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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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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02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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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븐(6)

DUMMY

Episode 177 - 푸른 머리의 여성



"커어어어어, 크흠. 커어어어어어, 크흠."

정혁이 트레이닝 룸의 바닥에 그대로 쓰러져 잠을 청했다.

제인은 그런 정혁을 바라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참 나, 이상한 녀석이야. 이런 곳에서 잠이나 들고."


혹여나 또 윌이 내면 세계로 정혁을 끌고 간 것은 아닐까 궁금했지만 그것은 나중에 차차 물어보면 해결될 일.

지금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그가 이뤄낸 성과였다.

참으로 대단했다.

발현자가 된지 고작 몇 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이 정도의 쾌거라니.


"정말 보면 볼수록 모르겠다니까."

제인은 정혁의 머리를 한 번 쓸어올렸다.

"응?"

무언가가 빛나는 것이 보였다.

제인은 노란빛의 색을 지닌 그 문양을 바라보았다.


필기체로 거칠게 쓴 알파벳 A의 문자였다.

"이건......"

알고 있었다.

천사 사자(使者)의 문양 - 앙겔로스(Angelos).

높은 잠재력을 지닌 이들 중에서도 극히 소수에게만 발현된다는 천사의 문양이었다.


제인의 동공이 흔들렸다.

문양이 이마에 나타났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컸다.

앙겔로스는 시간이 지나 밝은 힘으로 역사를 바꾼다거나.

많은 이들에게 밝은 기운을 준다는 등, 여러 설이 나돌아 다녔으니까.


앙겔로스는 그 행위를 무조건적으로 행하는 이에게서만 발현되는 선의 문양이었다.

'그렇다면 이 아이가, 천사의 후계자 중 한 명이라고?'

새파랗게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후계자로 거론되다니.

그러나 마냥 그것이 좋은 신호는 아니었다.


문양의 발현으로 기대감을 품었던 이들이 그 후를 견디지 못하고 코마 상태에 빠진 사례도 존재하니까.

앙겔로스의 문양은 독이 든 성배와도 비슷했다.

제인은 머리를 다시 쓸어내리며 정혁의 이마에 난 문양을 가려주었다.


그러나, 문양을 가리던 가리지 않던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어차피 일정 이상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 문양 자체를 볼 수 없을 테니까.

물론 그것은 최정혁 본인 또한 마찬가지지만.

누군가 트레이닝 룸의 문을 두드렸다.


쾅- 쾅- 쾅-.

무식하게 두드리는 소리가 제인의 귀에 울려퍼졌다.

"들어와."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문이 벌컥 열리며 윤 설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 최정혁 있습니까?!"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정혁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제인과 잠을 청하고 있는 정혁.

윤 설의 눈이 뒤집혀졌다.

속에서 무언가가 치솟아 올라왔지만 그녀는 꾹 참으며 다가갔다.

"아, 여기 있었네요? 그런데 뭐하고 있어요?"


제인은 바로 알 수 있었다.

화났네, 이 년.

그녀는 태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윤 설을 응시했다.

"별 거 아니야, 그냥 전투 중에 새로운 각성을 깨우쳤다길래 궁금해서 한 번 확인해본 거야."


"아, 그.러.십.니.까? 그럼 자리를 비켜드려야죠."

윤 설이 어깨가 축 늘어지는 것이 보이자 제인이 하는 수 없이 일어섰다.

"에고, 나는 이제 상태를 확인했으니까 볼일은 끝났어. 정 하고 싶다면 네가 옆에 있어주던가."


"아, 네, 넵."

금새 밝아지는 윤 설의 얼굴을 보며 제인이 피식 웃어 댔다.

'짜식, 좋아하기는.'

제인은 하품을 하는 척 입을 크게 벌리며 트레이닝 룸을 나섰다.

"하아암! 나는 가서 자야겠다, 그럼 좋은 시간 보내!"

철컥.


룸의 문이 닫히고 정적이 맴돌았다.

아니, 최정혁의 코 고는 소리는 들렸으니 정적은 아니려나.

"커어어어어, 크흡. 커어어어어, 크흡."

그 장면은 빤히 쳐다본 윤 설이 미소를 지었다.

"풉, 세상 모르고 자고 있냐?"


