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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트 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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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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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5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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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30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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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븐(4)

DUMMY

Episode 175 - 마사탄교



두 번째 지구 - 아펠리온.

천상과 마계의 공중 도시 - 헬븐.

거대한 성.

아니, 성이 아니라 꼭 교회 같은 모습이었다.

거꾸로 매달린 십자가가 이 교회를 숭배하는 이들의 종교 신념을 보여주는 듯했다.


마사탄교.

몇십 년 전, 이 세계를 휩쓸고 지나간 대전쟁의 원인 중 하나인 거대한 악의 집단이었다.

광적으로 악마에 집착하는 사이비 집단.

그 중에서도 그 마사탄교를 이끄는 여섯의 현자가 있었으니.

사람들은 그들을 광기에 짓밟힌 현자들이라 불렀다.


"아름다워, 너무나도."

하멜이 높게 세워진 건물 끝부분에 위치한 뒤집힌 십자가를 보며 말했다.

세상과 단절되어 봉인된 시간이 어언 몇십 년.

그 시간을 지나 다시 돌아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었는데 이렇게 다시 보다니 감격에 젖었다.


"뭐가 그리 놀란 거야?"

한 쪽 눈에 안대를 낀 남성이 다가왔다.

마사탄교, 광기의 5현자.

디아베르테.

그는 하멜과 똑같이 높게 뻗은 교회를 바라보며 말했다.

"알고 있었잖아, 우리가 돌아올 것은."

"넌 알고 있었냐? 나는 전혀 몰랐는데."


하멜이 태연하게 말하자 디아베르테가 고개를 저었다.

"교주는 어디 갔대?"

디아베르테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 지금까지 봉인되어 있어 힘을 많이 빼앗긴 모양이던데? 그래서 저 외곽 쪽으로 나가서 사냥 좀 하고 온대."

"그 양반은 봉인이 풀리고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바쁘구만."


"교주 성격이 원래 그렇잖아, 위기에 대한 대비는 언제든지 해야 한다는 주의니까 우리가 맞춰야지."

디아베르테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하멜이 주위의 풍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참 많이도 변했네, 안 그러냐?"

"변할 수밖에 없지, 그 일이 있고도 엄청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디아베르테는 교회의 안으로 발을 옮겼다.

하멜이 외쳤다.

"어이, 아까 교주가 사냥 떠나면서 우리도 오고 싶으면 오라 했는데 안 가냐?"

디아베르테가 헛웃음을 뱉으며 말했다.

"지금은 딱히, 그냥 쉬고 싶다."


그는 손을 흔들며 안으로 사라졌다.

하멜은 어깨를 으쓱하며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


헬븐 외곽.

떨어지는 날개.

후두두두둑-!

바닥에 널브러진 뼈.

알케디는 그 뼈들을 짓밟으며 걸었다.

"으, 으아아아아악!! 오지 마!!"


공포에 질린 채 알케디에게서 멀어지려 하는 뿔이 달린 남자.

아니, 괴수에 가까운 모습이니 악마라고나 할까.

"허허, 왜 그러실까? 아까는 자신의 영역에 들어왔다고 죽일 듯이 달려들더니."

알케디는 악마의 뿔을 잡아 그대로 뽑아 버렸다.

콰드드득-!


끔찍한 소리와 함께 그대로 뿌리 채 뽑힌 뿔.

악마는 얼굴을 손에 파묻은 채 비명을 질렀다.

"끄, 끄아아아아아아악!!!!!"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그는 알케디에게서 멀어지려 달아났다.

"으, 으아아아아아악! 살려줘!!"

콰드드드득-!


그 순간, 검은 암계가 나타나 악마의 몸을 정지시켰다.

압박감이 몰려왔다.

"이, 이게 뭐야?! 모, 몸이 안 움직여!!"

그대로 동작이 멈춘 악마가 공중에 떴다.

"어딜 도망가려고 그러나, 아직은 우리가 할 이야기들이 있을 텐데."


"이, 이 놈이......!"

악마는 몹시 분한 표정으로 알케디를 내려다보았다.

열이 받고 화가 났지만 지금의 힘으로는 절대 알케디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은 본인 스스로가 제일 잘 알고 있었다.

알케디는 눈을 가늘게 뜨며 악마에게 물었다.

