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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트 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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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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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5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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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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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170)

DUMMY

Episode 169 - 최종장 15



"헬 파이브가 죽었어?"

그 말을 뱉으며 지안은 자리에 앉아 생각을 정리했다.

꽤나 심각한 듯한 얼굴빛이었다.

제페토 또한 헬 파이브의 패배에 충격을 담은 표정이었다.

'헬 파이브가 졌다고? 그 무력 단체가?'

절대 예상할 수 없던 일이 벌어지자 두 사람은 혼란에 빠졌다.


지안은 머리를 쓸어넘기며 미소를 지었다.

"찬성파들도 이 일에 분명 연관되어 있겠지."

확신에 가득찬 말이었다.

그녀의 몸에서 암계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구구구-!


제페토의 육신이 떨리고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무한 감옥 내부의 모든 것들이, 그리고 검은 오라마저도 레블 지안의 힘에 의해 움찔거렸다.

고작 기를 발산한 것 뿐인데도 이 정도의 압박감이라니, 믿기지가 않았다.


'이, 이게 가능하다고?'

그 제페토마저도 두려움에 떨리는 손을 움직이지도 못했다.

지안은 옥좌에서 일어나 검은 망토를 펄럭였다.

"그래,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 내가 직접 나설 수밖에.


------


백조전대 회의실.

"으아아아아아아!!!"

쿠당탕탕-!!

소음과 비명 소리가 한데 어울려 환장의 오케스트라를 이뤄냈다.

정적 가득한 회의실에서 푸른빛이 생성되더니 곧 백조 원정대들이 나타났다.


백화람, 하진명, 도민호, 조하나, 이즈웰, 최정혁, 윤 설.

모든 이들의 형체가 백조전대의 회의실로 떨어지자 제인과 로자리아가 반가움에 벌떡 일어섰다.

"왔다!!!"

화람은 진명의 몸을 옆으로 밀치며 숨을 헐떡였다.

"아오, 뭐야 이 무게는!! 옆으로 떨어져!!"


"제가 지휘부대장님 위에 있고 싶어서 있었던 게 아닙니다!"

"으으, 머리가 너무 아파.....!"

"저는 온 몸이 쑤셔요."

"그래도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입니다."

등등, 여러 사람들의 말이 한데 뒤섞여 시끌벅적한 소음이 들려왔다.


제인은 곧장 백화람에게 양팔을 벌리며 달려들었다.

"왔땅!!!"

그녀는 화람에게 활짝 웃으며 안겼다.

"으아아아아, 잠깐만! 나 뒤로 넘어져!!"

콰당-!

통증이 느껴지며 관절이 뒤틀리는 것 같은 통증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 느낌이 마냥 싫지만은 않았다.

제인은 화람의 뒷머리를 쓸어내리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에고, 고생했어."

화람은 두 눈을 감으며 제인의 등에 손을 얹었다.

제인에게 안겨있는 그 기분이 너무 포근했다.


30분 동안은 이러고 있어도 된다 싶을 정도로.

진명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툭툭 주물렀다.

"아이고, 지휘부대장님에게만 관심이 있으신가 보네요."

그 말에 제인이 벌떡 일어나 진명의 손을 잡고 거세게 흔들었다.

"에이, 무슨 소리야? 당연히 너희 모두를 걱정했지. 이렇게 다시 만나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어!"


우드득- 우드득-.

너무 격하게 흔들었던 탓인지 진명의 팔에서 우드득 소리가 연신 울려퍼졌다.

"아, 아아아! 너, 너무 아픕니다! 지, 진짜로!!"

그 외침에 제인이 뒷머리를 긁적였다.

"아, 미안! 나도 모르게 그만!"


이 정도면 거의 일부러 그러는 거나 마찬가지인데요.

로자리아 역시 생존한 모든 이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녀가 처음 대화를 걸었던 이는 당연하게도 이즈웰.

로자리아는 이즈웰의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깨어났나 보네?"


굉장히 이중적인 의미를 담은 말이었지만 이즈웰은 곧장 이해할 수 있었다.

로자리아의 눈에 보였다.

