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Myom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트 포밍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연재수 :
182 회
조회수 :
11,804
추천수 :
301
글자수 :
955,407

작성
24.01.03 19:27
조회
9
추천
1
글자
11쪽

헬븐(7)

DUMMY

Episode 178 - 라펜베르크



"여기 제인 파스티비아라는 사람이 있냐?"

도민호가 지휘대원들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분명 방금 제인 파스티비아라고......'

민호의 눈에 푸른 머리의 여성이 들어왔다.

매력적인 눈매와 함께 새파란 머리가 포인트로 보이는 여성이었다.


여성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혀를 찼다.

"쩝, 내 말이 들리지 않았을 리는 없고."

고오오오오오오.

주변으로 퍼지는 푸른 오라가 모든 이들의 움직임을 정지시켰다.

"한 번 더 말해줘야 하나?"

기백이 장난이 아니었다.


감히 다가갈 수도 없을 정도로 강력한 계수의 압박.

지휘대원들 뿐만 아니라 도민호 본인도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이, 이게 사람한테서 발현되는 힘이 맞다고?'

예상 범주를 훌쩍 뛰어넘는 힘에 민호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헬 파이브? 아니, 그 이상이다.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힘.


민호는 아랫 입술을 꽉 깨물다가 말했다.

"다, 다들 절대로 움직이지 마라."

그러나, 어차피 이렇게 강력한 기백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는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여성은 머리를 쓸어넘겼다.


"한 번만 더 물을게, 제인 파스티비아라는 여자가 여기에 있어?"

민호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제, 제인 파스티비아라면......!"

그 때 A관의 건물 옥상에서 들리는 목소리.

"옵티머스!!!"

푸른 머리의 여성이 고개를 들어 목소리의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여성이 무언가를 바라보더니 활짝 미소를 지었다.

"제인!!!"

옥상에서 다리를 걸친 채 제인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뭐야, 여기에는 어쩐 일이야?!"

옵티머스라 불리는 그 여성 역시 제인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제인, 여기서 뭐해?!!!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그녀가 곧장 옥상에서 아래로 뛰어내렸다.

그 순간, 옵티머스의 기백이 잠잠해졌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며 식은땀이 흐르던 등이 젖어버렸다.

다른 대원들 중 심한 이들은 바닥에 손을 짚고는 숨을 고르고 있었다.

'어, 어마어마하다. 기백만으로 이런 게 가능하다니......'


민호가 푸른 머리의 여성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순진해보이는 얼굴에서 이 정도의 힘이 발현될 줄은 몰랐다는 표정.

그는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닦았다.

제인이 옵티머스의 등을 툭 치며 반가운 듯 입꼬리를 올렸다.

"야, 올거면 말이라도 하지! 그러면 마중이라도 나갔을 거 아니야!"


"아, 미안해! 위성이 가리키는 곳이 지구라는 게 믿을 수가 없어서 연락도 못하고 바로 왔어."

제인이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위성이라, 아직 저거 쓰는구나?"

"응, 그래도 꽤나 쓸만해서 말이야. 그나저나 너는 이런 곳에 무슨 일로......"


옵티머스가 널브러져 있는 지휘대원들과 민호를 바라보며 입을 막았다.

"어, 엇!! 죄, 죄송합니다! 제가 뭣도 모르고 괜한 짓을!!"

그녀는 정중하게 90도 인사를 건넸다.

민호는 어이가 없는지 입을 벌린 채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 아니, 다짜고짜 찾아와서 기백을 뿜어 놓고 이제 와서......"

그러나 그 깍듯한 모습에 마음이 누그러진 민호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하, 아닙니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니까, 그나저나 누구시죠?"

"아, 이 사람은."

제인이 옵티머스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라펜베르크 가문의 가주이자 내 오래된 절친 중 한 명인 옵티머스 라펜베르크야, 인사해."

제인의 소개에 옵티머스가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다시 한 번 인사드릴게요, 옵티머스 라펜베르크입니다."

민호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가주라면 제인 씨와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 어니야? 왜 이런 거물들이 초라한 전대에 자꾸 모여지는 거지?'

긴장감에 몸이 기이하게 떨렸다.

제인은 옵티머스의 등에 손을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긴장할 필요는 없어, 이 친구도 나랑 같은 반대파에 속해 있으니까."


당연한 말이었다.

만약 찬성파가 이곳에 들이닥친다면 제인 본인이 가만히 있을 리 없을 것이다.

옵티머스가 양손으로 민호를 가리키며 물었다.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성함을 좀 물어봐도 될까요?"

그제서야 민호는 눈을 번쩍 뜨며 고개를 숙였다.


