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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트 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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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연재수 :
1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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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55,407

작성
23.12.2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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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169)

DUMMY

Episode 168 - 최종장 14



무너지는 공중 범선의 내부.

윤 설은 기울어지는 범체에서 몸을 지탱하기 위해 벽에 손을 집었다.

쿠구구구구구구구-!

기괴한 소리와 함께 폭음이 들려오자 그녀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안 돼, 안 그래도 어디가 어딘지 모르는데 이렇게 되면 움직이기도 힘들......!"


콰과과과과광-!

흔들림 때문에 제대로 발을 떼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어쩌지? 이러면 여기서 빠져나갈 수가 없어.'

추락의 속도가 온 몸으로 느껴졌다.

윤 설은 이마에 손을 얹으며 갈라지는 바닥을 응시했다.

'여기도 얼마 안 남았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힘겹게 발을 앞으로 빼며 조금씩 전진하는 윤 설.

그러나 지금 그녀가 있는 위치는 본인 스스로도 알 수가 없었다.

윤 설은 천장으로 고개를 올리며 방법을 갈구했다.

"위를 뚫어볼까?"

윤 설은 체내의 계수를 있는대로 융합시켜 계수포를 발사했다.

파아아아앙-!


천장이 그대로 폭발과 함께 뚫렸다.

그리고 두 다리에 계수를 밀어넣어 힘을 주며 뛰어올랐다.

천장과 바닥의 간격이 멀었기에 다음 층에 머리를 박지 않고도 손쉽게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눈앞에 막혀버린 길이 보였다.

"젠장, 하필 이럴 때에!"


사실 막힌 벽을 뚫는 것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혹여나 잘못 건드려 이 천장 자체가 무너지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윤 설은 다시 한 번 계수를 모아 충격파를 만들어 막힌 벽을 뚫었다.

콰아아아아앙-!

다행히도 천장이 무너지거나 하는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 것.

그녀는 누군가가 기다리는지도 모르는 곳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


콰과과과광-!

범체의 부품들이 하나 둘 씩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미 백조 원정대들과 멀어진 지 1분이 넘었다.

이제 남은 시간은 고작 1분.

사실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정혁은 무리하게 다시 범선으로 들어왔던 것이었다.


애초에 이곳으로 온 진짜 목적은 윤 설의 구출이었으니까.

그 구출을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모두가 살아 돌아간다해도 작전 자체는 실패라 볼 수 있었다.

정혁은 하체에 힘을 주며 있는 힘껏 윤 설을 불러보았다.

"설이 누나, 어딨어?!!!!"

그러나 붕괴되는 부품들의 소음에 가려 제대로 들릴지 의문이었다.


결국 방법은 위험을 무릅 쓰고 안으로 파고드는 것 뿐.

다행히도 범선의 꽤나 많은 부분이 손상되었기에 그렇게 많은 곳을 돌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물론 그것도 시간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바닥으로 떨어지는 부품들을 이리저리 피하며 정혁은 안을 향해 들어갔다.

"누나!!! 있으면 대답해!!!"


혹여나 극단적으로 이미 붕괴된 범체에 있다가 대지로 떨어지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 돼, 그것만은!!'

콰지지지지지직-!

바로 앞의 바닥이 반으로 쪼개지며 그대로 정혁이 위치한 범체가 대지로 빠르게 추락하기 시작했다.


"이런!!"

공중의 모습이 보이자 정혁은 재빠르게 발을 떼며 탈출했다.

빠른 속도로 낙하하는 다른 범체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였다.

이제 남은 시간은 고작 30초 가량.

이제는 거의 늦었다 볼 수 있었다.

윤 설을 찾는다 하더라도 원정대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 때, 저 멀리서 희미하게 목소리가 들렸다.

범체가 붕괴되는 소음 사이에 끼여있는 여성의 목소리.

"꺄아아아아악!!"

틀림 없이 윤 설이었다.

정혁은 눈을 부릅 뜨며 그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빠르게 발을 떼었다.