이즈웰의 체내에서 흐르고 있는 맑고도 깨끗한 계수 결정들이.

게다가 그 양은 아주 많았고 밀도도 높았다.

당연히 계수 입자들의 퀄리티 또한 상위급.


로자리아는 자신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었다.

이즈웰은 쑥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네, 깨어났어요."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로자리아에게 감사를 표하는 인사를 건넸다.

"정말 감사합니다, 방장님."


그 말이 덩달아 뿌듯해진 로자리아가 이즈웰을 끌어안았다.

정말 고생했지만 그 피로가 한 번에 풀리는 듯한 보상이었다.

이즈웰은 갑작스러운 끌어당김에 얼굴이 빨개졌다.

"아, 아아.....!"

마치 증기기관차에서 뿌연 연기가 튀어나오는 현상처럼 이즈웰의 눈이 뒤집혔다.


로자리아는 힘이 빠져버린 그의 육체를 뒤흔들며 당황해했다.

"어, 어?! 이, 이즈웰! 괜찮아?!"

그 모습을 보고는 모두가 피식 웃어댔다.

제인이 저벅저벅 걸어가며 하나와 민호를 안았다.

"너희들도 고생했어!"


정말이지 따뜻했다.

갑자기 기온이 올라간 듯 두 사람의 체온이 급격히 상승했다.

그 작은 제인의 품아귀가 그렇게 거대해보일 수 있다니.

그 와중에 민호가 눈을 감으며 나지막하게 말을 뱉었다.

"살, 찌셨나요?"

제인이 이빨을 꽉 깨물며 민호에게 꿀밤을 먹였다.


콰아아아앙-!

회의실의 바닥이 그대로 움푹 파일 정도의 힘이었다.

"매를 벌어요, 아주."

그녀는 윤 설에게로 시선을 옮기며 활짝 웃었다.

제인은 손을 높게 뻗으며 양옆으로 흔들었다.


"안녕, 네가 윤 설이구나?"

윤 설은 손을 흔들고 있는 제인을 응시하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깍듯하게 고개를 숙였다.

처음 본 사이지만 알 수 있었다.

이 사람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곳으로 다시 못 돌아왔을수도 있겠다는 생각.


"자, 그럼."

로자리아가 손뼉을 치며 모두에게 말했다.

"일단 다들 고생을 했으니까 쉬어야지."

아까부터 통증과 어지러움, 피곤함 등이 몰려오는 것은 모두가 매한가지였다.

화람은 이마에 손을 얹으며 온도를 체크했다.

"확실히 너무 무리를 해서 그런가, 너무 피곤해."


"저도 지금이라면 1분 만에 잠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전 몸이 빈사상태에요."

제인은 힘들어하는 모두를 위해 결심한 듯 공중에 무언가를 흩뿌렸다.

"좋아, 그렇다면!"

"제인."


로자리아가 제인의 어깨를 부여잡았다.

"응?"

제인은 로자리아를 올려다보았다.

매우 착잡한 표정이 눈에 보였다.

1초만 들여다보더라도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로자리아가 중얼거리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할, 거야?"

"응!!"

한치의 망설임도 없는 대답이었다.

확고한 결심을 한 사람은 그 어느 누가와도 말릴 수 없다는 말이 있던가.

로자리아는 어깨를 부여잡은 손을 천천히 놓아주었다.

"알았어."


샤라라라라라라라-!

노란빛의 계수 결정이 공중에서 아래로 천천히 낙하하며 모두의 몸을 빛냈다.

회복의 계수 - 천사의 빛내림.

제인의 계수를 온 몸으로 맞은 이들의 상처가 곧장 원래대로 회복되었다.


정말이지 믿기지 않았다.

당장 눈을 감으면 쓰러질 수 있을 정도의 중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깨끗하게 되돌아왔다.

모두의 동공이 커졌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어이가 없네요, 정말."


응용기를 회복으로 사용하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이 정도의 중상을 입은 7명을 단 한 번에 완치시키다니.

제인의 힘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로자리아가 일행들에게 다가와 말했다.