"이제야 대화가 좀 통할 것 같군, 두 번 얘기하지 않겠다. 신의 사자는 어디에 있나?"


"시, 신의 사자? 신의 사자라면 그 놈을 말하는 건가?"

알케디는 굽은 손가락을 더 굽혔다.

그러자 악마의 몸에서 우드득 소리가 연신 끊이지 않았다.

우드드드득-!

"끄, 끄아아아아아악!!"

알케디는 이마에 손을 얹으며 골치 아프다는 표정을 지었다.


"두 번 말하지는 않는다고 했을 텐데."

'이, 이 사이코패스가!!'

악마는 반항하듯 아랫 입술을 깨물다가 고통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그, 그 놈은 지금 여기 없다!!"

의외의 대답에 알케디의 동공이 커졌다.

"없다고? 그럴 리는 없을 텐데, 만약 거짓말이라면 지금 당장 숨통을 끊어주지."


"거, 거짓말이 아니야! 정말이다!! 지금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그는 정말로 이곳에 없어."

알케디가 악마의 눈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흠, 뭐 자칫 잘못 대답하면 죽을 것이 분명한데 나에게 거짓을 말하지는 않겠지."

그는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어째서 이곳에 없다는 거지?"

"지금 아펠리온이 처한 상황 때문이다!"

"상황이라고?"

뭔가 본인이 모르는 정보같은 게 있는 듯했다.

알케디는 솔깃해하며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어디 한 번 자세히 이야기를 해주겠나?"

"그, 그 전에 약속 하나만 부탁하겠다. 이야기를 다 전해준다면 나를 살려줘!!"

알케디는 생각에 잠기다가 손에 축적된 암계를 소멸시켰다.

악마의 육체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끄, 끄으으으으윽......"


놈은 몸을 웅크린 채로 찾아온 고통에 몸부림쳤다.

"자,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풀어주었다. 그러니 어서 말해."

"며, 몇십 년 전에 있던 대전쟁 이후 아펠리온의 정서에 엄청난 혼동이 생겼다."

알케디가 미간을 찌푸렸다.

"정서에 혼동이 생기다니?"


"말 그대로다, 질서는 어지럽혀지고, 귀족 가문들끼리의 기싸움은 날이 지날 수록 심해졌지. 그렇게 몇 년이 지난 후, 결국 행성의 번영을 위해 엄청난 계획이 짜여졌지."

"계획이라면 뭐냐?"

"다른 행성을 침략해서 자원과 노예들을 충족시켜 우리 행성을 평화롭게 만들어 나가는 거지."


알케디는 그 말을 듣고는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세계의 질서를 지키는 귀족 가문에서 그런 결정을 내리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대충 예상했다는 듯 알케디의 얼굴이 금새 원래대로 돌아왔다.

"예전부터 그런 조짐을 보이던 놈들이 몇 있었는데 결국 이런 사단을 내는군."


악마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뼈가 부러진 고통을 그대로 느끼고 있을 텐데 어떻게 일어났는지는 의문이지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가문의 가주들이 다 동의하지는 않았을 텐데."


"그래, 맞아. 그 계획을 반대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래서 파벌이 나뉘게 되었지. 번영을 위해서라면 우리의 이익만을 취해야 한다는 찬성파와 도덕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침략을 반대한 반대파."

알케디가 악마의 목을 부여잡았다.

"커, 커헉!!"

"다른 건 다 상관 없다, 우리를 봉인시킨 그 자식이 어느 파벌에 속해있는지만 말해라!"


악마는 알케디의 눈빛을 응시했다.

광기에 가득 차 복수에 눈이 먼 눈빛이었다.

그저 몇십 년 전, 자신들을 봉인시켰던 놈을 죽일 수만 있다면 어느 파벌이든 괜찮다는 건가?

"바, 반대파에 속해 있다."

알케디는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 예상은 했지만 역시 그랬군. 반대파라는 말이지?"

"헤, 헤헤! 이 정도 정보라면 갓 깨어난 너에게는 최적일 테지? 그러니 이제 나를 살려......!"

우드드득-!

알케디는 그대로 부여잡은 목을 비틀었다.

그리고는 금발의 남자에게 그랬던 것처럼 악마의 힘을 그대로 흡수했다.


