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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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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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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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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3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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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153)

DUMMY

Episode 152 - 마녀 사냥 2



공중 범선 굽어가는 메부리코 ??F.

학살관.

뿌연 연기와 혈흔이 섞인 결정들 때문에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

이즈웰은 통증이 느껴지는 팔을 부여잡으며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으윽!!"

이미 상처를 덮고 있는 손마저도 피에 젖어 흥건한 상태였다.


'낭패다, 빨리 살을 메꾸지 않으면 과다출혈로 쓰러지게 될 거야.'

그는 곧바로 회복의 계수를 밀어넣어 천천히 살을 붙였다.

찌이이이이이익-!

억지로 붙은 살 때문에 고통이 크게 다가왔지만 전투에 지장을 줄 요소들은 어느 정도 제거되었다.

이즈웰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엇?!"


그는 울렁거리는 머리 때문에 몸을 휘청거렸다.

"빈혈인가?"

왠지 모르게 몸의 수분이 조금 빠져나간 느낌이 들었다.

"왜 그래?"

소름끼치는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지자 이즈웰은 몸을 움찔거렸다.

바로 등 뒤에 다가와 그의 귓가에 속삭이는 셀리나.


이즈웰은 곧장 두 손에 계수를 모아 폭발시켰다.

콰과과과과광!!!

폭발이 발생하자 공기 중의 혈흔 결정들이 소멸되며 연기가 사라졌다.

그러나 셀리나의 모습은 온데간데 보이지 않았다.

공중에도, 앞에도, 뒤에도, 어디에도 없었다.


'뭐야, 어디있는 거지? 아예 모습을 감추고 움직일 수 있다니.'

"어딜 보는 거야?"

붉은색의 그림자가 이즈웰의 몸 앞에서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

촤아아아아악-!

이즈웰의 가슴팍 부분이 베어져 혈흔이 터져나왔다.


......, 어?

흘러나오는 피가 바닥에 뚝뚝 떨어지자 이즈웰의 멘탈이 서서히 붕괴되었다.

'어디지? 도대체 어디에서 자꾸 공격해 오는 거야?'

도저히 움직임을 잡아낼 수가 없었다.

정말 음속으로 움직이는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그렇게 멍하니 있으면 곧 죽을 텐데?"


바로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이즈웰이 계수 칼날을 세워 휘둘렀다.

휘두른 칼날에서 참격이 발사되어 벽을 향해 쏘아졌다.

그러나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디야?! 숨지 말고 나와!!"

"어머, 미안하지만 나는 숨은 게 아니야. 네가 못 따라오고 있는 것뿐이라고."


앞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이번에도 역시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칼날을 휘둘렀지만 아무런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정말이다, 이건 모습을 숨기고 있는 게 아니야. 너무 빨라서 눈으로 따라가지 못하는 거야.'

"잘 쓸게."


셀리나의 목소리와 함께 저 멀리서 붉은 참격이 쏘아졌다.

이즈웰은 칼날을 변형시켜 사각형의 방어벽을 세웠다.

이윽고 이즈웰의 방어벽과 셀리나의 참격이 맞붙었다.

위력 면에서는 확실히 셀리나가 앞섰다.

점점 뒤로 밀려나며 힘이 빠지는 이즈웰이 이를 꽉 깨물며 방어벽을 위로 처들었다.

"으아아아아아!!!"


굴절된 참격이 천장에 맞닿자 혈흔의 비가 바닥으로 쏟아졌다.

"에, 벌써 끝난 거야?"

모든 방향에서 들려오는 셀리나의 목소리에 이즈웰은 재빠르게 눈알을 굴렸다.

'안 돼, 지금의 나로는 저 여자의 움직임을 잡아낼 수 없어. 이렇게 되면 또......'


그는 로자리아의 말을 떠올렸다.

성공할 거라는 믿음을 준 그녀.

그러나 현재의 이즈웰은 거대한 벽을 마주하고 있었다.

도저히 잡을 수 없는 암살자같은 움직임.

스피드와 더불어 긴톨에게도 절대 뒤지지 않는 파괴력까지.

이즈웰의 상태는 지금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위태로운 모래성이었다.


[ 이즈웰, 머리로 잘 생각해 봐. 어떻게 해야 네 진정한 힘을 끌어낼 수 있을지. ]

순간, 처음 학방에 들어왔을 때 로자리아가 말했던 것들이 생각났다.

[ 중요한 건 평정심이야, 스스로 내면에 평화를 집어넣어 잔잔한 파도같은 힘을 끌어내는 게 바로 응용기. ]

이즈웰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주변 소리에 집중했다.