"아, 인사가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저는 이곳 백조전대의 지휘관 직책을 맡고 있는 도민호라고 합니다."

"백조전대라 하면......"

옵티머스가 고개를 들어 높게 뻗은 세 개의 전대 건물을 쳐다보았다.

"이 멋진 건물들 말하는 거 맞죠? 한 눈에 보기에도 아름다운 그림들이 벽에 그려져 있네요."


"아, 칭찬 감사합니다."

민호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른 지휘대원들에게 들어가라는 손짓을 보냈다.

대원들이 하나 둘 씩 자리에서 일어나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옵티머스에게 물었다.


"혹시 이곳에 찾아오신 이유가 있을까요?"

"아, 별 건 아니고 성역에 가봤는데 이 친구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위성을 통해 확인해봤는데 위치가 이곳으로 잡혀서......"

위성이라면 우주 밖에 위치해 있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 그 먼 거리를 왔다고?'

대단한 사람이라는 게 바로 느껴졌다.

그래도 딱히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애초에 제인과 똑같은 반대파벌에 속한 사람이기도 하니까.

민호는 고민을 거듭하다가 손목에 찬 링을 보여주었다.


그리고는 버튼을 눌러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 소리가 이어지며 곧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다.

[ 그래, 무슨 일이야? ]

전대장인 하진명이었다.

"아, 전대장님. 다름이 아니라 지금 밖에......"


민호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제인과 옵티머스는 그가 하는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래서 말인데, 일단 이 분을 안으로 들여도 되겠습니까?"

[ 음, 알았네. 악의를 품고 다가오는 적도 아닌데 굳이 내쫓을 필요가 있을까? ]

"알겠습니다, 그럼 전대의 게스트 룸으로 모시겠습니다."


민호는 그렇게 말하고는 링의 수신을 끊었다.

민호가 전대의 건물을 가리키며 걸음을 옮겼다.

"일단 안으로 들어오시죠, 게스트 룸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시는 게 더 편하실 겁니다."

옵티머스가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좋아요."

세 사람은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


백조전대의 게스트 룸.

테이블 사이드에 놓여진 네 개의 좌석이 꽉 찼다.

옵티머스, 제인, 하진명, 도민호.

네 사람이 어색한 얼굴로 약간씩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아, 한 사람은 제외하고.


제인은 아무런 눈치도 보지 않은 채 테이블 위에 놓여진 달콤한 과자를 집어먹고 있었다.

"음, 이건 전부 새로운 맛인데? 지구에는 이런 과자들도 있구나."

그녀는 매우 만족스러운 듯 홍조를 달구며 과자를 음미했다.

제인이 옵티머스의 옆구리를 툭툭 건드렸다.


"옵티머스, 너도 먹어봐. 이거 꽤 맛있는데?"

그러나 옵티머스의 입맛은 단 것을 거부했다.

"아니야, 나는 그냥 이 녹차만 먹을게."

그녀는 들고 있는 찻잔을 입에 갖다 대며 따뜻한 음료를 목으로 넘겼다.


"후우, 이거 꽤 괜찮네요."

진명이 웃음을 지었다.

"하하, 입맛에 맞으시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같은 친구임에도 입맛이 극과 극으로 다른 것은 처음 봤다.

"일단."

옵티머스가 손에 든 찻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그녀는 갑자기 진지해진 얼굴을 들이밀며 사람들을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제인과 잘 지내주신 여러분들에게 먼저 감사의 인사를 전할게요."

그녀는 푸른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고개를 숙였다.


"아, 넵."

아까부터 너무 정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그게 나쁜 것은 아니니 상관은 없었다.

옵티머스가 제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놀리는 듯한 말투를 보였다.

"이 친구가 겉만 멀쩡하지, 사실은 완전 어린애예요. 그런데도 이렇게 편안하게 있다는 건 그만큼 여러분들이 친절하게 대해줬기 때문이겠죠."


제인이 빠직 거리는 이마 근육을 보이며 옵티머스에게 투덜거렸다.

"아니, 내가 언제 어린애처럼 굴었다는 거야? 누가 봐도 어른스러워 보이잖아."

아니, 전혀요.

옵티머스는 그런 제인의 말에 피식 웃었다.

"그래 알았어, 그렇다고 치자. 일단 너도 들어봐, 이제 중요한 이야기를 좀 해야 하니까."


그녀는 상체를 앞으로 빼며 진명과 민호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길게 이야기하지 않을게요, 지금부터 인간들은 이 전쟁에서 손을 떼고 멀리 달아나새요."

갑작스러운 요청에 민호와 진명은 당황한 듯 얼굴 표정을 구겼다.