윤 설이 정혁의 머리를 쓸어넘겼다.

제인이 했던 것과 똑같이.

그러나 그녀의 눈에는 제인이 보았던 앙겔로스의 문양이 보이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 깨끗하게 낙서를 지워버린 듯 아무런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다.


윤 설은 제인과 정혁의 모습을 상상 아니, 망상했다.

제인이 자고 있는 정혁을 정성스레 보살피는 것 같은 장면이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그러자 갑자기 화가 난 듯 윤 설이 정혁의 이마를 빡 쳤다.

갑자기 놀란 정혁이 잠에서 깨며 소리쳤다.


"으, 으으읍!! 뭐, 뭐야?!"

그는 흐릿한 초점에 분노로 가득 채워진 윤 설의 얼굴이 보였다.

"에잇, 나쁜 놈! 나쁜 놈!!"

갑자기 자고 있다가 손찌검이 들어오는 정혁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아, 아니! 왜 자는 사람을 때리는 건데?!"


"에이, 몰라! 그냥 맞아라, 하하하!!"

즐거워진 윤 설이 정혁의 등을 계속 두드렸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계속되는 지옥같은 하루에 죽어버릴 것만 같았는데.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감격에 겨웠다.


고마웠다.

며칠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지옥에서 구해준 정혁에게.

고마웠다.

정혁과 함께 본인의 구출을 도와준 모든 이들에게.

평생 갚지 못할 은혜를 졌다는 게 이런 기분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다시 돌아오니까 좋아?"

"당연하지, 그걸 말이라고 하니?"

정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뿌듯했다.

다시 볼 수 없을 줄 알았던 그녀가 돌아와 이렇게 장난을 치고 있다니.


정혁이 윤 설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으이구, 그러게 왜 그 때 나서서......"

윤 설의 몸이 움찔거렸다.

그녀는 동공을 키우며 얼굴을 홍조빛으로 달궜다.

그러고는 부끄러운 듯 정혁의 복부를 가격했다.


빡-!

충격이 그대로 전해졌다.

정혁은 눈이 뒤집힌 채 복부를 잡으며 쓰러졌다.

"으윽, 왜, 왜 자꾸 때려......"

"맞을 짓을 했으니까 때리지."

윤 설은 트레이닝 룸의 주변을 둘러보았다.


제인과 정혁이 얼마나 격렬하게 전투를 치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광경이었다.

타일들이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천장과 함께 벽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윤 설은 그런 모습을 응시하다가 정혁에게 물었다.

"많이 강해졌어?"


"응? 아, 뭐......, 어느 정도는?"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윤 설은 그의 채내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예전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정도로 계수의 양이 압도적이었다.

"어느 정도의 수준이 아닌 것 같은데?"


"아, 아니야. 그렇게 말할 정도는......"

윤 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나랑 한 번 붙어."

"에, 에?"

갑작스러운 제안에 정혁이 미간을 좁혔다.

윤 설은 목을 돌리며 몸을 풀었다.


"뭐하고 있어, 어서 일어나. 한 번 해보자니까?"

"아, 가능은 한데."

정혁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몸을 털었다.

"어느 정도까지 해줄까?"

그가 그렇게 말한다는 것은 정말 강해졌다는 뜻일 것이다.


"전력으로 해봐, 근데 처음부터 너무 강하게 하지는 말고 천천히 단계를 높이는 식으로."

"오케이, 알겠어."

어느 정도 가볍게 몸을 푼 뒤에 두 사람은 각자 멀리 떨어져 전투 준비를 마쳤다.

"준비는 됐어?"

정혁이 묻자 윤 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됐어. 빨리 시작하자."

긴장되고도 설레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강해진 최정혁과 전투를 벌이다니.

"오케이, 시작한다?"

정혁은 가볍게 손에 계수를 응집해 계수포를 발사했다.


파아아아아앙-!

밀도 높은 계수의 충격이 그대로 윤 설에게로 향했다.

그녀는 곧장 체내의 붉은 계수를 방출해 오라를 발산했다.

마치 의식이 있는 듯 움직이던 윤 설의 오라가 정혁의 계수포를 막아냈다.


붉은색의 스파크가 주변으로 퍼져나가며 정혁의 계수포가 그 자리에서 폭발했다.