'평정심, 그리고 그걸 이용해 파도같은 힘을 끌어낸다.'

심장의 두근거림을 진정시키며 그는 아주 조금씩 계수들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셀리나는 그런 이즈웰의 모습을 보며 의아해했다.

"뭐지? 이제 체념이라도 한 거야? 그렇게 쉽게 포기할거라면 최정혁이라는 놈을 남겨뒀어야지!"


그녀는 더욱 속도를 높이며 이즈웰의 주위를 뛰어다니다가 어느 한 지점에서 발에 힘을 주었다.

이즈웰은 그 소리의 위치를 파악했다.

'저기다!'

부릅 눈을 뜬 그는 손에 장착된 계수의 칼날을 들이밀었다.

캉-!!!


셀리나의 붉은 단도가 이즈웰의 칼날에 막히자 그녀는 놀란 듯 동공을 키웠다.

"뭐야, 막았다고?"

이즈웰이 기세를 몰아 반대손에 칼날을 장착해 참격을 날렸다.

촤아아아아아악-!

가로로 뻗어지는 밀도 높은 계수의 참격.


그러나 셀리나는 다시 모습을 감춘 뒤였다.

이즈웰은 다시 한번 눈을 감고 감각을 넓혔다.

들렸다.

바닥을 뛰어다니는 발걸음 소리가 희미하게.

'왼쪽에서 오른쪽, 오른쪽에서 왼쪽, 다시 왼쪽에서 오른쪽, 그 다음은!'

이즈웰은 눈을 부릅 뜨며 빠르게 셀리나의 위치를 예측했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칼날을 세우자 셀리나가 정확히 그 위치에서 이즈웰의 공격을 막아냈다.

카아앙-!!

칼날의 소리가 학살관 내부에 청량하게 울려퍼졌다.

셀리나의 머릿속에서 혼란이 일어났다.

"뭐야, 도대체 어떻게 알아차린 거지?!"


"왜? 당황스럽냐?"

이즈웰이 셀리나를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그녀는 자존심이 약간 무너진 듯 발을 옮겼다.

"그럼 이것도 한번 파훼해봐라."

아까와 똑같은 움직임이 보이자 이즈웰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이제 안된다니까."


촤악-!

셀리나의 이동속도를 정확하게 따라가는 이즈웰이 눈을 돌려 공격 반경을 확인했다.

'저긴가?!'

그는 칼날을 세워 셀리나의 위치에 정확하게 다가갔다.

그 때.

"음?!"


여섯으로 쪼개 날아오는 셀리나의 형체가 보였다.

'분신?!'

예상치 못한 공격이 시전되자 이즈웰은 칼날을 휘둘러 여섯의 셀리나에게 참격을 날렸다.

'어차피 저 중에 하나는 진짜겠지!'

그러나 그 예상은 곧 깨져버렸다.

촤아아악-!


등에서 혈흔이 터져나오며 격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셀리나는 이즈웰의 어깨에 얼굴을 올리며 속삭이듯 말했다.

"뭐야? 놀란 거야?"

이즈웰은 몸을 움찔거리며 뒤로 칼날을 휘둘렀다.

하지만 역시 아무런 형체도 보이지 않았다.

"까꿍!"


촤라라라라라락-!

분신들의 향연.

바치 피의 연주처럼 셀리나의 분신들이 이즈웰의 전신을 베어나갔다.

팔과 다리, 그리고 가슴팍 부분에 찰과상이 남았다.

이즈웰의 정신이 약간 흐릿해졌다.

'젠장, 피를 너무 많이 흘렸어. 이러면 전투에 집중할 수가......!'


- 블러디 퀀쿼.

셀리나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바닥에 흩뿌려진 피와 이즈웰이 흘리고 있던 피가 뭉쳐 셀리나의 손가락에 뭉쳤다.

"잘 쓸게!"

그녀는 혀를 낼름거리며 뭉쳐있던 혈흔의 구를 분해시켜 다중 계수포를 발사했다.

'젠장, 빈혈 때문에 몸이!'


이미 피하기에는 늦은 상황.

이즈웰은 계수를 짜내어 사각형의 방어벽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셀리나의 공격으로 인해 이즈웰이 만든 방어벽이 깨졌다.

콰과과과과과!

가로로 쏘아지는 피의 폭풍이 이즈웰을 덮치며 벽을 강타했다.

"그러게, 왜 굳이 혼자 맞서 싸웠던 거야."