"그, 손을 떼라는 게 무슨 말씀이신지?"


진명이 묻자 옵티머스가 말했다.

"말 그대로에요, 지금부터 일어나는 모든 전투들은 전부 저희 반대파 세력들에게 맡겨달라는 뜻이에요."

"어째서 그래야 하는 거죠?"

이 요청에는 의아한 부분이 많았기에 민호 역시도 적잖게 반항의 목소리를 내었다.


"이야기를 하자면 너무 기니까 짧게 설명할게요, 현자라는 집단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전혀 들어본 적 없다는 듯 두 사람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직 듣지는 못했나보네요, 그래도 뭐 문제될 건 없어요. 지금 들으면 되니까."

제인은 여전히 과자를 집어먹고 있었다.


그러나 현자라는 말에 약간 관심이 생긴 듯 그녀의 귀가 쫑긋 세워져 있었다.

"음, 어디부터 설명을 해야 할지는 모르겠는데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그들을 상대하기에는 당신들의 힘이 너무 약해요."

정말 단도직입적이었다.

하지만 물론 그녀 입장에서도 충분히 그들을 배려해준 말일 것이다.


"헬 파이브를 쓰러트렸다는 게 인간들이라는 소식은 알게 됐어요, 그 점은 매우 높게 삽니다. 아쨌든 그 집단 역시 아펠리온에서는 꽤나 악명 높은 학살 단체니까요."

"용케도 그 사실은 알아차렸네?"

제인이 끼어들었다.


"응, 내가 조종하고 있는 위성은 궤도를 변경해 헬 파이브의 범선까지는 체크할 수 있거든. 그런데 얼마 전에, 그 범선이 궤도 포인트에서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해서 조사를 좀 해봤지."

제인의 눈이 똘망똘망해졌다.

"역시 대단해."


제인의 칭찬에 옵티머스의 어깨가 올라갔다.

"크흠, 겨우 이 정도 가지고 뭘. 게다가 이건 내 특기잖아."

"그러니까 옵티머스 씨의 말은....."

민호가 존칭을 쓰며 말을 시작했다.

"저희들에게 지금부터 일어나는 사건에서 손을 완전히 떼라는 말씀이신가요? 위험하다는 이유로?"


옵티머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하게 이해하신 것 같네요."

너무 어이가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맞는 말이었다.

이제 스케일이 더욱 커진 전투가 계속될 텐데, 미약한 힘을 지니고 있는 그들이 다가올 전투를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진명이 입을 열려 할 때, 제인이 먼저 나서서 말했다.

"에이, 옵티머스. 그래도 그건 좀 아닌 것 같다."

순간 게스트 룸에 정적이 돌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라이트 포밍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 공지 +1 23.09.06 119 0 -
182 헬븐(10) 24.01.07 10 1 11쪽
181 헬븐(9) 24.01.05 8 1 11쪽
180 헬븐(8) 24.01.04 8 1 11쪽
» 헬븐(7) 24.01.03 10 1 11쪽
178 헬븐(6) 24.01.02 11 1 11쪽
177 헬븐(5) 23.12.31 13 1 11쪽
176 헬븐(4) 23.12.30 13 1 11쪽
175 헬븐(3) 23.12.30 12 1 11쪽
174 헬븐(2) 23.12.29 15 1 12쪽
173 헬븐(1) 23.12.29 15 1 12쪽
172 레퀴엠(172) 23.12.28 13 1 11쪽
171 레퀴엠(171) 23.12.27 16 1 11쪽
170 레퀴엠(170) 23.12.26 15 1 11쪽
169 레퀴엠(169) 23.12.25 13 1 12쪽
168 레퀴엠(168) 23.12.24 17 1 11쪽
167 레퀴엠(167) 23.12.23 18 1 11쪽
166 레퀴엠(166) 23.12.23 15 1 11쪽
165 레퀴엠(165) 23.12.22 16 1 12쪽
164 레퀴엠(164) 23.12.22 19 1 12쪽
163 레퀴엠(163) 23.12.21 18 1 12쪽
162 레퀴엠(162) 23.12.20 17 1 11쪽
161 레퀴엠(161) 23.12.19 22 1 12쪽
160 레퀴엠(160) 23.12.18 21 1 11쪽
159 레퀴엠(159) 23.12.17 19 1 12쪽
158 레퀴엠(158) 23.12.16 18 1 12쪽
157 레퀴엠(157) 23.12.15 18 1 12쪽
156 레퀴엠(156) 23.12.15 19 1 12쪽
155 레퀴엠(155) 23.12.14 18 1 12쪽
154 레퀴엠(154) 23.12.14 19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