전속력으로 달렸다.

눈앞의 장애물을 반사신경으로 모조리 피하며 오로지 윤 설을 구하기 위해 갖가지 상처도 마다했다.

미처 피하지 못한 부품들의 조각이 떨어져 그의 몸에 찰과상을 냈다.

혈흔이 뚝뚝 바닥으로 떨어졌지만 그는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했다.


이제 드디어 진짜 윤 설을 만날 수 있을 테니까.

'누나......, 누나......!'

이윽고 저 멀리서 윤 설의 모습이 보였다.

정혁은 감격에 차 눈물을 글썽거리며 소리쳤다.

"설이 누나!!!!!!"

그 말에 곧장 반응한 듯 윤 설이 고개를 돌려 달려오는 정혁을 응시했다.


정말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는 듯한 오묘한 표정.

그녀는 아랫 입술을 깨물다가 눈물을 흘린 채 달려왔다.

무너지는 공중 범선에서 둘은 다시 재회했다.

곧장 거리가 가까워지자 윤 설이 뛰어들어 정혁의 품에 안겼다.

무게를 견디지 못한 정혁의 몸이 그대로 뒤로 꼬꾸라졌다.

"어, 어......?!"

쿠당탕-!!


윤 설은 정혁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채 흐느꼈다.

정혁은 말없이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10년 만에 재회한 연인이라도 되는 듯 두 사람은 그렇게 몇 초 동안 가만히 있었다.

"왜, 왜 이렇게......!"

"으, 응?"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윤 설은 정혁의 멱을 잡고서 흔들었다.

정말이지 지금까지의 그 고통들이 싸그리 내려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미안, 미안해......, 내가 너무 늦어서......!"

두 사람이 재회의 기쁨을 나눈지 얼마 되지도 않았을 때.

쿠구구구구구구-!

천장의 붕괴가 느껴졌다.


"누, 누나! 이럴 때가 아니야, 지금 빨리 이곳에서 달아나야 해!"

그 말에 정신을 차린 윤 설이 울음을 멈추고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 그래야겠어! 어서 빨리......!"

콰과과과과광-!

"으, 으아아악!!"

심각하게 흔들리는 범선에 의해 두 사람이 다시 멀어졌다.


순식간에 기울어진 통로 때문에 정혁이 미끄러져 내려갔다.

"저, 정혁아!!!"

윤 설이 급히 내려가려 했지만 이미 범선이 90도로 기울어진 뒤였다.

그녀는 벽의 줄을 잡아 다행히 미끄러지지 않았지만 정혁의 형체는 보이지 않았다.


"최정혁!!!!!"

윤 설의 외침에도 정혁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남은 제한 시간 0초.

그 순간.

샤라라라라라락-!

그녀의 주위에서 떠도는 노란빛의 계수가 전신을 감싸기 시작했다.

"어, 이게 뭐지.....?"


심장의 두근거림이 느껴졌다.

알 수 없는 힘이 몸을 감싸며 곧 윤 설의 형체가 사라졌다.


------


1분 전.

무너지는 공중 범선.

진흑의 끝.

원정대들은 각자 잡을거리들을 손으로 지탱한 채 정혁과 윤 설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남은 시간은 1분.


과연 제시간안에 두 사람이 도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화람은 손에 쥐고 있는 텔레포트 아이템을 꽉 쥐며 안절부절했다.

"제발, 이제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단 말이야!"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다른 이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진명은 심각한 표정으로 화람에게 말했다.


"지, 지휘부대장님! 저희......"

"싫어!!!"

화람은 말을 다 듣지도 않은 채 소리쳤다.

그녀는 진명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

"어떻게 버리고 가, 그 아이를!! 우리를 살리려고 그렇게 노력했는데!! 어떻게 버리고 가자는 이야기를 하려 할 수가 있어?!"


화람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러나 진명은 당황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제 말은 최정혁 군이 돌아올 때까지 저희는 계속 남아있겠다는 말인데......!"

"아!!"

