 다시 길게 마신 숨을 내뱉으며 주변을 살핀다.


"이, 이게 어찌된 일인가."


조금 전 눈앞이 어두워지며 온통 검은색밖에 안보였던 그의 세상을 무언가 날카로운 것이 찢고 들어와 따듯한 햇살을 내려준 게 보였다. 그리고 자신을 쳐다보는 6개의 눈.


태선이 그의 가슴팍에 박힌 검의 손잡이를 잡고 세게 들어올린다.

푸슉.

소리만 들었을 땐 피라도 솟구쳐 나와야했는데 그의 몸은 씻은 듯이 말끔했다.


"태선님. 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제 검이 가진 효과에요. 신의 가호에 버금가는 생명력을 넣어주죠."

"시, 신이요. 태선님은 태양을 섬기는 게 아닌 신을 모시는 자인가요?"


유리아와 울리엘이 차례로 태선에게 물음을 던졌고 태선은 조금 전 울리엘의 물음에 잠시 고민한다.


"나 무굔데···"

"······"


***


하이엘프들의 거처 안.

땅 아래 나무뿌리들이 만들어낸 거대한 공간. 그들의 보금자리는 흡사 개미굴을 연상케 했지만 그 결이 달랐다.

나무줄기들과 이름 모를 식물들의 줄기가 엮여 만들어진 이 공간들은 자연의 요새 같았다.


그리고 제일 안쪽에 위치한 아르온의 서재.


"오오, 오셨습니까. 신을 모시는 자여."

"하하··· 그냥 편하게 태선군 아니면 유리아나 울리엘처럼 태선님이라고 불러주세요."


태선을 이글고 그들의 거처까지 데려온 그는 태선이 쉴 거처와 식수를 제공했다.

물론 식수라고 해봐야 이슬 밖에 없었지만.


태선은 180도 바뀐 그의 태도를 보며 잠시나마 무신이 된 한얼 노인을 떠올렸다.

'큭큭큭, 사실 생각해보면 영감님이 스킬을 쥐어주고 갔으니 신을 모시는 게 맞는 건가.'

잠시 딴 생각에 빠진 태선에게 아르온이 말한다.


"태선님 덕에 생명을 연장했으니 원하는 게 있다면 말씀해 보십시오."


뜬금없는 보상 제안이다.

하마터면 유리아를 자신에게 달라고 외칠 뻔한 태선은 입을 가로 막으며 골몰한다.


"보상은 나중으로 미루죠. 아직 저는 하이엘프들에 대해 잘 모릅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아르온.

눈앞의 존재는 지혜롭고 현명했다.

하이엘프가 가진 지식, 마법, 정령 마법들에 대해 아는 게 없기에 더 좋은 보상을 얻어내기 위해서 저리 말한 것이리라.

속보이는 행동 같겠지만 그의 눈엔 그런 건 상관없었다.

어찌되었던 그를 거부하고 매몰차게 쫓아낸 자신을 용서하고 살린 은혜로운 자가 아닌가.


"얼마든지 알려드리지요."


아르온의 대답에 태선은 입이 찢어져라 미소를 짓는다.

'그래! 처음 만난 유리아가 그 정도 외모인데 이들에 대해 알면 알수록 엄청난 미녀 엘프들을 만나 볼 수 있겠지?'


서로를 마주보며 웃는 이들은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금일 연재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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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8화 호승심(3) 22.12.28 673 9 11쪽
57 57화 호승심(2) 22.12.27 719 10 13쪽
56 56화 호승심(1) 22.12.26 715 10 11쪽
55 55화 방화범(4) 22.12.25 731 11 12쪽
54 54화 방화범(3) 22.12.24 781 12 12쪽
53 53화 방화범(2) 22.12.23 808 14 12쪽
52 52화 방화범(1) 22.12.22 826 16 11쪽
51 51화 핵을 찾아서(4) 22.12.21 823 14 12쪽
50 50화 핵을 찾아서(3) 22.12.20 850 13 11쪽
49 49화 핵을 찾아서(2) 22.12.19 942 12 11쪽
48 48화 핵을 찾아서(1) 22.12.18 996 16 12쪽
47 47화 드러나는 진실(4) 22.12.17 996 16 12쪽
46 46화 드러나는 진실(3) 22.12.16 1,003 15 12쪽
45 45화 드러나는 진실(2) 22.12.15 1,015 17 12쪽
44 44화 드러나는 진실(1) 22.12.14 1,043 16 11쪽
43 43화 이그드라실의 축복(4) 22.12.13 1,052 17 12쪽
42 42화 이그드라실의 축복(3) 22.12.12 1,027 17 12쪽
41 41화 이그드라실의 축복(2) 22.12.11 1,045 18 10쪽
40 40화 이그드라실의 축복(1) 22.12.10 1,057 17 12쪽
39 39화 이그드라실의 땅(4) 22.12.09 1,060 17 12쪽
» 38화 이그드라실의 땅(3) 22.12.08 1,082 17 11쪽
37 37화 이그드라실의 땅(2) 22.12.07 1,092 23 11쪽
36 36화 이그드라실의 땅(1) +1 22.12.06 1,117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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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화 새로운 국면(3) 22.12.04 1,134 25 12쪽
33 33화 새로운 국면(2) +2 22.12.03 1,145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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