이즈웰은 바닥에 축 늘어진 채 의식을 잃은 듯 동공을 뒤짚었다.


------


공중 범선 굽어가는 메부리코 ??F.

진흑.

"아오, 이 시커먼 공간은 어디가 끝이지?"

정혁은 팔을 휘적거리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공간을 감각적으로 이동했다.

이미 이즈웰을 학살관에 놔두고 벗어난 지 10분이 넘게 지났음에도 이 망할 놈의 통로는 끝이 보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곧 느껴지는 이질적인 기운들.

정혁은 몸을 흠칫하며 감각을 곤두세웠다.

무언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사람은 아니다, 뭐지?'

정혁은 걸음을 멈추며 혹시나 있을 적습에 대비하며 계수를 모았다.


그리고 곧 다가오는 기이한 형체.

새하얀 빛을 뽐내고 있는 것이 지금 정혁이 서 있는 이 공간과는 전혀 맞지 않아 보였다.

몇 초 뒤, 정혁의 앞에서 멈춘 그 빛은 계수 결정의 흩날림처럼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확신했다.

"날 부르고 있는 건가?"


그 상대가 헬 파이브의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미끼를 물어주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그래, 최종장으로 가볼까?"

정혁은 날아온 하얀빛에 손을 대었다.

그러자 빛이 요동치며 정혁의 몸을 집어삼켰다.

푸른빛의 포탈과 똑같은 원리.

정혁은 그 빛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분이 느껴지며 정혁은 곧 어딘가에서 눈을 떴다.

시간 여행이라도 다녀온 듯 그의 몸은 가벼워져 있었고, 주위는 차가웠다.

정혁은 널브러져 있던 자신의 몸을 일으켰다.

"일어났나?"


리븐의 목소리가 들리며 곧 그의 모습이 보였다.

"너였냐, 나를 이곳으로 부른 게."

정혁은 몸에 묻은 먼지를 털며 리븐을 향해 미간을 찌푸렸다.

리븐은 공중에 떠 있는 옥좌에서 내려와 정혁의 앞에 섰다.

두 사람의 눈싸움이 시작되며 곧 리븐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제안을 하나 해도 될까?"

"제안이라고?"

뜻밖의 물음에 정혁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또 무슨 작정을 벌이려고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의도가 마냥 좋은 것이 아니라는 건 알 수 있었다.

"그래, 한번 들어보는 게 좋을 거다. 내가 장담하지."

"뭐지?"


리븐이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헬 파이브의 단원이 되라."

역시나 개소리였네.

어이없는 발언에 정혁은 기가 찬듯 코웃음을 쳤다.

"갑자기 이제와서 헬 파이브의 단원이 되라고? 무슨 바람이 들어서 그런 거지?"


"네놈은 나의 유능한 부하들을 손수 죽일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힘을 가졌다, 그걸 인정하지 않는 것은 부정이라고 밖에 볼 수 없지."

"그런데?"

리븐이 정혁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넌 모르겠지만 나는 보인다, 네 안에 공존하는 선과 악의 뒤섞임이. 그렇다면 그 힘을 우리 지안 가문을 위해 쓸 수 있겠나?"


정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만약 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지금 범선에 잡혀 있는 네 동료들과 윤 설은 풀어주지."

그것 자체는 솔깃한 제안이었다.

그러나 뒤가 구린 것은 여전했지만.

"보증이 없잖아, 보증이."

정혁이 말하자 리븐이 눈알을 위로 올리며 생각했다.


"보증? 보증이라......"

그는 눈을 감고 생각하더니 곧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했다.

"지금 당장 윤 설에게 장착된 사이보그 프로그램을 해제한다면 믿겠나?"

정혁이 눈을 부릅 떴다.

"그게 가능하긴 한건가?"


"물론이지, 애초에 사이보그 프로그램의 코어 자체는 우리 헬 파이브가 개발한 거니까. 장착할 수 있다면 해제도 가능한 것이 정법 아니겠나?"

정혁은 그 말을 듣고는 심각하게 고민하는 듯했다.

"어떤가, 선택은 네 몫이다."

리븐이 진중한 목소리로 말하자 정혁의 마음가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럴게 몇 분이 지났을까.

리븐은 정혁의 결정을 묵묵히 기다려주었다.

"정말 지금 당장 설이 누나에게 걸려있는 프로그램을 제거해준다고?"

"약속은 꼭 지키겠다."

정혁은 머리를 긁적이며 비장한 얼굴로 말했다.

"하아."


- 그래, 제안을 따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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