화람의 얼굴이 붉어지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미, 미안해! 나는 그냥 우리끼리라도 돌아가자는 줄 알고!"


진명과 하나, 민호, 이즈웰은 죽음이라도 각오한 듯 굳은 마음가짐을 보여주었다.

정혁을 알게 된 지는 고작 몇 달에 불과했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그에게 많은 신뢰를 받았다는 것을 아는 대목이었다.

화람은 두려움을 억누르며 심호흡을 했다.

"후우, 그럼 결정된 거다?!!"


콰과과과과과광-!!

범체가 이제 완전히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남은 시간은 이제 10초 남짓.

2분 안에 윤 설을 찾아 돌아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에 실패할 거라는 짐작은 하고 있었다.

화람은 손에 쥐고 있는 텔레포트 아이템을 응시하다가 눈을 질끈 감으며 주머니 안에 넣었다.


"에라이, 모르겠다!!!"

이제는 거의 자포자기 상태였다.

결심을 한 이상 지켜야 하는 법.

그것이 정혁에게 보이는 최소한의 예의였다.

3초......, 2초......, 1초......, 0.

이제 제한 시간이 지나고 범선이 거의 추락 지점에 다다랐다.

'아, 끝이구나.'


모든 것이 끝나기 일보 직전.

화람과 원정대들은 눈을 감았다.

그 때.

샤라라라라라락-!

그들의 몸을 감싸는 노란빛의 계수 결정들이 나타났다.

"어, 어? 이게 뭐야?!"

그러나 그녀는 곧장 그 힘이 누구의 것인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 제인 이 깜찍한 년......!"

제인 파스티비아의 계수였다.

이윽고 화람과 원정대들, 윤 설과 정혁의 형체가 범선에서 사라졌다.


범선의 추락은 멈추지 않았다.

대지에 닿을 때까지 계속 일정된 속도를 유지하며 추락하기 바빴다.

500미터, 400미터, 300미터, 200미터......

그리고 대지에 닿은 굽어가는 메부리코가 폭발했다.

콰과과과과과광-!!!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황야에 붉은 빛이 번쩍하더니 퀘퀘한 연기가 공중으로 치솟았다.

그렇게 헬 파이브 군단의 범선이 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


두 번째 지구 - 아펠리온.

지안 가의 성역 - 혼테일.

"그래서......"

지안이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홍차를 홀짝거렸다.

그녀의 앞에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제페토가 있었다.

"하고 싶은 말이 뭐지?"


제페토는 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

"성서 루난을 이제 읽으실 때가 되지 않으셨나 싶어서 전해드리는 바입니다."

지안은 아무런 말 없이 두 눈을 가늘게 떴다.

헬 파이브가 손수 인간들의 손에서 되찾아온 성서 루난.

그 힘을 제대로 발현시키기 위해서는 루난의 모든 것을 읽는 것이 필요했다.


제페토가 제안하고 있는 것은 루난의 힘을 끌어내라는 부탁.

아니, 조언이었다.

감히 레블 지안에게.

지안은 홍차를 다시 테이블 위로 올려놓으며 제페토를 향해 입꼬리를 올렸다.

"흠, 루난을 읽어라는 뜻이었군. 그래야 우리 찬성파들의 전력이 더 올라가게 되니까?"


그 말이 정답이라는 듯 제페토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렇습니다. 그렇게 해야 반대파들에 대한 저희의 전력 과시가 높아지지 않습니까?"

사실 그의 발언은 맞는 말이었다.

대립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본인들의 힘을 더욱 과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지안은 그 말에 기분이 상했다.


지안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을 이었다.

"그대는......."

그 순간.

두근-!

지안의 심장이 급격히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마를 집으며 상황을 파악했다.

충격적인 듯 레블 지안은 잠시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제페토는 곧장 일어나 지안에게 다가가려 했다.

"가, 가주님! 괜찮으십니......, 윽!!!"

무한 감옥이 다시 생성되며 제페토의 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지안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헤, 헬 파이브가......"


-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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