'예전보다 더 강해진 것 같아, 그 짧은 시간에 이렇게나?'

어중간하게 상대한다면 안 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윤 설이 각성 단계를 이뤄냈다.

광전사의 각성.


그리고 손에서 발현된 조커(Joker).

더욱 악랄해보이고 더욱 광기에 절여진 모습이었다.

정혁은 그 모습을 보며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뭐야, 이렇게 빨리 그걸 사용한다고?"

"안 그러면 감당이 안 될 것 같아서 말이야."


그러나 윤 설과 다르게 정혁은 바로 이머젼시 토탈을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

오랜만에 붙어보는 상대이니 만큼 다시 한 번 그 힘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었으니까.

정혁은 몸의 계수를 그대로 폭발시켰다.


어중간하게 조절하여 각성이 되기 바로 전의 단계에 도달한 것이다.

정혁은 자신의 두 손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뭐야, 이렇게 쉽게 조절이 된다고? 원래였다면 내 맘대로 몸이 반응해서 바로 이머젼시 토탈 단계에 들어갔을 텐데."

이제는 자신의 힘마저 자유로이 컨트롤하는 수준에 달했다는 뜻이 된다.


본인 스스로가 만족할 정도로 정혁은 뿌듯한 마음을 가졌다.

'좋아, 이러면.'

윤 설이 조커를 이용해 트레이닝 룸의 바닥을 휩쓸었다.

콰과과과과과과-!!

'뭐야, 뭘 하는 거지?'


갑자기 바닥에 양날도끼로 난도질을 하는 행동이 의아했다.

뿌연 연기가 일렁이며 윤 설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건......?"

슈수수수수수숙-!

연기 속에서 붉은 계수포가 연속으로 쏘아졌다.

"엇?!"


파아아아아아앙-!

정혁은 몸을 날려 옆으로 계수포를 피한 다음 곧장 앞으로 돌진했다.

'근접전에 유리한 설이 누나지만 나도 어느 정도 성장했으니 붙어볼 만 하지 않을......'

콰과과과과-!

가로로 쏘아지는 조커의 참격이 나타나자 정혁은 곧장 돌진을 멈췄다.


정혁은 두 손에 계수를 모아 건틀렛 모양으로 압축시켰다.

'피하기에는 너무 늦었어.'

그는 타이밍을 정확하게 맞춰 두 손으로 조커의 참격을 잡아 위로 힘껏 힘을 주었다.

"으으으으으!!"

꽤나 힘겹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찌 저찌 성공은 시켰다.


천장으로 쏘아진 붉은 참격이 그대로 닿아 폭발했다.

윤 설이 뿌연 연기 속에서 등장했다.

그녀는 있는 힘껏 조커를 휘둘렀다.

콰앙- 캉- 카강-!

응축된 건틀렛으로 어느 정도 방어는 성공하고 있었지만 거센 맹공에 곧 당할 것만 같았다.


'역시 이걸로는 쉽지가 않은데?'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이머젼시 토탈을 사용해야 했다.

정혁의 몸에서 노란빛의 계수가 폭발하는 것이 느껴졌다.

윤 설이 이빨을 꽉 깨물었다.

'이제 나오는 구나, 그 힘이.'

이머젼시 토탈이 발동되며 트레이닝 룸에서 진동이 일어났다.


------


백조전대 A관 건물의 앞.

지이이이이잉-!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푸른빛이 생성되더니 포탈이 등장했다.

"아고, 뭐야? 이런 곳에 있었단 말이야?"

얼굴 왼쪽 눈을 가리는 스카우터와 기계적인 전투 복장을 착용하고 있는 여성이 등장했다.


그녀는 높게 뻗은 백조전대의 건물을 바라보며 감탄했다.

"와, 이런 곳에 있었단 말이야?"

건물 안에서 지휘대원들이 튀어나왔다.

두두두두두두두-.

여성은 푸른색의 긴생머리를 휘날리며 대원들을 응시했다.


"이야, 많이도 튀어나왔네."

지휘대원들 중 누군가가 외쳤다.

"누구냐, 정체를 밝혀라!!"

"흠."

여성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대원들을 향해 웃어보였다.

"야, 됐고......"


- 여기 제인 파스티비아라는 사람이 있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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