촤아아아아악-!

손을 타고 그대로 전신으로 퍼지는 거대한 힘이 느껴졌다.

알케디는 붉게 충혈된 눈을 부릅 뜨며 그 남자를 떠올렸다.

자신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패배의 굴욕을 전해준 남자.

빌렉빅토르 윌.

"그래, 윌. 네놈이 반대 파벌에 있을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정말 그럴 줄이야."


그는 뼈밖에 남자 않은 악마의 목을 놓았다.

그대로 바닥에 떨어져 바스라진 뼈 조각들이 널브러졌다.

"위선적이고도 비열한 인간, 세상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너를 꼭 죽여주겠다! 기다려라, 빌렉빅토르 윌."

"교주."


알케디가 등을 돌리자 초토화된 주변을 바라보는 하멜이 다가와 있었다.

"이야, 완전 난장판이 따로 없네. 이거 전부 다 교주가 한 거야?"

수천 구의 뼛가루만이 대지를 뒤덮고 있는 모습이 아주 가관이었다.

하멜의 물음에 알케디가 머리를 쓸어넘기며 말했다.

"아, 내가 했다. 그 놈을 찾으러 가야하기에는 아직 가진 힘이 너무 부족해."


"그래서 어때, 뭐 새로 알아낸 거라도 있어?"

"있지, 너는 나를 따라와라."

알케디가 외곽의 끝자락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딜 가는데?"

"지안 가문의 성역, 혼테일로 간다."


------


백조전대 트레이닝 룸.

노란색의 타일이 뒤덮고 있는 방.

처음 정혁과 윤 설이 민윤찬과 발현 테스트를 진행했던 곳이었다.

"오랜만이네, 이곳은."

정혁은 허리와 목을 돌리며 스트레칭을 했다.

"어때, 지금 컨디션은 괜찮아?"


제인의 물음에 정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몸의 뻐근함도 전혀 없고, 그렇다고 잠을 잘못 자서 어지러움 증상도 없으니까 컨디션은 최상이라고 봐야지."

"좋아, 그럼 네가 이뤄냈다는 그 초월의 단계를 좀 보여줘."

정혁이 관자 쪽을 긁적였다.

"어, 미안한데 그건 좀 곤란할 거 같은데."


"어째서?"

"그 경지는 나도 내 스스로가 어떻게 꺼냈는지 모르니까."

초월이라는 새로운 단계.

이때까지의 각성 단계는 모두 정혁 스스로가 이뤄낸 성과였지만 초월의 경우에는 조금 달랐다.

내면 세계에서 만났던 그 남자와 제인의 도움이 어우러졌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그렇다면 포스 임펠트도, 내면 세계의 남자도 존재하지 않는 이곳에서 새로운 힘을 끌어내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 그럼 어쩔 수 없지."

제인이 한숨을 내쉬었다.

정혁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미안해, 나도 초월이라는 단계를 너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은데 상황이......"


"잘 버텨봐."

"으, 응?"

파아아아아아앙-!!

"이, 이런 미친!!!"

그의 눈앞에 거대한 보라색의 계수포가 날아왔다.

정혁은 옆으로 몸을 굴려 제인의 공격을 피했다.

콰과과과광-!!


위력이 어마어마했다.

몇 번 더 벽에 처박힌다면 그대로 이 룸이 무너질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혁은 구른 몸을 이끌고 일어났다.

"뭐야, 왜 갑자기 공격해?! 말이라도 해주던가, 갑자기 기습하면......!"

"잘 한 번 끌어내 봐, 네가 겪었던 그 힘."


"하, 해보긴 할텐데 실패할 가능성이 더 높긴 ㅎ......!"

슈우우우우우욱-!

말할 틈도 없이 날아오는 제인의 공격.

"야, 제정신이야?! 네가 힘조절을 조금만 잘못해도 여기가 다 무너진다고!"

"걱정하지 마, 조절은 내가 알아서 잘 할 수 있으니까. 너는 네 힘을 끌어내는 것만 신경 써!"


'그렇다면 일단......!'

정혁의 이머젼시 토탈 단계가 각성되었다.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인 단계를 억지로 끌어내야 하다니.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이 들지만 할 수밖에 없었다.

안 그러면 저 고집불통한테 얻어 터질 것 같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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