"자, 이제 쉬러 가자. 상처도 다 완치됐으니까 며칠 동안은 푹 쉬어줘야지."


"맞는 말이에요,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하나의 끝맺음에 모두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인원들이 하나 둘 씩 회의실을 벗어나고 있을 때.

"저, 저기......, 정혁아!"

윤 설이 정혁의 팔을 붙잡았다.

무언가 말할 것이 많은 듯한 표정이었다.


"음, 뭐지?"

화람이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바라보자 제인이 그녀의 어깨 위에 올라탔다.

"에이, 가자! 두 사람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것 아니야."

제인의 말에 화람이 고개를 끄덕이며 헛웃음을 뱉었다.

"풉, 그래. 많을 거야, 아마."


그렇게 회의실의 문이 닫히고 안에 남은 것은 정혁과 윤 설 뿐이었다.

한순간 정적이 흘렀다.

정말이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

10초였을까?

그러나 체감상으로는 거의 10분이 되어가는 것 같았다.


정혁은 아무 말 없이 바닥을 응시하고 있는 윤 설에게 물었다.

"저, 누나? 무슨 말을 하려고 그래......?"

윤 설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남들이 본다면 거의 고백 공격이라도 하는 줄 알 것이다.

물론 그것은 아니었지만.


윤 설은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입을 열었다.

눈시울이 붉어진 모습이 정혁의 눈에 들어왔다.

"저, 정혁아, 고마워!"

고맙다는 말은 조금 쉰 후에 해도 된다는 마음이었지만 그 말을 거절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아니, 오히려 기뻤다.


윤 설의 입에서 고맙다는 인사가 나온 적이 언제였더라.

사실 그 말보다는 다시 이런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는 현재에 대한 감사함이었다.

정혁은 윤 설의 손을 꽉 잡았다.

순간 그녀의 몸이 움찔하며 얼굴이 붉어졌다.

그러나 딱히 다른 마음가짐은 아니니라.


"고맙기는, 내가 하고 싶어서 한 일인데. 그리고 우리는 끝까지 같이 가야할 것 아니야?"

윤 설이 아랫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것 뿐만이 아니야, 미안한 것도 있어서 그래."

"미안한 것?"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사실 송재승의 일 때문에 화가 치밀어 오른 건 사실이야. 하지만 내가 너무 독단적으로 판단해서 이런 납치극이 벌어진 거니까."

그걸 아직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다니.

생각보다 여린 속내를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그러나 정혁은 그 일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아니, 이번 사건으로 인해 더욱 돈독해 졌다고 해야 할까?

윤 설과의 관계 자체가.

"아니야, 사실 내가 먼저 판단해서 알리지 않은 건 내 탓이니까 누나가 사과할 필요는 전혀 없어."

노골적으로 미안함 가득한 얼굴이 그녀에게서 드러나자 정혁은 되려 위로를 건넸다.


자신이었어도 이렇게 했을 거라는 전형적인 말이었지만 윤 설은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그 말에 깊은 의미를 두었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쉬고 나서 다시 해보자."

사이보그 프로그램이라는 괴상한 장치에거 벗어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윤 설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진중한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은 더욱 피로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윤 설도 그 사실에 동의하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정혁에게 팔짱을 꼈다.

"응!!"

'뭐, 뭐야? 왜 이렇게 꽉 붙어?!'

아무런 생각 없는 정혁.

그렇게 두 사람은 회의실의 문을 열고 아무도 없는 복도를 천천히 걸었다.


두 사람이 지나가자 그 이야기를 몰래 엿듣고 있던 이들이 슬슬 모습을 드러냈다.

"크크크, 뭔가 기류가 이상하지?"

화람의 야리꾸리한 표정.

그리고 다른 이들의 끄덕거림.

이것은 거의 확신이었다.


하나가 다른 사람들을 훑으며 물었다.

"언제 발표가 날까요?"

"쓰읍, 모르겠네. 저 녀석이 눈치가 있다면 모를까, 저런 쪽으로는 문외한일 가능성이 높아서."

"저는 5만원 더 걸게요."

뭔지도 모르는 내기들이 오고 가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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